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past life was the strongest swordsman RAW novel - Chapter (241)
내 전생은 최강검신-240화(241/325)
북부에 지어진 낡은 폐허의 성, 데모니악. 72명의 마왕 중 서열 68위에 불과했던 마왕. 하지만 참 전과 동시에 마계를 정복했던 역 대 최강의 마왕. 그런 벨리알의 왕 좌에서 지엔이 눈을 떴다.
“……여긴?”
마왕성 데모니악의 유일한 왕좌 에서 지엔은 천천히 아래를 내려 다봤다. 곧이어 보인 풍경은 성보 다 폐허에 가까웠다.
깨진 창문, 금이 간 기둥, 석상을 흉내 내고 있는 가고일은 한 쪽 날개가 부러져 있었다.
“설마…….”
눈을 뜬 지엔이 상황을 파악하려 하자마자. 마침 성흔의 목소리가 상황을 알렸다.
-제2구역의 게이트 [마왕과 용 사]에 진입 했습니다.
—지엔님에게 주어진 역할은 [마 왕 벨리알]입니다.
오직 힘에 의한 계급만이 존재하 는 마계. 그곳에서 지엔의 역할은 다름 아닌 마왕이었다. 그것도 벨 리알은 보통 마왕이 아닌 8급 게 이트의 주인공. 물론, 허름한 마왕 성을 보니 서열 전쟁을 시작한 전 성기가 아니라 휴식기였던 세대가 분명했다.
‘어이가 없군.’
상황의 정리가 끝나자. 지엔은 주 변을 둘러보며 작게 중얼거렸다.
“내가 마왕이라니.…….”
전생에서는 영웅. 마계에서는 마 왕.
어떤 세이버도 보여주지 못한 이 중생활이었다.
[Cam1—지엔 러셸]방송국은 지엔이 드론 카메라를 띄우고 나서야 뒤늦게 게이트의 상황을 확인했다. 그제야 보이는 마왕성의 내부. 그리고 왕좌에 앉 아 있는 지엔. 아리아나는 충격에 힘 빠진 소리를 냈다.
“ 엥?”
“마, 마왕이네?”
당황한 건 버논도 마찬가지였다. 2구역 자체가 워낙 희귀한 게이트 긴 하지만, 그래도 세이버가 마왕 의 역할을 받았던 케이스는 들어 본 적이 없었다.
그래도 베테랑 진행자인 아리아 나는 억지로 정신을 붙잡았다. 사 실 생각해보면, 이건 행운이었다. 방송을 시작하자마자 지엔이 떠맡 은 역할에서부터 대박의 징조가 느껴졌다.
“막 시작된 6급 게이트! 송출과 동시에 밝혀진 사실입니다만, 지엔 학생의 역할은 마왕입니다! K채널 의 역사를 통틀어 처음 있는 상황 입니다!”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버논은 속 사포처럼 진행을 시작했다.
“2구역의 공략은 난이도가 높은 경우에는 용사가 되어 마왕을 처 치하는 식의 진행이 정석이었습니 다!” 설령 극히 드문 케이스로 마계의 주민이 되더라도. 상급 마족으로 역할을 배정 받는 경우가 전부. 그 런데 지엔이 마왕의 역할을 차지 하자. 버논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 다.
“이번 기회를 통해 2구역! 즉 마 계에 대한 새로운 역사를 알 수도 있습니다!”
그때 관계자 중 한명이 멀리서 아리아나에게 손가락 2개를 펼쳤 다.
‘아니, 2번 카메라로 이야기를 돌 리라고? 갑자기 왜……., 아리아나는 2번 카메라를 모니터 링하고는 충격에 빠지고 말았다.
‘……마왕도 신기했지만 얘 역할 도 다른 의미로 대단하네.’
버논은 고개를 젓는 아리아나를 대신해 상황을 정리했다.
“그럼 마왕이 된 지엔 학생을 이 어. 다음 세이버의 역할도 알아보 겠습니다!”
[Cam2—카렌 릴리]화면이 바뀌고 카렌이 등장했다.
원래 카렌은 성이 없었지만 오늘 은 베가의 성을 따라 표시되고 있 었다. 물론 지금 문제는 이름 같은 사소한 게 아닌, 카렌의 역할과 상 황이었다.
[하아…….]깊은 한숨을 쉬는 카렌의 역할은 성녀였다. 몸에 두른 아름다운 순 백의 로브가 그 증거였다. 파티장 인 지엔은 마왕인데, 파티원인 카 렌이 성녀인 것만으로 이미 상황 은 엉망이었다.
[ 아니.]그런데 카렌은 감옥에 갇힌 채, 발목에는 도망을 치지 못하도록 족쇄까지 채워져 있었다.
[시작부터 이게 뭐야?]
정말 문자 그대로 개판이었다.
