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past life was the strongest swordsman RAW novel - Chapter (259)
내 전생은 최강검신-258화(259/325)
지엔이 동문 앞의 석상에 증표를 올리자 구구구궁- 소리를 내며 거 대한 문이 열렸다.
지엔의 눈앞에 처음으로 보인 건 동문의 계단이었다.
올려다보아도 끝이 보이지 않는 압도적인 높이의 계단. 지엔은 자 신의 검인 흑향을 들었다.
‘마법이 걸려있군.’
여러 가지 마법으로 성에 도착하 기 전에 힘을 뺄 생각이었겠지만 지엔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사아악!
지엔이 마나를 발휘하자. 흑향의 주위를 푸른 마나가 흩날리는 실 크처럼 아름답게 둘러쌌다.
부웅!
그다음 지엔은 무언가를 걷어내 듯 검을 휘둘렀다. 흑향의 마도기 인 반마법의 힘이었다.
치직! 치치지직!
마법은 형체를 유지하려 스파크 까지 튀기며 반발했지만 지엔의 성흔 동화율은 98%에 가까웠다. 대형으로 펼쳐진 4구역의 결계로 막아낼 마도기가 아니었다.
쨍그랑!
유리가 깨지는 소리와 함께 몸을 짓누르던 무게가 사라졌다. 수백 년을 넘게 공작 성을 지켜오던 결 계가 파훼된 것이다. 지엔은 마치 세공품처럼 아름답게 수놓은 마석 들을 보며 계단을 걸어 올라갔다.
‘……계단에 이정도 사치를 하다 니. 어지간히 마석이 넘치는가보 군.’
마석은 마계 제일의 화폐였다.
골렘 등 다양한 마수들의 원동력 이기도 했고, 지역마다 특별한 힘 이 담긴 성질 때문에 제니아에서 도 호기심이 많은 마법사들은 마 족들에게 마석을 구매해 연구했다. 거기다 마석의 장점은 순도 높은 마기가 담겨 있다는 점이었다. 몸 에 흡수하지만 않는다면 아무런 문제도 없기 때문에 마나 대신 다 양한 아티팩트의 재료로 사용할 수 있었다.
‘마계에서 세력을 늘릴 때, 가장 빠른 방법은 마석을 투자하는 거 지.’
마계의 주인이나 다름없는 7마왕 을 상대하기 위해서 마석은 아무 리 많아도 모자랐다.
그러니 공작을 처치하라는 라이 칸의 의뢰는 좋은 기회였다. 승자 가 패자의 모든 것을 빼앗는 마계 에서 공작을 처치한다면 이 모든 자원이 지엔의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왕성의 공략 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문제가 있다면 자칫…… 힘의 균 형이 깨질 수도 있다는 거지.’
중립 세역이라 불린 각 지역의 4 귀족과 3수장. 그리고 마계의 지 존인 7마왕은 서로의 세력을 팽팽 하게 견제해 왔다.
그런데 한순간에 특정 세력의 힘 이 약해지면 지금까지 지켜온 균 형이 무너질 가능성이 있었다.
저벅저벅.
지엔은 계단을 올라가며 생각에 빠졌다. 7마왕을 이기기 위해, 지 엔은 세력을 늘리고 수장과 귀족 들을 흡수하거나 단합해야했고, 그 러기 위해선 전쟁을 최대한 늦춰 야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지엔이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지엔은 전생에서 여러 가지 게이 트 속에서 사건들을 해결하며 엄 청난 데이터를 가지고 있었다. 지 엔은 그 경험을 토대로 가장 성공 률이 높은 루트를 떠올리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다.
‘일단 3가지 조건을 만족해야겠 군.’
일단 반역.
지엔은 세력을 키우기 위해 7마 왕의 견제에서 최대한 벗어나야했 다. 그러기 위해선 힘을 모으는 정 당한 이유가 필요했다.
‘지금까지의 내 전투를 서열 전쟁 의 일부로 꾸밀 필요성이 있어.’
마계에서 강해지고 싶다는 욕구 는 모든 마왕의 공통점이었다. 하 지만 목표는 다르다. 힘을 쌓는 이 유의 목표가 7마왕과 아몬 체제의 반역이라면 그들이 가만히 지켜볼 리가 없었다.
‘보여주기 위한 희생양이 필요해.’
수장과의 연합. 그리고 중립 세력 의 정벌만으로는 평범한 서열 전 쟁으로 보이지 않았다.
지엔은 7마왕 체제의 전복을 노 리는 게 아닌, 북부를 지배하려는 패도의 마왕처럼 보여야 했다.
‘결국 미뤄왔던 서열 전쟁을 다시 치러야겠군.’
