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past life was the strongest swordsman RAW novel - Chapter (33)
내 전생은 최강검신-32화(33/325)
32 하
삑
휴대폰에 정보가 떠오른다.
<이그드라실의 열매>
등급-신화
정보一요정들에게 예지력을 통해 예언을 내려주던 세계수 이그드라실 의 열매다.
효괴—100년 동안 응축한 세계수 의 마나가 담겨 있다.
지엔은 차가운 얼굴로 열매를 바 라보고 있었다.
수천 년의 마나를 머금은 원본에 비해서는 모자라지만, 100년의 시간 동안 마나를 먹으며 자라난 열매였 다. 영약의 수준을 넘어 신화에 닿 은 아티팩트.
‘돈으로 따지면 얼마일까?’
지금까지 발견된 신화급 아티팩트 는 세 자릿수가 채 되지 않는다.
이렇게 소모품인 경우는…… 사실 금액으로 가치를 측정하는 게 우스 운 일이었다. 무려 6급 게이트 [세 계수 지키기]에서 보상으로 나온 아 티팩트니까.
‘……세계수 지키기.’
정부의 중앙 기관 센트럴이 게이 트를 나누는 기준은 2가지였다.
게이트를 구성한 마나 규모를 측 정해 난이도를 매기는 급(級).
‘그리고 명칭.’
[마왕성 데모니악].
[세계를 삼키는 뱀].
이때까지 단 2번밖에 등장하지 않은 8급 게이트에게는 재앙(災께) 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그 외에도 3구역의 [혈교의 난]은 흉(凶). 1구역의 [귀신 저택]은 유령 (幼齡). 4구역의 [드래곤의 성]은 용 (龍)으로 수십 개의 7급 게이트가 모두 3구역의 언어로 명칭이 붙었 다.
‘그리고.’
아주 드물게 6급 게이트 중에서 도 명칭이 붙은 경우가 있었다.
[세계수 지키기]도 그중 하나였 다. 이유는 흉악한 난이도. 요정의 숲을 공격하러온 북방의 기마민족을 단 11명의 세이버가 막아야 하는 퀘스트.
특히 족장인 ‘반 드로고’의 뛰어 난 전술 때문에 [세계수 지키기]는 지엔이 전생에서 클리어한 게이트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난이도였 다.
‘그런 게이트의 보상이다. 지금의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이그드라실의 열매에 응축된 마나 는 그만큼 대단했다.
지엔이 열매의 마나를 다스리는 것에 성공한다면 마도기의 사용도 충분히 가능해진다. 하지만 열매는 독이 든 성배. 만약 마나를 다스리 지 못하면…….
그대로 마나는 폭주한다. 3구역에 서 주화입마라 부르는 상태.
잔류 마나와는 위험도가 다르다. 이건 폐인이 되는 건 물론, 목숨마 저 내놓는 도전이었다.
‘이제 선택해야 한다.’
이제는 미룰 수가 없다. 열매의 흡수에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대 회일정을 생각하면 오늘이 적기. 생 각을 마친 지엔이 열매를 삼켰다.
꿀꺽.
열매는 자두보다 작았지만 맹독보 다 무서운 위압감이 있었다.
정좌한 지엔이 몸 안의 감각에 집중했다. 아직은 별다른 반응은 없 지만 이건 폭풍 전의 고요. 곧 열매 의 껍질이 소화되며 농축된 마나가 터져 나왔다.
슈와아아악-!
마나가 날뛰기 시작한다.
내장이 비틀리고 온몸이 찢기는 고통.
그러나 지엔은 초연한 얼굴로 마 나를 응축하려 애썼다.
‘실수하면 끝이다.’
고통과 공포를 오히 려 받아들이자 몸의 감각은 더 예민해졌다.
점점 마나의 솟구침은 커져가지만 지엔은 한계까지 몸 안에 마나를 붙 잡았다.
그렇게 약속의 3시간이 흘렀다.
끼익.
“하음…… 다 됐어?”
문을 지키던 크리스가 숙소 안으 로 들어왔다.
“읍!”
방 안의 마나 밀도가 얼마나 높 은지 숨이 막힐 힘들 정도.
크리스는 문에서 한 걸음 물러나 멀찍이 떨어져 물었다.
“야 지엔 괜찮아?”
그 질문에 지엔이 느릿하게 눈을 떴다.
