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past life was the strongest swordsman RAW novel - Chapter (193)
내 전생은 최강검신-192화(193/325)
검술 축제의 당일.
왕국에서 온 참가자들은 새벽부 터 일어나 수련에 매진하고 있었 다
“하앗!”
우렁찬 기합과 함께 검을 휘두르 는 스칼렛.
“자자, 카를로스. 뭘 하고 계십니 까. 얼른 덤비십시오!”
깐족거리며 카를로스에게 손짓하 는 베르만.
“아직 힘이 넘치나 보군!”
몸보다 큰 대검을 휘두르는 카를 로스. 왕국에서 온 참가자들은 모 두 각자의 방식으로 몸을 풀고 있 었다. 하지만 테론은 미스릴 검. 제피스를 들고 지엔을 보며 미소 를 지었다.
“오늘만큼은 꼭 너와 대련하고 싶 구나.”
“그럼 이번에는 수업의 강도를 올 리겠습니다.”
스릉.
지엔이 준비했던 검을 뽑았다.
테론이 들고 있는 미스릴 검과 달리 평범한 철검에 불과했다. 하 지만 둘의 실력 차이를 생각하면. 이 정도는 핸디캡도 아니었다.
“바라는 바다.”
테론은 검을 내려치며 동시에 몸 을 틀었다. 재빠른 움직임이었지만 지엔은 제자리에서 막아냈다.
퉁!
그 틈에 지엔이 한발을 내딛었다.
어느새 테론의 목에는 서늘한 철 검이 닿아 있었다.
“읏!”
지엔은 무표정한 얼굴로 테론을 지적했다.
“여전히 빈틈이 많군요. 큰 동작 에는 큰 리스크가 따릅니다.”
갑자기 지엔은 테론의 검을 힘껏 후려쳤다. 단번에 자세가 무너진 테론. 지엔은 테론을 내려다보며 느긋하게 말했다.
“검술에서 시간은 무엇보다 중요 합니다. 자신이 쓴 시간만큼, 상대 의 시간을 뺏어야합니다.”
테론은 다시 일어나 검을 잡았다.
하지만 지엔에게선 아무런 틈도 보이지 않았다. 벽을 마주한 듯 막 막함이 밀려왔다.
‘……어떤 공격을 해도 통할 것 같지가 않아.’
검을 배울수록 느껴지는 실력차 이. 압도적인 절망. 그건 테론의 감 각이 예리해졌다는 증거였다. 지엔 은 그런 테론을 차갑게 바라봤다.
“두려우십니까? 겁에 질린 검으론 아무 것도 벨 수 없습니다.”
“긋!”
테론은 최대한 멀리서 찌르기를 시도했다.
‘분명 막겠지? 그럼 검을 회수해 서 베기로 연결을…….’
휘익!
검이 허공을 찔렀다. 지엔이 공격 을 피해내자. 테론의 중심이 앞으 로 쏠렸다.
퍽!
지엔이 수도로 테론의 뒷덜미를 가격했다.
“크헉!”
아찔한 충격.
테론은 뒤로 물러나 천천히 숨을 가다듬었다. 지엔은 검지로 검의 끝을 가리켰다.
“천월검법이 추구하는 자유로움은 왕자님의 가벼운 검격을 뜻하는 게 아닙니다.”
“……신랄하구나.”
테론이 씁쓸하게 웃자. 지엔은 미 소를 지으며 자세를 다시 잡았다. 아까와는 달리 한쪽 발을 뒤로 둔 자세였다.
“그 무게를 정하는 건, 언제나 검 을 든 자신입니다.”
지금 지엔의 가르침은 천월검법 의 제3식. 낙월의 구결이었다. 고 작 검으로 하늘의 달을 떨어트리 기 위해, 검격에 담아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걸 정하는 것이 벽을 깨는 조 건이었다.
‘……지엔을 상대로 수읽기라니, 건방진 생각을.’
테론은 검을 들고 호흡을 가다듬 었다. 자신이 지엔에게서 빈틈을 찾아내려하다니, 바보 같은 생각이 었다. 지엔은 자신이 가진 모든 걸 쏟아내도 모자란 상대. 테론이 이 를 꽉- 물었다.
‘전력으로 부딪힌다!’
챙!
테론이 검을 휘둘러 부드럽게 운 을 띄웠다. 지엔은 검격을 피하지 않고 일부러 받아주었다.
챙! 채앵!
그게 시작이었다.
챙! 캉! 카앙! 챙챙!
