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past life was the strongest swordsman RAW novel - Chapter (277)
내 전생은 최강검신-276화(277/325)
시몬은 성의 수많은 업무를 순식 간에 처리했다.
“다음에는 골렘들한테 보급된 마 석부터 사용하지 말고, 던전에서 캐낸 마석부터 그대로 보급시켜.”
“네!”
“북부 쪽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던 데 북부 방향의 던전들은 추가 병 력도 투입하고.”
“예, 알겠습니다!”
명령을 들은 마족이 집무실에서 나가자. 시몬은 그제야 크리스를 바라봤다.
“어때, 아스모데우스의 밑에서 했 던 업무랑 크게 다르지 않지?”
크리스는 슬쩍 집무실을 돌아보 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비슷하네요.”
아스모데우스의 마왕성에서 크리 스가 한 행동은 던전을 망치는 일 이었지만. 마왕성에서 살아남은 마 족들은 모두 크리스를 은인으로 알고 있었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는 이야기처럼 모두 아스모데우스 가 벌인 일로 확정이 난 것이다.
“널 부른 건 다름이 아니라. 아스 모데우스의 성에서 무슨 일이 있 었는지 묻기 위해서야.”
“그냥…… 서열 전쟁을 신청한 마 왕에게 저희 아스모데우스님이 패 배했습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그래? 잘됐네.”
씩 웃은 시몬은 크리스를 빤히 내려다보며 질문을 던졌다.
“그 마왕의 인상착의부터 말해주 면 좋겠는데 말이야. 아몬님에게 큰 도움이 될 거야.”
크리스는 부담스럽다는 듯 찝찝 한 표정을 한 채, 의자를 뒤로 밀 어 시몬과 거리를 벌렸다.
“뭐, 생긴 거야 음…….”
크리스는 지엔의 얼굴을 떠올렸 다.
파티원인 크리스는 매일 봤던 얼 굴이었다. 지엔의 외모를 묘사 하 는 건 크리스에게 절대 어려운 일 이 아니었다.
물론 그렇다고 크리스가 지엔의 정보를 적에게 넘길 생각은 추호 도 없었다.
“일단 뿔이 네 개가 달렸어요.”
“뿌, 뿔이 네 개?”
“네. 뿔이 네 개요. 발도 여섯 개.”
“머리에는 뿔이 네 개에 발이 여 섯 개라…….
설명을 들은 시몬이 심각한 표정 을 짓자. 크리스는 고개를 저었다.
“머리? 글쎄요. 등에 뿔이 났던 거 같은데…….”
“정말 엄청난 생김새군……. 네가 준 정보를 토대로 몽타주를 만들 어서 경비를 강화하도록 하지.’’
시몬은 눈썹을 위아래로 까딱이 더니 능글맞은 표정으로 크리스를 바라보았다.
“이제 내가 하는 업무를 잘 봐둬. 내가 자리를 비우면 네게 업무를 맡길 거니까.”
“제가 집사장 출신이라 그런가 요?” “뭐, 그렇지. 솔직히 말하면 어떤 마왕성이든 집사장의 업무는 비슷 하잖아? 차이가 있다면……. 스케 일 정도니까.”
시몬은 크리스를 내려다보며 비 릿하게 웃었다.
“그러니까 잡무를 맡고 싶은 게 아 니라면 나한테 잘 보이는 게 좋을 거야.”
크리스는 생색을 내는 시몬을 보 며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아주 신이 났군. 기회만 보이 면 성 째로 날려주지.’
저벅.
시몬이 걷고 있던 발을 멈췄다.
“근데 말이지……. 아무리 생각해 도 마음에 걸린단 말이야.”
시몬의 갑작스러운 중얼거림에 크리스가 긴장했다. 시몬은 이상한 낌새를 느낀 게 분명했다.
그 증거로 시몬은 아까보다 예리 한 눈으로 크리스를 내려다보았다.
“그 릴린이라는 서큐버스……. 아 스모데우스의 마왕성에서 몽환의 성으로 거처를 옮겼더군?”
움찔.
긴장한 크리스가 자신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몽환의 성에서 업무 를 맡은 적이 없는 크리스의 기록 은 아스모데우스의 성에서 끝이 났지만. 릴린은 아니었다.
“저도 아스모데우스님의 성에서 몽환의 성으로 옮긴 것까지는 알 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최대한 담담하게 크리 스가 대답을 하자. 시몬은 눈을 가 늘게 떴다.
“아스모데우스의 성에서 릴리스에 게 붙은 건 이해할 수 있지. 아스 모데우스의 악명은 자자하니까.”
말을 하며 시몬의 의심은 점점 확신으로 바뀌고 있었다.