오직 마계의 달만이 내리쬐는, 한 줄기 빛만이 허용된 장소. 카렌이 게이트에서 눈을 뜬 곳은 서열 62 위의 마왕. 발라크의 감옥이었다.
-제2구역의 게이트 [마왕과 용 사]에 진입 했습니다.
-카렌님에게 주어진 역할은 [붙 잡힌 성녜입니다.
“……성녀면 성녀지. 도대체 붙잡 힌 성녀는 뭐죠? 거기다 발에 족 쇄까지 묶어두고 시작하다니. 게이 트는 원래 이렇게 불합리하고 불 친절한가요?”
카렌은 혼잣말이 익숙한 듯 자연 스럽게 떠들어댔다.
슬프게도 그런 카렌의 투정 어린 목소리를 들어줄 사람은 없었지만. 다행히 들어줄 마족은 있었다.
“키엑! 키엑! 인간! 운이 나쁘군! 우리 마왕님에게 잡히다니!”
목소리의 주인은 키가 작아 허리 춤에도 오지 않고. 피부는 기분 나 쁜 녹색의 고블린이었다. 그야말로 잡몹. 카렌은 그런 고블린을 무시 한 채 자신의 포켓을 뒤졌다.
“……아, 이럴 줄 알았으면. 호신 용으로 무기라도 많이 챙겨올 걸 그랬군요. 도대체 마땅한 안내도 없고, 발목에는 족쇄를 채우지 않 나.”
고블린은 그런 카엔의 태도에 화 가 났는지 길길이 날뛰었다.
“인간이! 나를 무시! 난 마음이 아프다! 당장 혼내줄 것!”
간수인 고블린은 언제 준비했는 지 감옥의 바깥에서 나무 꼬챙이 를 휘적거리며 카렌을 쿡쿡 찔렀 다.
고블린답게 조잡한 것이 아프진 않았지만 기분이 나쁜 공격이었다.
“이것이 도구의 힘! 마계는 힘이 전부! 역시 난 똑똑하다!”
“아야! 아악! 하찮은 고블린 주제 에 감히 누굴 찔러요!?”
카렌은 억울해도 발이 족쇄에 묶 여 도망도 칠 수가 없었다.
“잠깐! 항복! 저의 패배입니다!”
“뭐라는지 모르겠음. 고블린은 인 간 말 모른다.”
고블린이 멀리서 나무 꼬챙이로 쿡쿡 찌를 때마다, 카렌은 죽는 소 리를 내며 엄살을 떨었다.
“꺅! 아야! 아야야! 나 죽어요!”
“아주 하루 종일 혼을 내서 버릇 을 단단히 고쳐줄 것!”
“저 죽는다니까요!? 성녀면 인질 이나 뭐 중요한 역할 아니에요?”
카렌이 억울한 얼굴로 따지고 들 자. 고블린은 고개를 저었다.
“걱정할 필요 없다. 인간은 마왕 님의 소중한 수집품. 착한 고블린 은 괴롭히기만 한다.”
“아이씨!”
카렌은 이리저리 회초리질을 피 하느라 단정했던 머리가 헝클어져 있었다. 발에 묶인 족쇄만 없어도 1급에서 2급 괴수인 고블린은 간 단하게 이길 텐데. 시작부터 발에 족쇄가 묶여 있으니 카렌은 억울 하고 억울했다.
“내가, 이 내가 고블린한테 맞아 야 한다고? 아니! 게이트는 원래 이런 곳이야?”
“솔직히 뭐라는지 모르겠음. 근데 인간이 내 욕한 게 분명함. 그런고 로 물 삼일 간 압수!” 결국 고블린이 생수가 담긴 그릇 까지 뺏어가자. 카렌은 분통이 터 졌다.
“당신 딱 기다려요! 내가 아티팩 트만 꺼내면 아주 머리통을…….”
자존심이 박살 난 카렌은 혈안이 된 얼굴로 포켓에서 물건을 꺼냈 다.
카렌이 꺼낸 건 베가가 챙겨준 1 구역의 아티팩트 [라이트 블래스 테였다.
생긴 건 시티가드가 사용할 법한 평범한 총이지만 탄환 대신 마나 를 담아 사출할 수 있었다. 승리를 확신한 카렌은 눈을 부라 리며 고블린을 노려봤다.
“찾았다! 이 망할 고블린! 제 블 래스터 한 방이면 3급 괴수까진 깔끔하게 박살이거든요!? 움직이 기만 해요! 확 쏴버립니다?”
평소보다 카렌의 숨소리가 거친 것을 보아. 고블린 때문에 화가 잔 뜩 난 게 분명했다.
“헉! 역시 인간은 영악하다! 사실 무기를 숨겨뒀었나?”
고블린은 블래스터를 보자마자 자세를 굽히고 슬그머니 접시를 다시 내밀었다.
