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past life was the strongest swordsman RAW novel - Chapter (264)
내 전생은 최강검신-263화(264/325)
눈을 뜨자 보이는 건 횃불들이 켜진 동굴과 깊어 보이는 심연.
“여긴…….”
이사벨은 동굴의 안쪽으로 조심 스럽게 걸었다. 동굴의 내부에 다 다르자 이사벨은 말을 잃고 말았 다.
온갖 보석과 황금.
그 위에 누워있는 건 지금껏 본 없는 거대한 몸체의 드래곤이었다.
그르릉.
레드 드래곤이 숨을 내쉬자. 코 끝에서 불길이 일렁거렸다.
“신기하군.”
드래곤의 목소리에 이사벨은 대 답 없이 움찔 몸을 떨었다. 드래곤 이 입을 열고 뱉은 건 말 한마디 였지만, 그곳에 담긴 용언의 힘은 강대했다.
“인간이…… 그 정도의 마나를 타 고나다니. 나와의 만남은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겠어.”
이사벨은 흐릿한 기억 속에서 마 지막 순간을 떠올렸다. 지금 겪는 기묘한 상황은 드래곤의 마석을 흡수하며 벌어진 일이 분명했다.
“넌 누구야?”
이사벨은 짐작이 가는 이름이 있 었지만 질문을 했다. 그러자 레드 드래곤은 근엄한 얼굴로 자신의 진명을 말했다.
“레드 테일.”
알테온 제국의 소드마스터와 마 족의 술수에 당해 마석에 힘을 봉 인당한 레드 드래곤. 악룡 레드테 일.
이사벨은 레드테일의 이름에도 놀라지 않고 당돌하게 말을 이었 다.
“난 네 힘이 담긴 마석을 흡수했 어. 그건 알고 있지?”
구구궁.
레드테일이 앞발에 힘을 주어 몸 을 일으켰다. 몸체는 상상도 못할 만큼 거대했다.
“왜 그랬지?”
레드테일이 머리를 이사벨에게 들이밀며 담담하게 물었다.
“……이유?”
“그래. 이유.”
“그건…… 당연히 강해지기 위해 서잖아?”
이사벨의 대답에 레드테일은 다 시 질문을 던졌다.
“왜 강해지려 하지?”
“그건…….”
이사벨이 대답을 꺼려하자. 레드 테일은 다시 원래의 자리로 되돌 아갔다. 그리고는 보석들로 이루어 진 레어에 거대한 몸을 뉘였다.
“잘 들어라. 인간.”
레드테일은 잠이 오는 듯 눈을 감은 채 말을 이었다.
“……강한 힘을 가진 자에게는 책 임이 따른다.”
그건 레드테일이 4구역 최강의 종족, 드래곤이라 할 수 있는 말이 었다. 레드테일은 유희를 다니며 긴 시간 동안 인간을 지켜봤다.
드래곤들에게 인간은 우스운 존 재였다. 100년 남짓한 짧은 수명 에도 그들의 욕망은 끝이 없었다.
“욕망으로 병든 자에게 강한 힘이 주어지는 건, 결국 모두 결말이 좋 지 않더군.”
레드테일은 누구보다 그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레드테일 은 레드 일족 중 누구보다 인간들 에게 호의적이었지만. 결국 알테온 의 소드마스터에게 배신을 당했다.
인간을 너무 믿은 탓이었을까.
아니면 사랑의 감정이 총명했던 그녀를 흐리게 만든 탓일까.
사아악!
레드테일은 폴리모프로 인간의 형태로 변했다. 레드 일족의 붉은 머리카락과 아름다운 미모는 우연 하게도 이사벨과 공통점이 많았다.
“잘 들어라. 인간.”
레드테일은 졸린 눈으로 이사벨 을 바라보더니 비릿하게 웃었다. 수면을 취하기 전 인간의 모습으 로 변하는 건 레드테일의 오랜 버 릇이었다.
“내 힘은 이미 마석에게 흡수당했 다. 마석이 없다면 존재조차 할 수 없지. 물론 그건 내게 슬픈 일이 아니다.”
레드테일은 하얀 손가락으로 자 신의 머리를 뒤로 넘겼다.
지루할 만큼 긴 시간을 살았 다. 지금 내가 원하는 건 완전한 휴식이야.”
이사벨은 레드테일의 말에 자신 의 손등을 바라봤다. 이사벨은 드 래곤의 마석으로 레드테일의 힘을 흡수했고, 그 힘은 성흔에 완벽하 게 스며들었다.
이제 레드테일은 오직 이사벨의 내면에서만 존재했다.
“……완전한 휴식?”
