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past life was the strongest swordsman RAW novel - Chapter (319)
내 전생은 최강검신-318화(319/325)
리자 오르텐시아.
인류 최강의 세이버.
수없이 많은 게이트를 격파한 그 녀는 8급 게이트인 [마왕성 데모 니악]에서 마왕 벨리알을 죽이고, 인류 유일의 8급 세이버가 됐다.
서로 만날 수 없는 무한의 시공 간.
어딘지도 모를 세계선에서 리자 는 살아 있었다.
물론 그녀의 첫 시작은 순조롭지 않았다. 검의 천재라는 호칭에도 불구하고 리자는 게이트의 공략에 서 동료를 잃었다.
에반 크로우.
아카데미의 동급생이자 어린 시 절부터 검을 나눠온 그녀의 소꿉 친구.
리자 대신 공격에 당한 에반은 천천히 죽어가며 리자에게 말했다.
[차라리…… 나라서 다행이야.]어떻게 죽음 앞에서 저리도 의연 할 수 있을까? 미숙했던 리자는 그 의문이 가시기도 전에 눈물을 터트리며 물었다.
[왜? 왜 날 대신해서…….] [그야 리자, 너는. 세상을 구해야 하잖아? 넌 검의 천재니까. 아마, 분명. 분명 세상을…….]에반은 그렇게 눈을 감았다.
그건 리자에겐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각인이었다. 그래서 리자는 강해졌다. 페일과 시나 같은 다양 한 동료와 함께 게이트를 클리어 했다.
그렇게 도달한 최강의 자리.
그런 리자의 앞에 게이트가 열렸 다. 공간은 구역 같은 게 아닌 자 신의 세계, 시간은 미래였다.
모든 세대에서 최강인 리자가 최 약의 세대라 불리는 시대에 나타 난 것이다. 어쩌면 결과는 당연했 다.
콰아앙!
먼지가 걷히고 드러난 이시스의 모습은 참담했다. 그녀는 이미 부 서진 건물의 벽에 처박혀 있었다.
“컥, 크흑…….”
같은 8급이지만 둘의 강함은 차 원이 달랐다. 리자는 게이트 속 경 험과 스킬들을 통해 8급을 달성했 지만. 이시스는 아티팩트를 흡수해 억지로 경지를 올렸다.
당당한 자세로 이시스를 바라보 는 리자의 모습은 하나의 흐트러 짐도 없었다.
이것이 리자의 강함이었다.
4구역에서 드래곤을 베어내고, 헌터 협회를 단신으로 점령했으며, 2구역의 마왕을 무릎 꿇리고, 3구 역의 무림맹주조차 일순에 베어냈 다.
지금 그녀는 9급 게이트의 재앙.
이시스는 왜 현상화 된 재앙이 리자 단 하나인지 알 수 있었다.
“성전의 검.”
마왕을 봉인하고 얻은 신성의 힘.
리자의 손에서 빛줄기가 새어나 와 검의 형태를 만들어냈다. 반면 이시스는 한쪽 무릎을 꿇은 채로, 얼굴을 감싼 양손을 위로 올렸다.
머리카락이 젖혀지고 드러난 이 시스의 눈은 악마처럼 붉게 빛나 고, 주변에는 핏줄이 불거져 있었 다.
“너만
[마인화(魔人化)]
1구역에서 얻은 역의 아티팩트로 킬이었다. 비록 수명을 1년이나 스는
폭주 스킬을 2구 각성시킨 강화스 1분에 시전자의 갉아먹지만 이시
신경 쓰지 않았다.
파앙!
매섭게 파공음을 내며 돌진하는 이시스. 마인화의 여파인지 붉은색 마나가 스파크를 일으켰다.
파작! 파지지직!
“너만 막으면!”
소리를 지른 이시스가 붉은색의 마나를 꼬리처럼 남기며 돌진했다. 폭발하듯 방출한 마나에 이시스의 모습이 아지랑이처럼 일렁였다.
파악
순식간에 리자의 앞에 나타난 이 시스. 이시스는 광기 어린 눈으로 리자를 노려보며 이도류를 찍어 내리듯 아래로 휘둘렀다.
평범한 세이버라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공격. 이시스의 마도기인 [공간절단] 이었다.
츠츠즛! 콰앙!
그러나 리자는 멀쩡했다.
리자의 검은 하얀빛을 쏟아내며 이시스의 이도류와 대치하고 있었 다. 리자는 이시스를 바라보며 감 흥 없이 말했다.
“이거 1구역의 스킬이지?”
한 때 노블레스의 멤버였던 이시 스조차 리자의 경험을 따라오지는 못했다. 리자는 순식간에 이시스의 스킬을 간파했다.
“대부분의 폭주형 스킬들은 리스 크가 크지. 심한 건 수명이나 능력 을 좀 먹으니까.”
