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past life was the strongest swordsman RAW novel - Chapter (325)
내 전생은 최강검신-324화(325/325)
센트럴의 명소. 영웅의 전당.
이곳은 모든 세이버들이 한번쯤은 찾아오는 역사의 도서관이었다.
“근데 이런 곳에 나랑 파티였던 사람의 홀로그램 동상이…….”
에리아가 혀를 내두르며 중얼 거 리자. 레이크는 왜인지 뿌듯한 표 정을 지었다.
“이거 참, 이야기 거리가 늘었어.”
“잘한 건 지엔인데 네가 왜?”
“왜. 우리들은 평가시험에서 상대 였잖아.”
“그래서?”
“나중에 자식을 낳으면 말해줘야 겠어. 아버지는 그 지엔과 검을 나 눈 사이라고!”
레이크의 당당한 포부에 에리아는 윽- 하고 질색을 했다.
“뭐, 틀린 말은 아니긴 하네.”
물론 그것도 잠시.
에리아는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한 후, 입을 열었다.
“근데 그렇게 치면 난 지엔이랑 파티를 같이 했던 건가? 시험에서 팀이었으니까.”
“오, 그건 좀 대단한데.”
옆에서 레이크가 맞장구까지 쳐주 자. 에리아는 기분이 뿌듯해졌다.
“나 그렇게 생각하니까. 뭔가…… 엄청 훌륭한 사람이 된 기분이야!” 이런 엉뚱하고 소소한 점이, 아카 데미에서부터 지금까지 레이크와 에리아가 어울리는 이유였다.
마탑이 주관하는 곰 시리즈의 신 작 축하 페스티벌. 곰 인형들의 퍼 레이드가 이어지고, 축제나 다름없 는 분위기 속에서 크리스와 데모나 는 어색하게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 다.
먼저 말을 꺼낸 건 크리스였다.
“뭐냐. 넌 왜 여기 있어?”
데모나는 무표정한 얼굴로 크리스 를 쳐다보더니 대답대신 포켓에서 곰 시리즈 중 하나를 꺼냈다.
스
“……아.”
데모나가 꺼낸 곰 시리즈에 크리 스는 질렸다는 표정을 지었다. 동 생들과 루아를 위해 따라온 곰 시 리지의 덕분에 크리스는 좋아하지 도 않는 곰 인형을 하루 종일 보게 됐다.
데모나는 그런 크리스의 사정도 모른 채, 곰 인형을 내밀며 물었 다.
“—좋아함?”
크리스는 굳이 말하자면 싫어하는 쪽에 가깝지만 데모나의 반응에 설 렁설렁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보통.”
“그럼. ……빚.”
데모나는 그런 크리스의 대답에 쥐고 있던 곰 인형을 쥐어주었다.
“어? 이걸 날 주겠다고?”
끄덕끄덕.
데모나가 고개를 끄덕인 후 떠나 자. 크리스는 한참을 손에 쥐어진 곰 인형을 멍하니 바라봤다.
“갑자기 웬…….”
“여기 있다! 오빠! 루아야! 여기!”
“휴휴, 좋아!”
멀리서 퍼레이드를 보던 여동생인 클라라와 막내인 루아가 다가오자 크리스는 반갑게 맞이했다.
“우리 루아 왔어?”
“오빠! 체고! 여기 짱!”
막내인 루아가 눈을 빛내며 자신 을 끌어안자, 크리스는 흐뭇하게 웃었다. 이 모든 행복은 세상을 구 해준 지엔 덕분이었다.
클라라는 감회에 빠진 크리스를 보더니 화들짝 놀랐다.
“어? 근데 오빠 이거! 엄청 귀한 한정판 시리즈 아냐?”
클라라의 말처럼 데모나가 크리스 에게 준 곰 인형은 시리즈 중에서 도 아주 희귀한 넘버였다.
수집가인 데모나도 단 하나만 가 지고 있을 정도.
“우아!”
인형을 본 루아의 함성이 터지자. 크리스는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이거 귀한 거야?”
“엄청 귀하지! 돈이 있어도 못 살 걸? 한정판이니까!”
클라라의 말에 크리스는 찝찝한 표정을 지었다.
“비싼 선물은 좀 그런데…….”
데모나는 빚을 갚는다고 말했지만 일방적으로 무언가를 받는 건 크리 스의 성격상 참기 힘들었다.
그렇다고 돌려주기엔 곰 인형을 받은 루아가 너무나 행복한 얼굴로 좋아하고 있었다.
