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past life was the strongest swordsman RAW novel - Chapter (25)
내 전생은 최강검신-24화(25/325)
누군가 지엔이 있는 별채의 문을 열었다.
’,형님,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그래, 들어 오거라.” 지엔의 말투에 리자가 풉 웃었다. 거만한 자세로 황산철을 내려다보는 지엔.
하지만 황산철은 사소한 건 아무래 도 좋은 듯, 바로 무릎을 꿇었다.
’’전 문주가 되어야 합니다.”
“산철아, 큰 형님도 계신데 어찌 네가 문주가 돼야 하더냐?,,
지엔의 자연스러운 연기에, 리자는 감탄했다.
’’큰 형님은 성질이 난폭합니다. 저 번에 시비를 패 죽이는 걸 보지 않 으셨습니까?”
‘아니. 그런 거 본 기억은 없는데. 애초에 아무 기억도 없다.’
“그래, 보았지.”
덤덤하게 지엔이 고개를 끄덕인다. 리자는 이제 웃음을 참다가 거의 울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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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리자를 차가운 눈으로 한번 훑은 황산철이 다시 어필한다.
“그런 큰 형님이 문주가 된다? 전 반대입니다.”
“그래? 네가 문주가 되고 싶어서는 아니고?”
지엔의 물음에 침만 꿀꺽 삼키는 황산철.
“문파의 부흥을 위해서는 그런 면 모도 필요하다.”
“하지만…….”
“작은 일이지만 일벌백계함은 어찌 보면 먼 풍경을 위한 그림 아니겠느 냐?”
지엔의 말에 황산철이 표정이 축 늘어진다.
“예……, 큰 형님이 저 보다 재목
이죠.”
“허나, 네 말도 맞다.’,
음?
황산철은 슬쩍 지엔의 표정을 확인 했다.
“그 말은……?,’
“큰 형님은 너무 난폭하지, 어쩌면 네가 문주의 재목일 수도 있어.”
지엔의 미끼에 황산철은 비명을 지 르고 싶었다. 이 분위기라면 내일 황금문의 주인은 자신이었다.
“그, 그렇습니다. 제가 문주가 된다 면 이번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 작 은 형님의 일이라면 버선발로…….”
“아니, 내가 원하는 건, 그런 게 아 니다.”
“원하시는 게 무엇입니까? 금입니 까? 제가 문주가 되면 형수님과 치 르시는 혼사는 만인지상의 배필도 부러워 할…….”
그때, 리자의 손등에 성흔이 빛나 며, 아름다운 벽안이 황금 빛이 감 돈다.
지엔이 리자를 흘깃보고, 리자는 고개를 끄덕인다.
’지금 이야기가 진심이란 말이지?’
지엔이 황산철의 말에 고개를 끄덕 였다.
’’진심이 느껴지는구나.,’
’,예, 형님! 이 약조는 꼭 지키겠습 니다.”
“아니, 내가 원하는 것은 하나다. 지금부터 내 물음에 답하면 그게 끝 이다.”
지엔의 태도에 이상함을 느꼈지만, 황산철은 아무래도 좋았다. 겨우 질 문에 대답 한번.
”날 습격했던 산적들, 그 배후를 알고 있더냐?”
지엔이 물었다.
“에, 예?”
”이상한 일이지, 산적이 독이 발린 화살촉을 쓰고 내 호위무사를 보고 도망갔다.”
황산철은 생각했다.
지엔의 옆에 있는 호위무사 계집이 괴물인 건 물론 자신도 잘 안다. 그 러나, 일개 산적이?
무복을 입었어도 상대는 예쁘장한 여무사. 산적 패거리가 보자마자 줄 행랑을 치는 건 이상하다.
“설마.”
황산철은 자신도 유력한 용의자임 을 깨달았다. 그의 이마에서 식은땀 이 흘러내린다.
“저……,전 모르는 일입니다.”
드디어 지엔이 기다리던 대답이 나 왔다. 옆에서 지켜보던 리자의 눈에 다시 황금빛이 맴돈다.
리자의 성흔 디케.
디케의 마도구는 눈이다.
리자의 홍채에 감도는 황금빛은 마 도기 진실안(眞實眼)의 반응이었다. 효능은 이름처럼 상대의 말이 진실 인지, 거짓인지 구분한다.
끄덕.
리자가 고개를 다시 끄덕인다. 진 실. 지엔이 한숨을 내쉰다.
“황산철. 차기 문주는 너다.”
“저, 정말입니까?”
“그래. 큰 형님은.”
