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past life was the strongest swordsman RAW novel - Chapter (317)
내 전생은 최강검신-316화(317/325)
쏴아아아一 I
계속 귀를 울리는 소리에 카렌은 천천히 눈을 떴다.
[지금부터 하나씩 당신의 기억을 읽어보겠습니다.] 지금 들리는 건 이그드라실의 목 소리였다. 이전까지는 분명 지하에 있었는데 지금 보이는 풍경은 사 뭇 새롭다. 어두운 하늘, 산속 깊 이 지어진 건물, 계속해서 내리는 비. [예언자께선 주어진 시련들을 어 떻게 버티셨나요?]카렌은 이그드라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냥 지금은 너무 머리가 아팠다.
[구원자님? 말해주세요. 지금 기 분이 어떤가요?]이그드라실의 집요한 질문에 카 렌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해가 지 는 오후, 쏟아지는 빗속에서 카렌 은 철창 너머의 풍경을 가만히 바 라보고 있었다.
“추워. 그리고…….”
귀족 출신인 어머니와 아버지는 왜 자신을 이런 곳에 두고 갔을까. 카렌은 이 모든 사실이 이해가 되 지 않았다.
“……엄청, 외로워.”
그렇게 말한 카렌이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카렌의 손은 이제 5 살 된 아이의 손처럼 어려져 있었 다.
[그렇군요. 버림받는 건 누구에게 나 시련이죠. 어떤 변명을 해도 이 미 생겨버린 상처는 치유되지 않 으니까요.]
이그드라실의 말에 카렌이 고개 를 끄덕거렸다. 어려진 카렌은 깊 은 생각을 할 수 없었다.
지금의 카렌은 어느 때보다 순수 한 본연의 모습이었다.
이게 바로 이그드라실이 말한 [마음의 증명]의 일부인 모양이었 다.
[구원자께선 본인을 버린 자들을 원망하지 않습니까?] 이그드라실의 물음에 카렌은 생 각했다. 그리곤 곧 비 오는 바닥에 주저앉아 몸을 웅크렸다.
“미워, 엄청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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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서 이그드라실의 화신체가 뿌리를 만들며 일어섰다. 그리곤 어려진 카렌의 귓가에 대고 속삭 였다.
[구원자께선 어떠신가요. 복수하 고 싶나요? 차라리 모두가 없어졌 으면 좋겠습니까?]어려진 카렌은 철창 너머의 세상 을 바라봤다. 이곳을 나갈 수 있다 면,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 다면 모든지 내놓을 수 있었다.
카렌은 버림받고 싶지 않았다.
“이런 거…… 나는 타고나고 싶지 않았어.”
카렌이 손등을 바라봤다.
손등에 새겨진 성흔은 아무런 반 응도 없이 잠잠했다.
“나는……, 난…….”
카렌이 대답을 흐렸다.
어려졌기 때문인지, 입에서는 말 이 잘 나오지 않았다.
[말해보세요, 구원자님. 이곳은 구원자님의 기억. 저는 구원자님의 편입니다.]
이그드라실은 그런 카렌을 달래 주었다. 이그드라실이 속삭이는 말 은 너무나 달콤해서 카렌은 무심 코 대답할 뻔했다.
하지만 그건 결코 카렌의 마음이 아니었다.
“……그래도 모두가 사라지는 건 싫어.”
카렌의 대답과 함께 이그드라실 의 화신체는 한발 물러났다. 비가 내리던 하늘은 조금씩 구름이 물 러가고 있었다.
이그드라실은 포기하지 않고 카 렌을 추궁했다.
[왜죠? 구원자님은 버림받았습니 다. 그건 당신의 의지도, 당신의 잘못도 아니었어요. 그런데도 억울 하지 않나요?]카렌은 고개를 저었다.
그리곤 나지막하게 이야기를 뱉 어 냈다.
“모두 사라지고, 혼자가 되면 말을 하는 카렌은 점점 성장해 있었다. 이제 카렌은 10살 남짓한 나이로 변해 있었다.
카렌은 이그드라실에게 고개를 들며 슬며시 웃었다.
“그건 너무 외롭잖아…….”
씁쓸하면서도 환한 웃음.
비구름이 지나가고, 환한 햇살이 쏟아지며 카렌의 금빛 머리카락을 아름답게 비추었다.
이제 이그드라실은 한결 다정해 진 목소리로 변해 있었다.
[그래도 아무런 죄가 없는 당신 을 버린 사람들입니다. 그럼 이 세 계에서 그 사람들만 없애버리는 건 어떠신가요?] 이그드라실의 말에 카렌은 고개 를 저었다.“아니, 됐어.”
