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past life was the strongest swordsman RAW novel - Chapter (88)
내 전생은 최강검신-87화(88/325)
87 하
다다닥!
데모나는 1층을 향해 달렸다.
이건 크리스가 만든 절호의 기 회. 퀘스트의 목적인 혈옥을 리벨 리온에게서 지키려면 데모나는 경 매장을 벗어나야 했다.
6층. 5층. 4층. 3층 그리고 2층.
붙잡혀있는 사람들 중엔 데모나 에게 익숙한 얼굴도 있었다.
“어! 여기! 나야! 나나나!”
바로 시민들과 같이 밧줄로 제 압당한 에이미였다. 패널티로 마나 가 봉인 당해 에이미는 밧줄을 풀 어낼 힘도 없었다.
“나, 진짜 팔에 피가 안 통하는 거 같아서…….”
데모나는 에이미과 자신의 혈옥 을 번갈아 보았다. 저렇게 묶어만 뒀다는 건, 리벨리온이 시민들을 죽일 생각이 없다는 뜻이었다. 거 기다가 여긴 가상게이트. 죽어도 탈락될 뿐이다.
[세이버는 언제나 최선을 택한 다.]학교의 교리에 따라 데모나는 재빠르게 판단을 끝냈다. 그녀는 에이미를 무시하고 쌩— 하니 내려 갔다.
“저기요? 잠시! 야! 야아앗一!”
에이미가 절규했지만 데모나는 신경도 쓰지 않고 1층으로 달렸 다.
“저, 저기만…….”
수분이 없어 갈라지는 목소리.
지금 데모나에게 이정도 불편은 문제가 아니었다.
타다닥!
드디어 데모나가 1층의 입구에 도착했다. 입구는 바위에 가로 막 혀 있었지만 상관없었다. 데모나는 포켓에 혈옥을 집어넣고, 마도구를 꺼냈다.
사아악.
아름답게 빛나는 초록색의 성흔.
데모나의 마도구인 할버드가 흉 악한 마나를 내 뿜었다. 이제 바위 를 내려치기만 하면 모든 게 끝. 데모나는 크리스의 마지막 모습을 떠올렸다.
[전에 내가 말했나. 한번 해보고 싶었다고?]그런 말을 뱉고 크리스는 데모 나에게 딱밤을 날렸다.
따악.
그것도 이마의 정중앙에.
데모나는 크리스의 성격을 도통 종잡을 수 없었다. 하지만 확실한 건, 동료를 위하는 크리스의 마음 은 같은 파티가 아닌 데모나도 느 껴질 정도로 진심이었다.
데모나는 지엔에게 크리스가 신 임 받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믿 을 수 있는 동료라는 건, 이 게이 트에서 큰 버팀목이었다.
‘……크리스 아룬.’
마음속으로 크리스의 이름을 되 새기는 데모나. 그녀는 결심한 듯 굳어진 표정으로 땅을 박찼다.
팟!
그 다음. 온몸의 무게를 실어 바 위를 내려쳤다.
“……아!?”
아니, 내려치려 했다.
데모나의 할버드가 바위에 닿기 바로 전. 할버드는 데모나의 손을 떠나 애꿎은 벽에 달라 붙어버렸 다. 그 후, 데모나가 내려온 계단 에서 누군가 내려왔다.
“놀라셨나요?”
리벨리온의 간부 이루카.
그가 미소를 지으며 입구로 다 가왔다. 그러나 웃고 있는 입과 달 리, 이루카의 얇은 실눈은 웃고 있 지 않았다.
“하지만 지켜볼 수가 없어서 말 이죠. 혈옥은 저희 대장의 물건입 니다. 경매장을 나가려면 반납하세 요.”
자신보다 한참 어린 데모나에게 도 이루카는 꼬박꼬박 존댓말을 사용했다. 하지만 그게 이루카가 저자세를 취한 건 아니었다.
“그렇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강제로 포켓을 회수하겠습니다.”
이루카가 허공에 손을 뻗자.
벽에 박혔던 할버드가 그의 손 으로 다가왔다. 이루카는 할버드를 쥐고 여전히 같은 높낮이로 말을 이었다.
“그 과정이 격해지면……. 당신의 팔목채로 회수할지도 모른답니다.”
이루카의 말이 진심인지 장난인 지는 파악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그럴 실력이 있다는 건, 데모나도 느낄 수 있었다. 이루카의 몸 안에 서 느껴지는 힘은 적어도 5급 이 상이었다.
‘……내가 이길 수 있을까?’
데모나가 이루카를 바라봤다. 무 표정했던 평소와 달리 그녀의 얼 굴은 초조해보였다. 하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설령 패배할 걸 알더라 도, 패배해야 할 때가 있다. 지금 이 바로 그 순간이었다. 데모나가 시간을 끄는 만큼, 게이트 공략의 성공률이 올라갈 게 분명했다. 그 렇게 생각을 마친 데모나.
“대답이 없으시군요.”
이루카는 짧게 뱉었다.
그의 특성은 [염동력]. 마력이 허용하는 한 물체를 조종할 수 있 었다. 이렇게 할버드를 뺏는 건 물 론이고. 상대를 향해 물건을 날리 는 것도 가능했다.
“좋습니다.”
슈우욱!
이루카가 데모나를 향해 검지를 뻗자. 건물에 남아있던 잡동사니들 이 데모나를 향해 날아갔다. 그 모 든 물건을 피하는 건 데모나라도 무리.
