My past life was the strongest swordsman RAW novel - Chapter (18)
내 전생은 최강검신-17화(18/325)
먼저 입을 연 쪽은 블루마였다.
“그럼요. 잘 알죠. 하지만 이 사 건과 저희 화장품이 어떤 관계가 있 는지는 모르겠는걸요?”
지엔이 테이블에 올린 물건.
그건 에베스 산의 민달팽이로 만 들었다는 화장품이었다. 박멸의 빗 자루에게 엄청난 돈을 쥐여준 효자 상품. 지엔은 차가운 눈초리로 블루 마를 바라보았다.
“거대한 달팽이 사육장을 잃으셨 으니 상심이 크시겠어요.”
‘오 거기까지?’
지엔의 도발에 블루마가 가식을 벗고 입꼬리를 올렸다. 지엔의 말대 로 에베스 산은 길드의 주 수입원 중 하나였다. 에베스 산이 던전화 되며 등장한 민달팽이 때문이다.
“부르는 게 값인 달팽이라니. 이 대로 보스를 죽여 던전을 정화하는 게 아까울 만 하죠.”
지엔의 비꼬는 말투에 블루마는 가소롭다는 듯 웃었다.
“그럴싸한 추리네요.”
“원랜 하페루스를 숨겼겠죠. 관리 방법은 궁금하지도 않군요.”
지엔의 눈에 경멸이 스몄다.
그러나 상대의 공격적인 어투에도 블루마는 마치 매뉴얼이라도 준비해 둔 듯 침착하게 답했다.
“……박멸의 빗자루는 워낙 거대 한 길드라 관리하고 있는 던전이 많 아요.”
블루마가 봉투를 내밀었다.
그리고는 다시 싱긋.
“그렇게 던전이 많으면 하나쯤. ‘실수’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블루마의 의기양양한 표정에서 지 엔은 봉투가 전하는 의미를 명확히 알 수 있었다. 이 돈은 침묵의 대가 였다.
하지만, 알면서도 지엔은 의아한 듯 물었다.
“이건 뭐죠?”
지엔의 앞에 놓인 봉투.
봉투는 얇았다. 담긴 거라고는 백 지 수표 한 장뿐이니 당연했다.
“소정의 보답입니다. 던전도 정화 하고 자칫 크게 번질 사건도 정리하 셨으니.”
‘먹고 떨어져!’
받아두라는 블루마의 제스처에 지 엔이 손을 뻗었다. 그리고는.
좌악.
봉투를 찢어 바닥에 던졌다.
“잘 받았습니다.”
블루마는 떨어진 봉투를 말없이 쳐다보았다. 그녀의 눈썹이 다시 꿈 틀 움직였다. 이제는 그녀도 나빠진 기분을 숨기지 않았다.
‘……이 콩알만 한 게.’
블루마의 반응에도 지엔은 보란 듯, 느긋하게 차를 마셨다. 차의 맛 은 좋았지만, 교장이 끓여준 고급 홍차만은 못했다.
“차 맛이 좋네요.”
블루마는 한계인지 길게 한숨을 뱉었다. 의자에 등을 기대고 테이블 위에 다리를 쭉 뻗는 그녀. 배꼽 위 에 양손을 포갠 모습이 참 편안하게 보였다.
“하! 학생이 아니라 능구렁이를 상대하는 기분이군.”
가식을 벗은 블루마.
그녀가 종이를 휙 던졌다. 마나를 타고 나풀거리던 종이가 지엔 앞에 도착했다.
“그게 우리 보고서다.”
길드에 불리한 내용은 모조리 빠 진 보고서. 블루마는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그깟 추리를 인질 삼아 제안을 하러 온 것 같은데. 과연 정부가 학 생의 제보 따위를 신경 쓸까?”
애초에 지엔과 블루마는 싸움이 성립되지 않는 상대였다. 승기를 잡 은 블루마가 말을 이었다.
“아니면 내 말을 믿을까? 귀여워 서 봐줬더니, 너무 기어오르는 거 아냐?”
6급 세이버이자 거대 길드의 수 장, 블루마는 지엔을 이 자리에서 형체도 없이 사라지게 만들 힘이 있 었다. 그건 사회적으로도 물리적으 로도 마찬가지였다.
아직은 절대 상대할 수 없는 상 대. 그러나 기죽지 않고 지엔이 답 했다.
“제 말이라면 분명 그렇겠죠. 하 지만 같은 6급 세이버라면 어떨까 요? 그 사람이 당신의 비리를 낱낱 이 제보한다면?”
“뭐? 6급?”
