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past life was the strongest swordsman RAW novel - Chapter (294)
내 전생은 최강검신-293화(294/325)
“……잖아?”
“……있는데?”
“할 수도…….”
학생들이 떠드는 시끄러운 소리. 에이미는 부스스 눈을 떴다. 처음 보인 건 환한 창가였다.
“……어, 어라?”
너 무 평 화로운 풍경 에 에 이 미 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게 구슬의 시험이라기에 이곳은 너무 평범했다. 그냥 시설 좋은 학 교 정도로 보였다.
“뭐지, 1구역? 거기다 그냥 학 교?”
정신을 차린 에이미가 고개를 두 리번거렸다. 그러자 눈앞에 뜬 홀 로그램이 상황을 설명했다.
[당신의 역할은 학생입니다.] [학생의 신분으로 교외 활동에서 대재앙을 막아 도시를 지키십시 오.] [도시에 대재앙을 막아낼 헌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도시에 대재앙이 닥친다는 사실 은 오직 당신만 알고 있습니다.]가만히 홀로그램을 읽어 내려가 던 에이미는 괜히 억울했다.
“여긴 학교고, 난 학생인데! 내가 막아야 하는 건 대재앙? 아니 시 작부터 너무한 거 아니야!?”
하지만 진짜 억울함은 이제 시작 이었다.
[시험의 난이도를 위해 성흔에 새겨진 스킬을 제한합니다.] [시험의 난이도를 위해 능력치의 발현을 3할까지 제한합니다.]“에에에엑!!”
얼굴을 부여잡은 에이미가 크게 소리를 치자. 놀란 학생들의 시선 이 모두 에이미에게 모였다.
“뭐, 뭐야!?”
“드, 드디어 미친 거야?”
학생들의 반응도 무시한 채, 에이 미는 울상이 된 얼굴로 중얼거렸 다.
“아니, 내 힘은 왜 가져가!”
스킬과 능력치를 빼앗고 대재앙 을 막으라는 건 가혹한 일이었다. 하지 만 시험의 구슬은 생 각보다 공정했다. 에이미에게 스킬과 능력 치를 앗아가는 대신 다른 힘을 주 었다.
[Hidden Quest-대재앙이 나타날 도시까지 이동하시오. 도시로 이동 하면 당신의 역할인 헌터의 특성 을 스킬로 얻습니다.] [ 보상—변신]그러나 홀로그램을 읽는 에이미 의 표정은 시큰둥했다.
“대체 변신은 또 뭐야?”
능력치의 70퍼센트를 빼앗기고, 매혹의 마기를 봉인하고, 기껏 준 게 뭔지도 모를 변신이라니.
잔뜩 얼굴을 찡그린 에이미에게 훨씬 무섭게 인상을 찡그린 여학 생이 다가왔다.
“야!”
6급 세이버의 경지에 도달한 에 이미마저 압도되는 기세.
“어, 으응? 왜?”
얼떨결에 대답한 에이미가 고개
를 올려다보자. 여학생은 한숨을 내쉬었다.
“나오라고 몇 번 말해?”
눈치가 빠른 에이미는 재빠르게 눈을 굴렸다. 팔뚝에 찬 완장을 보 니, 여학생은 학교에서 위치가 높 은 게 분명했다.
‘……대충 우리 아카데미의 원넘 버 같은 건가?’
에이미는 여학생의 명찰을 확인 하고 친한 척 이름을 불렀다.
“미안! 김은아야?”
“……무슨 성까지 붙여서 불러? 오늘 진짜 이상하네.” 김은아는 에이미를 이상하다는 듯 바라보았다. 확실히 그녀의 입 장에선 능력치와 스킬을 빼앗긴 에이미의 기행이 이상할 수도 있 었다.
“……하여튼 너 이번에 교외 활동 신청했다며?”
김은아가 인상을 찡그리며 말하 자. 에이미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아, 내가?”
에이미 대답과 동시에 떠오르는 홀로그램.
[가온 아카데미의 학생은 교외활 동을 신청해야 도시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도시로 나가지 못하면 대재앙을 막을 수 없습니다.]
여러 가지 경고를 본 에이미는 다급하게 대답했다.
“응! 맞아, 신청했어! 교외 활동!”
에이미가 자신을 보며 바보처럼 헤실헤실 웃자. 김은아는 짜증섞인 얼굴로 쯧- 혀를 찼다.