지엔의 눈이 번뜩이고.
말의 냉기가 공기를 얼린다.
“자격이 없으시다.”
쾅!!
“재밌는 이야기를 하고 있군.’’
황유성이 들어왔다.
“형님!”
당황하는 황산철.
“오셨습니까.”
지엔이 덤덤하게 묻자 황유성이 의 미심장한 표정으로 쳐다본다.
“그래 왔다. 내일은 역사적인 날이 지 않느냐?”
“차기 문주가 정해지는 날이죠.”
“들어보니, 이미 문주를 정한 것 같던데.’’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리자가 지엔 에게 바싹 붙었다.
지금 지엔은 9살 꼬마에게도 승리 를 장담하기 힘든 몸. 스치면 바로 안녕이었다. 게이트에서의 죽음은 현실에서의 죽음. 방심할 수는 없었 다.
“네, 정했습니다. 차기 문주는 산철 이죠.’,
’,혀, 형님!”
표정하나 바뀌지 않는 지엔. 황산 철은 눈치만 보고 있다.
황유성은 눈은 용암처럼 열기를 뿜 었지만, 목소리는 차분해서 그 온도 차이가 어쩐지 섬뜩하다.
“이유를 들을 수 있겠지? 장남인 내가 아닌, 산철이를 뽑은 이유를.”
황유성이 황산철을 노려보자, 황산 철은 자신도 모르게 딸꾹, 소리를 냈다.
지엔은 그런 둘을 번갈아 본 후, 질린 표정을 지었다.
’,금수도 새끼와 가족 귀한 줄은 아 는데.”
넌 모르잖아.
지엔이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형님께서는 그 이치를 모르시니, 수만의 식솔을 어찌 다스리겠습니 까?”
정적.
지엔의 말이 끝나고 찾아온 건 기 막힌 정적이었다. 지엔은 생각했다.
“그래, 그래, 그렇게 됐군.”
황유성은 실성한 사람처럼 뭔가를 중얼거리며 별채를 나갔다.
“작은 형님 저, 저도 나가 보겠습 니다.”
한 바탕 폭풍이 휩쓸고 간 별채. 지엔이 리자를 슥 흘긴다.
“만족해?’,
“완전…… 좋아!,,
주먹을 부르르 떠는 리자.
“속이 뻥 뚫려. 근데 에반 너 연기 진짜 잘한다.”
“연기 과정은 따로 커리큘럼이 있 잖아. 그리고 구역마다의 풍습과 단 어를 미리 공부해 두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냐.”
에반의 말에 리자가 고개를 젓는 다.
“아니, 그런 범주를 넘었어. 첫 연 기 맞아? 교수님도 너한테는 안 돼.”
“이제 황충이 황산철을 후계로 지 목하면 내일로 게이트는 끝이야.”
그렇게 말하고 있지만 지엔은 뭔가 찝찝했다.
5〜6급 정도의 세이버가 사용한 마 도기다. 규모를 보면 핸디캡도 상당 한 기술. 그런데 이렇게 무난하게 끝난다고?
“어쩐지 끝이라니까 아쉽네. 시설 도, 3구역 치고는 대 만족이었어.”
’,……그래.”
다다다다닥!
수십 명의 질주. 별채까지 내달린 다. 별채 안으로 순식간에 도열한 복면 무인들. 그 틈 사이로 황유성 이 나왔다.
“목을 내밀어라.”
황유성의 돌발 행동. 리자가 욕지 거리를 뱉었다.
“저 미친 새끼!”
리자의 분노는 황유성의 오른손에 들린 ’무언가, 때문이었다.
방금까지도 대화를 나눈 누군가의 머리. ’무언가’는 황산철의 머리였다.
데굴데굴.
황유성이 툭 던진 머리가 별채를 구른다. 이미, 결심을 끝낸 황유성의 눈은 야차처럼 번뜩거렸다.
“큭, 그래. 금수에게는 금수의 방법 이 있는 법이지.’,
“겨우 그 까짓 자리 때문에 동생을 죽여?’,
지엔은 연기도 잊은 채 흥분했다.
“이게 내 최선이다. 대의를 위함이 지.”
황유성의 말에 지엔은 고개를 저었 다.
’■습격이 네가 사주한 일이란 걸 알 았을 때, 바로 널 죽여야 했어.”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
’,산철이와 네가 그렇게 각별한 사 이인 줄은 몰랐는데.”
황유성의 빈정거림.