“그래.”
달라진 분위기.
아니 분위기만 그런 게 아니었다.
‘얘 뭐야?’
몸을 감싼 은은한 마나.
마나 감지에 미숙한 크리스도 단 번에 알 수 있었다.
흘러간 시간은 3시간이지만 지엔 이 흡수한 건 신화급 아티팩트.
“끝났어.”
듣기 좋은 저음.
3시간 전의 지엔과 지금의 지엔 은 다른 사람이나 마찬가지였다.
“쿠오오오!!”
동굴을 진동시키는 거대한 울음.
4급 보스 락쿠마는 온몸이 돌로 된 곰이었다.
락쿠마를 처치하면 던전이 정화되 지만, 특유의 단단함 때문에 현역인 4급 세이버들도 임무를 거절한 난이 도가 높은 괴수였다.
하지만.
“쿠오옥!”
그런 락쿠마의 아성도 오늘까지였 다.
“파티장님. 왜 하필 남자에요? 겨 우 9등인데.”
푸른 단발의 소년이 장갑 낀 손 을 움직 이자. 말캉한 물방울이 락쿠 마의 손을 감쌌다.
속도와 파괴력이 현저하게 느려진 락쿠마의 앞발을 흑발 소녀가 은빛 검으로 쳐냈다.
“그 학생의 시험 영상을 봤습니 다. 뛰어난 검술과 판단력. 학생이라 고는 믿기 힘든 실력이었어요.”
“파티장님이 그렇게까지 말하다 니. 음! 분명 강하겠네요.”
소년이 상큼한 미소를 지으며 다 시 손을 움직였다.
푸콰악-
갑자기 바닥에서 물보라가 솟구쳐 락쿠마를 덮쳤다.
휘청거리며 밀려나는 락쿠마.
“쿠오오!!”
위협적인 포효였지만 3명의 학생 중 겁먹은 사람은 없었다.
파티장으로 불린 흑발 소녀를 중 심으로 대형을 지키며 노련하게 대 처했다.
“쿠아. 바닥에 워터 리퀴드. 데모
나. 메가 크러시.”
“깔았어요.”
소년의 장갑이 바닥에 액체를 깔 았다. 락쿠마는 미끄러움에 휘청거 렸고, 탈색된 백색 머리의 소녀가 2m 길이의 할버드로 락쿠마의 앞발 을 내리쳤다.
“크와오옥!”
바위로 된 앞발이 박살나고 락 쿠마가 고통에 몸부림쳤다.
파아악!
일순의 섬광.
마나를 머금은 은빛 검이 정확하 게 락쿠마의 심장을 찔렀다.
학생들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고난 도의 팀플레이.
“수고했어요.”
셀리아의 자랑 루시아 엘퀴네스.
영웅의 피를 증명하는 보기 드 문 흑발과 절제된 말투.
늘 냉정함을 유지하는 성격은 그 녀가 여제가 아닌 황제란 아명으 로 불리는 이유들이었다. 그녀는 입학 이래로 늘 1등이었고, 그녀 의 파티도 마찬가지였다. 멤버는 총 3명.
“음~ 그래도 역시 의외는 의외에 요. 사실 전 크로아 아카데미나 아 이테르를 꼽으실 줄 알았거든요.”
쾌활한 성격의 쿠아와,
무뚝뚝한 데모나.
“거기다 소문으로는 4급 보스를 혼자서 처리했다더군요.”
검을 집어넣으며 루시아가 말했 다.
칭찬하는 말과 다르게 그녀의 표 정은 별 감흥이 없어 보였다.
“에이, 그 정도는 파티장님한테도
간단하잖아요?”
마도구인 장갑을 역소환 하는 쿠아.
데모나도 동의한다는 듯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셀리아의 우승은 변함없겠지 만…… 제가 원하는 건 완벽하고 압 도적인 1등입니다.”
압도적인 1등.
루시아의 목표는 우승 그 자체가 아니었다. 자신의 실력을 만인에게 증명하고, 후계 자리를 완벽하게 굳 히는 것. 엘퀴네스 가문에는 지금까 지 룰이 있었다.
태양과 달.
남자는 가문의 대외적인 활동을 맡는 정식 후계 태양의 자리를, 여 자는 가문의 내실을 다지는 달의 자리를 받게 되는 불공평한 룰이. 하지만 루시아는 그 룰이 싫었다.
