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past life was the strongest swordsman RAW novel - Chapter (70)
내 전생은 최강검신-69화(70/325)
69 하
지엔이 문을 노크하자.
사무실의 안쪽에서 나른한 목소리 가 들려왔다.
“들어와.”
청소 길드 박멸의 빗자루.
그곳의 길드장 6급 세이버 블루 마.
그녀는 회의를 끝내고 왔는지, 처 음 보는 오피스 룩에 파란머리를 정 갈히 묶고 있었다.
“네가 준비 해달라고 하니, 준비는 했지만…… 고위 세이버나 쓰는 물 건인데.”
블루마는 성큼성큼 지엔의 뒤로 다가와 어깨에 손을 걸쳤다.
“너 같은 루키가 왜 이런 물건을 주문했을까?”
“보고 싶은 기억이 있거든요.”
“흐음……. 그래? 역시 미스터리 하다니까.”
말을 끝낸 블루마가 서랍에서 무 언가를 꺼냈다. 그건 유리로 만들어 진 정사각형의 큐브. 메모리 크리스 탈이었다.
“자 여기, 가격은 2억 2천정도 나 왔어. 잔금은 입금했으니 나중에 확 인하고.”
“감사합니다. 블루마씨.”
“우리 차기 길드장님을 위해서라 면 어려운 일도 아니었어.”
길드 영입의 꿈은 진작에 접었지 만, 그래도 블루마는 괜히 우스갯소 리를 하며 물건을 건넸다. 물건은 얼핏 봐서는 유리큐브.
하지만 지엔은 이 물건의 진짜 용도를 알고 있었다.
‘이게 메모리 크리스탈. 직접 보 는 건 처음이군.‘
물론 원본 메모리 크리스탈은 아티팩트. 이건 마탑에서 재공정한 모조품이었다.
그래도 유리 안에서 소용돌이치는 마나의 힘은 진짜에 버금갔다.
“사용법은 알지?”
블루마의 질문에 지엔은 대답 대신 마나를 흘려 넣었다. 그러자 지엔의 마나는 크리스탈 안의 마 나와 어우러져 요동쳤다.
밖으로 나가려고 계속해서 이리저 리 돌아다니는 마나. 속도는 점점 빨라졌고 결국엔.
펑!
메모리 크리스탈이 터졌다.
그러자 동시에 세상이 회색으로 변하며 시야가 바뀌었다.
공중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부감 풍경. 유체이탈을 경험하듯, 지엔은 다른 누군가의 시각으로 자신을 바 라보고 있었다.
‘이게 마탑의 자랑…….’
회색의 세상에선 블루마도 자신도 멈춰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멈춘 건 아니었다.
‘1초에 30일. 기억을 전부 확인하 면 3초 정도가 지났겠군.’
시간은 아주 느리지만 흐르고 있 었다. 이정도 신비는 아티팩트나 가 능한 일. 하지만 마탑의 기술과 마 공학은 다른 기업과 차원이 달랐다.
지직. 지지직!
그때 수신음이 들리더니 화려한 홀로그램으로 메뉴창이 떠올랐다.
‘여기에 적으면 되는 건가?’
100년도 넘은 과거지만 지엔은 그날의 날짜를 잊지 않았다.
‘잊을 수 없지.’
지금 지엔이 되돌아 볼 과거는 게이트의 기억이었다. 무려 세상에 단 2개만 존재했던 8급 게이트.
그 게이트가 정복된 날짜는 교과 서를 통해 모든 세이버가 배우도록 되어 있다. 물론 배우지 않았어도 지엔이 잊을 리는 없었다.
그날은 전생의 자신이 죽은 날이 었으니까.
지엔은 착잡한 마음으로 느릿하게 입력을 마쳤다.
– 설정을 완료하셨습니다.
그러자 어디서 목소리가 들려왔 다.
– 안내를 맡은 메모리 크리스탈 의 A1. EF—22입니다.
성흔의 목소리처럼, 머리에 울리 는 목소리. 하지만 메모리 크리스탈 의 목소리는 로봇 같이 뚝뚝 끊기는 이질감으로 어색했다.
— EF-22 모델의 마나 보관치는 92일 분량의 기억을 돌아볼 양이며 안내를 원하실 땐, 모델명을 호출해 주시길 바랍니다.
솨아악.
그 안내를 마지막으로 사무실은 사라지며 풍경이 바뀌었다.
지엔이 망령처럼 기억을 떠돌며 에반의 공략을 구경한 지 89일이 지났다.
