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past life was the strongest swordsman RAW novel - Chapter (32)
내 전생은 최강검신-31화(32/325)
31 하
지역 자체를 결계(結界)로 만든 대 마도. 벽의 너머는 안 어울리게도 울창한 숲이 있었다. 나뭇잎이 어찌 나 빽빽한지 통과된 빛은 모조리 초 록빛이다.
‘동굴 안의 숲이라니…….’
물론 이 환경은 페일이 수정동굴 의 지맥에 마나를 통해. 6급 게이트 [세계수 지키기]의 무대인 요정의 숲을 흉내 냈을 뿐이다.
저벅저벅.
그 이유는 간단하다.
‘세계수의 열매.’
숲의 중앙에 심어진 묘목 한그루.
지엔의 키보다도 작은 나무의 주 변에는 어떤 식물도 자라고 있지 않 았다.
‘ 엄청나군.’
지엔은 묘목에 열린 열매를 바라 보았다.
동굴의 마나를 흡수해 100년이란 시간 동안 잘 영글어진 붉은 과실은 엘릭서를 능가하는 영약이었다. 이 걸 먹으면 지엔의 마나는 분명 3급 에 닿을 것이다.
그건 상위 랭킹의 생도를 능가 하는 수준으로, 잔류 마나를 앓고 있던 폐인은 꿈에서도 닿지 못할 경지였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점 은 마도기의 각성까지도 노려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내 경우는 되찾는 거니 각성과는 거리가 멀지만.’
열매를 향해 뻗던 지엔의 손이 멈췄다. 지엔은 나무에 새겨진 문 자를 보고 있었다.
[후배를 위한 충고(필히 시청할 것!) — 페일]
‘그래. 그 녀석…… 이런 걸 남겼 었지.’
지엔은 열매 대신 나무에 손을 얹었다.
그다음 약간의 마나를 불어 넣었 다.
쉬익一
마나 메시지.
지금은 기술의 발달로 잘 사용하 지 않는 마나 활용이었다.
문자는 빛을 뿜었고 홀로그램을 만들었다.
그 형상은 전생의 동료인 푸른 장발의 미청년.
“에반! 진짜 안 해? 나 혼자 한 다? 어, 이미 사용했네? 크, 크흠! 아, 이거 민망한데…….”
페일 엘퀴네스였다.
“페일.”
그저 녹화된 영상인 걸 알지만 지엔은 자신도 모르게 동료의 이름 을 불렀다.
“안녕. 난 페일 엘퀴네스다. 이십 대의 나이로 7급 세이버를 바라보는 천재지.”
페일은 장난스런 눈으로 지엔을 쳐다보고 있었다.
“내 옆에 있는 녀석도 나 못지 않 은 천재지만 보다시피 낯을 가려서 말이야. 그나저나 100년이라니. 정 말 까마득한 시간이야.”
세계수의 씨앗이 열매로 영그는 시간 100년. 그 무게에 페일은 질린 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때 100년 뒤의 세상은?”
미소 지으며 페일이 물었고.
“평화로워.”
지엔이 차분하게 답했다.
물론 하고 싶은 말은 많았다.
거창한 이야기가 아닌, 마탑의 최 신형 포켓에 얼마나 많은 물건이 들 어가는지. 후세가 페일을 어떻게 부르는지 등 사소한 이야기들. 하 지만 지엔은 이야기를 다음으로 미뤘다.
“여튼 이 열매는 무려 6급 게이 트 보상이니까. 꼭꼭 씹어 먹어. 후배를 위한 선물이다.”
말을 이어가던 페일은 설마 하는 눈빛으로 지엔을 노려봤다.
“모처럼 선물도 준비했는데 너희 멸망한 건 아니지?”
페일 특유의 장난스러운 농담.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푸른 눈에 진지함이 스며들었다. 그 는 훗날, 메시지를 볼 후배에게 처 음으로 당부했다.
“욕심부리지 말고, 안전을 최우선 으로 해, 무엇보다 동료와 레이디는 목숨을 다해 아껴줘. 그리고 마지막
으로
지엔을 바라보며 페일이 씩 웃었 다.
“미래를 잘 부탁한다.”
