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past life was the strongest swordsman RAW novel - Chapter (23)
내 전생은 최강검신-22화(23/325)
짹짹짹!
새의 지저귐에 지엔은 주변을 둘러 보았다. 분명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있었는데, 어느새 세상은 밝다.
녹음이 푸르른 숲.
나뭇잎 사이로 부서지는 아름다운 햇살.
모순된 말이지만, 풍경은 익숙하면 서 낯설었다.
” 에반?”
금발의 소녀가 전생의 이름으로 물 었다. 하지만 지엔에게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었다.
“……리자?”
“응?”
지엔이 이마를 짚었다.
“설마 이게…… 마도기라고?” 살에 닿는 햇살의 온기. 상쾌한 숲 내음까지 모든 게 현실과 같다. 지 엔의 표정이 굳었다.
‘이런 스케일이라니.’
환각이지만 최면은 아니다. 지엔의 정신은 멀쩡했다. 지금의 상황은 마 치 자각몽 같았다. 차이가 있다면 꿈인 걸 알아도 깰 수가 없다는 것.
“너 대련 중에 머리 다쳤어?”
리자는 걱정스런 표정으로 지엔을 쳐다봤다. 오늘로 322전. 322승. 저 얼떨떨한 얼굴은 방금 목검으로 맞 은 머리 때문이 아닐까.
“괜찮아, 멀쩡해 리자.”
“그럼 얼른 가자. 다들 기다리겠 다.”
리자가 지엔의 손을 이끌었다. 100 년 전 학교의 건물. 지금처럼 첨단 기술과는 거리가 멀고, 아르카나가 아닌 아르피아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스쳐 지나가는 익숙한 얼굴들도 주 변의 사물 하나하나까지 현실과 다 를 게 없었다. 교내식당으로 들어가 자 페일과 사라가 손을 흔들었다.
“여기다!”
“에반! 리자!”
둘의 모습에 지엔이 우두커니 섰 다. 리자는 벙찐 에반의 등을 지긋 이 밀었다.
“너 오늘 진짜 이상해.”
내가 이상하다고? 이상한 건 내가 아니라.
“그럴 만도 하지.”
페일이 빵을 으적거렸다.
“오늘 게이트 시험이잖아?”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페일이 말 했다. 무신경한 건지, 자상한지 모를 대처였다. 리자는 대답 대신 스프에 빵을 적셔, 한입 앙 물었다.
“페일 어쩌지, 얘 식욕도 없나 봐.”
“그럼 배고픈 레이디가 기꺼이 먹 어야지.”
기쁜 얼굴로 지엔의 후식을 집어가 는 리자.
“오늘따라 조용한 걸, 시나?”
“네 입 냄새 때문이야.”
웃으며 톡 쏘는 독설을 뱉는 시나. 능글맞게 넘어가는 페일. 후식은 물 론 빵까지 노리는 리자.
‘정말 지독하다.’
페일의 입 냄새 이야기가 아니었 다. 정말 지독한 마도기였다.
’ 어떻게 해야 빠져나갈 수 있지?, 일루전, 그는 지엔의 생각보다 훨
씬 강한 상대였다.
게이트 시험장.
수백의 학생이 모인 아카데미의 포 탈 앞. 거기에는 리자와 지엔도 있 었다. 학생들의 눈에는 공포, 긴장, 결의. 갖은 감정이 엉켜있었다.
그 학생들을 위해 교장이 마이크 앞에 섰다.
—게이트는 불완전하다. 태생이 혼돈. 인류가 유추해도 변수는 존재 한다!
열혈로 불린 교장의 얼굴은 새빨개 져 있었다.
—의심해라. 긴장해라. 방심하지 마라.
호흡조차 참으며 말을 내뱉는 교장 의 눈이 불타올랐다.
—인류의 미래가 너희임을 명심하 고, 세계의 존망이 무거움을 또 명 심해라.
6급 세이버였던 교장의 연설이 끝 나고 절제된 박수가 터진다. 학생들 은 각자 다른 표정으로 게이트 앞에 섰다.
[제 3구역—황금문(黃金門)]
예측 – 난이도 랭크 3.
위에 적힌, 게이트의 이름을 읽은 후 지엔은 생각했다.
‘게이트가 바뀌었다…….’
그저 일루전의 마도기는 과거를 비 추는 게 아니었나? 지엔이 다소 진 지해진 얼굴로 물었다.