“각별한 사이? 네가 저버린 건 최 소한의 인의다. 넌 더 이상 인간이 아니야.,’
지엔이 리자에게 신호를 줬다.
원넘버인 리자의 아명은 검화(劍 花). 리자가 삼십이 넘는 무인의 사 이로 파고들자, 검이 꽃을 피웠다.
사방으로 튀기는 붉은 핏물 증, 그 녀의 피는 없었다. 금색의 꽃이 붉 은 염료를 머금고 물든다.
“빨리 죽여라! 저 계집을 죽이면, 이 별채만한 황금을 주겠다!” 당당했던 황유성이 비명을 질렀다.
“상…….”
대답하려던 무인의 말은 이어지지 못하고.
데굴데굴.
복면의 머리가 땅을 구른다.
어디선가 본 장면.
분명 무인들은 강했다.
일급에서 이급의 실력을 가진 살수 들, 하지만 황금문은 무가(武家)는 아니었고, 상대도 나빴다.
리자. 그녀는 곧 5급 세이버의 경 지였다. 아카데미 역사상 비교할 상 대가 없는 검술을 가진 천재. 마도 구도 아닌 검이 휘둘릴 때마다. 사 출되는 마나는 3구역에서 흔히 검기 라 말하는 경지였다.
무방비한 대결이다.
다른 학생이라면 분명 검이 망설이 는 순간이 온다.
진검대결에서는 치명적인 실수. 그 러나 리자의 검은 정답만을 추구했 다. 망설임은 정답이 아니기에, 리자 는 망설이지 않았다.
베고. 막고. 가르지만.
”저런…… 괴물이!,,
“육방권!”
’,아버지가 오기 전에 끝내야 한다. 시간이 없단 말이다! 빨리 죽여!”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이건 분명한 살상, 하지만 우리 세 계에서는 구원.
그렇게 3분이 지나자, 전투는 끝나 있었다.
“……살려줘.”
황유성의 말에 리자가 슬픈 표정을 지었다.
“비겁한 새끼.”
리자는 주위를 보았다. 문을 기점 으로 별채의 바깥은 아름다운 연못 인 용천연(龍天溫)이 있었고, 별채 의 안은 여러 무인의 시체가 있었 다.
“이게 전부. 네 욕심 때문에 벌어 진 일이야. 근데 넌 살려 달라고?”
황유성은 넓죽 엎드린 다음, 빌고 빌었다.
“이제 문주 자리는 됐다. 난, 난 정 신을 차렸어. 응? 둘째야? 난 어디 조용한 곳에서 쥐 죽은 듯이 그렇게 숨어만, 숨어 있겠다. 나까지 죽으면 아버님이 슬퍼하실 거야. 제발. 제 발.”
황유성은 떨리는 손을 품 안으로 숨겼고, 리자는 경멸의 시선을 보냈 다.
‘손을……?’
지엔은 끔찍한 두통에 자신의 이마 를 짚었다. 그건 일루전의 마도기가 가진 억제력이었다. 악몽이라는 목 적을 이루기 위한 억제력.
“윽! 으윽!”
지엔의 단말마에 리자가 검을 놓고 뒤를 돌아봤다.
방심.
세이버는 어떤 순간에도 방심하면 안 된다. 목숨을 살얼음판에 올려 둔 이상. 매 순간 차가운, 냉정의 정신을 유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리자! 뒤! 뒤를 봐!…….”
지불해야 하는 대가가 너무 크기 때문에.
지엔의 외침에 리자가 뒤를 돌자, 날아가는 비수가 보였다.
“에반!”
비수는 리자를 노린 게 아니었다.
황유성은 지금 이 순간, 노려야 하 는 상대가 누구인지 잘 알고 있었 다.
지엔은 그제야 깨닫고 말았다. 게 이트가 바뀐 이유. 신체 패널티. 두 통까지.
‘이건…….’
리자에게 마나를 끌어올릴 시간은 없고, 기껏해야 한 줌.
탓!
리자는 그 한줌을 왼발에 쏟았다. 자세를 바꿀 시간도 없이, 리자의 몸이 지엔을 덮었다.
쉬익! 착!
비수가 무언가에 꽂혔다.
’’하, 하하하하! 멍청한 년! 속았지? 속았어”
황유성은 실성한 듯 소리친 후 도 망쳤다.
별채 밖의 소란을 보아 도망치기는 글렀을 것이다.
아니, 지금 중요한건 그런 게 아니 라.
“리자……:,
비수가 꽂힌 등에서 검은 피가 흘 러나왔다.
“응.”