지금 지엔의 공략에 거슬리는 마 왕은 단 하나밖에 없었다.
서열 32위.
색욕의 마왕. 아스모데우스.
일단 그녀의 가장 큰 문제는 카 렌을 노리고 있다는 점이었다. 아 스모데우스가 빛의 성녀의 행방을 알고 탐내고 있기에 카렌은 파티 원 중 가장 위험한 위치에 있었다.
‘……아스모데우스를 처치하면 반 역의 의심을 잠재우면서 공략을 성공시킬 수 있겠어.’
생각을 마친 지엔은 계속 계단을 올랐다. 정상에는 마왕성으로 향하 는 입구가 보였다.
‘……동문과 서문의 종착지가 다 른 모양이군.’
공작이 만든 동문과 서문은 공략 대로 온 용사 일행이나 마왕들의 세력을 쪼개기 위한 장치였다.
하지만, 지엔에게 공작의 계략은 잔재주에 불과했다.
사아악!
지엔이 검에 힘을 불어넣자. 푸른 색 마나와 검은색 마기가 서로를 삼키려 소용돌이쳤다.
쿠구궁!
지엔은 마나와 마기를 동시에 발 현할 수 있는 최초의 세이버였다.
‘두 가지 기운이 서로의 힘을 증 폭시키고 있어.’
그건 마치 마왕이었던 벨리알.
그리고 세이버인 지엔이 함께 협 력해 만들어낸 기술 같았다.
촤아악!
지엔은 검로를 따라 아름다운 검 기를 흩뿌리며 마성으로 향했다.
“금방 끝내주지.”
*****
아르카나 파티의 공략을 지켜보 는 건 시청자들이 전부가 아니었 다.
어두운 건물.
마나로 불타는 초록색의 촛불이 아름답게 일렁거렸다. 디자이어의 아지트인 이곳은, 지금까지 어떤 세이버도 찾지 못한 장소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지트가 세외 에 위치한 건 아니었다.
디자이어가 아지트로 정한 장소 는 오히려 센트럴의 낡은 건물 중 하나였다.
“흐음…….”
테톤은 턱을 괸 채 원탁의 책상 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그리고 시 선의 끝에는 아르카나 파티의 공 략을 방송 중인 스크린이 있었다.
“저 놈은 정말 스킬이 많군.”
결국 지켜보던 테톤이 감탄했다. 디자이어의 멤버 중 처음으로 내 뱉은 감상이었다. 그러자 클로아는 스크린 속 지엔을 바라보며 으드 득- 이를 갈았다.
“저 망할 새끼…… 도대체 무슨 수를 쓴 거야?”
디자이어의 5번. 페이탈의 자리 가 공석이 된 이후, 클로아는 지엔 을 누구보다 증오했다.
테톤은 담담하게 턱을 만지작거 리며 말을 이었다.
“태생부터 타고났을지도 모를 일 이지! 성흔에 스킬이 새겨지는 것 이 모두 운명이라는 이야기도 있 으니 말이다.”
그 말에 클로아는 이까지 드러내 며 테톤에게 소리를 질렀다.
“그냥 운이 좋은 거지! 무슨 그딴 소리를 믿어?”
“크하하! 하지만 신기하지 않나? 지금까지 저렇게 강한 세이버는 없었다고? 지금부터 다가올 ‘어떤 일’을 대비해서 선택 받았을지도 모를 일이지.”
테톤이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그건 센트럴이 숨긴 ‘진실’에 관 한 이야기였다. 클로아는 테톤의 말에 한동안 침묵을 지키며 입을 꾹 닫았다. 그리고는 슬픈 눈으로 테톤을 바라봤다.
“만약 그렇다면…… 그 말은 우리 가 틀렸다는 거야?”
가만히 앉아있던 일루전은 차가 운 표정으로 테톤의 대답을 기다 렸다. 지금의 테톤의 대답은 대장 은 물론, 디자이어의 목적 전체를 부정할 수도 있었다.
“결과가 나올 때까지 누가 옳은지 는 어리석은 공론에 불과하다. 진 실은 누구도 알 수 없지. 하지 만…….” 하지만 테톤도 디자이어. 그는 대장을 믿었기에 지금의 장 소에 있었다.
“난 대장의 방식을 믿는다.”
일루전은 다시 스크린으로 시선 을 옮겼다. 다양한 아티팩트들을 흡수하며 2번인 테톤과 3번인 일 루전의 능력은 이미 7급에 달해 있었다.
일루전은 지엔의 활약에도 감흥 없는 목소리로 말을 뱉었다.
“그래. 저 녀석이 테톤의 말처럼 ‘미지’에게 선택 받았을 수도 있겠 지. 저 나이에 노블레스에 견줄 만 큼 강한 실력을 얻었으니까.” 일루전은 시선을 굳게 닫힌 문으 로 옮겼다.
