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past life was the strongest swordsman RAW novel - Chapter (235)
내 전생은 최강검신-234화(235/325)
본관의 건물.
이벤트의 진행자는 호쾌한 목소 리로 마이크를 들고 외쳤다.
“마탑이 개최한 숨바꼭질의 이벤 트! 그 우승자는 셀리아 아카데미 의 데모나 이그젝과 아르카나 아 카데미의 지엔 러셸입니다!”
쏟아지는 박수갈채.
데모나는 발꿈치를 들썩거리길 반복하며 콩콩거렸다. 어지간하면 반응이 없는 데모나가 그런 행동 을 취하자. 지엔은 절로 데모나에 게 시선이 갔다.
‘우승이…… 엄청 기쁜가 보네.’
물론 데모나는 아직도 앙금이 남 아 있는 듯 지엔을 바라보는 시간 이 곱진 않았다. 당장 지금만 해도 데모나는 은근히 지엔과 거리를 벌리고 있었다.
찌릿.
난 당신이 싫어요를 눈빛만으로 명백히 표현하는 데모나. 지엔이 화해를 위해 악수를 건네자. 데모 나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 다.
그 날 이후, 데모나는 지엔이 큰 동작만 취하면 이렇게 행동했다.
진행자는 둘 사이의 미묘한 분위 기를 감지하지 못하고. 여전히 신 난 목소리로 진행을 이어갔다.
“자, 우승자인 두 분에게는 마탑 의 기성품을 상품으로 선택하실 권리가 있습니다!”
데모나는 그 말에 신이 났는지 더욱 발을 콩콩거렸다.
달이 뜨고 해가 가라앉자.
크리스탈 타운의 연회장은 한층 분위기가 고조됐다. 다만 아이러니 한 건 정작 축제의 주인공인 학생 들은 거의 없고. 연회장에 모인 건 아카데미의 교사들이 대부분이었 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학생들은 축제의 마지 막을 위해 연회장을 들르지 않았 다. 크리스탈 타운의 축제는 늘 행 사의 끝에 가족과의 무도회를 열 었다.
“즉, 지금 연회장은 짝 없는 교사 들의 모임!”
티모시. 크로아 아카데미의 교관 인 그녀가 주먹을 불끈 쥐며 외치 자. 로미나는 옆에서 한숨을 내쉬 었다.
“야. 애들 축제인데 건전하게 좀 놀자. 꼭 너는 이런 자리까지 그렇 게 진취적이게 입어야 하니?” 로미나는 그렇게 말하며 티모시 를 위아래로 훑어봤다. 티모시가 입은 건 자극적인 벨벳소재의 오 프숄더 원피스였다. 거기다 몸에 딱 달라붙는 원피스의 디자인은 티모시가 칼을 갈고 파티준비를 했다는 것을 보여줬다.
“아~ 로미나 미안! 내가 너무 내 생각만 했지? 나 혼자 주인공이 되면 네가 엄청 무안할 텐데~ 아 정말~ 미안해!”
티모시는 연신 사과했지만 전혀 미안해 보이지 않았다. 그리곤 로 미나가 들으라는 듯 일부러 크게 말을 했다.
“아! 사이즈를 작은 걸 입었나 아~? 왜 이렇게 몸에 끼지? 부러 워. 로미나. 너는 말라서 좋겠다. 놀리는 게 아니고. 정말로.”
“……뭐?”
로미나는 경고를 주기 위해 미간 을 좁혔지만. 티모시는 전혀 두려 워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넌 말라서 맵시가 좋으니까. 입 을 옷이 많잖아. 난 진짜 뚱뚱해서 입을 게 없다니까? 특히…….”
티모시는 자신의 드레스의 위쪽 을 로미나가 보란 듯이 잡아당겼 다. 그리곤 승자의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가슴 쪽이 너무 끼는 거 있지? 하아, 숨 쉬기도 불편하고. 아, 진 짜 살 좀 빼든가 해야지.”
티모시가 로미나를 슬쩍 바라보 며 웃자. 로미나는 자연스럽게 혈 압이 올라갔다.
“야. 그만해라.”
“아 놀리는 게 아니고. 진짜~ 정 말~ 부러워서 그래. 난 작년만 해 도 지금 사이즈가 딱 맞았는데! 이젠 아니라니까?”
티모시의 계속된 공격에 로미나 의 얼굴은 한없이 붉어졌다. 하지 만 화를 내면 자신의 속이 좁아 보이고. 열등감을 가진 것처럼 비 춰질게 뻔했다.
물론 그렇다고 가만히 있자니 티 모시의 도발은 멈출 생각이 없었 다.
“아 짜증나~ 또 엉덩이는 왜 이 렇게 낀담?”
“야, 이제 진짜 그만해라?”
