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past life was the strongest swordsman RAW novel - Chapter (287)
내 전생은 최강검신-286화(287/325)
아르카나 아카데미의 대강당.
학생들은 어제 디자이어가 벌인 테러에 대해 각자 떠들어대고 있 었다.
“9급 게이트……. 진짜 그런 게 있을까?”
“8급 게이트도 공략이 불가능할 정도로 어렵다고 하던데. 9급은 도대체…….”
“그럼 이제 세상이 끝나는 거야?”
강당은 시끄러웠다.
디자이어가 보여준 방송의 여파 는 엄청났다. 현역 세이버를 지망 하는 학생들조차 소란을 벌일 정 도니, 교외의 상황은 불 보듯 뻔했 다.
“모두 정숙하세요! 정숙!” 강당에 선 셀피스가 소리를 치자.
웅성거림이 멈췄다. 교장인 셀피 스는 학교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없애는 게 우선이었다.
“다들 어제 벌어진 사건으로 생각 이 많겠지만. 본연의 임무를 잊지 말길 바랍니다. 아, 그리고 예정되 어 있던 축제는 대표 회의로 대체 되었습니다.”
셀피스는 마치 방금 생각이 난 듯, 자연스럽게 축제를 취소시켰 다.
“대표 회의에는 아카데미를 대표 하는 파티들이 참석할 겁니다. 우
리 아르카나 아카데미의 대표 셀피스가 발표도 하기 전에 모두 의 시선이 한 곳으로 모였다.
“지엔 러셸.”
셀피스의 발표와 함께 지엔과 아 르카나 파티에게 박수가 쏟아졌다.
“센트럴의 공문이니, 학교를 대표 해 참석해주길 바랍니다.”
교장인 셀피스가 강단에서 내려 왔다. 학급 회의가 진행 되는 곳은 다름 아닌, 테러가 벌어진 센트럴 본 구역이었다.
이미 학급 회의에 관한 내용을 셀피스에게 전해 들었던 지엔과 파티원들은 놀라지 않았다.
크리스는 헛웃음과 함께 중얼거 렸다.
“이번에는 스케일이 다르네.”
“그러게. 상대가 디자이어라니.”
에이미는 생각만으로 오한이 드 는지 오들오들 떨었다. 위험이나 두려움 같은 건 생각해볼 필요가 없었다. 센트럴과 노블레스의 패배 가 곧 디자이어에게 세계를 배!!앗 기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로미나는 씁쓸한 얼굴로 지엔에 게 다가왔다.
“지엔. 파티원들을 데리고 포탈존 으로 따라 와줘. 센트럴이 회의 장 소까지 포탈을 개방했어.”
지엔은 고개를 끄덕인 뒤, 파티원 들을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모두 준비됐지?
*****
센트럴의 회의장.
플라나의 파티장인 레나는 벌벌 떨고 있었다.
“°1, 이런 자리에 저희가 와도 되 는 걸까요?”
“그, 그러게요. 센트럴이라니……. 아무래도 디자이어의 일 때문이겠 죠?”
센트럴의 자리가 어색하기는 리 벤톤도 마찬가지였다. 리벤톤은 큰 덩치와 어울리지 않게 다소곳한 자세로 의자에 앉아 있었다.
크로아 아카데미의 케나는 그런 둘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야, 너희 그렇게 겁이 나면 차라 리 돌아가지 그래? 겁쟁이는 센트 럴도 필요 없을걸.” 케이판은 자신의 파티원들이 케 나에게 구박을 받자. 여유롭게 케 나에게 대응했다.
“둘을 [너무 나무]라지마. [나도 너두 모두] 겁나는 건 마찬가지잖 아?”
케이판의 화려한 말장난에 케나 는 그만 말을 잃고 말았다.
‘이…… 미친놈은 뭐야?’
케나가 피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자리를 옮기자. 이체프는 자신의 앞을 바라봤다.
“너희, 5급을 깼다지?”
이체프의 앞에 있는 건 셀리아 아카데미. 다만 문제는 그 대상이
데모나였다.
데모나는 무표정한 얼굴로 이체 프의 말을 가볍게 무시했다.
이체프는 그런 데모나를 보며 씩 웃었다.
“……자랑할 일도 아니라는 건가. 꽤나 겸손하군. 하긴, 6급을 클리 어한 파티도 있으니.”
이체프의 이야기와 함께 아르카 나 파티가 회의장으로 들어왔다.
아르카나 파티는 이번 회의의 핵 심이자 사실상 주인공이었다.
마왕의 마기를 스킬로 구현했던 지엔. 드래곤의 힘을 흡수한 이사 벨. 새로운 마도기를 각성한 크리 ^ ■ — *
그리고 에이미.
4명의 파티원이 자리에 앉자.
가장 먼저 관심을 보인 건 루시 아였다.
“오랜만이군요.”