“곰! 체고!”
결국 난감해진 크리스는 머리를 긁적이며 생각했다.
‘……어쩔 수 없지. 다음에 만나면 밥이나 사줘야겠다.’
시작은 사소하지만 둘에게는 변화 의 바람이 불고 있었다. 라이벌이 라는 이름 대신 새로운 이름의 인 연이 시작되는 것이다.
지엔이 커튼을 걷자 부실 안으로 환한 햇살이 쏟아졌다. 지엔이 고 개를 들자, 창가에는 녹색의 나뭇 잎들이 물들어 가고 있었다.
짹 짹
창밖에서는 새들이 지저귀었고, 호수의 근처에는 소동물들이 이리 저리 풀을 뜯고 있었다.
너무나 평화로운 풍경.
며칠 전만해도 세계가 위험에 빠 진 일들이 모두 거짓말 같았다.
지엔은 피식 웃으며 하나하나 지 금까지의 사건을 되새겼다.
‘모든 건 책 한권에서 시작됐지.’
전생인 에반의 역사가 담긴 책.
처음에는 기억을 되찾은 게 우연 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
해보면 그렇지 않았다.
‘……게이트의 운명이었겠지.’
아니, 누구의 의도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낙제생인 지엔이 이 끌리듯 찾아간 곳에 운명은 있었 다.
그렇게 지엔은 전생의 기억을 되 찾았고, 역전은 시작됐다.
크리스와 이사벨을 만난 평가시 험.
디자이어를 패퇴시킨 마탑.
루시아와 결전을 낸 배틀서바이 벌.
동료들을 강하게 만든 수많은 게 이트 공략. 이 모든 일은 지엔이 되찾은 전생의 기억 덕분이었다.
결국 그 덕분에 지엔은 세상을 지 켰다. 혼자라면 불가능한 일이었 다. 하지만 지엔의 곁에는 든든한 동료가 있었고, 수많은 만남이 있 었다.
전생을 포함한 모든 사건들이 지 금의 지엔을 만든 것이다.
‘그 경험들이 없었다면…… 리자를 이기는 건 불가능 했겠지.’
9급 게이트에서 등장한 리자는 진정한 8급 세이버였다. 분명 지엔 의 전생인 에반보다 강한 상대.
하지만 지엔은 이겨냈다.
전생을 뛰어넘었고, 그때는 지키 지 못한 소중한 것들을, 이번 삶에 서는 모두 지켜냈다. 두 번의 실수 는 없었다.
툭.
생각이 길어지는 그때 누군가 지 엔의 등에 얼굴을 파묻었다.
“아, 눈부셔어…….”
잠에서 덜 깬 이사벨의 짧은 혓소 리에 지엔은 미소를 지었다.
“일어났어. 이사벨?”
M O ”
……w
이사벨은 몽롱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지엔의 품으로 달라붙 으며 물었다.
“……몇 시?”
“곧 오후야.”
지엔의 대답에 이사벨은 눈을 비 비며 한숨을 내쉬었다.
“2시까지 센트럴?”
“용케 기억하고 있네. 엄청 피곤 해 보이는데.”
지엔이 미리 타둔 커피에 각설탕 을 빠트렸다. 점점 개수가 많아지 자 커피의 온도가 미지근해질 지경 이었다. 이사벨은 설탕물이나 다름 없는 커피를 자연스럽게 양손으로 움켜쥐었다.
“소파 때문이지……. 아무리 고급 이라도, 소파는 소파야. 불편해.”
평소엔 털털했던 이사벨이 오늘은 귀여운 투정이 끝나지 않았다. 이 사벨은 자신의 발가락을 꼼지락꼼 지락 거리더니 배시시 웃으며 지엔 의 발을 톡톡 건드렸다.
“그냥~ 오늘은 가지말까?”
지엔도 처음 보는 이사벨의 애교.
이사벨은 책상에 커피잔을 놓고 귀찮다는 듯 도로 지엔이 앉은 소 파 옆에 뻗었다.
“역시 난 더 잘래. 피곤해.”
“그럼 어쩔 수 없지. 나라도 다녀 올게.”
비장의 애교에도 지엔이 휘둘리지 않자. 비스듬히 고개를 틀고 올려 다보던 이사벨은 지엔의 옷깃을 붙 잡았다.
“……누가 가게 놔둔대?”
지엔의 첫 패배.