“너무 늦었어. 점심에 인원 마감 이 끝났거든”
갑작스런 돌발 상황에 에이미는 머리를 빠르게 굴렸다. 대재앙을 막아야 하는데 학교조차 나가지 못하고 구슬의 시험에서 실패할 순 없었다.
‘얘 성격 엄청 세보이는데.’
화를 내는 건 절대 통할 것 같지 가 않았다. 그렇다고 실력을 발휘 해버리면 학교 밖이 아닌, 다른 곳 으로 끌려갈 수도 있었다.
‘능력치가 봉인 됐으니, 이긴다는 보장도 없고…… 귀찮게 됐네.’
비록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하긴 했지만 에이미는 아카데미에서 프 로였다. 연기의 프로.
‘여기선 연기력으로 가야겠군.’ 순식간에 작전을 짠 에이미는 축 어깨를 늘어트리며 중얼거렸다.
“지, 진짜? 그랬구나. 나, 교외 활 동 하는 김에 부모님이랑 만나기 로 했는데…….”
풀이 죽은 에이미의 모습에 김은 아는 당황했다.
“어? 부모님? 야, 근데 너…… 부 모님 없다고 하지 않았냐?
하지만 곧 기억을 더듬어 반격을 시도했다. 갑작스레 에이미에게 닥 친 대위기.
“아, 그거…….” 에이미의 자신감 없는 목소리에 김은아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러나 빠져나갈 방법이 없어 보이는 위 기에도 에이미는 탈출구를 찾았다.
“하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 겠네. 난 입양 됐으니까…….”
에이미의 크리티컬 공격에 매서 웠던 김은아도 몸이 뻣뻣하게 굳 었다.
“어, 어? 어어?”
“네 말이 맞아. 두 분께선…… 친 부모님은 아니니까.”
에이미가 슬픈 표정으로 중얼거 리자. 김은아의 하얀 피부는 더욱 창백해졌다.
“아, 아니! 아니! 내 말은 그게 아니고!”
당황한 김은아의 모습에 학생들 의 시선이 모였다. 에이미는 공격 을 멈추지 않고 쐐기를 박았다.
“내가 두 분 기념일을 챙겨 드리 는 것도 역시 이상한 일이지?”
“아니야! 그게 아니야! 오해했 어!”
파랗게 질린 김은아가 고개를 저 었다. 하지만 에이미가 원하는 대 답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외출은 무슨…… 그냥 학교에 남 아 있어야겠다.”
말을 끝낸 에이미가 귀엽게 볼을 부풀리자. 김은아는 에이미의 어깨 에 손을 올렸다.
“아니야! 나가! 꼭 나가!”
“진짜? 근데 이미 인원 마감도 끝 났다며?”
에이미가 아무 것도 모르는 척 묻자. 김은아는 창백해진 얼굴로 다급히 말했다.
“내가 다음에 갈 테니까! 네가 먼 저 가라고!”
그렇게 확답을 받고 나서야.
에이미의 눈앞에 홀로그램이 떠 올랐다. 역시 세이버인 에이미에게 학생을 조련하는 건 간단한 일이 었다.
어두운 방을 밝힌 주황색 불.
금으로 꾸며진 화려한 장소에서 이사벨이 눈을 떴다.
M . 아
이사벨은 약간의 현기증이 있었 지만 시험의 구슬은 정신을 차릴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
[당신의 역할은 드라고니아 왕국 의 여제입니다.] [레드 일족과 맺은 서약의 힘으 로 드라고니아 왕국을 지키십시 오.]‘드라고니아의 여제? 레드 일족?’
떠오른 홀로그램을 보며 이사벨 이 생각했다. 다행이 드라고니아 왕국이 어딘지는 이사벨도 알고 있었다.
모르는 게 이상했다.
드라고니아는 4구역의 긴 역사 속에서도 유일하게 드래곤을 부릴 수 있는 왕국이었다.
물론, 마나와 마법의 주인으로 불 리는 드래곤들에게 환술이나 사술 을 사용한 건 아니었다.
‘……아카데미에서 공부했을 땐, 무슨 동화 같은 이야기였는데.’
이사벨에겐 떠올리기도 싫은 진 부한 로맨스 이야기였다.
첫 시작은 드라고니아 왕국이, 아 직 라니아 왕국으로 불리던 아주 옛날이었다.
4구역. 라니아 왕국의 초대 여제, 칼리나. 그녀는 타오를 듯 붉은색 머리카락과 제니아 대륙에서 제일 의 미모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 소국에 불과했던 라 니아 왕국은 계속 주변국들에게 침공을 당했다.