루시아의 말에 지엔은 담담한 목 소리로 답했다.
“오랜만이야. 루시아.”
“……6급을 성공적으로 공략하셨 더군요. 역시 당신이라면 해낼 줄 알았습니다.”
루시아의 칭찬을 쿠아는 신기하 다는 듯 바라봤다.
‘파티장님이 유일하게 인정하는 분이라니까.’
루시아가 누군가를 인정하는 모 습은 보기 드물었다. 루시아보다 강한 사람은 지금까지 없었으니까.
하지만 지엔은 압도적으로 루시 아를 이겼다. 배틀서바이벌 이후 벌어진 뚜렷한 격차는 이제 좁힐 수 없었다.
“이번 센트럴의 회의도 당신을 위 해 모집한 거겠죠. 이제 아르카나 는 그만한 전력이니까요.” 루시아는 오랜만의 만남이 반가 운지 평소보다 말이 많았다. 이사 벨은 그런 루시아의 태도가 마음 에 들지 않았다.
“반가운가봐. 그렇게 말이 많은 줄은 몰랐는데.”
잠깐의 정적.
루시아는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시선만을 이사벨에게 옮겼다. 평범 한 학생이라면 그 얼어붙을 듯 차 가운 기세에 밀렸겠지만. 이사벨은 뜨거웠다.
“그래도 게이트를 같이 클리어한 동료니까요.”
루시아가 지엔과의 친분을 과시 하자. 이사벨은 영리하게 받아쳤 다.
“……하긴, 그랬었지. 그게 언제였 더라? 작년이었나?”
이사벨의 반응은 루시아 못지않 게 싸늘했다. 원래 이사벨은 욕심 이 없었다.
가지고 싶은 건, 모두 가졌던 삶. 무언가에 집착할 만큼 원하는 건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야기가 달랐다.
이사벨은 자신의 것을 남과 공유 할 만큼 너그럽지 못했다.
만약 경쟁자가 있다면 싹부터 밟 아 버리는 게 이사벨의 방식이었 다.
루시아는 변해버린 이사벨의 분 위기를 읽어냈다. 직감이었다.
“……당신, 못 본 사이에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군요.”
“달라졌지. 많은 일이 있었거든.”
반쯤 눈꺼풀을 내리깐 루시아.
아무렇지 않게 마주보는 이사벨.
둘의 신경전이 극의에 달하고 있 을 때, 크리스가 에이미에게 속삭 였다.
“이사벨 쟤, 왜 저래?”
“모, 몰라. 뭔가 잘못 먹었나?”
파티원인 둘도 갑자기 변해버린 이사벨의 태도가 생경했다. 이사벨 이 게이트에서 벌인 일을 알고 있 는 건, 당사자인 지엔이 유일했다.
“……그럼 인사는 여기까지 하고. 회의를 진행할까?”
지엔이 가볍게 상황을 일축하자. 크로아 파티의 로만이 웃으며 아 티팩트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역시 첫 주제는 시험의 구슬을 누가 사용하는 가 맞지?”
시험의 구슬.
노블레스가 준비한 고대급 아티 팩트인 이 물건은 로만의 말처럼 이번 회의의 핵심이었다.
케나는 귀를 긁적거리더니 후-불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거의 멤버는 정해진 거 아 니야?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우리 크로아에는 시험의 구슬을 통과할 인재가 없걸랑.”
레나는 심각한 얼굴로 중얼거렸 다.
“마, 맞아요. ……시험의 구슬이 주는 시험을 통과하려면. 적어도 6급에서 7급은 되어야 한다니까 요.”
시험의 구슬은 깨트리는 순간, 빛 에 휩싸인 주위의 모든 이를 시험 에 빠트린다. 어떤 시험이 주어질 지는 누구도 알 수 없었다.
다만 확실한 건, 구슬의 시험은 현실의 시간에 영향을 주지 않았 다.
누군가는 시험을 치루는 시간이 하루일 수도 있고, 누군가는 영겁 의 시간일 수도 있었다.
시험의 구슬은 그런 경험을 단 1 초도 안 되는 찰나의 시간 동안 해내게 만들었다.
다만 구슬이 내린 시험을 통과하 지 못하면, 오히려 페널티를 받아 약해질 수도 있었다.
시험의 구슬은 게이트가 준 고대 급 아티팩트. 아무런 대가도 책임 도 없는 힘은 존재하지 않았다.
결국 이체프는 파티장으로서 결 단을 내렸다.
“크로아는 기권하겠다.”
아직 크로아 아카데미에서 구슬 의 시험을 통과할 세이버는 없었 다.
레나도 역시 케이판과 리벤톤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손을 들 었다.
“저, 저희도 포기하겠습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현실적으로 5급 게이트조차 클리 어 한 적이 없는 플라나 파티가 구슬의 시험을 통과할 리가 없었 다.
“셀리아와 아르카나만 남았군요.”
