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past life was the strongest swordsman RAW novel - Chapter (276)
내 전생은 최강검신-275화(276/325)
275 하
망각의 강. 레테.
증오의 강. 스틱스.
물빛이 다른 두 개의 강이 하류 에서 만나는 곳. 릴리스는 그 위에 놓인 거대한 다리를 보며 말했다.
“여기만 막으면, 7마왕도 지원군 을 보내는 데 한계가 있을 거야.”
“7마왕이 직접 온다면 이야기는 다르겠지만 아마 그런 일은 없겠 지.”
라이칸도 고개를 끄덕였다.
바알이 직접 온다면 강물을 사라 지게 만드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 니었다. 하지만 마왕이 자신의 성 을 버리고 지원을 온다는 건 불가 능한 일. 지원군은 모두 군단장 급 이 분명했다.
릴리스는 평소와 달리 심각한 표 정을 짓고 있었다.
“그들의 동맹은 어디까지나 이득 으로 움직이니까. 첫 시작이 무엇 보다 중요해. 도움을 주면 피를 본 다는 공포를 새겨 주어야한다고.”
7마왕이 아몬을 위해 전면전을 해줄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도움 으로 보낼 지원 병력도 마왕군의 본 세력에 비하면 구색 맞추기에 불과했다.
라이칸과 릴리스는 그 병력들을 압도적으로 제압해야 했다. 본 병 력을 보내지 않는 이상, 무의미한 전쟁이라는 걸 각인 시켜주어야 했다.
그 상황을 만들어야만 지엔과 아 몬의 승부가 다른 7마왕의 방해 없이 진행 될 수 있었다.
“알고 있지, 라이칸? 이번 전쟁을 패배하면 우린 끝이야.”
릴리스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 다.
라이칸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 다.
“그래. 아몬이라면 분명 복수하겠 지… 전쟁으로 우리의 병력은 줄지 만. 그놈은 쌓아둔 마석으로 금방 회복할 테니까.”
“이건 우리 목숨을 건 배팅이야.
무섭지 않아?”
릴리스의 질문에 라이칸은 지엔 을 떠올렸다. 라이칸은 지엔을 처 음 본 순간, 전쟁의 승리를 직감했 다.
동물적인 그의 직감은 이상하리 만큼 적중률이 높았다.
“무섭지 않아. 그냥 믿어보라고, 내 직감은 틀린 적이 없거든.”
릴리스는 라이칸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당신이 그런 말을 하다니. 정말 신기해.”
“낯 부끄러운 이야기는 이제 됐 어. 잡담은 이만 끝내고, 준비를 하자고. 모두 설치해!”
라이칸의 명령에 웨어 울프들은 다리 근처에서 전초기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아몬의 군단장. 베스펠.
그는 마족이 건네준 편지를 읽으 며 턱을 괴고 있었다.
“……연회가 길어졌다고?”
마치 추궁을 하는 듯, 베스펠이 시선을 흘기자 부하인 마족은 고 개를 떨궜다.
“저도 숲을 통해 입장을 해보려고 했지만 그분께서 장막을 펼쳐두신 탓에…….”
“대체 어떤 연회를 벌이기에 퀸께 서 직접 장막을 펼쳤지?”
베스펠이 생각했을 땐 뭔가 흐름 이 이상했다. 북부의 마왕이 보여 준 갑작스런 활약. 수장인 라이칸 과 릴리스의 주목. 거기다 기껏해 야 30위권의 마왕이 7마왕의 회의 에 안건으로 오르다니?
“……뭔가 이상해.” 그런데 상황이 너무 잘 맞아 떨 어졌다. 심었던 스파이는 일정이 길어지며 복귀할 수가 없고. 릴리 스는 무언가를 숨기려는 듯 장막 을 펼쳤다. 문제는 아몬의 명령이 없는 한, 베스펠의 독단으로 더 일 을 벌일 수가 없다는 점이었다.
“넌 어떻게 생각하지?”
베스펠이 질문을 하자. 부하는 조 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아, 아무래도 아몬님의 허락이 떨어지지 않는 한…….”
“쯧. 결국 기다리는 수밖에 없나.”
혀를 찬 베스펠은 쪽지를 보고도 별다른 방비 없이 넘어갔다.
그저 마족의 직감으로 모든 상황 을 맞추기엔 지엔과 수장들의 작 전은 돌발적이었다.
30위권의 마왕과 수장들이 손을 잡아, 7마왕을 노린다니. 보통의 담력으로 떠올릴 생각이 아니었다.
“그래. 일단 지켜보자고.”
아몬의 집사장. 시몬.
뛰어난 인큐버스인 그는 마왕성 에 관한 모든 업무를 총괄하고 있 었다.
“……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설 령 집사장인 내가 이런 풋내기 신 입의 선별을 맡더라도! 아몬님을 위해서라면 참을 수 있단 말이다!”
차가운 인상의 시몬이 어울리지 않게 열의를 보였다. 그 앞에는 다 양한 몽마들이 줄을 서 있었다.