마나가 흩어지며 홀로그램이 꺼졌 고, 지엔은 다시 손을 뻗었다.
톡.
열매를 따내자. 목적을 잃은 결계 가 해제됐다.
솨아악.
진입을 막던 입구의 벽도 사라졌 고, 울창했던 숲은 원래 모습인 동 굴로 변해 버렸다.
지엔은 말라버린 나무에 기대앉 아. 눈을 감았다. 삭막한 풍경은 눈 꺼풀에 가려졌고 그리운 풍경으로 변했다.
“맡겨둬.”
징계 단위의 문제가 생겨야 소집 된다는 긴급회의.
그것이 올해만 세 번이었다. 씩씩 거리는 셀피스가 불러낸 10여명의 교수들 중에는 로미나와 카셴도 있 었다.
“셀리아;”
셀피스는 평소와 달리 잔뜩 흥분 한 상태였다.
계속해서 안절부절 움직이던 셀피 스는 신문지를 내던졌다.
“어디 만들어진 지 20년도 안 된 역사도 없는 학교가!”
광분한 셀피스의 모습에 나머지 교수들은 땀만 삐질삐질 흘리고 있 었고, 로미나는 그제야 셀피스에게 ‘성난 황소’라는 아명이 붙은 이유 를 알 것 같았다.
“그, 그냥 일개 학생일 뿐입니다.
큰 의미가
“큰 의미가 왜 없습니까? 속이 훤히 보이는 수작질인데!”
인상을 찡그리는 셀피스.
푸근한 아저씨처럼 보이던 얼굴이 이제는 악귀가 따로 없다. 그 얼굴 을 정면에서 본 로미나는 딸꾹- 소 리를 냈다.
“이제 방법은 하나뿐이오!”
셀피스가 눈을 부릅떴다.
그가 이렇게 화난 이유는 어제 부터 앞다투어 보도되는 기사 때 문이었다.
『영웅의 가문’출신으로 화제를 이 끈 루시아 엘퀴네스는 가장 위협적 인 상대로 지엔 러셸을 꼽았다. 명 문 아카데미의 양대 라이벌로 불리 는 아르카나와 셀리아. 두 학교의 라이벌 구도가…….]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아르 카나와 신생 아카데미지만 발군의 세이버를 배줄하고 있는 셀리아는 늘 라이벌이었다. 특히, 셀리아의 교 장과 사이가 나쁜 셀피스가 교장 이 된 후. 그 관계는 더욱 두드러 졌다.
“셀리아를 이기는 것!”
비약이 있긴 하지만 셀피스의 말 에 교수들은 모두 동의 했다.
예상 시청률이 10%인 이벤트 전 에서 셀리아의 학생이 아르카나의 학생에게 선전포고를 했다. 늘 라이 벌로 비교되던 두 아카데미의 승패 가 이벤트 전에 걸린 것이다.
“ 만일…….”
셀피스가 쉬익쉬익一 거친 숨소리 를 냈다.
이후는 뻔한 전개. 시청률을 등에 업고 기자들은 [아르카나의 패배!] [1인자가 된 셀리아 아카데미] 등의 자극적인 기사를 쏟아 낼 게 분명했 다.
“만일…… 만일 하나…… 이벤트 에서 진다면.”
셀피스의 눈이 차가워졌다.
교외에 비치는 이미지를 가상 중 시하고, 누구보다 셀리아 아카데미 를 싫어하는 그에게 이번 이벤트는 8급 게이트 급의 대사건이었다.
“아르카나는 패배자로 남겠지. 셀 리아에게 패배한 패배자…….”
‘젠장!’
‘ 망했군.’
‘이겨야 한다!’
교수들이 소리 없는 아우성을 질 렀다.
한동안 저런 분위기의 셀피스를 상대하느니 차라리 사퇴 쪽이 마음 이 편했다. 하지만 반대로 셀리아 아카데미를 꺾는다면?
“네! 이겨야죠! 그럼요. 안 그래 카셴?”
주먹을 불끈 쥔 로미나가 카셴을 보았다.
“공적인 자리에서는 존댓말로 부 르라고.”
