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past life was the strongest swordsman RAW novel - Chapter (53)
내 전생은 최강검신-52화(53/325)
52 하
루다 성 지하미로는 균일하지 않 은 통로로 이루어져 있었다.
‘ 생각대로야.’
하지만 좁고 넓은 여러 갈래의 미로와 함정들은 크리스에게만은 위협이 되지 않았다.
‘앞에 화살 트랩이 하나. 그 옆에 는 구덩이. 밟으면 끝이겠네.’
천리안과 투시를 사용하자 펼쳐지 는 벽 너머의 모든 시야. 마도구인 눈이 있는 이상, 미로의 장치들은 크리스에게 해를 끼치지 못했다.
‘최대한 함정이 많은 곳으로 유인 해야한다.’
크리스는 계속 마나를 태워 최적 의 장소를 탐색했다. 투과된 4겹의 벽 너머에 데모나가 보였다.
흰색 단발머리. 작은 체구. 데모 나는 오른 손으로 벽을 짚은 채, 로 봇 같은 표정을 유지하며 뚜벅뚜벅 걷고 있었다.
‘마도구가 할버드랬지?’
크리스는 좁은 길목에 함정까지 숨겨진 최적의 장소를 찾았다.
‘저기서 승부를 본다.’
전투는 길지 않을 것이다.
낡은 음식점의 낡은 테이블.
이사벨과 지엔은 느긋하게 의자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주최 측의 배려인지 구식 TV는 겉모습과 달리 최고의 화질을 선보였다.
“좋은 자리야.”
순조로운 경기의 시작.
지엔이 TV를 보며 말하자. 이사 벨이 거들었다.
“그러네. 상대가 할버드면 좁은 게 낫지.”
피할 곳이 줄어드는 건 부담이지 만 도끼창이라고 불리는 할버드는 베기와 찌르기 모두에 능통한 무기 였다.
특히 데모나는 긴 사거리를 바탕 으로 휘두르는 게 장기.
그 폭거가 시작되면 크리스의 단 검으로는 접근하기 힘들어진다.
“그래. 움직임이 제한되니까. 그리 고 바닥에 작은 벽돌 보여?”
지엔의 물음에 이사벨은 미간을 좁혔다.
“저…… 작은 거?”
“분명 함정일거야.”
“흠 그래?”
이사벨은 사탕을 입에 넣고 굴리 며 힐끔 지엔을 쳐다봤다.
얘는 모르는게 없네.’
이번뿐만이 아니다.
같은 파티가 된 이후, 어떻게 이 걸 알지? 싶은 사소한 것도 지엔은 모두 알고 있었다.
‘신기한 게 한 둘이 아니지.’
생각해보면 그런 일은 많았다.
꼴등에서 시험 한번으로 원넘버가 되더니, 쟁쟁한 학생들을 두고 97위 인 크리스와 파티를 맺었다. 거기다 디자이어와 목숨을 걸고 싸우질 않나, 이제는 배틀서바이벌의 참전 권을 따내어 참전까지 했다.
‘이젠 결승까지 왔고.’
이 모든 일을 2달보다 짧은 시 간에 해냈다. 아니, 그 시간마저 쪼개서 지엔은 이사벨과 크리스에 게 특훈까지 해주었다.
‘지 엔은…….’
세이버다운 세이버.
그게 지엔을 향한 이사벨의 평가 였다. 게이트가 정복되고 세상이 바 뀌며 세이버의 의미는 구원자와 거 리가 멀었다.
마탑에서 디자이어의 테러가 닥쳤 을 때 대부분의 세이버는 타협하지 않았을까? 그런데도 지엔은 끝까지 세이버다웠다.
한참 알맞은 단어를 떠올리던 이 사벨이 생각을 마쳤다.
‘아, 그래. 올곧은 거구나.’
사탕은 어느새 다 녹아 버렸다.
이사벨은 시선을 TV로 돌렸다.
방송은 데모나와 크리스를 번갈아 가며 보여주고 있었다.
‘만약…… 크리스가 진다면?’
그럴 수도 있다.
아니, 그럴 확률이 더 높았다. 상 대의 마도구는 전투형. 보조계인 크 리스는 승산이 적다.
‘나도 진다면?’
약속대로 셀피스에게 부실을 뺏길 테고, 파티는 해체될 것이다. 생각만 으로 기분이 찝찝해진 이사벨이 턱 을 괴고 한숨을 내쉬었다.
“왜 하필- 토너먼트야?”
‘조금만 더.’
크리스는 투시된 벽 너머로 모퉁 이를 도는 데모나가 보였다.
이제 크리스와 남은 거리는 1미 터 정도로 가까워졌다. 그런데도 데 모나는 크리스를 감지할 수 없었다.
