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past life was the strongest swordsman RAW novel - Chapter (298)
내 전생은 최강검신-297화(298/325)
영원처럼 길고도, 찰나처럼 짧았 던 3년. 쿠아가 얼음 속에서 눈을 떴다. 3년이 지난 쿠아는 장신의 키에 냉혈한 인상의 미남이었다.
– 결국 시험을 견뎌냈군. 하지만 이대로 결계 밖을 나가면 네 정신 은 붕괴한다.
아이시클이 말했다. 3년의 시간 은 쿠아에게서 많은 걸 앗아갔다. 결계의 차가운 냉기는 마치 쿠아 의 감정마저 얼려버린 듯 했다.
– 성장한 육체는 기존의 육체와 괴리를 일으키고, 달라진 정신은 기존의 정신과 서로를 밀어내려 할 것이다.
아이시클의 결계 속은 시간마저 동결된 세계였다. 쿠아의 시간은 흐르고 쿠아는 성장했지만. 결계 밖은 단 1초도 흐르지 않았다.
그리고 그건 시험의 구슬이 가진 힘과 똑같았다. 시험이 끝나면 육 체는 변하지 않지만 정신과 기억 은 그대로였다. 쿠아의 원래 정신 과 달라진 정신이 괴리를 일으키 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몰랐다.
– 그래서 네 정신과 육체를 이 결계에 봉인시키겠다.
쿠아는 고개를 돌려 얼음벽을 바 라봤다. 얼음에 비친 남자의 표정 은 너무나 차가웠다.
‘……저게 나라고?’ 억지로 표정을 바꿔보려고 했지 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능력은 강해졌지만 그 대가로 쿠 아의 마음 속 무언가가 고장이 난 게 분명했다.
‘……아.’
쿠아는 그제야 알 수 있었다.
미래의 자신으로 변하는 스킬은 정상적으로 성장한 쿠아가 아닌, 결계 속에 갇혔던 쿠아가 분명했 다.
먼저 얻은 스킬이 이런 식으로 미래와 이어지다니, 쿠아는 기분이 이상했다.
그래서 내가 조절할 수 없었 던 건가.’
원래라면 아이시클의 결계 속에 봉인되어 있어야할 인격이었다. 쿠 아의 육체가 정신의 붕괴보다 위 험해지자 스킬은 억지로 쿠아의 미래를 가져왔을 뿐이었다.
“알겠습니다.”
쿠아가 어쩔 수 없이 수긍을 하 자. 푸른색의 빛이 쿠아를 감쌌다. 쿠아는 순식간에 점점 어려지고 있었다. 키는 작아지고, 무감한 마 음에 색색의 감정들이 채워졌다.
“아 o o 읍…… ” 쿠아는 바보같은 단말마와 함께 빛 속에서 천천히 눈을 감았다.
센트럴의 회의장.
구슬의 시험 속에서 겪은 시간은 현실의 찰나였다. 깨진 구슬 앞에 서 아르카나와 셀리아의 학생들은 서로를 바라봤다.
“J1, 끝난 거지?”
제일 먼저 말을 꺼낸 건 빌런 겸 서큐버스 겸 마법소녀가 되어버린 에이미였다. 그렇게 모두의 시선이 교차하는 와중, 크리스는 조심스럽 게 말을 꺼냈다.
“……실패한 사람 있어?”
크리스의 물음에 데모나는 고개 를 저었다. 데모나는 3구역에서 대모험을 겪고 온 상태였다.
“전 통과했어요! 사실 시험에 대 한 기억이 하나도 안 나는데……. 성공했다고 뜨더라고요. 파티장님 은요?”
기억이 봉인당한 쿠아는 해맑은 얼굴로 루시아를 바라봤다.
“성공했습니다.”
당연히 루시아도 1구역의 재앙
중 하나인 3호를 처치하고 퀘스트 에 성공했다. 셀리아 아카데미는 전원 시험을 통과한 것이다.
크리스는 슬그머니 에이미를 바 라봤다.
“나도 통과했고, 지엔이랑 이사벨 은 물어볼 것도 없으니 그럼…….”
“나!? 날 왜 봐. 난 당연히 통과 했지!”
“그럼 진짜 전원 성공한 거야?”
고대급 아티팩트인 시험의 구슬 에서 전원 통과를 하다니 믿기 힘 든 이야기였다. 하지만 아르카나와 셀리아는 해냈다. 거기다 지엔은 그 중에서도 독보적이었다.
‘ 천마신공.’
봉인되어 있던 4번째 스킬 대신 지엔은 새로운 스킬 천마신공을 얻었다. 천마신공은 이름처럼 3구 역 최강이라 불리는 천마의 힘. 3 구역에서 얻을 수 있는 스킬을 통 틀어 가장 강력했다.