로미나가 입술을 씰룩거리며 경 고를 주자. 티모시는 멀리서 다가 오는 카셴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아~ 카셴! 여기야 여기!”
천천히 다가오는 정장 차림의 카 셴. 그 뒤에는 멋들어지게 차려 입 은 연기학 교수 제롬이 있었다. 평 소의 촌스러운 안경을 벗고 옷만 바꿔 입었을 뿐인데. 제롬은 느낌 이 전혀 달랐다.
“로, 로미나? 카셴 뒤에 저 분 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티모시가 묻 자. 로미나는 아무렇지 않게 답했 다.
“저 사람? 아르카나의 연기학 교 수인데?”
“어쩐지……. 하긴 연기학은 얼굴 이 생명이지 그렇지?”
“아니, 전혀.”
로미나는 영문 모를 티모시의 소 리를 단번에 끊어버렸다. 물론 티 모시는 그런 로미나의 반응 따위 안중에도 없었다. 그저 살랑거리는 발걸음으로 제롬에게 다가갔다.
“저, 저기 안녕하세요? 로미나한 테 자주 이야기 들었어요. 제롬 교 수님 맞죠?”
“아! 로미나씨가 제 이야기를 자 주 했었나요?”
제롬은 티모시가 예의상 한말에 헛물을 켰다. 그러자 티모시는 친 근하게 팔짱을 끼며 제롬에게 말 했다.
“뭐, 그게 중요한가요?”
“아, 아뇨……. 그건 아니긴 한데.”
제롬은 티모시의 적극적인 공세 에 어울리지 않게 얼굴이 새빨개 졌다. 티모시는 그런 제롬에게 눈 웃음을 쳤다.
“어때요. 좀 있으면 무도회인데 그때 같이 댄스라도?”
“저야 좋죠!”
제롬이 흔쾌하게 답하며 티모시 와 사라지자. 로미나는 못마땅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진짜 놀고들 있네.”
* * : :k :k
완벽하게 달이 떠오르고, 밤이 찾 아오자. 크리스탈 타운은 축제의 끝을 장식하기 위해 하늘로 폭죽 을 쏘았다.
펑펑펑!
화려하게 밤하늘을 수놓는 여러 가지 불빛들. 크리스탈 타운의 밤 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에이미는 혼자 분수대의 근처에 앉아 있었지만 방송을 통해 4만명 의 시청자들과 함께였고. 루시아와 데모나는 곰 시리즈에 대한 이야 기를 꽃피웠다. 물론 데모나는 휴 대폰의 메시지를 통해 말을 했지 만 소통에 문제는 없었다.
그리고 레이크와 에리아.
아르카나의 두 남녀는 벤치에 앉 아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폭죽. 엄청 밝네.”
“보통 그럴 땐 불꽃이 예쁘다고 하지 않아?”
“그런 거 같기도 하고.”
쿠아는 셀리아 아카데미의 여학 생들에게 둘러싸인 채, 관심을 독 차지하고 있었다.
“쿠아는 뭘 입어도 잘 어울린다니 까? 우리 연극부에 들어왔으면 좋 았을 텐데.”
“연약해보이면서. 5급 게이트도 클리어 하고. 보통이 아니야.”
“학생회 힘들지? 차라리 그럼 우 리 부로 옮길래? 정말 우린~ 아무 것도 안 시킬게.”
“헤, 헤헤…… 아, 아니에요!”
고개를 저으며 어색해하는 쿠아.
한편, 크리스는 루아에게 기쁜 소 식을 전했다.
“루아! 지엔이 우승했대!”
“헉! 그럼 마탑 곰!”
“그래 그래! 며칠 뒤면 선물이 올 거야! 잘됐네! 루아!”
“너무 조아요!”
루아는 꺅 웃으며 기쁨을 표시했 다. 이로서 지엔을 향한 루아의 호 감은 더욱 올라갔지만. 크리스는 순수하게 기뻤다.
‘역시 지엔이야. 이렇게 파티원을 생각해주는 파티장이 어디겠어!’
점점 무르익어가는 축제의 열기.
어느새 크리스탈 타운이 자랑하 는 무도회의 시간이 찾아왔다.
무도회가 시작한지 20분.
붉은색 벨벳 원단이 깔린 고급스 러운 테이블. 이사벨은 의자에 앉 아. 멍한 얼굴로 무도회장을 둘러 봤다.
무도회가 시작하자 학생들은 가 족의 손을 잡고. 혹은 파트너의 손 을 잡고 춤을 췄다.
모두가 즐기는 가벼운 분위기. 행 복한 웃음소리가 이사벨은 어쩐지 멀게 느껴졌다.
지잉.
메시지가 왔는지 테이블에 올려 둔 휴대폰이 진동을 했다. 이사벨 은 내심 기대를 하며 휴대폰을 펼 쳤다.