“그러나 어차피 대장이 움직이는 순간 센트럴은 끝이다.”
이시스는 지금까지 어떤 역사에 도 존재하지 않았던 유일의 경지. 8급 세이버에 도전하고 있었다.
물론 그게 가능한 이유는 순전히 아티팩트의 역할이었다.
이시스는 길었던 역사 동안 세이 버들이 모아온 고대급 아티팩트들 을 모두 탈취했다. 7급의 한계를 뚫기 위해 강제로 몸 안의 모든 능력을 증폭 시키고 있었다. 세이버의 급수가 전투력의 전부 는 아니었지만 ‘최초의 8급’은 단 어에 담긴 무게가 달랐다.
비록 편법을 사용했지만, 디자이 어는 소수의 인원으로 센트럴에 버금가는 무력에 다가가고 있었다.
“하긴. 시셀라만 성공하면 우린 무려 7급만 3명이니 말이다.”
테톤이 자신에 찬 목소리로 하하 핫 웃자. 클로아는 테톤을 흘겨보 았다.
“……설마 그렇게 영약을 먹고도 학생한테 지진 않겠지?”
“하하! 아무리 그래도 말이지! 승 패의 결과라는 건…….”
테톤이 웃으며 대답을 피하려고 할 때, 저벅저벅一 소리를 내며 어 둠 속의 누군가가 입을 열었다.
“궁금해요?”
흰색 단발. 창백한 피부.
그녀는 디자이어의 4번인 시셀라 였다. 시셀라는 테톤과 일루전처럼 7급의 경지에 닿은 게 분명했다.
시셀라의 주위를 소용치는 음울 한 마나와 달라진 분위기가 그걸 증명했다.
시셀라는 차분하게 원형의 테이 블에 앉아. 포켓에서 카드를 꺼냈
다.
“왜 대답이 없죠?” “음…… 근데 네 점은 너무 잘 맞 아서 오히려 찝찝하단 말이지.”
“자신이 없다는 이야기인가요?”
시셀라의 직구에 테톤은 당황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클로아는 그 런 테톤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 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그 덩치에 겁이라니. 좋아요. 그럼 차라리 내가 점…….”
하지만 그때 일루전이 클로아를 막아섰다.
“아니, 내가 보도록 하지.”
“좋아요.”
시셀라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카드를 섞었다. 7번인 클로아보다 는 3번인 일루전 쪽의 점괘가 시 셀라에게도 흥미로웠었다.
착착착.
터이블 위에 놓인 세 개의 카드.
연인(The L0VerS).
사신 (Death).
잠 (Dreamland).
일루전은 어딘가 익숙한 카드의 조합에 눈살을 찌푸렸다.
“이건-…..”
클로아도 일루전과 카드를 번갈 아보며 입을 열었다.
“대, 대장에게 나왔던 점괘잖아?”
“허허, 이해할 수가 없군. 일루전 과 대장이…… 왜 같은 점괘가?”
테톤은 카드를 뒤적거리며 고개 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그 중 시셀 라의 점괘를 의심하는 사람은 아 무도 없었다. 시셀라의 마도구는 카드. 그 때문인지 그녀가 뽑아낸 카드에는 모두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뽑아낸 카드 중 연인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사신이 무엇 을 의미하는 지, 잠이 무엇을 의미 하는지는 오직 시셀라의 해석에 달려 있었다.
일루전은 카드를 바라보며 시셀 라에게 물었다.
“카드에 담긴 뜻은 무엇이지?”
시셀라의 창백할 정도로 하얀 손 가락이 한 장 한 장 카드를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부드러운 손길로 카드를 쓰다듬은 후, 카드를 한 곳 에 모았다.
“실타래로 엉킨 셋 중…….”
그리고는 다시 카드를 섞으며 담 담하게 말을 이었다.
“둘은 죽을 거에요.”
착착.
시셀라가 다시 두 장의 카드를 뽑았다. 카드에는 찬란한 빛깔의 마나가 담겨 영롱했다.
“그 셋이 누구인지, 그 둘이 누구 인지는 모르지만. 다시 잠에서 깨 어나기까지 긴 꿈을 꾸겠죠.”
시셀라의 말을 끝으로 아지트에 는 침묵이 감돌았다. 디자이어의 멤버들은 모두 죽음을 각오했지만 그 죽음을 마주하는 것은 다른 문 제였다.
운명의 3인.
엉킨 실타래.
가벼운 마음으로 본 점괘. 거기서 나온 3장의 카드는 디자이어에게 각자의 준비를 하게 만들었다.
내 전생은 최강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