“근데 하필 들어간 게 아스모데우 스의 경쟁자인 릴리스의 밑이란 말이지?” “……그게 이상한가요?”
크리스가 차분하게 시몬의 심경 을 떠보았다. 시몬은 미간을 좁혔 다.
“당연히 이상하지. 요새 수장들의 낌새가 얼마나 이상한데? 베스펠 이 괜히 첩자를 보낸 줄 알아?”
시몬은 입이 가벼운 남자였다.
크리스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 지만 비밀로 해야 하는 정보조차 아무렇지 않게 뱉어냈다.
“혹시 저 릴린이라는 서큐버스가
아스모데우스의 첩자였다면 ?”
“그건…….” 크리스가 당황하자 시몬은 더욱 눈을 찡그렸다. 만약 그게 사실이 라면 릴린이 아몬의 수하로 들어 온 건 수장들의 다음 목표가 아몬 이라는 이야기였다.
크리스는 릴린을 향해 시몬의 의 심을 걷어내야 했다.
“그건 아닙니다. 제가 장담할 수 있어요.”
“뭐?”
“아시다시피, 전 아스모데우스 마 왕의 집사장이었습니다.” 크리스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떨어트렸다.
“그분께서는 부관들의 목숨을 소 중히 여기지 않으셨습니다. 아무리 마계지만 목숨을 버리라는 마왕님 의 명령에 릴린은 도망쳤습니다.”
크리스의 변명에 시몬의 마음은 조금씩 열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사실이라면 몽환의 성에서 왜 또 우리 성으로 업무지 를 옮겼지?”
끝없이 쏟아지는 시몬의 질문.
“그건……:
의심을 사는 건 질색이지만 크리 스는 결국 마지막 카드를 꺼냈다.
“제가 그러라고 했습니다.”
“……뭐라고?”
“아무래도 릴리스님에게 릴린은 경쟁 상대였던 마왕의 부관이니까 요. 좋게 봐주실 리가 없죠.”
“……그래서 같이 지원을 했다?”
시몬은 크리스의 말에 의심조차 하지 못했다. 오히려 이상한 부분 에 꽂혀 있었다.
“ 친한가?”
“네?”
“릴린이라는 서큐버스랑 네가 친 하냐고.”
시몬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어오 자. 크리스는 떨떠름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그, 그냥…… 같은 성에서 근무한 동료입니다.”
시몬은 쯧- 혀를 차더니 명령조 로 크리스에게 말했다.
“집사장으로 말하는데, 그 서큐버 스랑 친하게 지내지 마라.”
“……네?” “네 업무에 방해가 될게 분명해. 하여간 마계는 몽마들이 문제야. 붙여 놓으면 일은 안하고…….”
“아, ……네네.”
크리스는 시몬의 행동을 보며 속 마음으로 생각했다.
‘내 눈에는 네가 제일 위험해.’
왜인지는 몰라도, 마계에서 크리 스는 남녀 구분 없이 인기가 넘쳐 흘렀다.
새롭게 얻은 에이미의 능력. 매혹의 마기는 생각보다 잠입에 특화되어 있었다. 그 증거로 에이 미는 등을 곧게 편 채, 당당하게 서 있었고. 마족들은 그런 에이미 의 아래에서 머리를 조아리고 있 었다.
“베, 베스펠님은 늘 던전의 끝에 머무시다가 달이 지는 시간을 간 격으로 마왕성에 복귀하십니다.”
“오, 그래? 그럼 그때는 누가 정 찰을 도는데?”
에이미가 거드름을 피우며 묻자. 뿔 달린 마족들은 넙죽 고개를 숙 인 채 모든 정보를 토해내고 있었 다.
“원래는 상급 마족 1명을 정찰로 보냈지만 지금은 상급 마족 2명이 조를 이뤄서 경비를…….”
“그래? 비는 시간은 없어?”
“다음 경비 조가 와서 인수인계를 마쳐야 이전 조가 복귀하기 때문 에 비는 시간은 없습니다.”
마족의 세밀한 정보.
에이미는 지금까지의 거만했던 표정은 온데간데없이. 순수한 얼굴 로 지엔을 올려다보며 물었다.
“흠, 어떻게 하죠 파티장님?”
마족들을 썰어버리는 건 간단한 일이었지만 그걸 들키지 않는 건 지엔에게도 쉬운 일 아니었다.
여긴 다름 아닌 7마왕의 던전이 었고 군단장인 베스펠이 관리하는 장소였다.
“간단하지.”
지엔은 이미 매혹된 마족들을 내 려다보더니 차분하게 말했다.
“얘들을 써먹자.”
“아! 그러네! 너희도 경비 업무를 할 거 아냐?”