그건 크리스의 아티팩트인 높새바 람과 더불어 배틀서바이벌에서 느낀 경험들 덕분이었다.
‘숨을 멈추고. 마나를 낮추고. 살 의를 감춘다.’
기습의 철칙을 되새기며 크리스는 단검을 꽉 쥐었다. 둘을 대치하게 만든 건 겨우 벽 하나. 모퉁이만 돌 아도 데모나와 크리스는 마주해야 했다.
저벅.
모퉁이를 돌던 데모나의 발소리가 멈췄다. 데모나는 벽을 더듬으며 한 동안 멈춰 있었다. 크리스로서는 입 이 바짝바짝 마르는 상황.
‘설마 눈치 챘나?’
하지만 의심은 기우로 끝났다.
저벅저벅.
데모나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그때 그녀가 밟은 벽돌이 소리를 내며 움푹 들어갔다. 트랩을 밟은 것이다.
그르륵!
‘ 걸려들었다!’
쐐액!
천장에서 데모나를 향해 화살이 쏘아졌다. 화살에는 독이 발려 있어 서, 맞는 순간 토너먼트에서 아웃이 었다.
‘지금!’
완벽에 가까운 타이밍.
크리스가 직접 모퉁이를 돌았다. 화살과 동시에 내지른 크리스의 쌍 검. 크리스는 성공했다는 확신이 강 하게 들었다.
하지만.
치직! 치지직!
2개의 단검은 데모나의 목 앞에 서 멈췄다. 데모나의 목과 단검 사 이에서 얇은 스파크가 튀겼다. 마나 배리어가 전개한 것이다.
“젠장!”
크리스가 잔뜩 얼굴을 찡그렸다.
이때까지 저런 무식한 방법으로 마나 자랑을 한 상대는 이사벨이 유 일했다.
가로막힌 단검과, 튕겨나간 화살.
데모나는 여전히 로봇 같은 표정 으로 말없이 크리스를 쳐다보았다.
‘그래도 유리한 시작이다. 마나
소모가 클 거야!’
크리스와 데모나 둘의 성흔이 동 시에 빛났다.
사아악!
크리스의 눈에 마나가 어 렸고, 데 모나의 손에는 흉악한 할버드가 쥐 어졌다.
거리를 벌리려는 데모나.
속공을 반복하며 달라붙는 크리 스
‘한대라도 맞으면 끝이다.’
반면 크리스의 공격은 데모나의 배 리어에 튕겨나갔다.
“도대체 마나가 얼마나…….”
크리스는 말을 잇지 못했다.
부웅!
뒤로 물러나지 않았다면 크리스는 정확하게 반으로 갈라졌을 것이다. 다행히 피한 덕분에 할버드는 바람 을 갈랐다. 긴장감에 다리가 굳어가 는 크리스. 하지만 지엔의 검에 비 하면 상대의 움직임은 느렸다.
‘아무리 강해도 맞지 않으면 돼.’
채앵! 챙챙! 쨍그랑!
으……으 ”
매섭게 이어진 연격.
배리어가 깨지고 데모나가 팔을 베였다. 그녀는 자신의 팔을 무심하 게 쳐다본 후, 마나를 끌어올렸다.
쾅!
크리스를 향해 내려쳐진 할버드가 땅에 꽂혔다. 바닥이 일그러지고, 타 일이 부숴 지며 흙먼지가 일었다.
데모나의 마도기는 파괴력이 강했 지만 맞지 않으면 의미가 없었다.
‘보여.’
반면 마도기가 켜진 크리스의 관 찰력은 초월의 경지였다. 자세를 본 것으로, 데모나의 공격을 예측했다.
예측은 아주 친절한 방식이었다.
비단 같은 초록색 물결이 그려지 면 할버드는 그 길을 따라 공격해왔 다. 맵이며 상성까지 분명 크리스는 데모나를 상대로 유리한 고지를 여 럿 점령했다. 어느새 이길 수 있다 는 마음이 확신으로 변했다.
‘이겨야 한다!’
지엔에게 빚을 갚기 위해.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크리스는 누구보다 토너 먼트에서 이 기고 싶었다.
하지 만.
“크윽!”
연격을 날리던 크리스가 주춤했 다.
과부하를 견디지 못하고 눈에 어 렸던 마나도 사라졌다. 마도기가 풀 린 것이다.
낌새를 눈치 챈 데모나.
천재일우의 기회를 그녀는 놓치지 않았다. 할버드가 쪽빛 마나를 이리 저리 뿜어냈다.
그그그극!!
데모나는 왼발을 축 삼아 할버드 를 배트처럼 휘둘렀다.
크가가가각!!!
할버드에 부딪힌 벽이 두부처럼 으깨졌다. 상상도 못한 횡 베기. 마 도기가 꺼진 크리스는 그 공격을 읽 지 못했다.