시몬은 눈을 가늘게 뜨더니 그 앞을 천천히 지나가며 몽마들을 품평했다.
“마기가 형편없군. 탈락이다.”
시몬의 평가에 인큐버스가 풀이 죽은 채, 뒤로 빠졌다.
“……이전에 일한 곳이 60위권 마 왕의 던전? 우릴 쉽게 봤군. 더 경 력을 쌓고 오도록.”
시몬이 이번에는 흑발의 서큐버 스를 탈락시켰다. 물론 그의 신랄 한 평가는 멈출 생각이 없었다.
“이전에 머물던 던전이 용사한테 공략됐다고? 이젠 패배자까지 지 원을 하는 건가?”
3명.
“아까 말했을 텐데? 이 따위 마기 로는 누구도 매혹할 수 없어.”
4명.
5명.
7명.
10명.
마치 낙엽이 떨어지듯 탈락자들 이 속출했다. 심사를 하던 시몬은 못 마땅한 얼굴로 인상을 찡그렸 다.
“이렇게 인재가 없다니. 대체 누 굴 뽑으란…… 호오?”
말을 하던 시몬이 눈을 가늘게 떴다. 지원자 중 한명이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넌 이름이 뭐지?”
“크리스입니다.”
“뭔가…… 다른 참가자들과는 격 이 다르다는 느낌이군. 지원서를 보니 아스모데우스 마왕의 집사장 이었다고 적혀 있는데, 맞나?”
“맞습니다.”
크리스의 단답에 시몬은 흡족한 얼굴로 웃었다.
“마왕의 집사장 출신이라……. 서 열 전쟁에서 패배하고 마왕이 죽 자, 우리 아몬님의 밑에 들어오려 고 하는 건가?”
“맞습니다. 더 강한 힘을 가진 주 인을 모시고 싶었습니다. 마계는 힘이 전부니까요.”
크리스의 말에 시몬은 기분이 좋 은 듯 웃었다.
“그래. 너 정도면 그럴 자격이 있 지. 적어도 자격 없이 지원한 떨거 지보다는…… 자격 있는 패배자가 우리 입장에서도 나아.”
장신인 시몬은 한참이나 크리스 를 내려다보더니. 거칠게 크리스의 턱을 잡아 고개를 들어 올렸다.
“인큐버스치고 키는 작지만. 뭐, 이런 취향인 사람도 있을 테니까. 상대를 매혹 시키는 방법은 각자 다른 거 아니겠어?”
크리스는 시몬을 똑바로 쳐다보 더니 억지로 웃었다.
“……열씨미하게 쓴니다.”
마족에게 고개를 숙이고 밑으로 들어가야 하다니, 크리스에겐 이런 굴욕이 없었다.
시몬은 그런 크리스의 반응이 재 밌는 모양이었다.
“……역시 상급 마족이라 그런지 자존심이 남아 있군.”
시몬은 잡고 있던 크리스의 턱을 또 다시 치켜올리며 자신과 시선 을 맞췄다.
“다른 군단장들은 모르지만. 적어 도 집사장인 내 소속이 되려면. 그 런 자존심은 진작 버리는 게 좋을 거야.”
열의로 빛나던 시몬의 눈은 싸늘 하게 식어가고 있었다. 시몬은 크 리스에게 경고처럼 덧붙였다.
“알겠어?”
“알게쓰으니 다.”
크리스는 시몬을 노려보며 속으 로 생각했다.
‘제발. 턱 잡은 건 놓고 물어봐 라.’
시몬은 마음이라도 통한 듯, 잡았 던 턱을 놓더니 씩 웃었다.
“……그래도 신입이 집사장 출신 이라니. 재미있군! 물어보고 싶은 말이 많으니까 넌 선별이 끝나고 나서 내 집무실로 오도록 해.”
크리스는 의아했지만 일단 고개 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옆에 있던 릴린이 피식피식 웃고 있었지만 크리스는 그 의미를 알 지 못했다.
‘뭐가 그렇게 좋다고 웃어?’
드디어 릴린의 차례.
시몬은 흥미 없는 얼굴로 간단한 질문만 던졌다.
“……너도 아스모데우스의 부관 출신이군? 제법 마기도 뛰어난 것 같고.”
“네. 맞습니다. 성에서는 주로 신 입 서큐버스들을…….”
“어, 그래. 합격이야. 우리 성에서 도 열심히 하도록 해.”
시몬은 릴린의 말을 끊고 지나가 버렸다. 잠입을 하자고 한 아이디 어는 찬성이었지만 크리스도 이렇 게 합격이 쉬울 줄은 몰랐었다.
크리스는 적어도 7마왕의 집사장 이라면 엄청난 테스트를 거치고, 정신 조작으로 충성심 감별 정도 는 할 줄 알았었다.
그런데 시몬의 방식은 너무 허술 했다. 자신에게는 질문을 좀 하나 싶더니, 릴린은 서류에 적힌 몇 줄 만으로 차례를 넘겨버렸다.