자리에서 일어난 카렌은 이제 평 소의 모습으로 성장해 있었다. 가 족들이 왜 그런 행동을 취했는지,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 카렌은 알 고 있었다. 아니, 이해하고 있었 다.
“용서할래요.”
[정말 상관없습니까? 그들에게 아무런 감정도 남지 않았나요?]이그드라실은 이미 카렌의 대답 을 알고 있었다.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온 이상, 정답은 정해져 있 었다.
그러나 이그드라실은 카렌의 생 각이 궁금했다. 4구역의 세계수는 예언의 구원자가 어떻게 과거를 용서했을지 알고 싶었다.
카렌은 민망한 듯 씩 웃었다.
“저, 그렇게 조리 있게 말을 하진 못해서요. 그냥, 지금 생각해보니 까. 덕분에 좋은 사람을 엄청 많이 만났거든요.”
카렌의 대답에 이그드라실은 대 답없이 카렌을 바라보았다. 입을 열려던 카렌은 쑥스러운 듯 괜히 시선을 피했다.
“음, 예를 들어…… 스승인 베가님 도 만날 수 있었고, 지엔…… 그 사람도 만났고. 그리고 괴팍하긴 하지만 이사벨도 만났잖아요? 보 기보다 여려서 엄청 귀엽고…….”
가만히 있던 이그드라실은 고개 를 끄덕였다.
[모든 인간에겐 시련이 주어집니 다. 그건 각자 다른 시련이죠.]
이그드라실이 나무로 된 손바닥 위에 가시가 돋은 줄기를 피웠다.
[누군가에겐 가벼워 보일지도 모 르고, 누군가에겐 동경을 사는 사 람도 각자의 고민과 절망이 있습 니다.]
이그드라실은 반대편 손으로 줄 기의 가시를 꽈악- 움켜쥐었다. 손에선 뚝뚝 피가 흘렀지만 이그 드라실은 표정하나 변하지 않았다.
[시련을 마주한 어떤 이는 원망 과 분노를 불태우고, 결국에는 잡 아먹히고 말죠.]이그드라실은 빙긋 웃었다.
화사한 웃음과 함께 가시 줄기의 위쪽에는 아름다운 분홍빛 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하지만 그런 시련을 겪으면서희망을 피워내는 사람들도 있습니
다.] 이그드라실은 꽃이 피워진 손바 닥을 카렌에게 내밀었다.
[예언의 구원자시여. 당신은 그런 사람이군요.]카렌은 이그드라실의 꽃을 바라 봤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카렌은 왠지 눈 주변이 시큰거렸다.
[증명을 마치겠습니다.]이제 이그드라실은 증명의 성공 과 실패 여부를 판단할 차례였다.
이그드라실이 본 카렌은 고서에 나올 완벽한 선인은 아니었다. 평 범한 인간이었고, 감정에 휘둘렸 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값어치가 있 었다. 시련은 그녀를 강하게 만들 고, 성장하게 만들었다.
설령 구원자라 하여도 처음부터 강할 필요는 없었다. 시련에 흔들 리더라도 결국 다시 똑바로 설 수 있는 의지가 필요했다.
[결과는 성공입니다.]파아아악!
이그드라실의 목소리와 함께 빛 이 카렌을 감쌌다. 카렌은 다행이 도 이번에는 정신을 잃지 않았다. 환한 빛이 사라지고 보이는 것은 공중에 떠오른 녹색의 구체였다.
“여긴…….”
카렌이 주위를 둘려보며 말했다.
주위에는 녹색의 나뭇잎이 마치 숲처럼 펼쳐져 있었고, 아래에는 아득한 높이에 지상이 모래알처럼 작게 보였다.
테타니아 숲에 구체가 숨겨진 장 소는 무려 세계수의 상층부였다. 아득할 정도의 높이 때문에 섣불 리 접근하지 못하고, 나뭇잎에 가 려진 탓에 일루전도 살피지 못한 장소였다.
[인간들의 저주 때문에 숲을 지 키진 못했지만. 이 구체는 보호할 수 있었습니다.]이그드라실의 말에 카렌은 고개 를 끄덕거렸다. 이 구체만 있으면 카렌은 디자이어의 계획을 저지할 수 있었다.
사아악!
카렌이 손을 가까이 가져다대자, 초록빛 구체는 마나를 흩뿌리며 허공으로 사라졌다.
곧 바뀌어가는 주변의 풍경을 바 라보며 카렌이 말했다.
“제발, 이 세상을 지켜줘요.” 이제 카렌의 몫은 끝났다.
재앙을 막아낼 다음 차례가 누구 인지는 카렌은 물론 세상의 모두 가 알고 있었다.
“지엔 러셸.”
드래곤의 마나를 각성한 이사벨 을 새롭게 태어났다. 일루전의 저 주따윈 없어졌고, 타오르는 불꽃의 강력함은 이전과 차원이 달랐다.
