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past life was the strongest swordsman RAW novel - Chapter (249)
내 전생은 최강검신-248화(249/325)
화려하게 꾸며진 마왕실.
서열 32위의 마왕. 아스모데우스 는, 미간을 좁힌 채 짜증 섞인 목 소리로 중얼거렸다.
“도대체…… 서열 62위의 허접 주 제에 무슨 재주를 부린 거야?”
지엔은 발라크에게 얻은 마석과. 이사벨의 완벽한 경영을 통해 북 부를 빠른 속도로 장악하고 있었 다.
“어떻게 던전의 개수가 이렇게 빨 리 늘어나? 거기다 도대체 어떤 마왕이 창피한 줄도 모르고 직접 토벌을 하고 다녀?”
지엔은 북부에서 자신의 주변에 지어진 던전들을 전부 청소하고 있었다. 데모니악이 세워진 장소가 외곽이라 대부분이 하급 던전이었 고, 지엔은 너무 강했다.
한 번 출현할 때마다 3개 이상의 던전을 박살내버리니. 아스모데우 스의 입장에선 손해가 막심했다.
“크윽…….”
아스모데우스는 다리를 꼰 채, 신 경질적으로 발끝을 까딱거렸다. 크 리스는 그런 아스모데우스를 보며 생각에 빠졌다.
‘이제는 이 이상으로 아스모데우 스를 막는 건 무리겠어.’
아스모데우스는 언제 터질지 모 르는 폭탄 같은 상태였다. 당장 지 금 데모니악을 공격하러가자고 해 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이제 슬슬 다음 단계인가?’
진지한 표정으로 예리하게 아스 모데우스를 훑던 크리스는 갑자기 얼굴이 새빨개졌다.
순수한 크리스에게 아스모데우스 의 복장은 너무 자극적이었다.
“집 사장?”
“네?”
그 때문인지 부드러운 아스모데 우스의 부름에도 크리스는 괜히 화들짝 놀라며 대답을 했다.
“뭘 그렇게 놀라고 그러는가?”
“아, 아닙니다. 그냥…….”
아스모데우스가 점점 정면으로 가까이 다가오자. 크리스는 슬슬 시선을 피했다.
“전에 몇 없는 상급 몽마를 퀸에 게 파견보낸 걸로 알고 있는데. 그 아이의 소식은 어떻지?”
“아, 에이미는…….”
크리스가 대답을 하려는 그때.
문을 열고 서큐버스 부관인 릴린 이 다급하게 마왕실로 들어왔다.
“아, 아스모데우스님!”
아스모데우스는 릴린의 무례한 입장에 인상을 찡그렸다. 릴린이 상급자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는 건 처음이었다.
“무슨 일이지?”
큰일이 아니면 혼내주겠다는 아 스모데우스의 경고. 그러나 릴린은 개의치 않고 입을 열었다.
“퀸! 퀸이 간택을 했습니다!”
“뭐, 뭐야?! 릴리스가 후계를?”
비록 마왕은 아니지만 몽마들을 다루며 3대 수장 중 하나로 불리 는 릴리스. 그런 그녀가 후계를 정 했다는 건 보통 사건이 아니었다.
“그게 누군데!?”
아스모데우스의 질문에 릴린은 긴장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에, 에이미입니다.”
“……에이미? 전에 우리가 보낸 그 상급 몽마?”
아스모데우스의 질문에 릴린은 고개를 끄덕이자. 아스모데우스는 꽈악- 주먹을 움켜쥔 채 왕좌의 팔걸이를 내려쳤다.
쾅!
“안 그래도 병력이 모자란데 릴리 스, 그 앙큼한 년이!”
“아, 아스모데우스님! 듣는 귀가 많습…….”
릴린이 심각한 표정으로 걱정을 하자. 아스모데우스는 릴린을 향해 손을 뻗었다.
“입 닥쳐! 지금 누구 앞에서!”
아스모데우스에게서 뿜어진 분홍 색 마기는 릴린을 가볍게 짓눌렀 다. 애꿎은 아스모데우스이 분노에 릴린은 바닥에 처박혔다.
“죄, 죄송합니다!”
“내가 마왕도 아닌 마족에게 겁을 먹을 것 같아? 또 같은 몽마끼리 싸고도는 꼴을 내게 보이면…….”
이미 아스모데우스는 판단력을 잃고 잔뜩 흥분을 한 상태였다. 그 때문인지 아스모데우스의 몸 주변 에서는 분홍색 마기가 넘실거렸다.
“나한테 파견을 요청하더니, 그 상급 몽마를 간택으로 데려가? 그 딴 경우 없는 짓거리를…….”
괜히 옆에 있던 크리스는 아스모 데우스의 분노 때문에 숨조차 쉬 는 게 힘들었다.
‘후, 저놈의 성깔…….’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었다.