‘지금 우리의 힘이면 디자이어를 막을 수 있을까?’
그러나 상대는 디자이어였다.
그들은 아티팩트 보관소를 털어, 지금 지엔과 학생들이 사용한 고 대급 아티팩트를 모두 사용했다. 이시스는 경험의 충족 대신, 억지 로 길을 넓혀서 8급의 경지를 만 들어낸 것이다.
하지만 지엔은 이겨야 했다.
비록 신분은 학생에 불과했지만 지엔은 센트럴 최대의 전력 중 하 나였다. 만약 지엔이 없었다면 센 트럴이 디자이어를 상대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건 지엔이 강하기 때문만은 아 니었다. 이사벨과 루시아를 포함한 주변의 다른 학생들이 강해진 것 도 모두 지엔의 영향이었다.
지엔이 없었다면 학생들이 이런 성취를 이루는 건 불가능했다.
“……1년. 짧고도 긴 시간이었어. 그렇지?”
지엔이 크리스를 바라보며 말하 자. 크리스는 멋쩍게 웃었다.
“그러게.”
크리스의 첫 만남은 지엔이 기억 을 찾고 치룬 평가시험이었다. 지 엔은 성적이 나빴던 크리스를 동 료로 삼았다. 하지만 지금 크리스 의 실력은 6급 세이버에 버금갔 다.
“난 짧았어.”
이사벨이 말했다.
두 번째 멤버인 이사벨이 파티에 참가하게 된 이유는 디자이어 때 문이었다. 지엔은 마탑에서 벌어진 테러에서 이사벨을 구했고, 이사벨 은 교외 이벤트에서 모자랐던 인 원을 충당해줬다.
그렇지만 이벤트가 끝난 이후로 도 쭉 파티가 됐다. 이사벨이 원했 다면 파티를 나갈 수 있었지만, 그 러지 않았다.
“엄청 재밌었거든.”
이사벨이 덧붙인 말처럼 이사벨 이 파티에 참가한 이후 겪는 경험 들은 모두 새로웠다.
파티에 있는 동안 이사벨은 온전 한 자신이 될 수 있었다. 그런 경 험을 통해 늦게나마 알게 됐다. 이 사벨은 지엔이 좋았다.
“흐음~ 네가 그런 말도 할 줄 알 았어? 헤헤, 평소에는 툴툴거리기 만 하더니.”
에이미는 그렇게 말하며 싱긋 웃 었다. 평소에 보여주던 해맑은 웃 음은 아니었다. 방송을 위해 참여 했던 에이미는 이제 아르카나 파 티에서 빼놓을 수 없는 멤버였다.
지엔과 아르카나 파티가 입지를 늘리는데 에이미는 누구보다 큰 도움을 줬다.
지엔은 에이미의 말에 장난스럽 게 웃더니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그건 오해야 에이미. 이사벨도 꽤나 솔직해.”
이사벨은 지엔의 말에 입을 다물 었다. 뭐가 마음에 안든 건지 이사 벨은 못 마땅한 표정을 하면서도 지엔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꽤 여유가 생겼나봐? 그래서, 그 때 대답은?”
눈을 가늘게 뜬 이사벨이 말을 하자. 지엔은 여유롭게 받아쳤다.
“이번 사건이 끝나면 말해줄게.
중대한 일이잖아?”
지엔과 이사벨.
사이좋아 보이는 둘의 대화에 루 시아는 자신도 모르게 테이블을 톡톡 두드렸다. 루시아는 직감으로 둘에게서 묘한 기류를 느낄 수 있 었다.
‘……뭔가 있어.’
루시아는 이전과 다른 종류의 위 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때, 이사 벨은 루시아와 시선이 마주치자 피식하고 웃었다. 평소답지 않게 동요한 루시아가 눈썹을 움찔거리 자. 이사벨은 지엔에게 시선을 돌 렸다.
“그래. 천천히 말해. 시간이야 어 차피 많으니까.”
상황이 어느 정도 일단락되자 크 리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이제 일단 흩어지는 건가?”
에이미는 그런 크리스를 말렸다.
“야, 앉아! 앉아. 곧 베가님이 올 거야.”
아니나 다를까 곧 문이 열렸다.
검소한 크기의 집무실.
게이트 관리국의 장관인 메티스 는 센트럴에서 누구보다 청렴했다. 그래서 자신의 호위로 세이버가 아닌 시티가드를 사용했다.
“크윽…….”
그러나 메티스는 오늘만큼은 그 선택을 후회했다. 메티스는 주위에 쓰러진 시티가드를 보며 이를 갈 았다.