테론이 폭주하듯 무수한 검격을 지엔에게 쏟아냈다. 쇠가 부딪히는 소리. 금속이 만들어내는 불꽃. 대 련이라기엔 너무 격렬했다.
‘위!’
테론이 검을 내려치면 지엔이 막 아내고. 다시 테론이 올려치는 검 을 지엔이 아슬아슬하게 피했다.
쾅! 콰앙! 챙!
마구 휘두르는 것처럼 보여도 테 론은 매순간 전력을 다하고 있었다.
챙! 쩡! 쩌엉!
속도가 늘어남에 따라 테론의 호 흡이 거칠어졌다. 하지만 연격은 멈추지 않았다.
‘더, 더, 더 빠르게!’
테론의 의지에 검이 반응했다.
바람의 힘이 검을 감싸며 검격은 계속해서 빨라졌다. 테론은 자신이 배운 모든 것을 지엔에게 보여주 고 있었다.
쾅! 콰앙! 쾅! 쾅!
소리가 소리를 묻었다.
테론의 손은 생각과 동시에 움직 이고 있었다. 참가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둘의 대련을 지켜보고 있 었다.
“저 교관. 실력이 엄청난 걸?”
“칼드란에서 온 왕자라고 했나?”
놀란 참가자들의 대열에는 솔라 왕국의 왕녀. 스칼렛도 있었다. 그 녀는 처음과 달리 테론을 경계했다.
‘……말만 번지르르한 사람은 아 니라는 건가.’
거기다 무엇보다 참가자들의 시선 을 강탈하는 건, 테론이 가진 검이 었다. 미스릴 검은 이사벨이 있던 드래곤 레어에서는 하급 아티팩트 였지만. 검술 축제에선 아니었다.
오직 카이진 알테온. 제국의 황태 자만이 신비급 아티팩트인 월광검 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테론이 들고 있는 제피스 는 그에 버금가는 명검. 스칼렛은 금방 가치를 알아챘다.
“……어!? 저, 저 색깔은 미스릴? 설마 엘브하임에서 만든 검인가 요?”
스칼렛의 추측은 사실이었다.
제피스는 엘프들이 미스릴로 만 든 검으로 바람의 정령이 깃든 신 비급 아티팩트였다. 그 가치는 절 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었다.
“엘브하임에서 만든 검이라고?”
“그, 그런 귀한 물건을 어떻게 칼 드란에서…….” 카를로스와 베르만이 의심의 눈 으로 테론의 검을 바라봤다. 하지 만 제피스가 뿜어내는 영롱한 빛 깔은 소문이 자자했던 미스릴의 특성 그대로였다.
‘대, 대타가 아니었던 건가?’
베르만이 침을 삼키자. 옆에서 교 관이 말했다.
“저 정도면 3성 기사도 훨씬 뛰 어넘는 실력이군요.”
물론 카이진 알테온은 그보다 높 은 4성이었지만. 정말 테론의 실 력이 3성 기사를 상회한다면 베르 만과 카를로스는 상대조차 되지 않았다.
거기다 교관인 지엔은 순수한 검 술이라면 제국의 제일검인 6성 기 사도 이기는 고수. 참가자들은 알 아채기 힘들었지만 실력이 5성 이 상인 교관들은 모두 감탄했다.
“저런 난타를 여유롭게 맞춰주다 니……. 정말 대단하군요.”
“그러게. 칼드란에 실력자는 로즈 라 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원래 테론은 누구의 기대도 받지 못했다. 자국인 칼드란의 국민들 조차 이름을 몰랐을 정도.
하지만 지금 수많은 왕국의 출전 자들 중 가장 빛나고 있는 건 다 름 아닌 테론이었다.
레드드래곤의 레어.
헤츨링이 역할인 이사벨은 반항 적인 표정으로 칼서스를 노려보고 있었다.
“……지루해요.” 이사벨의 한마디에 칼서스는 레 드 드래곤의 위엄은 어디다 두고 왔는지, 안절부절 못하는 얼굴로 다가왔다.
“뭐 하고 싶은 거라도 있니?”
“나가게 해주세요.”
“하하, 얘야 그건 불가능하다고 몇 번이나 말하지…….”
“그럼 나가 주세요.”
드래곤도 사춘기가 온다. 물론 생 후 300년. 이사벨은 이제 갓 태어 난 헤츨링에 불과했다.
‘벌써 사춘기가 온 건가…….’
칼서스는 최대한 이사벨을 달래 보려 애썼다.
“그, 그러지 말고 아빠가 준비해 온 과일을 먹는 건 어떠니? 아주 입에서 살살 녹는데?”