아스모데우스의 분노가 짙어질수 록, 관리되지 못한 분홍빛 마기가 뿜어졌고. 그 여파는 고스란히 크
리스에게 옮겨갔다.
그나마 다행인 건 크리스가 인큐 버스라는 점이었다. 덕분에 어느 정도의 저항은 하고 있지만 점점 마기의 농도가 짙어질수록, 정신이 혼미해지는 기분이었다.
‘이게 마왕의 마기인가……. 이런 특별한 힘을 가진 상대와 전투까 지 벌여야 한다고?’
당사자인 아스모데우스는 무책임 하게도 마기를 갈무리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오히려 흉악한 분위 기로 한참이나 릴린을 노려보더니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내 소유물을 이렇게 허무하게 뺏 길 순 없지……. 그렇지, 릴린?”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에이미라는 상급 몽마 는 네가 책임지고 데려오도록 해 라.”
에이미는 퀸이 택한 정식 후계자.
일개 서큐버스에 불과한 릴린이 에이미를 데려온다는 건 절대 불 가능한 부탁이었다.
하지만 아스모데우스의 말에는 다른 의도가 숨겨져 있었다.
‘내게 몽환의 성에서 죽으라는 말 씀이 시구나…….’
릴린의 생각이 맞았다.
아스모데우스는 지금 마족의 수 장인 릴리스에게 전쟁을 선포하기 위한 명분이 필요했다.
만약 부관 중 하나가 몽환의 성 에서 릴리스에게 죽임을 당한다면 전쟁의 명분으로는 충분했다.
그렇게되면 수장들은 릴리스를 도울 수 없었고, 마왕들은 아스모 데우스를 도울 수 있었다.
“내 말 뜻을 잘 알아들었겠지?”
아스모데우스가 마왕 특유의 오 만한 미소를 짓자. 릴린은 고개를 숙인 채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 다.
“……예.”
아무리 상급 마족이라도 일개 서 큐버스가 서열 32위의 마왕에게 거역하고 마계에서 살아남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릴린이 무력하게 자리에서 일어 나자. 크리스는 조용히 그 뒤를 따 르며 입을 열었다.
“배웅하고 오겠습니다.”
“그래. 그러도록 해. 마왕인 나도 그 정도 정은 있으니까.”
* * * * *
아스모데우스가 있는 마왕실을 뒤로 하고. 크리스는 릴린과 함께 조용히 복도를 걸었다.
저벅저벅.
감시하는 데블아이들이 사라지자. 크리스는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너, 주제넘게 마왕의 심기를 거 스르다니.”
“……난 그냥 걱정되는 마음에.”
“그런 마음을 주제넘었다고 말하 는 거야. 일개 마족 주제에 누굴 걱정하는 거야?”
집사장인 크리스의 단호한 대답 에 릴린이 또 고개를 숙였다. 축 내려간 어깨와 꼬리를 보니 크리 스는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뭐, 내 눈에는 저 머 저리 마왕보다 네가 나아.”
뚜벅.
릴린은 크리스의 위로에 놀란 얼 굴로 제자리에 섰다.
“너, 미, 미쳤어? 그런 말을 하다 가 걸리면…….” “상관없어. 사실이니까.”
“대체 그게…….”
“생각해봐 자신을 걱정해주는 소 중한 사람을. 기분이 나쁘다고 이 렇게 소모품처럼 쓰다니.”
복도에 울리는 건조한 목소리.
크리스는 덤덤한 눈으로 릴린을 바라보며 말을 덧붙였다.
“그게 바보가 아니고 뭐야?”
크리스의 말이 모두 연기는 아니 었다. 지엔의 곁에 있으며 크리스 는 동료의 소중함을 배웠다.
그런 크리스의 말은 당연하다는 듯 뱉은 감상 정도였지만. 마계에 서 지냈던 릴린에겐 보통의 위로 가 아니었다.
“너, 너…….”
말을 잇지 못하고 눈시울이 붉어 진 릴린.
펄럭!
둘의 근처로 데블아이가 날아오 자. 크리스는 릴린의 귀에 대고 속 삭였다.
“……잘 들어. 몽환의 성에 도착하 면 릴리스에게 시종이 되고 싶다 고 말해.”
“하지만…….”
릴린이 자신 없다는 목소리로 작 게 중얼거리자. 크리스는 인상을 쓴 후 다시 속삭였다.
“다른 방법은 없어. 아스모데우스 의 말처럼 무례를 범한다면 넌 몽 환의 성에서 죽게 될 거야. 그게 아스모데우스가 원하는 결과고. 하 지만, 버티면 결과는 달라져.”
크리스는 마지막 작전을 성공시 키고 나서 지엔과 동료들에게 합 류를 해도 상관이 없었다. 그 다음 순서는 작전으로 피해를 입은 아 스모데우스를 토벌하는 것. 크리스 의 말을 듣는다면 분명 릴린은 살 아남을 수 있었다.