태양은 스스로 빛을 내지만 달은 그렇지 않다. 그저 태양의 빛을 받 아들일 뿐 스스로 빛나지 못했다.
‘내가 태양이 되겠어.’
그렇게 루시아는 누구보다 강해 졌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그녀는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어른스러웠 고, 일찍 철이든 아이. 하지만 그 녀는 그저 자신의 길을 스스로 선 택하고 싶을 뿐이었다. 그저 스스 로 빛나고 싶을 뿐이었다.
“맡겨만 주세요. 저도 데모나씨도 열심히 할게요! 그쵸, 데모나씨?”
밝은 미소로 쿠아가 싱글거리며 묻자. 데모나는 시큰둥한 얼굴로 픽- 고개를 돌렸다.
“데모나씨도 그렇대요.”
멋대로 결론을 지은 쿠아.
루시아는 동굴 밖의 태양을 바라 보았다. 눈이 저릿저릿했지만 그녀 는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루시아 에게 태양은 정말이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총.
세이버들은 총을 기피한다.
손으로 화살에 마나를 담을 수 있는 활과 암기와는 다르게, 탄환 은 총을 거쳐 발사되기 때문이다. 그건 4급이 3급의 힘 밖에 못 낼 정도로 심한 마나 손실을 초래한 다. 세이버에게는 치명적인 단점. 하지만, 만약 총이 마나 그 자체인 마도구라면?
타아앙
저격총이 불을 뿜었다.
마나를 담은 탄환이 직선을 그었 다.
마치 유성과 같았다.
탄환의 궤적을 따라 마나가 흩어 지며 꼬리를 이뤘다.
손실되는 마나도, 저항도 없이 탄 환은 매서운 속도로 쏘아졌다.
“6킬로미터 성공이라……. 잘했어. 넘어갔대.”
이어마이크를 뺀 여자가 말했다.
그녀는 크로아 아카데미의 대련 교관인 티모시였다.
“감사합니다.”
총을 쏜 남자는 티모시의 애제자. 이체 프.
쉬이익.
이체프의 성흔이 빛나고 저격총 이 사라졌다.
그는 최초로 저격총이 마도구인 세이버 였다.
“이제 이벤트가 며칠 안 남았네?”
“ 네.”
“어때 배틀 서바이벌에서 우승할 거 같아?”
그녀의 진짜 성격을 아는 사람이 라면 치를 떨 만큼 자상한 목소리.
이체프는 무표정한 얼굴로 입꼬 리만 올렸다.
“제가 참가한 이상…….”
롱코트의 끝자락이 평야의 바람 에 흔들린다.
이체프는 마치 가소롭다는 듯 풋 – 소리를 냈다.
“그저…… 일방적인 사냥입니다.” 이체프는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세상 멋있는 표정으로 자리를 떠 났고.
티모시는 똥 씹은 얼굴로 소리를 질렀다.
“흐엉, 도대체 저건 누구 흉내 야?’’
팔뚝에 오소소 돋아난 닭살들.
티모시는 슬픈 얼굴로 학년 초기 의 이체프를 떠올렸다. 귀여운 목 소리로 말끝마다 진짜요?를 붙이 며 찰거머리처럼 자신을 따라다녔 던 이체프…….
‘그땐 가르치는 맛이 쏠쏠했는 데…….,
하지만 어디서 구했는지 1구역의 느와르 영화를 잔뜩 시청한 뒤, 이 체프는 줄곧 저 상태였다. 티모시 는 귀여웠던 제자를 그리워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에휴. 그래도 실력은 엄청 늘었 네.”
이제 견제가 되는 팀은 기껏해야 셀리아와 아르카나 정도.
크로아는 다른 아카데미와 달리 비밀병기인 이체프를 꽁꽁 숨겨뒀 다.
‘총이 마도구라니, 지형 운만 따 르면 1등도 가능해.’
그럼 아르카나의 탈락도 가능하 다.
‘지엔. 이랬지?’
티모시는 경쟁 상대라 아르카나 에는 관심이 많은 게 아니었다.
거긴 학창시절부터 티모시와 라 이벌이었던 로미나가 있는 곳. 그 리고 명문을 자칭하는 아르카나가 티모시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디 한번 광탈 좀 당해봐라.”
내 전생은 최강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