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past life was the strongest swordsman RAW novel - Chapter (186)
내 전생은 최강검신-185화(186/325)
다그닥! 다그닥!
마부가 둘이나 붙은 호화로운 마 차. 테론은 창가에 앉아 유리 너머 로 밖을 내다보았다.
“이제 곧 칼드란의 국경을 벗어나 는구나.”
테론이 시야 너머로 사라지는 성 을 보며 말했다. 곧 시작될 검술 축제를 위해, 둘은 제국으로 향하 고 있었다. 창문 너머의 풍경이 바 뀔 때마다 테론은 진심으로 감탄 했다.
“저렇게 큰 호수는 내 생에 처음 보는구나!”
“신기하십니까?”
“후후, 호수가 신기할 것까지 있 겠느냐? 다만, 저 호수를 보고 나 의 어머니께서 말씀해주신. 바다의 풍경을 떠올려보았다.”
“바다를 본 적이 없으십니까?”
지엔이 묻자. 테론은 씁쓸한 표정 으로 무언가를 떠올렸다.
“그래. 서대륙에는 아직 가본 적 이 없구나. 지엔 너는 바다를 본적 이 있느냐?”
테론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묻 자. 지엔은 무표정하게 답했다.
“ 있습니다.”
테론이 생각하는 바다와 지엔이 가본 바다의 이미지는 많이 달랐 다. 테론이 생각하는 서대륙의 바 다는 에메랄드 빛 물결이 파도치 고, 고운 모래가 깔린 휴양지였지 만. 지엔은 아니었다.
‘……그리 좋은 장소는 아니었지.’
전생에서 1구역의 6급 게이트.
[물의 폭주자]를 클리어 하러 갔 을 때, 능력이 폭주한 헌터 때문에 건물보다 거대한 파도에 깔렸었다.
거기다 3구역의 7급 게이트.
[재앙의 구슬]에선 바다 속에 숨 어 있는 이무기를 베어냈다.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의 머리는 3개나 있었고, 꼬리를 휘두를 때마다 폭 우와 번개가 내리쳤다.
물론 그런 지엔의 경험을 테론이 알 리가 없었다.
“오오! 가본 적이 있었구나! 그 래! 말해 보거라! 바다는 어떤 곳 이더냐!?”
결국 눈까지 빛내는 테론이 집요 하게 물어오자. 지엔은 피식 웃었 다.
“무척이나 아름다운 곳입니다.”
“그래, 그렇겠지. 무척이나 아름 다운 곳이라…….”
테론은 지엔의 별다른 묘사 없이 도 알아들었다는 듯 혼자서 고개 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지엔의 대 답은 정답인 모양이었다. 기분이 좋아진 테론은 후후- 웃으며 지엔 을 바라봤다.
“지엔. 넌 참으로 경험이 많아 보 이는구나.”
“그렇습니까?”
“늘 생각했지만. 나이에 비해 아 주 노련해 보인다만?”
테론이 웃었다.
알고 한 말은 아니지만, 어느 정 도 예리했다. 지엔은 전생의 기억 을 가지고 있었고. 그 전생은 지금 까지 2번 밖에 출몰하지 않은 8급 게이트를 클리어 해냈던 영웅이었 다.
“그런 너라면 재밌는 경험도. 많 을 것 같다만?”
결국 테론이 흥미를 가지고 물어 오자. 지엔은 짧게 끊어냈다.
“이야기에는 재주가 없어서.”
“흠, 너처럼 달변가도 없으련만.”
테론은 실망했지만 오래가지 않 았다. 테론은 금방 싱글싱글 웃으 며 지엔에게 말했다.
“으음! 뭐, 좋다! 그렇다면 내가 이야기를 들려주도록 하지.”
여행길은 이제 시작.
지금의 둘에겐 남아도는 게 시간 이었다.
“무슨 이야기를 해줄까나? 아, 그 렇지! 제국으로 가고 있으니, 제국 의 전설이 괜찮겠군!”