“그래도 마왕을 거스르면…….”
그런데도 떨리는 릴린의 목소리 에 크리스는 릴린의 어깨를 잡고 정면에서 단호한 눈으로 노려봤다.
“일단 살아. 너만 죽지 않으면 돼.”
릴린이 살아 있기만 한다면 아스 모데우스가 릴리스를 공격할 명분 이 없었고, 그 전투에 에이미가 휘 말릴 일도 없었다. 거기다 아몬과 7마왕의 세력이 강해지는 지금, 수장의 영향력이 약해지는 건 나 쁜 징조였다.
그러나 앞뒤 생략된 크리스의 말 을 릴린은 제대로 오해하고 말았 다.
“정말…… 나만 살면 돼?”
“어? 그렇지, 너만 살면…….”
쪽.
릴린이 크리스의 정장 넥타이를 잡아당기며 기습적이게 볼에 입을 맞췄다.
“힉, 히익! 야! 이, 이게 뭐하는!”
크리스가 연기도 잊은 채, 식겁한 표정으로 물러나자. 릴린은 검지를 입에 대고 쉿— 소리를 내며 웃었 다.
“풋, 인큐버스가 바보도 아니고 숫총각처럼 왜 그래?”
“너! 내 볼에! 잘도!”
당혹감으로 얼굴이 새빨개진 크 리스가 바보처럼 중얼거리자. 릴린 은 그런 크리스의 귀에 대고 속삭 였다.
“우리 살아남으면 다음 순서도 마 저 하자. 알겠지?”
“야, 이게 미쳤나! 그런 걸 누가 한다고!”
크리스가 길길이 날뛰자. 릴린은 그런 크리스를 보며 윙크를 날린 후, 능글맞게 웃었다.
“왜? 몰래 제니아에 가서 데이트 도 하고. 손도 잡고. 좋잖아? 응?”
“아오! 당장 몽환의 성으로 가!”
“난 네가 에스코트 해주는 줄 알 았는데?”
릴린이 애정을 표하며 점점 달라 붙자. 어느새 크리스는 벽 쪽으로 몰려있었다.
“야, 진짜 경고했다?”
“역시 인큐버스…… 상급 마족인 나를 이렇게까지 만들다니…….”
“힉! 그런 적 없으니까! 그만 좀 달라붙어!”
게이트 공략의 진행은 감탄이 나 올 정도로 완벽했지만. 크리스는 이상한 걸로 수난을 겪고 있었다.
한편 지엔이 마왕으로 군림하는 데모니악의 입구. 그곳에는 서열 53위의 마왕 카임이 부관과 마족 들을 이끌고 당당하게 서 있었다.
“역시 허접하군. 뭐, 62위가 마왕 성에 투자할 마석이 있겠어? 던전 에 투자할 마석도 없을 텐데! 크 핫!”
카임은 마왕답지 않게 쾌활하게 웃으며 검은색보다는 회색에 가까 운 마기를 뿜어냈다.
“이게 53위의 마기다. 감히 이 몸 의 구역을 침범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해주지. 쿡쿡!”
카임이 자신만만하게 소리치자. 옆에 있던 오크 부관은 덩달아 소 리를 쳤다.
“대가를 취이익! 르게 해주지!”
늑대 수인은 땅에 코를 박고 개 처럼 킁킁一 냄새를 맡더니. 중저 음의 목소리로 근엄하게 말을 했 다.
“마왕님. 데모니악의 배치된 마족 병력은 하나도 없습니다. 아무래도 말씀하신 것처럼 모두 던전에 투 입 시킨 것 같습니다.”
“62위 주제에 무슨 자신이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잘됐군! 칠흑의 마기를 가진 이 몸이 직접! 아주 박살을 내줘야겠구나!”
카임이 자신만만한 얼굴로 하늘 을 향해 주먹을 들자. 함께 쳐들어 온 마족들은 와아아- 소리를 내며 연호했다.
“마석을 빼앗자!”
“피다! 전투다!”
“케르르륵!”
“우리에겐 카임님이 있다!”
카렌은 신난 마족들의 모습을 마 왕성의 창가에서 안쓰러운 표정으 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불쌍하게 됐네. 여기 누가 있는 지도 모르고…….”
카렌은 자신이 마왕이나 마족이 라면 절대 지엔에게 도전할 것 같 지 않았다. 옆에서 지켜본 지엔은 마왕보다 더 마왕 같았다.
카렌은 마치 철학자라도 된 듯, 심오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작게 중얼거렸다.
“뭐, 그것도 운명이겠죠.”
카렌의 눈에 비치는 카임과 마족 들의 운명은 매우 어두웠다.
내 전생은 최강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