이사벨이 워낙 단 걸 좋아하니, 칼서스가 나름 고안해낸 달래기 방법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이사벨 도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질렸어요.”
현실에서 이사벨은 마탑주인 유 벨의 외동딸이었다. 온갖 고급디저 트로 만족해온 귀족중의 귀족. 그 런 이사벨의 혀가 밋밋한 과일에 만족할 리가 없었다.
‘이사벨 성격이……. 플라마를 꼭 닮았는걸.’
칼서스는 이사벨을 달래다 문득 플라마와의 연애시절이 떠올랐다. 플라마는 레드 일족은 물론, 다른 일족에게서도 구애가 끊임없이 밀 려들었다.
그런 플라마에게서 관심을 얻기 위해. 수장의 아들이었던 칼서스는 자존심을 모두 버렸었다.
그렇게 칼서스가 회상에 빠지자. 이사벨은 바닥에 푹 엎드렸다.
“뭐, 생각해보니 괜찮아요. 심심 한 채로 쑥 있으면 되죠.”
축 늘어진 이사벨의 표정에는 실 망감이 역력했다.
“100년, 200년? 지루해지면 이렇 게 보석도 땅바닥에 굴려보고…….” 실망한 이사벨의 표정에 칼서스 는 죽을 맛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이사벨의 노림수였다. 딸에게 약한 칼서스에게 실망한 연기를 시작한 것이다.
“그, 그러지 말고 이사벨~ 아빠 가 해줄 수 있는 건 뭐든 해줄게!”
“나가게 해주세요.”
“……글쎄. 안된다니까.”
“나가주세요.”
“이사베엘…….” 부녀의 대화가 다시 처음으로 돌 아오자. 옆에서 지켜보던 불꽃임프 가 중재를 나섰다.
“주, 주인님은 대체 왜 나가시고 싶은 것?”
불꽃 임프는 플라마에게 호되게 혼난 탓에 바짝 긴장한 상태였다. 이사벨은 볼을 바닥에 붙인 채 임 프를 올려다봤다.
“흥, 말했잖아. 심심하다고…….”
이사벨은 불꽃임프가 혼난 것이 미안했는지 생각보다 유하게 반응 했다.
“그, 그럼 수정 구슬을 사용하면 되는 것! 밖을 볼 수 있지만 전혀 위험하지 않은 것!”
불꽃임프의 제안에 이사벨은 새 침한 표정으로 칼서스를 바라봤다. 게이트에 들어오고 이사벨의 연기 는 부쩍 물이 올라 있었다.
“아빠아……. 그 정돈 괜찮죠?”
칼서스에게 이사벨은 플라마의 미모를 똑 닮은 사랑스러운 딸.
그런 이사벨이 처음 보여주는 애 교에 칼서스는 사르르 녹아버렸다.
“하! 하하하! 수정 구슬? 당연하 지! 네가 원한다면 뭐든 꺼내줄 수 있단다!”
팔불출인 칼서스가 헤벌쭉 웃자. 이사벨은 속으로 생각했다.
‘……성공이군.’
순진한 칼서스는 냉큼 수정 구슬 을 꺼내놓았다. 그건 방송처럼 상 대방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는 편 리한 물건이었다.
“자! 여기 손을 올리고, 보고 싶 은 장소나 대상을 생각하면. 바로 작동한단다!”
“고맙습니다!”
이사벨이 진심으로 좋아하는 모 습에 칼서스는 또 다시 녹아내렸 다. 그것마저 연기였지만 수천 년 을 산 드래곤도 딸의 애교에는 한 없이 무방비했다.
“헤, 하핫! 이사벨! 필요한건 아 빠가 뭐든 이루어주마!”
“아! 그럼 정말 나가주실래요? 혼 자서 보고 싶은 게 있거든요.”
이사벨이 승리의 미소를 짓자.
칼서스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사, 사춘기니까 어쩔 수 없지.’
그렇게 불꽃임프와 둘만 남게 된 이사벨은 칼서스의 설명대로 수정 구슬에 손을 올렸다. 퀘스트에 참 여할 수 없다면 적어도 어떻게 진 행되는지 정도는 이사벨도 보고 싶었다.
‘지엔 러셸.’
파티장인 지엔을 생각하며 마음 속으로 이름을 외자. 천천히 구슬 에 서렸던 연기가 사라지며 무언 가 비춰지기 시작했다.
이사벨에겐 익숙하고도 익숙한 얼굴. 이사벨은 자신도 모르게 미 소를 지었다.
내 전생은 최강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