콰앙!!
마나의 폭발.
할버드가 근방에 있는 모든 것을 박살냈다.
“미친!”
그 광경에 크리스는 욕지거리를 뱉어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사 용한 데모나의 마도기는 폭격과 같 았다. 일정 구역을 초토화 시키는 파괴적인 마나. 상대의 공격을 읽고, 속력을 이용해 피하던 크리스에게 그건 반칙이나 마찬가지였다.
“피, 피할 곳이…….”
붉고 푸른 마나가 해일처럼 크리 스를 덮쳤다. 결국 마나가 지나간 자리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새하얘지는 풍경.
더 이상 크리스가 서 있는 곳은 지하미로가 아니었다. 옷도 원래의 교복으로 변해 있었다.
[크리스 아룬 탈락.] [승자 데모나 이그젝.] [1라운드가 종료 되었습니다.] [점수-아르카나 0:1 셀리아]거기다 스코어를 띄워둔 대형 스 크린과 자신을 쳐다보는 7만 명의 관객들. 크리스는 옆에 있는 데모나 를 보며 상황 파악을 끝냈다.
“젠장. ……졌구나.”
나지막하게 중얼거리는 크리스.
자신의 패배로 이제 아르카나의 승패는 순전히 이사벨에게 맡겨졌 다. 크리스는 한숨을 내쉬었다.
짐을 지웠다는 생각과 일말의 아 쉬움. 꽤나 선전했음에도 크리스의 표정은 어두웠다.
“1라운드의 승자는 셀리아 아카데 미의 데모나 참가자입니다!”
버논의 진행에 데모나를 향한 박 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그녀는 무감 한 눈으로 관중석을 훑더니 퇴장했 다. 그녀다운 참 건조한 인사였다.
치고 나가는 셀리아.
교장인 레이몬드는 휴대폰을 보며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껄껄껄! 이거 아주 코미디로군!”
[ 학교 – 아르카나 ] [ 이름 – 크리스 아룬 ] [ 학년 랭킹 一 96위 ]검색에 표시된 크리스의 성적은 형편없었다. 96위. 중간조차 못되 는 숫자를 보며 레이몬드는 셀피 스를 비꼬았다.
“천민 출신에 이어 96위? 96위를 교외 이벤트에 참전 시킨 건가? 셀 피스 이 양반! 못 본 사이에 아주 재밌는 사람으로 변했어! 크헛헛!”
“크흠!”
이 상황이 못 마땅한 건 셀피스 도 마찬가지. 그도 크리스의 참전을 반대했었다. 이미 원넘버였고 실력 이 검증된 이사벨과 달리 크리스는 96위에 불과했다.
내기에서 졌지만 크리스를 인정해 주는 건 힘든 일이었다.
학교의 명예.
라이벌인 레이몬드와 겨루는 자존 심 싸움 등 셀피스가 가진 우승의 열망이 더욱 그렇게 만들었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셀피스는 비교적 차분한 표정을 짓고 있었 다.
‘크리스를 저 실력까지…….’
이번에는 이름도 틀리지 않았다.
비록 지금은 현역이 아니지만 셀 피스도 6급 세이버였던 남자. 크리 스의 실력 정도는 스크린에서 본 것 만으로 꿰뚫어 볼 수 있었다.
‘아직도 원넘버에 비하면 모자라 지만. 겨우 그 정도 시간으로……. 정말 가파른 상승세군.’
이대로라면 지엔의 파티가 얼마나 크게 자랄지. 셀피스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이 상승폭을 유지한다면 한 세대를 풍미하는 영웅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기대되는 파티야.’
그 때문인지 셀피스는 크리스의 패배를 탓하지 않았다. 1점을 빼앗 겼다고 대회에서 패배한 건 아니었 으니까. 하지만 옆에서 떠드는 레이 몬드가 짜증나긴 했다.
“그래도 우리 셀리아와 붙게 됐으 니 다행이구만! 그야말로 명예로운 죽음 아닌가? 껄껄껄!”
“닥치게 레이몬드. 경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비록 선점을 뺏겼지만 동점만 만 든다면 결과는 모른다.
‘그리고 96위였던 크리스가 저렇 게 강해졌다. 이사벨은 파티가 되기 전에도 원넘버! 그럼…….’
셀피스는 침을 꿀꺽 삼켰다.
이사벨에게 기대를 건 것이다. 셀 피스의 눈과 머리가 햇빛을 반사해 밝게 빛났다.
‘내게 우승을 장담했으니, 설마 실망시키진 않겠지 지엔!’
1 대 0이 적힌 스크린을 보며 셀피스는 주먹을 꽉 쥐었다.
내 전생은 최강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