마족들이 순찰을 돌다 에이미에 게 당한 건 아니었지만. 그들의 신 분도 상급 마족. 언젠가 업무의 차 례가 돌아올 게 분명했다.
에이미는 마족들을 심각한 표정 으로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문제가 있다면…… 혹시 매혹이 풀릴지 모른다는 건데.”
매혹의 힘은 흡수시킨 마기의 양 에 따라 지속시간이 달랐다. 지금 의 마기로는 몇 시간이 지나면 효 과가 풀릴 게 분명했다.
사아악!
에이미는 할 수 없이 마도구인 채찍을 꺼냈다.
“파티장님! 채찍질 다섯 대면 이 틀은 가겠죠?”
에이미가 귀여운 표정으로 살벌 한 말을 내뱉자. 지엔은 한 술 더 뜨고 있었다.
“에이미. 게이트를 공략 할 때는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해.”
“그럼 7대요?”
“10대로 해줘.”
파티장인 지엔의 말에 에이미는 기꺼이 채찍을 들었다. 매혹의 마 기를 부여할 땐 채찍질에 큰 고통 은 없었지만 마족들은 공포에 떨 었다.
“헤헤…….”
에이미는 그런 마족들에게 헤실 헤실 웃고서 말을 덧 붙였다.
“조금 따끔할 거야.”
크리스.
그리고 릴린.
시몬이 관리하는 성에 스파이로 잠입한 둘은 거대한 성벽의 밑에 서 밀담을 나누고 있었다.
시몬이 자리를 비운 시간을 이용 해 크리스가 릴린을 찾은 것이다
“알아낸 거 있어?”
크리스의 질문에 릴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흡마석이라는 거 아몬도 가 지고 있나봐.”
“ 설마…….”
“응! 관리를 서큐버스들이 해. 대 신 시몬에게 선택을 받아야 하지 만.”
“그래?”
흡마석은 마나는 물론 마기까지 저장하는 성질의 광물이었다. 아몬 은 위급한 상황을 위해 조금씩 흡 마석에 마기를 불어넣었다.
흡마석에는 자신은 물론이고 다 른 마족들의 마기도 섞여 있었다.
“……훔쳐내면 좋을 텐데.”
크리스의 중얼거림에 릴린은 고 개를 저었다.
“들어가는 건 자유로워도. 가지고 나오는 건 불가능해.”
“흡마석이 있는 곳엔 늘 상급 마 족들이 지키고 있어.”
“그래?”
크리스는 눈을 가늘게 떴다.
어떻게든 흡마석을 훔쳐 지엔에 게 전달한다면 아몬의 힘은 빼앗 고, 지엔의 힘은 늘릴 수 있었다.
전쟁에서 그건 엄청난 차이였다.
‘작전만 성공한다면. 아몬의 히든 카드를 빼앗는 셈이야.’
문제는 흡마석을 지키고 있는 경 비였다. 그들은 상급 마족 중에서 도 선별이 된 마족들. 경비를 상대 하느라 시간을 소모하면 군단장급 의 마족이 몰려올 게 뻔했다.
‘그럼 나랑 릴린은…….’ 심각한 표정으로 크리스는 릴린 을 바라봤다. 그러다 돌연 얼굴이 붉어졌다.
‘릴린…… 릴린?’
릴린은 의아한 눈으로 크리스를 마주봤지만 그건 크리스의 얼굴을 더욱 붉게 만들었다.
릴린은 기껏해야 게이트의 등장 인물. 크리스는 릴린을 생각하는 스스로가 너무 바보처럼 느껴졌다.
“야, 근데 너.”
크리스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했다. 릴린은 밝은 목소리로 답했 다.
“ 응?”
“……근데 뭐가 좋다고 날 따라다 니는 거야? 솔직히 난 너한테 까 칠하게만 굴잖아.”
“후후, 알고는 있었구나?”
릴린이 웃었다. 크리스는 입맛이 씁쓸했다.
“그래. 알지, 내가 싸가지 없이 구는 것도 알고. 네가 릴리스님한 테 부탁해서 나한테 온 것도 알고. 전부 알아.”
크리스는 한숨을 쉬며 작은 목소 리로 말을 덧붙였다.
“근데 네가 나를 왜 좋아하는지는 몰라.” 그러자 릴린은 크리스를 보며 당 당하게 대답했다.
“그러게.”
힘이 전부인 마계.
그곳에서 릴린은 특이하고 특별 한 마족이었다. 하지만 마족의 기 준에선 이상할지 몰라도 크리스는 조금씩 릴린에게 흔들리고 있었다.
릴린은 그런 크리스에게 쐐기를 박듯 눈을 마주친 채, 예쁘게 웃어 주었다.
“그건, 나도 모르겠다.”
내 전생은 최강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