“블레이즈, 휩쓸어.”
화악
이사벨의 손짓에 불길이 일루전 을 덮쳤다. 일루전은 구두로 땅을 건드려 그림자를 일으켰지만 상대 가 되지 않았다.
화아악! 팍!
이사벨의 불길은 그림자를 가볍 게 삼키고 일루전을 휩쓸었다.
“크아악;”
드래곤의 불은 흔적조차 남기지 않았다. 일루전의 신체는 이미 절 반이 사라져 있었다.
“아직! 아직이다!”
일루전은 몸부림치며 가지고 있 던 아티팩트의 봉인을 해제했다. 가지고 있던 반지가 빛을 발하자 신체가 꿈틀거리며 몸을 재생시켰 다.
“아직 난 질 수 없다! 대장의 뜻 이 아직…… 이루어지지…….”
그때 이사벨의 몸이 사라졌다.
사라진 이사벨은 일루전의 바로 옆에서 나타났다.
“그딴 거 알게 뭐야?”
쩌억!
이사벨의 옆차기를 맞은 일루전 이 바닥을 뒹굴었다. 이사벨은 틈 을 놓치지 않고 일루전의 몸 위에 올라타 주먹을 내리꽂았다.
쾅!
“……너희들의 더러운 욕심에 우 릴 끌어들이지 마.”
파악!
연기로 변한 일루전의 몸이 사라 졌다. 일루전의 흉하게 무너진 코 에선 주르륵- 피가 흐르고 있었 다.
“욕심이라고? 대장은……, 대장은 구원자다! 우매한 너희들이 이해 하지 못했을 뿐이다!”
일루전의 몸이 볼품없이 휘청거 렸다. 마탑에서 보여준 일루전의 위용은 이제 존재하지 않았다.
일루전은 마치 변명을 하듯 계속 말을 늘어놓았다.
“인간의 힘으로…… 9급 게이트를 어떻게 막을 생각이지?”
이사벨은 오른쪽 팔에 오색찬란 한 불을 휘감으며 차가운 시선으 로 답했다.
“너희라면 그렇겠지.”
그리곤 일루전을 향해 오른 팔을 휘둘렀다. 곧 팔에 붙어 있던 불길 은 굉음을 내며 일루전을 향해 일 자로 날아갔다.
“근데 지엔은 아니거든?”
화아악!
일루전은 불길이 지나친 오른 팔 을 잃고 말았다. 성흔이 새겨진 팔 을 잃자, 일루전의 마도구인 구두 가 형체도 없이 사라졌다.
“허억, 크윽, 크으윽!”
일루전이 괴로움에 신음을 했다.
하지만 이사벨은 그런 일루전의 모습에 동정의 마음따윈 들지 않 았다.
디자이어는 자신을 납치하려고하 고, 테러를 대의로 포장시키며 희 생자들을 만든 악인들. 그러니 디 자이어는 세이버로서 반드시 처단 해야할 1순위 빌런이었다.
“이, 이건…….”
그때 비구름이 걷히고, 하늘에는 화창한 해가 떴다. 일루전도 발견 하지 못했던 테타니아 숲의 구체 가 사라진 것이다.
모든 것을 잃은 일루전은 숨을 몰아쉬더니, 고장난 사람처럼 계속 중얼거렸다.
“모든, 모든 구체를……, 이러면 작전이…… 아니, 지금은 대장이 우선이야. 이렇게 되면 대장이 위 험해. 대장이…….”
미친 듯 중얼거리던 일루전의 몸 이 연기처럼 사라졌다.
이사벨은 하늘에서 들려오는 누 군가의 비명 소리에 고개를 들었 다.
“아아아아악! 갑자기 사라지는 건, 좀! 아니잖아요!”
비명의 정체는 카렌이었다.
머물고 있던 세계수가 사라지며 지상으로 추락하게 된 것이다. 이 사벨은 한숨을 내쉬더니 하늘을 향해 도약했다.
타앗
이사벨은 카렌을 공주처럼 안아 들더니 커다란 나무의 가지 위에 놓아주었다.
“나 참.”
카렌은 뒤늦게 정신을 차리더니, 이사벨을 향해 숨을 격하게 내쉬 며 중얼거렸다.
“헉, 허억! 진짜 여기 미쳤나봐. 매너가 없어도 너무 없어요.”
이사벨은 그런 카렌을 보며 짜증 스런 목소리로 작게 읊조렸다.
“넌 손이 너무 많이 가.”
이렇게 보여도 세상을 구한 최강 의 콤비. 서로를 바라본 이사벨과 카렌은 자신도 모르게 웃고 말았 다.
내 전생은 최강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