들뜬 테론은 동화를 읽어주듯 목 소리까지 변조해가며, 본격적인 분 위기를 잡았다.
“이 이야기는……. 세계를 위협하 던 악룡! 레드테일과 알테온 제국 을 건국한 초대 소드마스터에 관 한 이야기다.”
“어쩐지 신화 같은 이야기군요.”
“후후, 그렇지. 하지만 분명 있었 던 이야기다. 지금의 알테온이 속 국들에게 공물을 걷는 건, 그 악룡 레드테일을 처치해준 공로 덕분이 니까.”
알테온 제국이 세워진 역사는 그 리 깊지 않았다. 오히려 속국으로 둔 다른 왕국들보다도 훨씬 유래 가 짧았다.
하지만 그런 제국이 대륙을 호령 할 수 있었던 건, 레드테일을 처치 한 소드마스터의 공로 덕분이었다.
이제는 전설처럼, 동화처럼 전해 져오는 이야기. 테론은 지엔을 보 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들어다오. 엘프들이나 기억
할 100년도 넘은 옛 이야기다.”
보랏빛 새들이 날아다니고, 오전 에도 달빛이 감도는 몽환적인 숲.
게이트에 들어온 쿠아는 주변의 풍경을 보며 입을 벌리고 감탄했 다.
“……우와. 멋져!”
그런 쿠아를 바라보는 건, 귀가 뾰족한 소년, 소녀들이었다.
“얘 드디어 돌아버렸나?”
“진짜? 원래 성격이 특이하긴 했 는데.”
“며칠만 지나면 성인식인데?”
그렇게 웅성웅성 떠드는 소리 속 에서 쿠아는 성흔의 목소리를 찾 아낼 수 있었다.
-쿠아님에게 주어진 역할은 [엘 프] 입니다.
“헉, 엘프! 나 엘프구나!”
배역을 깨달은 쿠아가 또 다시 감탄하자. 친구였던 어린 엘프들은 그 모습에 윽- 하고 질린 표정을 지었다.
“그, 그래. 너 엘프야.”
“진짜 미쳤나봐.”
“뭘 잘못 먹은 거야?”
베테랑인 세이버들도 엘프처럼 특이한 종족을 배역으로 받는 건 드문 일이었다. 그런데 쿠아는 이 제 게이트에 들어온 지 2회 차. 배역으로 받은 엘프라는 종족이 신기할 법도 했다.
‘……다들 귀가 엄청 뾰족하네.’
거기다 특이한 건, 하나같이 미모 가 뛰어났다. 백옥 같은 하얀 피부 와 어린데도 또렷한 이목구비를 보고 있자니. 역시 교과서에서 배 운 엘프가 분명했다.
‘이게 엘프! 다들 진짜 예쁘고 귀 여워. 뭔가 말랑말랑…….’
호기심에 찬 쿠아가 엘프들을 보 며 눈을 빛내자. 친구인 니콜라스 가 인상을 찡그렸다.
“표정이 얘 표정이 왜 이렇게 부 담스러워?”
“그렇지만 쿠아가 이상한 건, 하 루 이틀일이 아닌 걸?”
활을 든 세실리아가 도도한 표정 으로 말을 하자. 니콜라스도 한숨 을 내쉬었다.
“하긴 그렇지. 그래도 당분간은 정신 똑바로 차려. 곧 성인식을 치 러야 한다고.”
“맞아~ 이번 성인식은 대마법사! 에르만님이 직접 오신다던데?”
세실리아가 에르만의 이름을 말 하자. 쿠아의 앞에는 퀘스트를 알 리는 홀로그램 창이 떠올랐다.
[QUeSt-당신의 첫 목표 대마법 사 에르만에게 인정을 받는 것입 니다.] [상세 —엘프족 대마법사인 에 르만 에게 인정을 받아 레드테일의 진 실을 들으십시오.] 이번 게이트에서 처음으로 주어 진 퀘스트. 내용을 읽어본 쿠아는 고개를 갸웃거렸다.‘인정을 받고 진실을 들어라? 이 렇게 읽기만 해선 엄청 쉬워 보이 는데…….’