“리자, 3구역 공부는 했어?’,
“공부? 난 무투파! 검으로 부순다!”
’,안했다는 소리야?”
리자는 배시시 눈을 가늘게 떴다.
“범생이인 에반이 알아서 해줄 텐 데, 무슨 상관이야?”
”우리는 무슨 역할로 떨어질지 몰 라. 가까이 있을지 멀지, 어쩌면 퀘 스트가 끝날 때까지 만날 수 없을지 도 모른다고.”
그렇다. 게이트가 진정으로 위험한 이유는 마왕이나 메기 괴물 때문이 아니다.
무한한 평행 세계. 무한한 변수. 게이트는 세이버에게 어떤 요구를 할지 모른다.
그게 설령 검신과 함께 천마를 막 으라는 요구라도, 암호로 가득한 동 굴의 정복이라도 세이버는 해내야 한다. 그래서.
“리자, 항상 준비는 중요해. 게이트 를 상대로 과한 준비는 없다고. 알 겠어?”
분위기가 변한 지엔이 무섭게 쏘아 붙이자, 리자는 풀이 죽었다.
“아…… 알았어, 다음엔 공부해 올 게.”
“항상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임 해. 혹시 네가 신체 패널티라도 받 으면 어쩌려고 그래? 그럼 네 자랑 인 검술도 없어져. 그때는 정말 지 식이 전부라고.”
뭔가 말을 뱉으려던 리자가 다시 고개를 까딱 숙인다.
“죄송합니다.’’
지엔이 한숨을 내쉬었다.
기껏해야 눈앞의 소녀는 열여덟 살 의 학생.
“용서합니다.”
지엔의 용서에 리자는 배시시 웃으 며 보란 듯 기지개를 폈다.
“시작부터 정마아알~ 기분 업 된 다. 아아, 열심히 해야지.,’
방금 혼났지만, 금세 살아나서 장 난스럽게 구는 리자를 보며 지엔은 먹먹함을 느꼈다. 게이트가 난생처 음 보는 ‘황금문’으로 바뀌었다. 이 건 명백한 도전.
‘지금의 내 실력이라면 분명 결말 도 바꿀 수 있겠지.’
이제까지는 전생의 기억으로 헤쳐 나갔다. 하지만 이제 입장이 바뀌었 다. 지엔으로서, 미숙한 에반을 돕는 다. 비록 꿈이지만, 과거의 결말을 바꾼다.
‘분명 결말에 다가가면 일루전의 마도기도 해제될 거다.’
생각을 마친 지엔이 리자와 포탈을
통과했다.
황금문(黃金 門)
지엔은 그 이름의 뜻을 휘황찬란한 방을 보고,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책상부터, 침소에 이르기까지 황금 문의 상징성처럼. 모든 게 황금빛이 었다.
“오오! 눈을 뜨셨다! 공자님이 눈 을 뜨셨어!”
의원이 호들갑을 떨며 크게 외친 다.
‘공자? 이번 배역인가?’
지엔은 얼른 몸을 일으키려 했지 만, 쉽지 않았다.
얼마나 누워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근육이 녹아 있었다.
’이 몸은 뭐야?’
혼자 서 있기도 힘든 쇄약한 몸.
‘ 설마.’
무슨 상황인지 단번에 알아챈 지엔 이 인상을 찡그렸다.
균형을 이딴 식으로 맞추다니.
—제3구역의 게이트 [황금문]에 진입 했습니다.
—퀘스트의 목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지엔님의 역할은 [소공자]입니 다.
—패널티가 존재합니다.
—[신체] 패널티를 부여받았습니 다. 배역인 [소공자]의 신체에 동화 됩니다.
말하자마자 신체 패널티라니. 이제 지엔의 신체는 배역인 소공자의 몸 과 같아졌다.
‘하필…….’
그건, 지엔의 검술은 물론 자연스 럽게 움직이기도 힘들어졌음을 뜻 했다. 대폭 올라간 퀘스트의 난이도.
’’아이고, 공자님! 공자님이! 말을 잃으셨다.”
가만히 있는 지엔을 보며, 의원은 계속 호들갑을 떨었다.
’,물, 그래 물부터 가져오너라.”
의원이 시비들을 재족하자, 한 어 린 시비가 재빠르게 물을 가져왔다.
’근육이 녹았어. 오랫동안 정신을 잃은 몸이다. 주변의 반응을 보아 하니 확실하군.,
지엔의 판단은 빨랐다.