“당신이, 당신이 어떻게 이런 짓 을……”
전 원로회의 멤버이자, 이제는 디 자이어의 6번이 된 트리칸이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끌끌, 당신도 방송을 보지 않았 소? 잘 생각해보게나, 이 늙은이에 게 대의가 무슨 소용이겠는가?”
“그게…… 당신이 센트럴을, 아니 세계를 배신하고 디자이어에 붙은 이유입니까?”
메티스의 가시 돋친 질문을 트리 은 능글맞게 넘겼다.
“어허, 배신이라니. 잘 생각해보 게. 디자이어가 만들어낼 세계도 그리 나쁜 길은 아니라네. 모든 굴 레에서 자유롭고, 죽음도 없다지 않은가?” “……게이트를 조작해서 만들어낸 가짜 세계. 거기에 대체 무슨 의미 가 있습니까!”
분노한 메티스가 쩌렁하게 소리 치자. 트리칸은 자신이 들고 있던 지팡이로 메티스의 명치를 찔렀다.
“시끄럽군.”
“커 억!”
메티스가 바닥에 쓰러지자. 트리 칸은 고개를 저었다.
“자네 같은 똑똑한 사람이 왜 알 아듣질 못하지? 이게 인류를 위한 길이란 말일세. 그토록 인류가 갈 망한 영생의 꿈을 이룰 수 있는데, 그깟 진실이 뭐가 그리 중요하겠 나?”
“당신…… 미쳤군.”
메티스가 힘겹게 말을 했다.
트리칸은 그 모습을 비웃더니 메 티스의 목에 걸린 카드를 뺏었다.
“……껄껄, 이런 고지식한 사람 같 으니.”
트리칸은 집무실에 있는 금고에 카드를 찍었다.
지이잉!
열린 금고에는 덩그러니 하나의 칩이 놓여 있었다. 지금까지 인류 가 게이트에 대해 모았던 모든 기 록이 담긴 칩이었다.
트리칸은 욕망 어린 눈으로 칩을 바라보며 비열하게 웃었다.
“과거의 정이 있어서 말해 줄 테 니. 잘 듣게. 지금 이시스는 8급 세이버 일세.”
“그게…… 당신의 변명입니까?”
“그럼 변명이고말고! 센트럴은 디 자이어를 막을 수 없고, 인류는 9 급 게이트를 막을 수 없다네. 그러 니 나라도 살길을 도모해야하지 않겠는가?”
“크윽…….”
배를 움켜쥔 메티스가 괴로운 표 정을 짓자. 트리칸은 집무실의 밖 을 가리켰다.
지이잉!
자동으로 문이 열리며 들어온 사 내는 빙궁의 주인 프리우스였다. 노블레스의 멤버였던 그는 이제 디자이어의 5번이 되어 게이트 관 리국을 한순간에 점령했다.
“갑시다. 트리칸.”
프리우스는 메티스와 시선이 마 주치자 고개를 돌렸다. 메티스는 그런 프리우스에게 일갈했다.
“프리우스! 당신도…… 그렇게 생 각하시는 거요? 선조들이 지킨 세 계를, 게이트 속 가짜 세계로 대체 한다는 게 당신의 뜻입니까?”
프리우스는 대답이 없었다.
트리칸은 지팡이로 메티스의 턱 을 후려쳐버렸다.
“컥!”
메티스가 단말마와 함께 기절하 자. 트리칸은 쯧- 하고 혀를 찼 다.
“가세나. 이렇게 귀한 것을 챙겼 는데 가야지! 가고말고! 괜히 이놈 이 우리 기분을 잡치는군. 어떻게 이놈은 이 늙은이보다 융통성이 없는지. 안 그런가, 프리우스?”
트리칸의 질문에 프리우스는 메 티스를 내려다봤다. 프리우스는 세 계의 절반을 날리겠다는 센트럴도, 가짜 세계를 만들겠다는 디자이어 도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은 흐르고, 마땅한 답 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군요.”
프리우스가 씁쓸한 얼굴로 답했 다.
센트럴과 디자이어. 결국 프리우스도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골라야했다. 그래서 프 리우스는 디자이어, 아니 이시스를 택했다.
데니스와 센트럴이 이시스를 버 렸을 때, 중립이었던 프리우스는 막지 못했다. 그러나 그건 센트럴 의 편에 선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난 한 번 이시스를 배신했어.’
그러니 이번에는 센트럴이 아닌, 이시스의 손을 들어줄 차례였다.
‘그러니 이번에는 이시스의 곁에 있어주자.’ 이시스가 원하는 세계가, 디자이 어가 만들어낼 세계가 어떤 세계 인지는 프리우스도 알 수 없었다. 어느 쪽이 옳은지도 알 수 없었다.
프리우스가 디자이어의 작전을 돕는 건, 그저 동료였던 이시스에 대한 마지막 예우였다.
내 전생은 최강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