“그래. 완전한 휴식. 그러니 브로 켈을 죽이고, 마석에 봉인된 날 흡 수해준 건 고마운 일이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레드테일은 졸린 눈을 유지한 채, 이사벨의 눈을 바라보았다.
“내 힘이 악인에게 주어지는 건, 아무래도…… 입맛이 쓰겠지. 드래 곤의 강대한 힘을 멋대로 사용한 다면 또 혼란이 벌어질 테니.”
레드테일은 눈을 감았다.
마치 잠에 빠지기 직전의 상태. 그녀의 목소리조차 희미했다.
“그러니……. 악인이 내 힘을 흡수 하면 영원히 나의 내면세계에 그 악인을 봉인해 버리겠노라고. 그렇 게 마음먹었다.”
흡수한 것이 레드테일의 힘인 이 상, 당연히 이사벨도 영향을 받기 마련이었다. 물론 무한한 레드테일 의 마력이라면 이사벨을 영원히 잠들게 만드는 건 어렵지 않았다.
레드테일은 금은보화에 비스듬히 누워 이사벨을 올려다보았다.
“……다시 묻지. 넌 왜 강해지려 하지?”
이사벨이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하 자. 레드테일은 차분하게 마지막 경고를 선언했다.
“이유가 없다면. 난 이제 잠이 들 고 싶군. 아주 긴 시간이 될 거 야……. 네 영혼도 나를 따라 영원
히 잠들게 되겠지.”
이사벨은 결국 머리가 아픈지 이 마에 손을 올리며 한숨을 쉬었다.
“하아, 잠깐. 난 그냥…… 그렇게 대단한 이유 같은 건 없단 말이 야.”
레드테일은 오히려 그런 이사벨 의 반응이 새로웠는지 흥미로운 눈으로 이사벨을 바라봤다.
“……대단한 이유는 없다?”
“그래.”
입학할 당시의 이사벨은 지키고 싶은 존재가 많지 않았다. 소중하 다고 여기는 것은 무엇 하나 없었 다. 자신에게 필요한 건 모든지 가 질 수 있었고, 정작 진심으로 원하 는 건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 다.
그런 이사벨에게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는 세이버의 직무는, 그저 먼 이야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달 랐다.
지엔. 에이미. 크리스.
‘그리고…….’
말이 많은 금발까지.
입학 이후 이사벨이 지키고 싶다 고 생각하는 것들은 점점 많아졌 다.
이사벨은 지금의 순간을 지키고 싶었다. 더 이상 빼앗기고, 결핍을 느끼고 싶지 않았다.
“……난 아무 것도 빼앗기고 싶지 않아.”
마탑에서 지엔이 자신을 지켜주 었으니. 이사벨은 이제 자신의 차 례라고 생각했다.
레드테일은 힘을 흡수당하며, 서 서히 이사벨의 감정에 완벽하게 동화하고 있었다.
“보잘 것 없는 이유로군. 말 주변 이 아주 미숙하기도 하고…….”
레드테일은 말과 달리 이사벨이 마음에 드는 듯 씩 웃었다.
“좋다. 인간. 내 힘을 가져라.”
레드테일은 이사벨이 자신의 질 문에 반응한 순간. 이미 모든 생각 을 읽어버렸다. 이사벨이 가진 순 수한 의도. 누군가를 지키고 싶다 는 생각에 레드테일은 더 이상의 확답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대신 단 하나만 새겨둬라, 인간.”
저벅저벅.
보물 사이에서 걸어 나온 레드테 일은 어느새 똑바로 이사벨을 노 려보고 있었다.
“……드래곤의 성격처럼. 드래곤의 힘은 변덕이 심하다는 걸.”
그 말을 끝으로 이사벨의 시야는 점점 희미해졌다.
“학! 윽, 으으…….”
깨질 듯 두통이 밀려오자. 이사벨 은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며 앓는 소리를 냈다.
“깼다! 파티장님! 이사벨이 일어 났어요!”
처음 이사벨을 반긴 건, 에이미의 목소리. 그리고 침대 옆에서 자신 을 내려다보는 카렌이었다.
이사벨은 옆에 있는 카렌에게 시 간을 물었다.
“내가, 얼마나 잠들어 있던 거 야?” “……걱정 마세요. 어차피 하루도 안 지났으니까.”
“그렇지?”
아스모데우스와의 격전.
그 출발이 바로 오늘. 이사벨은 늦지 않았다.
거기다 마석의 흡수도 완벽하게 끝났는지 몸 안에서 흐르는 마나 의 힘이 보통은 아니었다.
화륵!
확인을 위해 검지에 불꽃을 피우 자. 이전과는 확연히 느낌이 달랐 다.