‘저들은 날 공자라 불렀다.’
3구역에서 공자란 호칭은 귀한 집 아들을 의미. 이미 3구역을 여러 번 경험해 본 지엔은 자연스럽게 연기 를 시작했다.
“여긴 어디지?”
지엔의 첫마디에 의원이 호들갑을 떨며 바싹 다가왔다.
“공자님 여긴 공자님의 별채잖습니 까. 혹시 기억을 잃으신 겝니까?”
나이가 든 의원은 초조한 기색을 내비쳤다.
“하긴 그럴 만도 합니다. 정신을 차리신 게 약 한 달 만이니…….”
의원이 문 앞으로 다가섰다. 그리 고는 문을 활짝.
“모든 돈은 황금문으로 통한다. 금 으로 무를 취하고, 금으로 협을 지 키는 최고의 상단이 바로 이 곳 황 금문입니다.”
한눈에 본가의 대문이 보이고, 위 에는 황금으로 황금문(黃金門)이라 는 세 글자가 적혀있었다.
의원은 그게 자랑스러운지 허허 웃 으며, 대문을 가리켰다.
’’그리고 소공자님은 황금문의 둘째 도련님이십니다.”
의원이 슬픈 표정을 지었다. 배역 인 [소공자]가 기절한지 한 달. 사 실 기억을 잃었어도 이상할 건 없 다. 그렇게 생각한 의원이 하나하나 친절하게 설명을 시작했다.
“공자님은 한 달 전 남궁세가의 아 씨를 만나러 가던 중 산적에게 습격 을 당했고, 그때 맞은 독화살로 지 금까지 정신을 잃으셨습니다.’,
“산적의 독화살? 그럼 정신을 잃은 날 구해준 건 누구지?” “허헛, 공자님의 곁에는 절세의 검 이 계시지 않습니까.”
“절세의 검?”
“예! 절세의 검! 전장의 꽃! 공자 님의 호위무사 말입니다.”
의원은 자신의 수염을 쓰다듬으며 웃었다.
“안 그래도 현장을 본 유일한 목격 자시니, 제가 시비에게 불러오라 일 렀습니다.”
“시비야! 공자님께서 들어오라 이 르신다.”
하. 지엔이 헛웃음을 냈다.
3구역의 인물들은 대부분이 흑발이 다. 그런데 지금 들어온 여자는 3구 역에 너무 이질적인 외모였다. 찰랑 이는 백금색 머리와 강물을 닮은 벽 안. 거기다 롱소드의 조합이라니. 리 자의 모습은 튀어도 너무 튀었다.
“아〜 공자님〜 깨어나셨습니까?”
당분간 못 들을 줄 알았던 리자의 빈정거림을 듣는데 필요한 시간은,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중요한 이야기를 나누겠다며, 지엔 은 의원과 시비를 모두 물렸다. 의 원은 끝까지 걱정하며 남겠다고 말 했지만.
[산적들을 찾기 위해서다.]
지엔의 한마디에 물러났다.
지금 웅장하고 거대한 별채에 남은 것은 리자와 지엔뿐이다.
’,말했지. 난 에반〜 어떻게 생각 해?”
’’……네 퀘스트 목표는 뭐였어?”
’,짧던데. 소공자를 지키시오.”
“퀘스트의 핵심은 내 역할이군.,’
게이트 클리어의 열쇠는 분명 지엔 이 맡은 [소공자] 역할이 갖고 있 다. 퀘스트의 목적도 숨기고, 신체 패널티라니 난이도가 3급치고는 게 이트가 너무 요구하는 게 너무 많 다.
‘환상이라 그런지. 개연성이 엉망 이야.’
“에반, 넌 퀘스트가 ……아작.”
시비에게서 뺏은 탕후루를 리자가 한입 씹었다. 또독. 바식. 설탕 바스 러지는 소리가 인상적이다.
“이거 은근 맛있다.”
그걸 또 용케 알아들은 지엔.
“아직 밝혀지지 않았어. 그 과정까 지도 난이도의 일부겠지.” 과연. 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리자 가 자기 머리를 톡톡 쳤다.
’■머리에 배역의 기억은 남아있어?”
”전혀. 기절의 여파인지 깔끔하게 다 지워졌어. 넌?”