블루마가 인상을 찡그렸다.
‘귀여워서 보자보자 해주니까. 어 디서 저런 허세를.’
지엔은 예상한 반응인 듯 휴대폰 을 꺼냈다.
“네, 6급요. 전 아르카나의 학생 이고 꽤 모범생이라.”
통화 버튼을 꾹.
지엔이 비릿하게 웃었다. 승패를 바꾸기 위해, 이제 숨겨둔 조커 카 드를 보여 줄 차례였다.
“셀피스 교장 선생님과 각별한 사 이거든요.”
달칵.
통화가 연결됐다.
– 이게 누구야?
스피커폰에서 블루마에게도 익숙 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 헛헛헛! 오늘은 교외로 나갔다 고 들었는데?
“맞습니다. 교장 선생님. 다름 아 니라. 작은 문제가 생겨서요.”
– 아니! 교외이벤트가 코앞인데 문제가 생겼다고?
깜짝 놀란 셀피스의 반응. 지엔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네. 아주 작은 문제가요.”
창백해진 블루마에게 지엔은 그녀 가 보여준 미소를 그대로 돌려줬다.
“그래서 교장 선생님께 작은 부탁 하나만 드릴 수 있을까요?”
– 작은 부탁? 얼마든지! 얼른 말 해 보게!
“네. 금방 다시 통화 드리겠습니 다. 셀피스 교장 선생님.”
지엔은 블루마가 들으라는 듯 셀 피스의 이름을 한 글자씩 강조해서 말했다. 이사장이 마탑주인 아르카 나의 교장, 셀피스의 끗발은 블루마 에게도 먹힐 만큼 대단했다.
턱
지엔이 블루마처럼 다리를 쭉 뻗 어 테이블 위에 올렸다.
“보스는 숨기고, 화장품 재료인 달팽이나 열심히 잡으시고……. 거 기다 던전 정화를 면목으로 정부한 테 돈까지 따로 뜯다니. 참 알뜰도 하시네요.”
지엔은 블루마를 보며 손가락을 세었다.
‘보자. 이 여자는 잘못이 도대체 몇 개더라.’
마나로 압박에 협박과 회유. 부정 부패까지. 거기다 브로고랑 게일은 입원행이었다.
“그걸 아르카나의 현직 교장이 밝 혀낸다면…… 학교의 이미지에 참 좋겠네요.”
같은 6급 세이버. 현직은 아니지 만 셀피스의 성격은 블루마에게도 명성이 자자했다.
블루마는 죽일 듯한 눈빛으로 지 엔을 쏘아 보았다. 그러나 자세는 달랐다. 블루마는 상냥했던 처음처 럼 올렸던 다리를 내리고 계약서를 꺼냈다.
입장이 바뀐 둘.
블루마는 입술을 꾹 깨물었고, 지 엔은 아까의 블루마처럼 배꼽 위에 양손을 포개며 느긋하게 말했다.
“길드장님. 협상을 시작하죠?”
氷 氷 氷 水 氷
협상이 끝나고 덩그러니 남게 된 블루마.
“아오…….”
그녀는 긴 한숨을 뱉고서 협상 내 용이 적힌 종이를 다시 읽어보았다. 종이는 법적 효력이 있는 계약서가 아니었다. 하지만 정부의 법보다 더 무서운 강제력이 있었다.
“이게 무슨 개 쪽이야…….”
종이에 적힌 내용을 간략하게 추 리면 아래와 같다.
1. 더 이상 던전으로 수작질을 부 리지 않겠다.
2. 브로고, 마셀린, 게일에게 각 3억 코인을 지급하겠다.
3. 지엔 러셸에게 길드 단위의 지 원을 약속하겠다.
4. 던전의 보상으로 나온 아티팩 트는 보스를 처치한 지엔에게 양도 하겠다.
참 교묘하다.
납득이 되는 선에서 기분 나쁘지 않게. 그러면서 챙길 건 모조리 챙 기는…….
특히 블루마는 3번이 인상적이었 다. 백지 수표나 다름없지만, 지원이 라고 적어두니 어쩐지 기분이 나쁘 지 않다.
‘혹시 길드에 가입할 마음이 있 나?’
일련의 사건이 있었어도 청소 분 야에서 박멸의 빗자루를 능가할 길 드는 순위를 다툰다.
‘흠…….’
지엔에 대한 블루마의 평가는 이 렇다. 싸가지는 없어도 실력은 좋은 놈. 6급 세이버인 자신에게 대드는 담력과 입담.