‘아니 이게 뭐야?’
크리스가 입 모양으로 묻자. 릴린 은 시몬과의 거리를 확인한 뒤, 조 심스럽게 크리스의 귀에 속삭였다.
“넌 좋겠다.”
아직도 이해를 못한 표정으로 크 리스가 얼굴을 찡그리자. 릴린은 실실 웃으며 말을 덧 붙였다.
“집사장한테 예쁨도 받고.”
드디어 무언가를 눈치 챈 크리스 는 릴린에게만 들릴 정도로 작게 중얼거렸다.
“……아나. 미치겠네.”
크리스는 무언가 잘못되고 있음 을 직감했다.
혈족인 제베트의 아들. 큘리엔. 웨어울프 족 라이칸의 부하. 라 칸.
그리고 서큐버스 퀸인 릴리스의 정식 후계자. 에이미.
셋은 이전의 수장들이 그랬던 것 처럼 작전에서 우위를 잡기위해, 미묘한 기 싸움을 펼치고 있었다.
“마계의 전략가라 불리는 건 혈족 이다. 우리가 힘을 모아야 하는 건 언제나 각자의 분야. 서로의 장점 을 부각하는 게 좋지 않겠나?”
콧대 높은 큘리엔은 거만한 표정 을 짓더니 에이미와 라칸을 훑어 봤다.
“예를 들어 서큐버스가 잘하는 건, 다른 마족에게 꼬리를 치는 일 이고. 웨어울프가 잘하는 건 냄새 를 맡는 일이지 전략이 아니지 않 은가?”
에이미는 뭐가 그리 기분이 좋은 지, 무례한 큘리엔의 말도 아무렇 지 않게 듣고 있었다.
물론 라칸은 큘리엔의 무례를 참 지 못했다.
“이 자식이! 냄새가 어쩌고 어째? 이래서 내가 실력도 없이 콧대만 높은 혈족 놈들이 질색인거야! 제 니아에서 인간 피나 빨아 먹고 사 는 모기 놈들이!”
“모, 모기? 네, 네가 감히 이 몸 에게 모기라고!”
수장들의 후계자는 강했지만 아 직 성숙한 정신을 가지고 있진 않 았다.
‘으휴~ 얘네 들은 애들도 아니고 몇백 살도 넘게 먹었으면서 싸우 기나 하고…….’
에이미는 쯧쯧 혀를 차더니, 지엔 에게 눈을 빛내며 달려갔다.
“어! 파티장님이다!”
“에이미. 출발한 거 아니었어?” 지엔의 질문에 에이미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게 말이죠.”
전쟁이 코앞인데 얼굴을 붉히며 서로 견제하는 큘리엔과 라칸의 꼴이 썩 좋진 않았다.
지엔의 옆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에이미의 모습에 큘리엔과 라칸은 적신호가 켜졌다.
‘뭐야, 어떻게 마왕님에게 이름으 로 불리는 거지?’
‘이미 만난 적이 있는 건가?’
지엔의 한마디면 작전권은 물론 이고 추후의 모든 상황에서 에이 미가 압도적인 우위에 설게 분명 했다.
그러나 에이미는 그런 욕심 따윈 없었다. 오히려 지엔에게 정 반대 의 이야기를 했다.
“강 주변을 순찰 하는 건 둘이서 충분하다는 거 같은데……. 차라리 파티장님을 따라가면 안 될까요?”
침몰하는 배.
후계자 파티를 버리고 지엔에게 갈아타려는 에이미.
“둘은 어떻게 생각해?”
마왕인 지엔이 둘을 쳐다보며 묻 자. 큘리엔과 라칸은 서로를 보며 식은땀을 흘렸다.
“저, 그, 그게…….”
“어 그건…….”
아무리 그래도 전력 중 하나인 에이미가 빠지면 후계자 일행의 전투력은 급감했다.
그렇지만 마왕인 지엔이 물으니 큘리엔과 라칸은 감히 아니라고 말할 수 없었다.
“괘, 괜찮습니다! 강변 순찰은 저 희 둘로도 충분합니다!”
라칸은 큘리엔이 머뭇거리자. 기 회라고 생각한 듯 선수를 쳤다.
“그렇다는데요? 파티장님?”
“에이미, 우리가 갈 곳은 최전방 에 있는 베스펠의 던전이야. 괜찮 겠어?”
“에이! 퀘스…… 아니, 던전을 공 략하려면 목숨을 걸어야죠! 전 준 비 만땅입니다!”
에이미가 당당하게 가슴을 내밀 며 큰소리를 치자. 지엔은 에이미 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건 그렇지. 좋은 기세야 에이 미. 바로 준비하자.”
에이미는 지엔과 함께 빠져나가 며 큘리엔에게 한쪽 입 꼬리를 올 려 승자의 비웃음을 보여주었다.
큘리엔의 완벽한 패배였다.
내 전생은 최강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