“나? 난 멀쩡하던데? 누구처럼 패 널티도 없고〜”
보란 듯, 리자는 검을 휘둘렀다. 그녀와 비슷한 길이의 롱소드가 휭 휭- 바람을 갈랐다.
“소공자가 습격을 당했을 때. 내 역할인 호위무사는 뒤늦게 도착했 어.”
그래서 리자는 소공자가 활에 맞은 이후의 기억밖에 없다. 지엔이 의아 함을 품었다.
’,왜지? 호위무사라면 항상 주인과 동행하지 않나?”
“아까 의원이 말했잖아. 큭, 사랑의 도피라고…….”
리자가 음흉하게 웃자, 지엔은 질 린 표정을 지었다.
“정말 알고 싶지 않은 설정이군.”
“그래도 뛰어난 호위무사 덕에 목 숨은 건진 거지.’,
“산적의 용모는 기억나?”
“그래, 하지만 내 생각에 범인은 산적이 아니야.”
리자의 확신에 찬 목소리에, 지엔 은 어쩐지 뿌듯했다. 그래 리자는 제법 머리가 돌아갔지.
“왜 그렇게 생각해?”
지엔이 묻자 리자는 앙증맞게 어깨 를 으쓱 올렸다.
“그야…….”
리자는 잠깐 고민하더니 말을 이었 다.
“산적치고는 규모가 너무 작았어. 그리고 무엇보다 결정적인 건 화살 의 독이야.”
리자의 눈이 가늘어졌다. 아까의 먹보는 사라지고, 그녀에게서 세이 바다운 진지함이 엿보였다.
“독. 아카데미에서 그랬잖아. 3구 역의 산적들은 독을 잘 쓰지 않는다 고. 이유는 간단해. 인질의 몸값을 받아내야 하니까.”
지엔은 흡족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 였다. 정말 좋은 추리다. 산적은 보 통 돈이 목적이다.
‘비싼 돈을 주고 독을 사서, 돈이 될 인질을 죽인다?’ 언어도단. 리자의 추리는 끝나지 않았다.
“놈들은 이 배역…… 그러니까, ……어? 호위기사?”
“호위무사.”
“응 맞아. 호위무사를 보자마자 도 망갔어. 산적 여섯이 여자를 보자마 자 도망간다니.”
지엔이 고개를 끄덕였다. 둘 중 하 나다. 호위무사의 마나를 파악했거 나, 아니면 무위를 원래 알고 있거 나. 어느 쪽이든 평범한 산적은 아 니란 이야기였다.
“아무래도 배후가 있겠지.” 일어나려던 지엔이 휘청거렸다. 지 금의 몸은 3구역의 어느 부잣집 도 련님의 몸이라는 걸 자꾸 까먹게 된 다.
심지어 그 몸이 독화살을 맞고, 1 달간 뻗은 몸이라는 것도.
“의원이 내게 황금문의 두 번째 도 련님이라고 했지? 그럼 나머지 형제 도 있다는 이야기야?”
본격적인 지엔의 질문. 리자는 탕 후루로 목걸이를 톡 건드렸다. 그러 자 먹다 남은 탕후루가 빛에 휩싸이 며 사라졌다.
‘저렇게 쓰라고 만든 포켓이 아닐 텐데.’
전투형 마도기가 아닌 세이버가 무 기를 저장하거나, 아티팩트를 넣어 두는 포켓에 먹다 남은 탕후루를 보 관하다니.
“황금문의 직계는 네 위로 한 명. 밑으로 한 명이야.”
” 이름은?’,
“장남이 황유성. 동생이 황철산. 황 유성이랑 황철산이랑 너랑 전부 어 머니가 달라.”
지엔은 시나리오가 뻔히 그려졌다. 부잣집. 위아래로 있는 배다른 형제. 거기다 암살시도라.
띠링.
—퀘스트의 목표에 대한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황금문]의 세 형제는 아버지인 황충의 정식 후계자가 되기 위해 경 쟁 중입니다.
—황금문의 후계자를 가려내십시 오.
게이트답게 눈앞에 떠오르는 홀로 그램 알림창.
” 리자.”
지엔이 보기 드물게 웃었다. 물론 그 모습이 리자는 의아했다.
“응?”
“방금 퀘스트의 목표가 밝혀졌어.”
“어! 숨겨진 사건? 히든 퀘스트?
뭐라고 적혀있는데?”
“이틀 안에 끝난다는데?”
내 전생은 최강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