루시아가 말했다.
구슬의 힘을 흡수한다는 건 센트 럴에게 협조해야함을 뜻했다. 최강 의 빌런 단체인 디자이어를 적으 로 둔다는 건, 학생들에게 너무나 무거운 선택이었다.
그러나 루시아는 한치의 망설임 도 없었다.
“저희들은 센트럴에 도착하기 전, 마음을 정했습니다.”
“맞아요. 세계를 구해야하니까요.”
쿠아가 싱긋 웃자, 데모나도 무표 정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지 엔은 고개를 돌려 크리스를 바라 봤다.
크리스는 지엔과 눈을 마주치자 자신도 모르게 웃고 말았다.
“지엔. 정답은 정해져 있잖아. 네 파티원이 된 순간, 난 내 모든 걸 너에게 맡겼어.”
크리스는 지엔의 어떤 순간에도 함께였다. 파티원으로서, 동료로서 지엔과 헤어진다는 건 있을 수 없 었다. 설령 디자이어가 적이라도, 함께여야 했다.
“나도 마찬가지야. 내 모든 걸 너 에게…….”
이사벨은 멀쩡하던 크리스와 달 리 어쩐지 얼굴을 붉히며 중얼거 리자. 에이미는 어이없다는 듯 주 변을 둘러보며 소리쳤다.
“뭐, 뭐야, 다들!? 디자이어랑 붙 는 걸 그렇게 단번에 정하는 거 야!? 으잉? 나 빼고 다 목숨 세 개야!?”
“왜 넌 안 할 거야?”
시큰둥한 크리스의 질문.
에이미는 울상이 된 얼굴로 고개 를 저었다.
“아, 아니 당연히 해야지! 하긴 하는데……. 무섭지도 않은 거야?”
“어차피 세상이 디자이어 때문에 멸망하게 생겼는데 그깟 위험이 별일이 야?”
크리스의 말을 듣고 보니 에이미 도 설득이 된 모양이었다.
“ 하긴…….”
어차피 디자이어의 작전이 성공 하면 어느 곳에 있든 멀쩡할 순 없었다. 디자이어는 흡마석에 모인 마나와 곧 출현할 9급 게이트의 힘으로 세계를 재창조 하려하고 있었다.
“저도 파티장님을 믿어요!”
결심한 에이미가 눈을 빛내며 주 먹을 꽉 쥐자. 지엔이 갑자기 누군 가를 향해 존댓말을 했다.
“멤버는 정해진 것 같습니다.”
저벅저벅.
베가가 웃으며 들어왔다.
“그런 것 같네. 기척을 숨겼는데 눈치도 빠르다니까.”
그 옆에는 이젠 익숙한 얼굴.
카렌이 서있었다. 카렌은 다시 만 난 아르카나 파티가 반가웠는지 싱긋 웃었다.
“다시 만났네요.”
카렌은 그 중에서도 콕 짚어 이 사벨을 바라봤다.
“그러네, 이렇게 빨리 재회할 줄 은 몰랐는데.”
이사벨의 대답에 카렌은 후훗하고 웃었다.
“언제는 아무 때나 오라고 했잖아 요?”
이미 이사벨과 카렌은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며, 2구역에서 완벽히 친해진 사이였다.
“그랬었지. 그렇게 그냥 차나 한 잔 하려고 했어. 같이 악당한테서 세계를 구하는 게 아니라.”
이사벨의 말이 끝나자. 베가는 포 켓에서 수정으로 만들어진 구슬을 꺼냈다.
“……그럼 시험을 치를 사람만 남 고. 나머지는 아카데미로 돌아가도 록 해.”
베가의 안내에 따라 크로아와 플 라나 파티는 포탈존을 향해 발길 을 돌렸다. 세계를 구하기 위해 세 이버가 됐지만 객기로 시험에 도 전하는 건, 어리석은 행동이었다.
“결국 이렇게 남았군요.”
카렌이 말했다.
“어쩐지 익숙한 얼굴들인데.”
크리스는 남아 있는 사람들의 얼 굴을 확인했다.
지엔. 이사벨. 에이미.
루시아. 데모나. 쿠아. 그리고 크리스 자신과 제단에서 온 카렌. 총 8명의 세이버는 모두 아르카나의 게이트 공략에 같이 참여한 경험이 있었다.
“어떻게 보면 인연이네요.”
카렌이 구슬을 만지며 말했다.
구슬을 터트리는 순간 모여 있는 학생들은 각자의 시험에 빠지게 될 게 분명했다. 구슬의 시험에선 서로 어떤 도움도 줄 수 없었다.
이건 게이트가 아니었다.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구슬의 시 험을 통과해야했다.
지엔은 눈을 감으며 회의장에 모 인 모두에게 말했다.
“그럼 시작하자.”
학교에서 치르는 건 아니지만. 정 말 오랜만의 시험이었다.
내 전생은 최강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