리자는 그런 공격을 손쉽게 막아 냈다. 지금 보여주는 여유로운 표 정이 그 증거였다.
리자의 눈동자에서 푸른색의 빛 이 아름답게 흩어졌다.
지금의 리자를 상대로는 그 어떤 잔재주도 통하지 않았다.
치지잉!
검을 사이에 둔 힘겨루기.
리자는 싱긋 웃더니, 이시스에게 물었다.
“네가 이 세계의 최강이니?”
이시스가 질끈 입술을 깨물었다.
이시스는 8급 세이버이자, 최후 의 단체인 디자이어의 1번이었다. 리자는 그런 이시스를 간단하게 압도했다. 상대는 겨우 1명인데도 이시스는 인류가 이길 거라는 생 각이 들지가 않았다.
‘ 진다.’
이시스는 리자의 환한 미소를 보 자 등 뒤에서 오싹함이 달렸다. 포 식자인 천적을 마주한 동물의 느 낌. 이시스에겐 아주 오래된 감각 이었다.
콰앙!
리자가 검을 휘두르자 하얀빛이 쇄도했다. 리자가 들고 있는 성전 의 검은 악인이 상대라면 더욱 강 력한 힘을 주인에게 부여했다.
쿠웅!
또 다시 벽에 처박힌 이시스.
그녀의 이도류는 이제 한 자루밖 에 남지 않았다. 너무 강한 데미지 에 마도구가 역소환 된 것이다.
이시스는 이마에서 피를 흘리며 검을 지팡이처럼 짚고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우린 질 수 없어…….”
이시스가 원한 건 이런 결말이 아니었다. 비록 뜻은 달랐지만 그 녀도 세상을 구하려는 세이버였다. 동료와 센트럴에게 버림받았던 그 날 이후, 슬픔에 빠졌던 이시스 는 세상의 구원자가 되려했다. 현 실과 게이트를 융합시키고 아무런 고통이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었 다.
“난 그냥……. 전부…… 바꾸고 싶 었을 뿐이야.”
이시스가 중얼거리자. 리자는 흥 미로운 얼굴로 그녀를 바라봤다. 20대의 나이에 접어들었지만 아직 리자의 장난꾸러기 같은 면은 사 라지지 않았다. 끊이질 않는 호기 심은 그녀를 강하게 만드는 원동 력 이 었다.
리자의 물음에 이시스는 생각했 다.
자신은 무엇을 그렇게 바꾸고 싶 었을까. 처음은 9급 게이트의 위 험을 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시 스의 목표는 계속 달라졌다.
게이트는 왜 생겨날까?
생명은 왜 죽어야 할까?
배신. 고독. 절망. 슬픔.
생각이 끝난 이시스는 세상에 존 재하는 모든 부정적인 것들을 없 애고 싶었다. 모두가 행복한 세상 을 만들고 싶었다.
그런 세상을 만들려면, 약간의 희 생정도는 어쩔 수 없다고 믿었다.
오직 자신만이 정답이라고 믿었 다.
꽈악.
이시스가 하나밖에 남지 않은 검 을 양손으로 쥐었다. 그리곤 리자 를 노려보며 씁쓸하게 뱉어냈다.
“. …..세상.”
이시스가 바꾸고 싶었던 건 세상 이었다. 모두를 아프게 만드는 진 실 대신, 달콤한 거짓을 택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참혹했다.
게이트의 근원인 구체는 모두 파 괴됐고, 담겨있던 마나는 9급의 재앙인 리자를 만들기 위해 사용 됐다.
리자가 등장인물인지, 실존하는 인물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그녀의 목표는 명확했다.
리자는 세상을 멸망시키고, 자신 의 세계를 지키러 온 세이버였다.
“그렇구나. 나와 닮았네?”
리자가 이시스를 보며 감흥 없이 말을 뱉었다. 이시스는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다. 이마에서 흐른 피 때문에 어쩐지 리자가 붉게 물들 듯 보였다.
“내가, 너와…… 닮았다고?”
싱긋.
무엇이 떠올랐는지 리자가 기분 좋게 미소를 지었다.
“흐훗, 아주 어린 시절의 이야기 야. 그때의 난…….”
기억을 더듬는 리자의 모습은 장 난기 많은 소녀 같았다.
“너무 소중한 걸 잃어버렸거든. 물론 되찾고 싶다는 생각도…… 많 이 했고.”
그렇게 말한 리자가 이시스를 향 해 천천히 걸어왔다.
“음, 그 때문일까? 나도 몽상가는 좋아해. 근데…….”
이시스가 조금만 더 다가오면 베 겠다는 생각을 하자. 리자는 마치 생각을 읽은 것처럼 멈춰 섰다. 그 리곤 섬뜩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진실은 중요해.”
그 말과 동시에 리자의 반대쪽 눈에서 붉은 마나가 일렁였다. 지 금 리자는 이시스의 기억과 생각. 그리고 모든 진실을 꿰뚫고 있었 다.