쿠아는 퀘스트를 보자 왠지 자신 감이 넘쳤다. 주어진 퀘스트를 금 방 해결 하고 이번 게이트 공략의 핵심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난 셀리아를 대표해서 지엔 파티 장님을 도우러 왔어! 용병이 된 이상. 멋지게 해내야지!’
그렇게 다짐까지 마친 쿠아.
물론 이 모든 상황은 게이트에 처음 들어온 3일전의 일. 현실은 잔혹했다.
“니콜라스~ 세실리아~ 쿠아~ 다 들 어디 있느냐!”
이른 새벽. 해도 뜨지 않은 시각.
대마법사인 에르만은 쿠아와 엘 프들을 찾았다. 결국 제일 먼저 일 어난 건, 눈을 비비는 쿠아였다.
‘……이 새벽에 또 불러?’
쿠아. 니콜라스. 세실리아.
셋은 성인식을 위해 오두막집에 서 살고 있었고, 대마법사인 에르 만은 오두막에서 왕처럼 군림했다.
“하아암……. 부르셨나요. 에르만 스승님.”
“으이구! 어찌 이런 게으른 것들 이 정령의 선택을 받는다고! 에잉! 나 때는 말이다!”
못마땅한 에르만이 계속해서 궁 시렁 거리자. 위층에서 니콜라스와 세실리아도 눈을 비비며 내려왔다.
“부, 부르셨습니까. 스승님.”
니콜라스는 고개가 꺼덕꺼덕 움 직이고, 옆에 있는 세실리아는 침 을 흘리며 졸고 있었다.
“부르셔습니……. 쿨…….” 사실 에르만의 수업을 빙자한 가 혹한 노동을 생각하면. 어린 엘프 들이 졸음을 참지 못하는 것도 이 해가 갔다. 성인식을 핑계로 자신 이 사는 오두막을 청소시키고, 장 작을 패고, 아침밥을 준비하게 만 드는 등 에르만은 쓸데없는 잡무 를 잔뜩 시켰다.
그 가혹한 생활을 3일.
쿠아는 진한 다크서클을 자랑하 며 도끼눈으로 중얼거렸다.
“으으, 졸려서 죽겠어요. ……아니 면 죽이던가.”
늘 밝았던 쿠아를 생각하면 상상 도 못할 언행. 에르만은 다크해진 쿠아와 엘프들을 보며 혀를 찼다.
“쯧쯧! 으이그, 이 나약한 것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 들고! 건강한 정신에 건강한 정령 이 깃든다! 그런 말도 못 들어 보 았느냐?”
쿠아는 소리치는 에르만을 보며 생각했다.
‘꼭…… 인정을 받아야할까?’
차라리 그냥 마도기를 사용해서 제압하는 건 어떨까? 만약 힘으로 레드테일의 비밀을 들어도 퀘스트 는 성공일까?
쿠아의 머릿속에선 수많은 질문 들이 떠돌았다. 이대로 쿠아에게 에르만을 붙여두면. 3년 후에 찾 아올 쿠아의 차가운 성격이 예상 보다 일찍 형성될지도 몰랐다.
물론 그 사실을 알지 못하는 에 르만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자랑스 럽게 웃고 있었다.
“허허! 이놈들아! 어서 잠에서 깨 래도! 오늘이 무슨 날인 줄 아직 도 모르겠느냐?”
쿨쿨.
잠에 취했던 세실리아는 가까스 로 깨어 침이 묻은 입가를 문질렀
다.
“……후릅, 무슨 날인데요?”
“오늘은 달의 샘에서! 정령의 선 택을 받는 날이다!”
정령의 선택.
그건 흔히 말하는 엘프들의 성인 식이었다. 엘프들이 일정 나이가 되면 치루는 의식으로 정령의 기 운이 충만한 달의 샘에 손을 담그 는 것으로 치러진다.
