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past life was the strongest swordsman RAW novel - Chapter (31)
내 전생은 최강검신-30화(31/325)
30 하>
박멸의 빗자루는 발 디딜 틈 없 이 사람으로 꽉 차 있었다. 이렐은 낑낑거리며 인파를 헤쳐 나왔다.
“병아리! 여기야 여기!”
“병아리라니…….”
“하핫. 금방 다시 볼 줄 알았어!”
반갑다는 듯 달려온 이렐이 냉큼 지엔의 손을 잡아 위아래로 흔들 었다.
“길드장님께 들었는데 수정동굴을 견학한다며?”
“설마 가이드가?”
“응응. 나야.”
당당하게 등을 피며 이렐이 가까 이 붙자 지엔은 한 걸음 물러났다.
“꽤 바쁘시다 들었는데 견학 가이 드나 맡으셔도 돼요?” 지엔은 이렐이 스물 초반의 나이 에도 불구하고 길드에서 중직을 맡았다고 들었다. 어렴풋이 느껴지 는 4급 정도의 마나를 보면 그 말 이 맞을 것이다.
“아니야 바쁘긴~ 나 가이드도 종 종 맡아.”
이렐 정도의 인물을 가이드로 사 용할 리가 없다. 블루마가 직접 부 탁했다는 걸 보면 합리적인 추론 은 하나밖에 남지 않는다.
‘감시역인가.’
지엔은 자신의 의외성 때문에 블 루마가 가진 관심일 뿐. 악의는 아 니라고 생각했다.
‘상관없지. 어차피 수정동굴은….’
팽팽 돌아가는 생각과 달리 지엔 은 차분하게 미소 지었다.
“잘 부탁드려요.”
“나도 잘 부탁해. 포탈은 전부 세 팅해놨어. 그나저나 사람도 많고 시끌벅적하지? 학생 한 명 때문에 저 소란이라니.”
‘학생?’
지엔이 인파 쪽으로 시선을 돌리 자 마침 사람들이 양옆으로 갈라 서며 학생이 걸어 나왔다. 셀리아 아카데미의 교복 입은 여학생. 얼 굴은 처음 보지만 명성이 자자한 ‘셀리아의 천재’라는 걸 지엔은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가문에서 정식 후계로 선택받은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졸업 후 가입하고 싶은 길드가 있으신지?”
“이번 교외이벤트에서 가장 견제 되는 상대는 누구입니까?”
끈질기게 달려드는 질문 속에서 여학생은 우뚝 멈춰 섰다.
“제가 후계가 된 이유는 간단합니 다.” 희귀한 흑발과 푸른 눈동자. 나이에 비해 차분한 분위기.
한 번쯤 돌아볼 미인이었지만 풍 기는 분위기가 차갑고 매섭다.
“가문에서 제일 강하기 때문입니 다. 그리고 가장 견제가 되는 상대 1— W ir.
맑고 청아한 목소리.
셀리아의 천재가 고개를 홱 돌렸 다. 그 시선의 끝에는 지엔이 있었 다.
“지엔 러셸.”
셀리아의 천재는 시선을 다시 출 구로 향한 후,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교외이벤트는 아르카나와 셀리아 의 정면 대결입니다.”
또각또각.
인파를 뒤로하고 여학생이 걸어 나간다. 지엔은 시선을 마주하고 나서야 그녀에게 시선을 빼앗긴 이유. 위화감의 정체를 알 수 있었 다.
‘닮았어.’
포탈을 작동시키며 이렐은 지엔 에게 넌지시 물었다.
“루시아가 먼저 픽을 하다니. 너 인기가 대단한데?”
“꽤 유명한가 보죠?”
“셀리아의 황제 몰라? 거기다 저 여자애, 영웅의 가문이잖아.”
“영웅의 가문?”
황제라는 거창한 아명도 관심이 가지만 영웅의 가문이라는 말에 지엔은 넘어갈 수 없었다.
“루시아…… 방금 그 학생의 성이 어떻게 되죠?” 지엔이 혹시- 하는 얼굴로 묻자. 포탈 작동을 끝낸 이렐이 종종걸 음으로 다가오며 말했다.
“정말 몰랐나 보네.”
[장소 – 수정동굴]
포탈의 위쪽에 목적지의 이름이 떠올랐다. 이 반투명한 타원만 통 과하면 풍경은 길드에서 동굴로 바뀔 것이다. 이렐은 양손으로 포 탈을 가리키며 향해 장난스럽게 지엔을 안내했다.
“엘퀴네스. 루시아 엘퀴네스. 어 때 궁금증이 풀렸으면 출발해 볼 까?”