[갑자기 일정이 생겨서. 크리스탈 타운은 못 가게 됐다. 미안하다.]하지만 기대와 달리 메시지에 적 힌 건 아버지의 사과였다. 이사벨 은 늦더라도 아버지인 유벨이 축 제에 와주기를 진심으로 원했다.
이 날을 통해 하고 싶은 말도 많 았고. 터놓고 싶은 감정도 있었다.
‘하지만 역시 오늘도 바쁘시네.’
탁
이사벨이 휴대폰을 덮었다. 이젠 너무 익숙해서 점점 무감해졌다. 생각해보니 실망할 것도 없었다.
‘늘 이런 식이셨으니까…….’
이사벨이 하고 싶었던 건 무도회 에서 추는 춤이 아니었다. 그저 서 로를 향해 웃고 있는 저들이 너무 부러웠다. 아무리 열심히 바라보고 추측해도, 이사벨은 저들이 무슨 대화를 나누는지.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경험이 없으니 알 수가 없었다.
자신의 처지가 비극이라고 생각 해본 적은 없었지만. 그래도 외로 운 순간은 가끔 있었다.
어머니의 부재. 늘 바쁜 마탑주의 외동딸. 이사벨에게 가족이란 단어 는 너무 어려웠다.
그때 이사벨의 시선이 무대가 아 닌 테이블의 맞은편을 향했다.
“ 야.”
이사벨이 짤막하게 입을 열었다.
“왜?”
마찬가지로 파티장인 지엔의 대 답도 짤막했다. 이사벨은 그만 피 식 웃고 말았다. 아무런 파트너도 없는 지엔을 보며 묘한 안도감을 느끼다니. 그래도 비슷한 사람을 보며 동질감을 얻는 건 제법 위로 가 됐다.
고아원 출신인 지엔은 이사벨과 마찬가지로 어떤 가족도 축제에 찾아오지 않았다.
‘별게 다 닮았네.’
이사벨은 양팔을 포개고 거기에 얼굴을 묻더니, 눈만 빼꼼— 꺼낸 채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래?”
그러나 양팔에 입이 가려진 이사 벨의 말은 지엔에겐 웅얼거리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미안. 못 들었어.”
휴대폰을 만지던 지엔이 대답을 하자. 이사벨은 얼굴이 화끈거렸지 만 다시 용기를 냈다.
“……춤출래?”
하지만 자신이 생각해도 너무 즉 흥적인 제안이었다. 지엔은 가족도 아니었고, 정해둔 파트너도 아니었 다.
거절이라도 한다면 이사벨로서는 그런 망신이 없었다.
“그냥…… 너도 마땅히 파트너가 없는 거 같아서……. 싫으면, 그냥 거절해도…….”
평소와 달리 내심 불안해진 이사 벨이 말을 덧붙이자. 지엔은 이사 벨을 보며 질문을 던졌다.
“괜찮겠어?”
“뭐가?”
“난 지금까지 한 번도 춤을 춰 본 적이 없거든. 발을 밟을지도 몰 라.”
여유롭게 웃는 지엔.
하지만 지엔의 말은 거짓이 아니 었다. 지엔은 현생에서는 물론이고 전생에서도 무도회에서 춤을 춘 경험이 없었다. 변명을 하자면 너 무 바빴다. 강해지는 것만을 생각 해도 시간은 늘 부족했다.
물론 그게 전생의 아쉬운 점이기 도 했다. 지엔, 아니 에반은 세이 버로서 타인을 구원하기 위해, 자 신을 희생하며 살았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이사벨은 한결 풀어진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괜찮아. 까짓 거 내가 직접 가르 쳐주지 뭐.”
이사벨은 어울리지 않게 웃음을 머금으며 말을 덧 붙였다.
“네가 가르쳐 준 것처럼.”
“자신 있나봐?”
지엔의 물음에 이사벨은 등을 곧 게 펴고 어깨를 으쓱 올렸다.
“당연하지. 블릿츠 가에서 춤은 기초 교양에 불과해.”
이사벨이 지엔의 손을 잡아. 천천 히 무도회장을 향해 이끌었다. 이 렇게 마주 서 보니 둘은 키 차이 가 제법 심했다.
이사벨은 자신의 오른손으로 지 엔의 왼손을 맞잡았다. 그리곤 왼 손을 어깨에 올리려다 압도적인 키 차이에 그만 포기하고 말았다.
타
이사벨은 왼손으로 살짝 지엔의 허리를 휘감은 채, 지엔을 정면으 로 올려다봤다.
“……그렇다고 너무 쫄지 말고.”
어쩐지 여유로운 표정.
적어도 이곳 무도회장에서만큼은 이사벨이 선배였다.
내 전생은 최강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