‘뭐 인정할 건 해야지. 가둬 둔 히페루스가 탈출한 건 명백하게 우 리 실수니까.’
그나저나 저 녀석, 지금은 악연이 라도 탐나는 인재다. 저런 인재를 스카우트할 수 있다면 이 정도는 손 해도 아니다.
‘그래 한 방 먹었지만, 이 정도는 투자지.’
그저 길드원이 아니라. 차기 길드 장도 노려볼 만한 인재. 그렇게 생 각하니 귀한 아티팩트를 2개나 뺏긴 게 왠지 투자라는 생각도 든다.
‘교장이 셀피스면 분명 아르카나 일 텐데……. 아르카나로 갔던 게 이렐 이었던가?’
블루마가 휴대폰을 집었다.
‘노골적이니까, 당장 스카우트는 그렇고……. 일단 정보부터.’
[막내야? 이야기 좀 하자. 사무실 로 와.]블루마가 이렐에게 메시지를 보냈 다. 독대 이후 지엔에 대한 블루마 의 흥미는 오히려 커져 있었다.
氷 * * 半 氷
상상도 못 한 보상.
학생에게 보스몹을 잡을 기회는 흔하지 않다. 그리고 그 보상인 아 티팩트를 독식할 기회는? 전생에서 도 지엔의 입꼬리가 절로 올라갔다.
‘전생에서도 이런 사치는 누려 본 적이 없었는데…….’
1학년 때 신비급 아티팩트라니.
지엔은 기숙사의 테이블 위에 놓 인 두 개의 아티팩트를 흐뭇하게 보 고 있었다. 전생에서 유일한 취미가 장비 수집이었으니 기분이 좋을 만 도 했다.
‘하나는 나에게 필요가 없는 아티 팩트다. 그래도 다른 하나는…….’
마침 신체 마나를 끌어 올리고 싶던 지엔이었다. 그런데 에베스 산 에서 딱 맞는 아티팩트가 드랍 됐으 니.
지엔은 보자마자 줄곧 눈독을 들 였다.
‘정말 마음에 들어.’
휴대폰의 앱으로 확인한 아티팩트 의 정보는 아래와 같았다.
< 마나 엘릭서 >
등급 ■ 신비
정보 – 하페루스의 피로 4구역의 대마법사 펠레일이 만든 엘릭서. 연 금술과 마법의 비기로 만들어낸 신 비의 영약이다.
효과 ■ 신체의 능력과 마나를 상 승시킨다.
마나가 담긴 괴수의 피.
그걸 4구역의 비술로 흡수가 편 한 형태로 만든 게 엘릭서다. 마나 의 최대치와 신체 능력을 상승시키 는 비약. 다른 귀족 가문의 원넘버 는 어릴 적부터 이런 영약을 마시며 큰다.
‘물론 이렇게 오리지널 엘릭서는 누구도 구하기 힘들겠지만.’
배틀서바이벌을 앞둔 지엔에게 이 런 영약은 큰 도움이다. 언제까지 마땅한 마도기도 없이 검술에 의지 하는 건 한계가 있다.
꿀꺽.
엘릭서를 마시자 지엔의 몸에 뜨 거운 열기가 돌아다닌다. 가공할 마 나의 역류. 여기서 집중력이 부족하 면 마나는 갈 곳을 잃고 흩어진다. 그럼 흡수되는 마나는 일부분에 불 과하다.
‘ 집중하자.’
더 많은 마나를 흡수하기 위해 지엔은 눈을 감았다. 몸 안 곳곳을 도는 마나를 갈무리해서 최대한 몸 에 머물도록 했다.
3시간이 지나고 명상이 끝났다.
눈을 뜬 지엔은 많은 게 달라져 있었다.
잔류마나의 영향이 전부 사라지며 혈색이 좋아졌고, 마도기 사용이 불 가능했던 마나는 2급 세이버에 해당 하는 경지까지 올랐다.
화르륵.
지엔의 손에서 마나로 만든 푸른 불꽃이 피어난다. 4급 세이버 정도 는 돼야 가능한 묘기. 그러나 전생 에서 구르고 구른 지엔이라면 2급의 마나로도 발현이 가능했다.
이제 포션만 꾸준히 먹으면 마나 가 3급에 닿는 건 시간문제였다.
“파티원만 짜면 되겠어.”
아무리 강한 세이버도 혼자라면 의미가 없음을 지엔은 잘 알고 있었 다.
누구 한 명이 뛰어난 팀보다는 전체적인 밸런스와 조합이 항상 더 높은 게이트로 향하는 열쇠였다.
내 전생은 최강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