시나를 닮은 흑발.
페일의 푸른 눈동자.
기막힌 인연에 어이가 없어진 지 엔은 짧게 웃음을 뱉었다.
“네. 출발하죠.”
세이버가 게이트를 클리어하는 이유는 패널티를 막기 위해서다. 게이트를 클리어하지 않거나 클리 어에 실패하면 겪게 되는 페널티 들 때문이다.
마나 폭주.
황폐화.
현상화.
대표적인 패널티는 3가지.
1번. 마나 폭주는 게이트의 마나 가 폭주하며 재해가 벌어지는 현 상을 뜻한다. 해일, 폭풍, 폭설, 지 진까지 게이트에서 뿜어져 나온 비정상적인 마나는 다양한 자연재 해를 일으킨다.
2번. 황폐화는 게이트의 난이도 에 따라 일정 규모의 땅이 생물이 살 수 없는 지역으로 변해 버린다. 그리고 마지막 페널티가 현상화 다. 에베스 산처럼 수정동굴은 50 년 전. 현상화가 진행됐다.
‘어쩌면 다행인가.’
지엔은 수정동굴의 내부를 둘러 보았다. 아름다운 결정 기둥들 사 이로 붉은 안광을 쏘아대는 박쥐 괴수들.
‘저 괴수들 덕분에 100년이 지나 서도 [씨앗]이 발견되지 않은 거 겠지.’
“다 껌이지만 그래도 으스스하네. 그렇지? 춥기도 하고…….”
동굴의 한기를 핑계로 이렐이 지 엔에게 팔짱을 끼며 달라붙었다. 이렐은 반팔 차림이라 추울 만도 했지만 그건 그녀가 일반인일 때 의 이야기. 지엔은 이렐을 밀어내 며 말했다.
“글쎄요. 그 정도 마나면 빙판에 서 잠도 주무실 거 같은데.”
“아휴. 어려서 그런지 무드가 없 다니까. 정말.”
이렐은 손가락 사이에 동전을 끼 우더니 무표정한 얼굴로 뒤를 향 해 날렸다.
휙! 찌컥!
그녀 뒤에는 1미터 크기의 거미 가 동전에 머리가 꿰뚫려 있었다.
“요새 주변 푸쉬가 대단하더라? 아르카나가 정보 공개를 워낙 꺼 리니까. 우리 쪽까지 네 정보를 묻 더라고.”
이렐의 말대로 최근 들어 지엔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유벨에게 잘 보이고 싶은 셀피스는 걸핏하 면 티타임을 빙자해 이사벨에 대 해 물어보고, 카셴과 로미나는 이 것저것 교외의 먹을 걸 챙겨왔다. 거기다 박멸의 빗자루를 포함한 길드들의 공세까지…….
“그것보다. 루시아란 학생이 그렇 게 유명해요?”
“일단 엄청 강하잖아. 나보단 아 니지만.”
이렐은 다시 동전으로 팔뚝만 한 도롱뇽의 머리를 쪼갠 후 말을 이 었다.
휙! 찌걱!
“그리고 얼굴도 제법 이쁘장하고. 물론 이것도 나보단 아니지만.”
지엔은 이렐의 솜씨에 감탄했다. 새침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가는 와중에도 이렐은 반경 안의 괴수 들을 아무렇지 않게 처치했다.
“거기다 엘퀴네스 가문이 보통 가 문이야?”
이렐이 엘퀴네스란 단어를 뱉자 움찔거리는 지엔. 최대한 내색하지 않으려 애쓴 지엔이 다시 질문했 다.
“어떤 가문인데요?”
과연 자신의 동료는 후손에게 어 떤 취급을 받고 있을까.
“어떤 가문이긴! 선조 중에 7급 세이버가 둘에, 세대마다 6급…… 말 그대로 영웅의 가문이지.”
이렐은 말을 멈추고 지엔을 힐끔 거렸다.
“잠깐, 이거 봐라? 너 루시아한테 관심 있어?”
“이겨야 할 상대니까요.”
“흠. 다른 목적은 아니고?”
지엔에게 바짝 붙으며 집요하게 묻는 이렐. 물론 관심이 있긴 하 다. 조금 다른 관심이지만 페일과 시나는 전생의 동료이자 아카데미 시절부터 함께한 친구였다.
‘그 녀석들 그렇게 티격태격 거리 더니 결국…….’
지엔이 희미하게 미소를 띠었다. 8급 게이트에서 최후를 맞은 순간 영원히 알지 못했을 미래다. 루시 아 엘퀴네스라. 이벤트에서 우승해 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글쎄요.”
환한 표정의 지엔을 이렐은 멍하 니 바라보았다.