“나, 난 사실 착한 고블린! 인간 과 지금이라도 친해지고 싶다! 여 기 압수했던 물도 돌려주겠다!”
카렌은 그런 고블린의 행동을 보 며 실실 웃더니 총구에 손가락을 가져다댔다.
“아뇨. 다음 생에 친해지죠. 고블 린 친구는 필요 없거든요.”
카렌은 싸늘한 시선과 함께 블래 스터의 총구를 당겼다.
달칵!
“ 음?”
달칵달칵!
“에? 어, 뭐지.”
카렌이 당황한 표정을 짓자. 겁을 먹었던 고블린도 슬그머니 다가오 며 물었다.
“뭐야, 인간. 그 무기 고장 났나?”
“성격도 급하긴. 고장은 무슨……. 잠시만 기다려보세요.”
달칵! 달칵달칵!
“어? 어, 이상하다…… 왜 마나를 안 가져가지?”
자꾸 총구를 당기던 카렌이 의아 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자. 지 켜보던 고블린은 질문을 했다.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인간. 그 무기 마나로 작동하나?”
“네, 맞아요. 마나를 아시는군요? 마족들은 마기만 사용하는 줄 알 았는데.”
“가끔 제니아 대륙에서 쳐들어오 는 용사 놈들! 그놈들이 마나를 사용해서 잘 알고 있다! 나, 고블 린이지만 엄청 똑똑!”
카렌이 고개를 끄덕이자.
고블린은 나무 꼬챙이를 들더니 스윽- 물이 담긴 그릇을 다시 뺏 었다.
“그래서 마왕님은 용사 놈들에겐 무조건 족쇄를 채운다. 마나를 봉 인하는 족쇄로!”
“ 헐.”
카렌은 그제야 상황파악이 끝났 는지, 고블린을 바라보며 긴장한 얼굴로 손을 내밀었다.
“……친구?”
뒤늦은 화해. 그러나 이젠 고블린 쪽에서 고개를 저었다.
“참고로 고블린에게 인간 친구는 필요 없음.” 카렌은 빠져나갈 궁리를 하며 기 다란 금발을 배배 꼬았다.
“종족만으로 타인을 배척하는 건, 어른스럽지 못한 생각입니다. 서로 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게…….”
거기다가 그럴싸한 명대사까지 읊자. 고블린은 고개를 저었다.
“역시 인간은 매가 약임.”
그렇게 고블린에게 시달리기를 30분. 초췌해진 카렌의 눈앞에 홀 로그램이 떠올랐다.
[QUeSt-당신의 첫 목표는 이 감 옥에서 도망치는 것입니다.] [상세-모든 수단을 동원해 도주 하십시오. 다른 세력의 힘을 빌어 마계 서열 7위의 마왕. 아몬을 처 치해야합니다.]게이트에 들어오자마자. 제단의 공주에서 마왕에게 사로잡힌 성녀 로 전락하더니. 이젠 터무니없이 퀘스트에는 감옥을 탈출하라고 적 혀 있었다.
“여기가 바로 게이트…….”
상상한 것보다 정말 피도 눈물도 없는 곳이었다. 카렌은 게이트를 2개나 클리어 한 아르카나 파티에 게 존경심이 생길 지경이었다.
“그륵, 쿨…… 쿠우울…….” 감옥의 근처에는 코를 골며 고블 린이 잠든 상황. 카렌은 숨을 죽이 고 포켓에서 백금으로 만들어진 포크를 꺼냈다.
‘베가님의 선물을 이런 식으로 사 용할 줄은 몰랐지만…….’
그리곤 고블린이 자고 있는 틈을 타 포크로 벽돌의 틈새를 긁었다.
사각사각!
포크가 닿을 때마다 정체 모를 가루가 벽에서 떨어졌다. 카렌은 고블린이 자고 있는 사이에 열심 히 벽을 긁었다. 벽에서는 계속 가 루가 떨어졌고 1시간이 지나자, 카렌은 벽돌 하나를 빼낼 수 있었 다.
‘……겨우 이거 하나를 들어내는 데 1시간!’
벽을 통해 밖으로 나가려면 아무 리 웅크려도 최소한 6개의 벽돌은 지금의 방식대로 들어내야 했다.
카렌은 빼낸 벽돌을 도로 넣더니. 심각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자연에서 단단한 바위를 뚫 는 건, 부드러운 낙숫물. 아무리 마왕성의 벽이라도 제 꾸준함을 이길 수는 없겠죠.”
그리고는 고블린과 마왕성의 벽 을 번갈아보더니. 카렌은 다시 말 을 덧붙였다.
“아주 긴 싸움이 될 것 같군요.”
2구역 마계.
북부 어느 외딴 곳에 세워진 발 라크의 마왕성. 게이트를 공략하러 온 카렌은 홀로 외롭게 탈옥을 계 획하고 있었다.
내 전생은 최강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