불과 친화력이 높은 레드 일족의 힘을 흡수한 덕분에. 마찬가지로 이사벨도 불과 친화력이 높아져 있었다. 마치 불의 마녀였던 발타 라와 같은 능력이었다.
이사벨이 드래곤의 힘을 인지하 자 그에 반응하듯 성흔 블레이즈 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성흔에 스킬이 새겨졌습니다.
– 획득 스킬 [불의 친화력]
스킬은, 하나가 아니었다.
– 성흔에 스킬이 새겨졌습니다.
– 획득 스킬 [드래곤의 불꽃]
‘이게 드래곤의…….’
이사벨이 멍한 얼굴로 자신의 성 흔을 바라보자. 카렌은 미묘한 표 정을 한 채 웃었다.
“그래도 잘됐네요.”
“뭐가?”
이사벨의 짧은 답에 카렌은 아무 렇지 않은 얼굴로 말했다.
“음, 그냥 무사히 일어난 거?”
카렌이 가까이서 낯부끄러운 소 리를 하자 이사벨은 윽- 소리를 냈다.
당황한 이사벨이 시선을 피하자. 이번에는 에이미가 달라붙었다.
“맞아! 이사벨! 혹시 네가 못 일 어날까봐 얼마나 걱정했는데!”
에이미가 자신을 향해 와락 안겨 들자. 이사벨은 에이미에게서 엄청 난 위화감을 느꼈다.
물컹.
“뭐, 뭐야 이건!?”
놀란 이사벨은 몸을 뒤로 빼며 마도구인 장갑을 소환했다.
“설마, 너! 아까 그 슬라임이 변 신한 거 아니야?”
이사벨이 다급하게 소리치자. 에 이미는 못 알아들은 척 실실 웃으 며 머리를 긁적거렸다.
“에이~ 그게 무슨 소리야?”
“도대체 가슴이 왜 느껴지냐고. 네가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잖아? 카렌, 빨리 떨어져!”
이사벨이 경계를 하며 길길이 날 뛰자. 에이미는 결국 이사벨에게 따지고 들었다.
“야! 그게 뭐가 이상해!”
“당연히 이상하지!”
“뭐가 이상하냐고! 갑자기 컸을 수도 있잖아! 성장기라고!”
분노 한 에이미가 이사벨에게 겁 도 없이 언성을 높이자. 카렌은 한 숨을 쉬며 에이미를 말렸다.
“……좀 참아요. 이사벨씨가 공작 성에서 변신 능력이 있는 괴수에 게 당해서 그래요.”
카렌은 이번에는 에이미가 듣지 못하게 이사벨의 귀에 속삭였다.
“역할이 서큐버스라 그렇대요. 게 이트 밖으로 돌아가면…….”
이사벨은 그제야 모든 상황을 이 해한 듯, 에이미를 위아래로 훑었 다.
“아, 그, 그런 거였어?”
어쩐지 미안해지는 상황.
에이미는 이사벨을 빤히 보더니 고개를 돌리며 칫- 소리를 냈다.
지엔이 약속했던 서열 전쟁의 시 간이 점점 다가오자. 라이칸은 점 점 걱정이 되는 모양이었다.
“이번에도 정말 병력을 동원하지 않으실 겁니까?”
“이번 작전은 오히려 소수라서 더 의미가 있습니다.”
지엔은 전투에서 숫자가 전부라 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 아스모데우스에게 펼치려는 작전 은 숫자가 적은 쪽이 더 유리했다.
“최대한 들키지 않고 마왕성에 접 근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마왕성은 적의 본 진인데……. 아니면 제 부하 중 몇 몇을 데리고 가시는 건 어떠십니 까? 모두 뛰어난 실력의……,”
라이칸의 설득에도 지엔은 고개 를 저었다.
에이미는 서큐버스 퀸의 선택을 받으며 매혹의 힘을 얻었고, 카렌 은 성녀라는 역할을 통해 스킬을 각성했으며, 이사벨은 드래곤의 마 석을 흡수했다.
거기다 파티장인 지엔은 원래 강 했던 마기를 헬가의 구슬로 업그 레이드를 마친 상태였다.
‘이 정도 인원으론 지는 게 더 어 렵지.’
그리고 파티원들은 게이트를 거 치며 모두 지엔의 수족과 같았다.
게이트에서 파티원보다 더 믿을 만한 동료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때 기분이 풀렸는지 멀리서 에 이미가 지엔에게 달려왔다.
“파티장님! 이사벨이 깨어났어 요!”
지엔은 그 말에 미소를 지으며 라이칸에게 전했다.
“곧 출발하도록 하죠.”
2구역 마계의 서열 32위.
색욕의 마왕. 아스모데우스.
이제 그녀를 왕좌에서 끌어내릴 시간이었다.
내 전생은 최강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