엘프들에게만 허락된 깊고 깊은 숲속. 달의 샘은 오직 엘프들만이 알고 있는 은밀한 장소에 숨겨져 있었다. 에르만은 샘을 바라보며 자랑스럽게 외쳤다.
“바로 이곳이 달의 샘이다!”
하늘에 떠있던 달이 가라앉아가 고 해가 떠오르자. 달의 샘에 해와 달이 동시에 비추어졌다.
졸졸졸.
갑자기 물결이 일며 달의 샘이 빛을 뿜었다. 에르만은 손에 불꽃 을 피우며 거드름을 피웠다.
“나는 이곳에서 상급 불의 정령인 샐러맨더님과 계약을 했다! 그 덕 에 불의 가호를 받아 이렇게 유명 한 대마법사가 됐지!”
에르만은 니콜라스를 보며 씨익 미소를 지었다.
“자 어디! 니콜라스! 넌 어떤 정 령의 가호를 받을지 확인해볼까?”
“저, 저부터 시작인가요?”
“이놈아! 성인식의 순간은 짧다! 빨리 샘에 손을 넣어라!”
에르만의 호통에 니콜라스가 샘 에 손을 담갔다.
구! 구구구구궁!
동시에 땅이 흔들리며 달의 샘에 는 물결이 거세게 요동쳤다. 하지 만 그것도 잠시 물결은 어느새 잔 잔해 졌다.
“자! 니콜라스! 손을 빼보아라!”
니콜라스가 손을 빼자 에르만은 손등을 확인했다.
“오오! 이건!”
에르만은 니콜라스의 등을 두드 렸다. 결과에 만족한 모양이었다.
“허허, 이건 중급 땅의 정령인 노 움의 표식이구나! 중급이라니 아 주 결과가 좋아!”
“가, 감사합니다!”
니콜라스도 손등에 새겨진 문양 을 보며 만족한 모양이었다. 다음 은 세실리아의 차례였다.
“오호, 세실리아는 중급 바람의 정령인 실프의 표식이로구나! 사 수인 너에게 아주 딱 맞는 정령이 지!”
또 결과는 중급 정령.
중급은 10명 중 1명 정도로 희귀 한 축에 속하는 정령이었다. 물론 에르만이 가진 상급 정령의 표식 은 1000명 중 1명 정도의 확률이 었다.
“자 다음은 쿠아! 네가 손을 넣어 보거라!”
그렇게 에르만이 쿠아를 지목하 자. 갑작스럽게 퀘스트 창이 눈앞 에 떠올랐다.
[Hidden Quest-달의 샘에 손을 넣어 정령의 선택을 받으시오.] [보상—???]퀘스트를 읽은 쿠아는 당황한 표 정을 숨기지 못했다.
“……어, 어라?”
이번에 뜬 퀘스트는 게이트를 공 략시키는 메인 퀘스트가 아니었다. 아주 드물게 스킬이나 보상을 얻 을 수 있는 히든 퀘스트였다.
쿠아가 그렇게 넋을 놓고 허공을 바라보자. 지켜보던 에르만은 속이 터졌다.
“쿠아! 빨리 손을 넣지 않고 무엇 하느냐!” “헉……. 네, 네네! 알겠습니다!”
엘프들의 일생에 단 1번만 주어 지는 특권. 정령의 선택. 쿠아는 세이버로서 그 의식을 치렀다.
‘날 선택해줄 정령은 누구일까?’ 쿠아가 성흔이 새겨진 오른손 대 신 왼손을 달의 샘에 담갔다.
쩍, 쩌저저저정!
달의 샘은 아까처럼 요동치는 대 신, 무서운 속도로 얼어붙었다.
“으, 으아으니?” “소, 손을 빼지마라 쿠아! 이, 이 건!”
에르만의 외침에 쿠아의 손은 결 국 샘과 함께 얼어붙었다. 몸을 얼 리는 으스스한 한기. 달의 샘에 피 어오르는 하얀 연기는 점점 형상 을 갖추기 시작했다.
내 전생은 최강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