‘내 공략을 구경하게 되다니, 신 기한 경험이었어.’
그렇게 3달 가까운 시간을 보내 고 나서야, 게이트 공략도 종장에 도달한 것이다.
[위치-마왕성 데모니악]
갑자기 떠오르는 홀로그램.
지엔은 투명해진 손으로 홀로그램 을 치웠다.
‘마왕성…… 오랜만이군.’
게이트에서 출현하는 구역들 중 가장 신비(神秘)가 많은 곳은 4구 역.
그중 세이버들에게 단연 최고로 꼽힌 게이트는 바로 이곳 [마왕성 데모니악] 이었다.
물론 마족이 4구역에서 가장 강 한 종족은 아니었다. 평균적으로 가 장 강한 종족은 드래곤.
그러나 가장 강한 존재는 마왕 벨리알이었다.
모든 마(魔)에 군림하는 왕이자.
제니아 역사상 최고의 악(惡).
지엔은 미묘한 감정으로 벨리알 을 바라보았다.
‘내 최고의 적.’
해골이 널린 살풍경 속에서, 마왕 벨리알은 높게 치솟은 칠흑의 왕좌 에 앉아 있었다.
영원을 산 불멸의 존재이자.
패배를 모르는 무패의 존재.
그는 오만한 얼굴로 에반과 동료 들을 향해 조소를 지었다.
“명성은 익히 들었다. 용사.”
청량한 벨리알의 목소리는 에반을 용사라 칭했다.
‘마왕의 눈에는 내 동료들도 용사 의 일행으로 보였겠지.’
그것이 게이트의 본질.
지엔의 눈이 차가워졌다.
게이트는 정체모를 이야기에 세이 버를 빠트리고, 퀘스트란 이름으로 결말을 요구한다. 그 이야기에 옳고 나쁨은 없다.
‘현실을 구하려면 어떤 식으로든 퀘스트를 깨야하니까.’
그렇게 세이버는 게이트라는 허상 의 세계를 돌아다닌다.
그런데 불합리하게도 게이트 속은 허상이지만, 그곳에서 맞이하는 죽 음은 현실이다.
지엔의 전생, 에반은 허상일지도 모르는 세계의 차가운 땅에서 그렇 게 죽었다.
‘그리고 이렇게 기억을 되찾았다.’
지엔은 자신의 전생 에반 크로우 를 바라봤다. 그 다음 옆에 서있는 그리운 얼굴들도, 하나씩 머릿속에 되새겼다.
‘……정말 오랜만이네.’
쾌활한 페일.
무뚝뚝한 시나.
다정한 제이라.
호탕했던 예프만.
이 렇게라도 동료들의 얼굴을 다시 보니 지엔은 기분이 좋았다.
동료들은 전생에서 자신의 전부였 다. 리자가 없었다면 학교의 시험에 서 진작 죽었을 것이며, 다른 동료 들도 마찬가지였다.
동료들 중 한 명만 빠져도 영웅 에반 크로우는 존재할 수 없었다.
지엔이 감상에 빠진 동안 에반은 진중한 눈빛으로 검을 들었다.
“마왕 벨리알. 너의 마(魔)에 인 간의 피가 바다를 이루었고, 대륙이 침수했다.”
정말 4구역의 용사 같은 멋진 연 기였다. 그 모습에 벨리알은 흡족하 게 웃었다.
“마땅한 일이다.”
“오늘 우리는 너를 토벌하고 제니 아를 구한다.”
“영생의 유희도 지루하던 참. 성 공하길 빌지.”
그 말을 끝으로 전투가 시작됐다.
숫자는 5 대 l. 에반의 파티가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역시 마왕은 초월의 존재였다.
마검 바이스가 휘둘러질 때마다, 검붉은 마기가 흩뿌려졌고.
기술 한 번에 공간이 일그러졌다.
하지만 에반의 파티도 보통은 아니었다. 현대까지 영웅이라 전해 지는 그들은 7급의 경지를 가볍게 뛰어넘고 있었다. 그야말로 세이버 의 전설.
하나처럼 움직인 팀원들이 틈을 만들었고, 에반은 그 틈을 이용해 마왕의 심장을 찔렀다.
“간다!”
세계수에게 부여받은 스킬 [정령 의 가히를 사용해, 흑향에겐 광(光) 속성이 부여되어 있었고 마왕에겐 치명적이었다.