결국 이사벨은 지엔의 무릎을 차 지했다. 하지만 지엔도 이사벨의 그런 억지가 싫지 않았다. 지금 이 모습들은 마음을 연 이사벨이 오로 지 지엔에게만 보여주는 모습이었 다. 지엔은 무릎에 누워있는 이사 벨의 머리카락을 쓸어주며 물었다.
“……이사벨. 잠만 자는데 꼭 같이 있어야 해?”
이사벨은 무릎에 놓은 머리를 느 릿하게 끄덕거렸다.
“당연하지. 난 욕심도 많고, 외로 움도 많이 타잖아?”
이사벨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 을 층}자. 지엔도 납득을 한 듯 고 개를 끄덕였다.
“하긴 그렇지.” 지엔의 입장에서도 이사벨의 이런 투정은 얼마든 환영이었다. 어쩌면 지금 누리고 있는 것들은 지엔에겐 익숙하지 않은 행복이었다.
‘전생에서는 오직 강해지는 것만 을 좇았으니까.’
그러나 진정으로 세계를 지켜낸 지금은 달랐다. 전생의 에반이 리 자와 했던 약속에서도 해방됐고, 소중한 것을 지키겠단 다짐도 이루 어 냈다.
지엔에게 남은 것은 자신의 행복.
이사벨은 그런 사소한 행복들을 지엔에게 가르쳐주고 있었다. 그렇게 지엔이 동료들을 변화 시 켰듯, 동료인 이사벨도 지엔을 변 화 시키고 있었다. 그 증거로 지엔 은 모든 일을 미루고 이사벨의 곁 을 지키고 있었다.
“그럼 역시 혼자 둘 수는 없겠네.” 원래라면 있을 수 없는 변화.
지엔은 편안한 자세로 소파에 등 을 기댄 채, 이사벨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며 나지막이 읊조렸다.
“계속 옆에 있어줄게.”
기분이 좋아진 이사벨은 무릎에서 꿈틀 움직여 고개를 틀었다. 밑에 서 지엔을 올려다보는 상태. 이사 벨은 눈을 가늘게 뜨더니, 은은하 게 웃어 보였다.
“언제까지?”
이사벨의 물음에 지엔은 생각했 다.
지금의 행복은 언제까지일까. 아 니, 지금의 평화는 언제까지일까. 세상은 불완전 했고, 장담할 수 없 었다. 그러니 혹시 9급 게이트 이 상의 재앙이 덮친다고 해도 모를 일이었다.
그러나 지엔은 떨지 않았다.
설령 지금까지 벌어졌던 일보다 더한 사건이 닥치더라도, 문제는 없었다. 지엔에게는 든든한 동료가 있었고, 또 그들과 지금의 세상을 지켜내면 될 뿐이었다.
그러니 지금은 그저.
늘 우선순위에서 미뤄두었던 자신 의 행복을 위하기로 지엔은 마음먹 었다.
“영원히.”
f.
작가 후기
안녕하세요. 연못맨입니다.
후기를 드리기에 앞서 지금까지 내 전생은 최강검신을 봐주신 독자 님들께 무한한 감사의 인사를 올리 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봐주시는 독자님들이 있 었기에 작품을 완결까지 써내려 갈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 다.
그리고 동시에 사죄의 말씀도 드 리고 싶습니다.
연재의 후반부의 잦은 휴재…….
갑자기 현실에서 몰아친 여러 가 지 사건들로, 작품 외적인 부분에 시간을 쏟으며 작품에 매진할 여유 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만족하지 못할 결과물을 올리기에는 저의 첫 작품과 읽어주 시는 독자님들에게 예의가 아닌 것 같아. 능력에 비해 욕심을 부린 탓 입니다. 다시 한 번 사죄드립니다.
324화까지 작품을 써내려가며 많 은 일들이 있었지만 가장 기쁜 일 은 제 이야기를 독자님들에게 보여 드리는 것이었고, 제가 쓰는 글들 을 좋아해주시는 독자님들의 댓글 을 읽는 순간이었습니다.
정말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그리고 처음 연재를 시작했던 저 를 제자처럼 신경 써주신 매니지의 대표님과 계속 마감을 지각한 저 때문에 업무 시간 외에도 고생을 하신 편집자님들께도 다시 또 한 번 감사합니다.
독자님들에겐 항상 글을 쓰며 제 글을 읽는 시간이 즐거운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부디, 제 바람이 이루어졌길 바라 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