“가짜로 위안을 삼아도 바뀌는 건 없어. 내 눈은 말이지. 모든 진실 을 꿰뚫을 수 있거든.”
리자의 소중한 것은 에반이었다.
에반은 리자의 소꿉친구이자, 대 련의 상대였으며, 아카데미의 동료 였다. 그러나 리자를 구하기 위해 죽었다. 그게 진실이고 리자가 감 당해야할 현실이었다.
“난 도망치지 않아. 주어진 모든 걸 마주하고 감내해.”
“어떻게,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난 절대…….”
이시스가 리자를 노려보며 괴로
운 듯 중얼거리자. 리자는 당연하 다는 얼굴로 대답했다.
“그야. 가짜와의 전부보단 진짜와 의 약속이 중요하잖아?”
리자의 말은 이시스의 목표를 모 두 부정하는 말이었다. 그러나 이 시스는 리자에게 대답할 수도 반 박할 수도 없었다.
이시스의 배는 이미 리자의 검이 관통하고 있었다.
쿨럭.
이시스가 붉은 피를 뱉어냈다.
이시스는 리자의 검술을 눈으로 도 따라갈 수 없었다. 둘은 시작점 이 달랐다. 리자는 태어난 순간 검 에게 사랑을 받은 천재였다.
영웅인 에반이 유일하게 인정한 상대. 이시스는 몸에서 힘과 마나 가 빠져 나가는 게 느껴졌다.
리자는 검을 뽑아내자, 이시스의 몸이 바닥으로 쓰러졌다.
“그래서 난 나의 진짜를 지켜야 해. 너희에겐 진짜겠지만…… 나에 겐 이곳이 가짜거든.”
성전의 검은 한번 베어낸 것만으 로 악인의 모든 것을 거두었다. 이 시스는 성흔의 힘을 잃었고, 손가 락조차 움직일 수 없었다.
보이는 건 그저 캄캄한 어둠.
점점 멀어지는 리자의 발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이시스는 일어설 힘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나의 패배다.’
그리고 세상의 멸망이었다.
코넷에서 풀려난 리자는 9급 게 이트의 힘으로 무슨 짓을 할지 몰 랐다. 그녀의 힘이라면 세계를 멸 망시키는 것도 가능했다.
지금 이시스에게 남아 있는 감정 은 오직 후회였다. 물론 그런 생각 마저도 생명이 꺼져가는 탓에 쉽 지 않았다. 이시스는 그저 웅크린 채, 숨을 몰아쉬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려왔다.
“ 대장…….”
암흑 속에서 들리는 목소리.
너무 익숙한 탓에 이시스는 그만 웃고 말았다. 구체는 지킬 수 없었 지만 일루전은 아직 살아있었다. 이시스는 자신도 모르게 안도했다.
“ 일루전.”
이시스가 말했다. 그녀의 잿빛 머 리카락은 이미 피로 물들어 있었 다. 바닥에 쓰러진 채, 힘없이 눈 을 감고 있는 이시스.
일루전은 그런 이시스를 보며 농 담을 던졌다.
“……이런 곳에서 주무시고 계셨 습니까?”
이시스는 피식 웃더니 일루전의 장단을 맞춰주었다.
“그래. 이번에는……. 좀 긴 잠이 될 거 같은데…….”
일루전은 한쪽 팔로 이시스의 몸 을 들었다. 일루전은 힘겹게 자신 의 무릎에 이시스를 뉘였다.
부족하지만 이시스를 애지중지하 는 모습이 더욱 일루전을 애처로 워 보이게 만들었다.
“……쉬실 때도 되었습니다.”
이시스는 일루전의 무릎에 누워 있는 상태로 자신의 인생을 되새 겼다.
동료에게 배신을 당했고, 빌런이 되어 테러를 벌였으며, 이젠 세상 을 멸망의 위기에 빠트렸다.
정말이지 끔찍한 인생.
그 어떤 참회로도 용서 받을 수 없었다.
“일루전…… 난 악인이었다.”
이시스가 긴 침묵 속에서 입을 열었다.
“아마 지옥에 떨어지겠지.”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일루전은 품안의 이시스를 내려 다봤다.
“……저도, 같이 가겠습니다.”
죽어가고 있는 건, 한쪽 팔을 잃 은 일루전도 마찬가지였다. 이사벨 이 뿜어낸 드래곤의 마나는 세포 단위로 일루전을 파괴하고 있었다.
이시스는 일루전의 말을 곱씹더 니 피식 웃었다.
“……그건 위로가 되는 구나.”
이시스는 흐릿해져 가는 정신 속 에서 시셀라의 마지막 점을 떠올 렸다.
연인. 사랑. 죽음.
‘얄궂군. 정말이지. 정확한 점이 야.’
내 전생은 최강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