人 天츳1
_ —- — 才、*
검에서 치솟은 빛이 상대를 휘감 았다. 하지만 여기서 끝난다면 8급 게이트가 아니었다.
‘헌터도 아닌 존재가 각성이 있었 다니 생각도 못했지…….’
지엔의 생각처럼 마왕은 죽음 앞 에서 각성했다. 아니 그것이 마왕 벨리알의 진짜 힘이었다.
겉으론 달라진 게 별로 없었다.
기껏해야 더 길어진 뿔과 머리카 락 정도, 하지만 힘의 차이는 확연 했다.
츠카가각!
단 1번. 마왕이 휘두른 검격에 마 도구가 ‘치유의 왼손’인 제나는 왼 손을 잃었다.
2번째 검격은 마도구인 예프만의 방패를 역소환 시켰다.
시나는 마왕이 방출한 마기에 튕 겨져, 벽에 부딪혔다.
“쿨럭!”
남은 건 둘.
페일이 마도구인 쇠사슬을 이용해 마왕을 속박하자. 에반은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아니 선택지가 없었다.
기회는 오직 한번.
평범한 기술로 마왕 벨리알을 쓰 러트리는 건 불가능했다.
천천히 눈을 감는 에반.
지엔은 그런 에반을 바라봤다.
이미 지엔과 에반은 하나였다.
에반이 어떤 선택을 할지 지엔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때의 에반은 어쩌면 리자가 자 신을 구한 건, 이 순간을 위해서라 고 생각했다.
天天天춘!!
‘- ‘—“ -“ 才’、■ ”
[월검 月檢].
마나가 아닌 자신의 생명을 소모 하는 기술. 그건 언제부터인가 준 비해둔 에반 최후의 필살기였다.
그러자, 빛을 뿜던 흑향의 위로 황금색 바람이 한 겹 더 둘러싸였 다.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제나가 에반의 이름을 부르며 울부짖었지만 소용없었다. 예프만은 그저 침음을 흘렸고, 페일은 울고 있었다.
차자자작!!
에반과 마왕이 격돌했다.
황금색 빛과 검붉은 어둠은 합쳐 졌고, 몰아내며, 서로를 꺼트렸다.
결국 패배한 건 어둠.
“……빛과 그림자는 공존하는 법. 기억해라. 인류가 있는 한 마(魔) 는 영원하다.”
거창한 엔딩 대사를 뱉고 마왕이 쓰러졌다.
그러나 에반이 그 대가로 바친 담보 또한 가벼운 것은 아니었다.
꺼져가는 생명.
울음으로 배웅하는 동료들.
지엔은 이 모든 광경을 그저 3자 로서 냉철하게 지켜봤다.
‘이게 내 전생의 최후.’
복잡한 감정에 휘말린 그때.
손등이 불에 타듯 지끈거렸다.
‘이 감각은, 서, 설마?’
– 마왕 벨리알을 처치하셨습니다.
— 성흔에 스킬이 새겨졌습니다.
— 획득 스킬…….
스킬의 이름을 말하려던 흑향의 목소리가 노이즈에 가려졌다.
그와 동시에 바뀌는 마왕성의 풍 경. 지엔의 눈에 보이는 건, 이제 블루마의 사무실이었다.
정보의 과부하.
3달에 걸친 정보가 순식간에 지 엔의 머릿속에 파고들었다.
그 때문에 지엔은 비틀거렸고, 블 루마는 재빠르게 부축을 했다.
“ 잡았다.”
지엔이 기억을 떠돌며 보낸 3달 은 블루마에게 3초에 불과했다.
그녀의 입장에선 메모리 크리스탈 을 사용하자마자, 눈의 초점 이 흐려 지며 지엔이 쓰러진 듯 보였다.
하지만 블루마는 메모리 크리스탈 의 부작용을 잘 알고 있었다.
“세이버라 가벼운 현기증으로 끝 난 거지. 일반인이었으면 죽었어.”
살벌한 소리를 표정하나 변하지 않고 하는 블루마.
숨을 고른 지엔이 웃었다.
“……그랬겠네요.”
“네가 어지러워하는걸 보니, 꽤 긴 여행이었나 봐?”
“3달 정도요.”
“휴가로는 긴데?”
농담처럼 가벼운 말투로 블루마는 말을 이었다.
“그래서 도대체 뭘 보고 온 거 야?”
블루마의 질문에 지엔은 쓸쓸한 눈을 한 채, 읊조렸다.
실마리.”
내 전생은 최강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