티를 안내려 하지만, 리자의 숨이 거칠었다. 비수에 발린 독이 그녀를 갉아 먹었다.
“왜, 왜 막은 거야?”
’’너 지금…… 약골이잖아. 이거 맞 고 죽으면…… 어떡해? 그럼 퀘스트 도 못 깨는데.”
리자가 킥킥 웃었다.
‘그때도 이랬었지.’
18살이었던 자신에게 동료의 죽음 은 막연한 무언가였다. 그런 경험을 하기에는 어렸고, 상상하고 싶지도 않았다. 지엔의 시선이 쓰러진 리자 에게 향했다.
‘어차피 허상이야.’ 일루전의 마도기가 구현한 가짜 세 계. 모든 것이 환상이라는 걸 지엔 은 잘 알았다. 눈앞의 리자가 그저 허상이라는 것도. 하지만.
“빌어먹을…….”
감정의 틈으로 일루전의 마나가 지 엔에게 끊임없이 달려들었다.
“……어차피.”
어차피 환상이다. 눈앞의 광경은 모두 거짓.
“망할!”
하지만, 머리로는 이해해도. 상대는 6급 세이버였고 그 마나는 강대했 다. 지금까지 버틴 것도 지엔의 정 신력이라 가능한 기적. 하지만 그것 도 한계였다. 전생의 기억은 지엔을 점점 삼켜나갔다.
“아직…….”
마나에 삼켜진 지엔은 과거의 감정 에 점점 동화되었다. 감정도 생각도.
“아직이야. 너무 일러……. 말했잖 아. 내가 이긴다고. 323번째…… 우 리 대련은?”
“당연히…… 내가 이기지.’, 리자가 각혈을 뱉었다. 피가 검다.
코끼리도 급사시킨다는 사천당문의 극독. 겉은 멀쩡해도 리사의 속은 진탕이었다. 하지만 안다는 것이 감 정까지 차단해 주는 건 아니었다.
“에반? 언젠가는…… 벌어졌을 일
이야. 네 잘못이 아냐.”
담담한 리자의 목소리와 달리 그녀 의 손이 파르르 떨렸다.
” 리자.”
“그냥…… 네 말대로 황유성한테 줄 걸 그랬나?’’
” 리자.”
“아냐, 아무리 그래도…… 저 녀석 은 맘에 안 들어.’,
지엔의 몸에 닿은 리자의 몸이 불 덩이 같다.
“리자, 난…….”
지엔의 생각은 빠른 속도로 녹아가 고 있었다. 이미 겪어본 장면이지만 익숙해질 수 없는 감정이다. 이제 지엔은 정말 18살의 에반과 다름없 는 상태가 되어 버렸다.
“말하지 마. 에반.”
리자의 눈에 황금빛이 어렸다.
“내 마도기 잊었어?”
애써 웃는 리자의 얼굴이 일그러졌 다. 진실을 구별하는 그녀의 눈이라 면.
“그게 진심이면……. 죽을 수가 없 잖아……, 흐흐.”
분명 웃고 있지만 리자는 무너지고 있었다.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어.”
힘겹게 뱉어낸 리자의 한마디.
“그러니, 모른 채로 죽을래.”
“너 바보야? 나보다 네가 훨씬 강 하잖아. 끝까지 살아남아서 인류를 구했어야지.”
’,음, 그러네…….”
리자는 눈을 감고, 고민했다.
그녀는 한참을 숨만 뱉었다.
’,확실히……. 누군가는 세상을 구 해야지.”
목소리가 옅다.
“나 다음으로 강한. 네가 구해줘, 에반.”
이제 목소리는 잠에 들듯, 희미하 다.
“……끝까지 살아서, 나 대신 다 구하는 거야.”
“물론이지. 약속할게. 약속해. 리자, 내가 다 구할게.”
그래. 약속.
지엔, 아니 에반이 강해졌던 이유. 이 순간을 위해, 지워 둔 기억이겠 지. 이제 모든 것이 명확하다.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어.]한번 잃었던 사람이고.
[그렇게 피곤해? 어떻게 그새 잠들 어?]한번 잃었던 세상.
샤악-
지엔의 눈앞에서 리자는 연기로 변 했다. 리자만 그런 게 아니었다. 황 금문도, 무인들의 시체도 모조리 연 기로 변해 사라졌다.
‘이제 알겠다’
이 마도구의 목적을.
아마 이 세계가 보여주는 건 내가 가장 원했던 풍경이겠지. 지엔은 천 천히 눈을 감았다.
내 전생은 최강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