첫째는 라니아 왕국이 가진 지리 적 이점 때문이었고, 둘째는 칼리 나의 눈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미 모 때문이었다.
칼리나가 청혼을 받아들이지 않 자.
주변 왕국의 국왕들은 라니아 왕 국을 점령해서라도 칼리나를 가지 고 싶어 했다.
라니아 왕국이 겪은 전쟁은 짧았 지만. 라니아 왕국은 날이 다르게 피폐해졌다.
[포기 할까?]칼리나가 생각했다.
라니아의 국민들이 겪는 고통을 생각한다면 차라리 투항을 하는 게 나을 수도 있었다. 그렇게 1달 여간 벌어진 전쟁은 철의 여제라 불리던 칼리나를 약해지게 만들었 다.
하지만 곧 왕국의 이름이 바뀌게 된 계기가 칼리나를 찾아왔다.
[대륙을 여행하던 방랑자입니다.] [꼭 여제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칼리나를 찾아온 건, 그녀의 머리 색을 꼭 닮은 붉은색 머리의 미남 이었다. 칼리나는 알현을 허락하고 자신의 성에서 정체불명의 남자에 게 물었다.
[왜 나를 만나고자했지?]붉은 머리의 미남자는 칼리나에 게 웃으며 답했다.
[여제님. 제겐 라니아 왕국을 구 할 힘이 있습니다.] 미남자는 자신의 손 위에 뜨거운 불이 피어오르게 만들었다. 마법을 배운 칼리나는 미남자의 경지가 범상치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여제님에게 꼭 드리고 싶은 제안이 있습니다.] [ 말해보아라.]턱을 괸 칼리나의 말에 미남자는 한 쪽 무릎을 꿇었다.
[저와 결혼해 주십시오.]칼리나는 한동안 말없이 미남자 를 내려다보았다. 칼리나는 이미 남자의 정체를 꿰뚫어 본 모양이 었다.
[하지만 난 인간이다.] [상관없습니다.] [내 수명은 짧다.] [영원히 제 마음에 품겠습니다.]칼리나와 미남자는 계속 짧은 말 들을 주고받았다.
[그럼 내가 죽게 되더라도 나의 왕국을 지켜줄 수 있겠나?]칼리나의 물음에 미남자는 미소 를 지으며 답했다.
[물론입니다.] [어떻게 믿지?] [언약을 맺겠습니다. 저희 일족은 목숨만큼이나 말로 맺은 약속을 소중히 여기니까요.] [좋다. 제안을 받도록 하지.]칼리나도 미소를 지으며 일어나 자. 미남자는 아까 말한 언약을 맺 었다.
[나 드라콘은 칼리나의 왕국을 지키겠다. ……그녀를 닮은 붉은 머리카락의 계승자는 우리를 다룰 수 있을 것이다.]처음 이 역사를 배우던 이사벨은 하품이 나올 뻔 했었다. 교육을 받 던 모두가 예상한 대로 드라콘은 레드 일족의 드래곤이었다.
그 뒤 칼리나는 드라콘과 혼인을 했고. 라니아 왕국의 이름도 드라 고니아로 바뀌었다.
“근데 왕국이 위기라는 거지?”
이사벨이 혼자서 말을 뱉었다.
드라고니아 왕국이 위험에 빠진 이유는 하나였다. 이사벨이 맡은 역할의 여왕은 머리카락이 붉지 않았다. 오히려 자주색에 가까웠 다.
어쩌면 계속해서 왕위가 계승되 며 라니아의 피가 희석된 것일지 도 몰랐다. 머리카락이 붉지 않으 면 라니아 왕국의 계승자라도 드 래곤을 다룰 수 없었다. 시간이 지 나며 언약의 힘이 점점 약해졌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참 우연히도.
이사벨의 머리카락은 붉은색이었 다. 타오를 듯 누구보다 붉었다.
이사벨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검 지로 꼬며 중얼거렸다.
“참 잘됐네.”
언약과 서약에 따라 콧대 높은 드래곤들을 만나볼 시간이었다.
하늘이 닿을 듯 높은 산.
크리스는 아득할 정도의 풍경을 천리안으로 내려다보며 작은 목소 리로 중얼거렸다.
“나 이러다 죽어……. 혹, 보고 싶 어 지엔…….”
그때 노인의 우렁찬 목소리가 크 리스의 귀를 때렸다.
“이놈! 여기 있었구나!”
크리스에겐 최고의 스승과 최악 의 시간이 준비되어 있었다.
내 전생은 최강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