견학과 청소는 목적만 다를 뿐 비슷한 면모가 많다. 청소가 던전 의 정화를 위해 몬스터를 처치한 다면 견학은 특정 몬스터의 연구 과제나 처치를 커리어에 쌓기 위 해 던전에 줄입하는 경우다.
“모두 처치했네요.” 지엔은 무너진 크리스탈 골렘의 위에 앉아있었다. 온몸이 투명한 3m의 골렘은 난이도가 4급인 몬 스터였지만 지엔과 이렐의 협공에 핵이 부서진 채 쓰러졌다.
“후아! 골렘은 잡고 나면 손이 얼 얼해서 싫어. 그래서 병아리야~ 견학은 이걸로 끝?”
폴짝.
이렐이 가벼운 점프로 골렘의 위 로 올라왔다.
“네 거의 끝났어요.”
지엔이 짧게 답했다. 그러나 지엔의 시선은 이렐이 아 닌 동굴의 저편을 향해 있었다.
“근데 정말 크리스탈 골렘이 견학 의 목적이야?”
“검으로 상대하기 힘든 몬스터잖 아요? 처치해보고 싶었어요.”
“그건 그렇지.”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이는 이렐.
“부산물은 내가 챙긴다?”
“네, 그러세요. 어차피 청소하러 온 것도 아니니까.”
지엔은 부산물을 팔아 푼돈이나 벌려고 온 게 아니었다. 지엔이 수 정동굴을 찾은 이유는 6급 게이트 [세계수 지키기]의 보상 [세계수 의 씨앗] 때문이다.
‘엄청난 아티팩트였지.’
전대미문의 아티팩트 중 하나. 세 계수의 씨앗은 무려 신물 급 아티 팩트였다. 하지만 전생에서 지엔과 페일은 씨앗을 취할 수 없었다.
‘100 년.’
그래 100년. 세계수의 씨앗은 햇 빛 대신 마나를 먹고 자란다. 그 기간이 무려 100년이다. 시간이 모자라 영글지 못한 열매를 삼키 면 아무런 효능도 없다. 그래서 페 일과 지엔은 다음 세대를 위해 마 나가 풍부한 수정동굴에 씨앗을 심었다.
‘이걸 내가 찾으러 올 줄은 몰랐 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100년이 지난 지금도 열매를 찾은 사람은 아직 없었다. 박멸의 빗자루가 수정동굴 을 정화하기 전까진 열매가 발견 될 일은 없을 것이다.
“저,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응? 갑자기? 알았어.”
꽤 오래 걸릴 예정이지만 지엔은 이렐을 걱정하지 않았다. 수정동굴
의 모든 몬스터가 덤벼도 그녀의 실력이라면 안전했다.
‘지루하긴 하겠지만.’
지엔은 동굴 너머로 걸어갔다.
** ***
“찾았다.”
바깥과 맞닿은 수정으로 된 벽.
햇빛이 벽을 통과해 푸른색의 빛 이 동굴 전체를 비추고 있다. 그건 마치 주변이 사파이어로 변한 듯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이 녀석, 정말 실력도 좋다니까.”
지엔이 수정으로 된 벽을 바라보 았다. 벽에는 3구역의 언어로 몽 환포영(夢幻m影)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페일이 말한 대로 ioo년이 지나자 벽에 글자가 나타 난 것이다.
[누가 맞추라고 이런 수수께끼를 낸 거야?]에반이 질문하고.
[이게 얼마나 귀한 건데. 3구역 에도 빠삭한 후배가 먹어야지.] 페일이 답했다.‘그랬지.’
세계수의 씨앗을 심자는 것도, 수 수께끼도 모두 페일의 생각이었다.
‘그때도 페일은 이미 6급이었으니 까. 이 정도 결계는 간단했을 거 야.’
하지만 문제들은 의미를 잃었다.
지엔은 공동 출제자로서 모든 정 답을 알고 있었으니까.
[몽환포영(夢幻?包影)]
꿈. 환상. 거품. 그림자.
은유적이지만 벽에 새겨진 문제 는 이미 정답을 내포하고 있었다. 看見的不一定是眞實 보이는 게 꼭 진실인 건 아니며,
眞實的不一定能看見 진실이 꼭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지엔이 마나로 벽에 글자를 새기 자. 쑥-하고 손이 벽을 뚫었다.
기묘한 일이지만 지엔은 담담하 게 벽을 통과했다.
솨악.
어느새 벽이 지엔을 삼켰다.
지엔이 벽의 너머에서 본 건 동 굴과 전혀 다른 풍경이었다.
내 전생은 최강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