카셴이 로미나의 이마를 검지로 꾹꾹- 눌렀다.
가만히 지켜보던 연기학 교수는 한참 눈치를 살피더니 조심스레 말 을 꺼냈다.
“근데 셀리아 쪽 참가자가 워낙 소문이…….”
루시아 엘퀴네스.
아직 1학년생에 불과한 그녀에게 붙은 호칭은 무려 3개였다.
셀리아의 천재. 황제. 영웅의 후 계자.
“……크흠!”
셀피스가 침음을 흘렸다.
8급 게이트 [마왕성 데모니악]을 봉인한 4명의 세이버. 그들은 정부 에게 영웅이라는 칭호를 선사 받았 다. 그 영웅이 무려 두 명이나 속한 가문이 엘퀴네스. 루시아는 그런 엘 퀴네스에서도 선대의 부활로 추앙 받는 천재였다.
“……잠깐, 그래서 제롬 교수는 우리 지엔이 진다 이 말이요?”
잔뜩 찡그린 셀피스의 시선에 연 기학 교수는 눈을 피했다.
“아뇨! 생각해보니 최, 최근 성적 을 보면 충분히…….”
연기학 교수의 말은 거짓말이었 다.
오히려 이 상황을 진지하게 고민 중인 건 카셴이었다.
‘아무리 지엔이 강해졌어도 상대 는 루시아. 영웅의 피를 이은 천재 다.’
거기다 엘퀴네스 정도의 명가라 면, 영 약과 조기교육에 어떤 투자를 했을지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물론 검술은 앞설 수도 있어
루시아가 무기로 사용하는 건 검.
학생 중에서 지엔을 검술로 이길 상대는 없다고 카셴은 늘 자부했다.
‘하지만 마도구는…….’
루시아의 마도구는 검이 아니다.
그녀에 게 [황제] 란 아명을 선사한 마도기는 무려…….
“복잡합니다. 참가자가 99명이나 되고, 3명이서 팀을 이루기 때문에 승률을 계산하는 건 의미가 없습니 다.”
카셴의 말에 로미나가 고개를 끄 덕였다.
“그렇겠지. 이러니저러니 해도 이 건 게임을 모델로 만들어진 이벤트 니까.”
입술을 잘근거린 셀피스가 그래 -!를 외쳤다.
“그럼! 그 하위권 학생! 크림슨? 지금이라도 그 학생을 빼는 건 어떻 소? 크림슨을 빼고 원넘버를 넣으면 전력이 더!”
셀피스의 의견에 카셴은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크리스라면…….”
물론 셀피스처럼 카셴도 크리스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았다. 이사벨과 지엔에 게는 비교할 수도 없었고, 다 른 100위권 학생들보다도 떨어진다 는 게 카셴의 생각이었다.
‘지엔이 멤버를 바꾸려고 할까?’
카셴은 지엔이라면 거절할 게 분 명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연기학 교수는 큰 리액션 으로 셀피스에게 동의했다.
“맞습니다! 1%라도 승률을 더 올 려야하는 지금 상황에 하위권 학생 을 출전시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흡족한 셀피스가 수염을 쓰다듬었 다.
“허허, 내가 생각해도 그렇소! 교 장으로서 SP포인트도 넉넉하게 지 급할 테니, 다른 원넘버를 크림슨 대신 끼우는 걸로 합시다. 어디 우 리 지엔에게 잘 이야기해 줄 교수가 있으면…….”
5초간의 정적.
교수들은 서로 폭탄을 피하려 눈 치만 보고 있었다.
아무도 나서지 않자 셀피스가 혀 를 쯧-하고 찼다.
“됐소! 내가 하겠습니다. 내가 해 요!”
어색한 분위기의 부실.
지엔과 셀피스는 테이블에 앉아 서로 마주 보고 있었다.
“크리스를 교체하자. 이 말씀이 죠?”
생각보다 담백한 지엔의 반응.
셀피스는 아까와 달리 세상 자상 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헛헛! 바로 말이 통하는군!”
지엔에 대한 셀피스의 평가는 늘 최고를 갱신했다.
마탑 사건. 배틀 서바이벌 섭외. 블루마의 추천. 거기다 성적까지 지 엔의 모든 것이 셀피스에게는 예뻐 보였다.
‘생각보다 쉽게 설득하겠는 걸?’
셀피스는 콧수염을 쓰다듬으며 신 문을 펼쳤다.
“그래그래. 최대한 강한 팀으로 꾸려서 출전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이야길 세.”
TV에서 인터넷 생중계에 이르기 까지 각종 미디어를 통해, 상상도 못 할 인원이 배틀서바이벌 이벤트 를 시청할 것이다. 그중에는 시민도, 아카데미를 고르는 학부도, 길드와 정부의 관계자도 있을 것이다.
‘만약 그런 대회에서 셀리아에게 진다면…….’
셀피스는 상상만으로 이마에서 식 은땀이 흘러내렸다.
“셀리아 측은 1등인 루시아를 필 두로 모두 원넘버가 출전할걸세. 그 러니 아무래도 90위권인 크리스 <느 99
a으,, M *
크리스가 약하다? 지엔은 웃음이 나올 것 같았다.
이사벨이 재능의 천재라면 크리스 는 노력의 천재. 하루의 3분의 2를 수련에 투자하는 게 크리스였다.
‘재능이 없는 것도 아니야.’
‘눈’이라는 사기적인 마도구.
크리스는 배틀서바이벌에서 최고 의 복병이 될 카드였다. 하지만 지 엔은 셀피스에게 구구절절하게 설명 하지 않았다. 말보다는 증명. 이건 좋은 기회였다.
“그렇게 생각하실 만도 합니다. 크리스의 랭킹은 97위에 불과하니 까요.”
“헛헛! 그렇게 생각할 줄 알았네. 어디! 팀원으로 봐둔 원넘버가 있는
가?
흐뭇한 표정으로 셀피스가 물었 다.
“그 전에 크리스에게도 기회를 줘 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 말에 셀피스가 기억을 더듬었 다.
지엔이 전생을 깨달은 첫날. 지엔 을 퇴학시키려 했던 셀피스는 기회 를 주었다. 별 아름다운 기억도 아 니었지만, 머릿속에서 한참 미화된 장면을 셀피스가 곱씹었다.
‘허허, 그랬지.’
한결 너그러워진 셀피스가 지엔을 보았다.
“어떤 기회를 원하는가? 뭐든 말 해보게.”
“대련이 좋겠네요. 크리스가 대련 에서 진다면 파티에서 제외시키겠습 니다.”
“상대와 규칙은?”
“둘 다 마도구를 사용하는 조건으 로 무투계와 붙는 건 어떨까요. 순 위는 40위권 정도면 적당할 거 같 습니다.”
“헛헛! 그 학생은 전투형 마도구 가 아닌 것으로 아는데?”
“그 정도 핸디캡은 괜찮습니다.”
얼핏보면 마도구를 사용한다는 룰 은 크리스에게 아주 불리했다.
전투형 마도구와 보조형 마도구의 차이는 전투에서 극명했다. 지엔처 럼 검이 마도구인 세이버와 에리아 처럼 펜이 마도구인 세이버의 전투 는 승자가 이미 정해진 거나 다름없 다. 하지만 지엔은 크리스의 승리를 의심하지 않았다.
“자신이 있나 보군.”
셀피스가 허허 웃었다.
‘전투형 마도구를 들고 90위 권에 게 대련을 패배할 학생은 없지. 원 넘버 명단이나 추려놔야겠군.’
이 야기가 마무리되어 가자 셀피스 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서 상대는 누구로 하겠나?”
지엔은 셀피스의 뒤를 보며 싱긋 웃었다.
“누구로 할래?”
거기엔 크리스가 있었다. 기척을 줄이는 아티팩트 높새바람 덕에 셀 피스는 미처 크리스를 알아채지 못 했다.
“에이~ 알면서. 40위권으로 정한 건 역시 그 녀석 때문이잖아?”
패거리까지 시켜 집요하게 크리스 를 괴롭힌 남자.
“데이븐. 데이븐 스톰.”
실력을 시험해볼 데뷔전이 복수전 으로 변한 순간이었다.
내 전생은 최강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