“악!”
화분에 등을 맞은 데모나가 외 마디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진짜 공격은 부서진 건물의 외벽에서 날아온 철근이었다.
퍼억!
철근과 부딪힌 데모나는 정신이 혼미했다. 등을 맞은 후, 집중이 깨져 마나를 두르지 못한 탓이었 다. 이루카는 천천히 다가와 그런 데모나를 내려다보았다.
“잘 들으세요. 꼬마 아가씨.”
이루카는 데모나가 반항하지 못 하도록, 구두로 팔을 꽈악- 밟았 다.
“아아악!”
“당신이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 는 지. 그건, 제게 중요하지 않습 니다.”
데모나가 비명을 질렀지만 이루 카는 멈추지 않았다. 그는 이런 상 황에서도 감정이 없는 듯, 여전히 처음과 같은 모습으로 말을 이었 다.
“중요한건.”
이제 데모나는 반항하지 않았다.
척— 널브러진 데모나의 몸은 미 동조차 없었다.
“누가 더 강한가.”
이루카는 데모나의 팔목에서 포 켓 밴드를 벗겨냈다.
“약한 사람은 자신의 목표도 신 념도, 어떤 소중한 것도 지킬 수가 없습니다.”
이루카는 포켓을 조작해 혈옥을 꺼냈고, 데모나는 그런 이루카를 노려봤다. 이건 크리스가 만들어준 기회. 한번이라도 공격이 통한다면 승패는 알 수 없었다. 이런 데모나 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루 카는 혈옥을 보며 중얼거렸다.
“그렇다면…….”
이루카의 눈이 더욱 가늘어졌다.
“빼앗기느니, 차라리 빼앗는 것 이 낫지 않겠습니까? 우리 헌터들 이 말이죠.”
이루카는 데모나에게 기회를 주 었다. 지금의 말은 그 나름의 설득 이었다. 그러나.
‘이 사람…… 방심했어.’
데모나는 할버드를 역소환 했다. 마도구인 할버드는 빛의 입자가 되어 사라졌고, 이제 다시 꺼내 휘 두르기만 하면 데모나에겐 승산이 있었다.
하지만.
“어리석긴.”
콰
눈치 챈 이루카가 힘을 실어 데 모나를 걷어찼다. 벽에 부딪힌 충 격으로 쓰러진 데모나.
“이래서 애들은 싫다니까.”
이루카가 가볍게 손을 털었다.
이루카는 베테랑인 5급 헌터. 그에게 데모나는 상대조차 아니었 다.
“……후우.”
한숨을 쉰 이루카는 데모나를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그의 시선 이 향한 곳은 유리 너머, 바깥의 풍경이었다.
“참…….”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하늘에선 도시를 수몰시킬 듯, 엄청난 양의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루카는 그 광경을 보며 조용히 읊조렸다.
“좋은 날씨군요.”
경매장의 2층.
밧줄에 팔과 같이 몸통이 묶인 에이미는 할만한 게 시청자와 수 다를 떠는 것 밖에 없었다.
“진짜요? 데모나가 졌다고요?”
시청자들의 채팅에 충격에 빠진 에이미. 그녀는 카메라맨이 쳐다보 든 말든 계속 시청자들과 소통했 다.
— OOT厂n^TT졌지만 잘 싸웠 다..
— 빌런 미쳤음;; 급이 다름
– 근데 데모나는 목숨 걸고 싸 우는데 우리 에이미는 뭐함??
시청자의 예리한 질문에 에이미 는 조심스레 대답했다.
“바…… 방송?”
하지만 시청자들은 기회를 놓치 지 않았다.
— 킹갓 에이미님의 3가지 업적!
– 1. 게이트에 와서 방송인 됨
– 2. 빌런한테 잡혀서 방송해줌
– 3. 밧줄에 묶인 채로도 방송 을 쉬지 않으심!
– 우리 에이미 게이트 왜 왔음?
– 마나도 뺏긴 애한테 너무 그 러지 마라~
시청자들의 공격.
에이미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이 없었다. 열심히 하긴 했는데 결 과로 보면 개그가 따로 없었다.
“아니…… 저도 원넘버라니까요? 제 마도구 몰라요? 제 채찍질이 면!”
억울함을 호소하는 에이미. 시청 자들은 콧방귀도 끼지 않았다.
– 그러게 마나 어디 두고 옴;
– 집에 두고 온 듯..
– 그만 괴롭혀 TrTrTTTT
– 충격.. 5급 게이트에서 마나 가 없는 세이버가 있다?
어떤 말을 꺼내도 변명으로 변 해버리는 신기한 상황. 에이미 풀 이 죽었다.
“흐윽. 파티장님만 있었어도 이 런 수모는…….”
하지만 지엔도 에이미 못지않게 긴박한 상황이었다. 리벨리온의 간 부를 상대로 유메까지 지켜내야 하는 상황. 신하성이 미끼를 자처 하지 않았다면 큰 위기에 빠질 뻔 했다.
그리고 팀원들의 이런 상황을 에이미는 시청자를 통해, 모두 전 해 듣고 있었다.
“그러니까 아까 들은걸 정리하 면, 이제 남은 적은 2명이라는 거 죠? 염력 쓰는 남자랑 ……대장? 촌스럽네요. 대장이 뭐야.”
남은 적은 2명.
하지만 남은 팀원의 숫자도 많 진 않았다. 크리스와 데모는 리타 이어 직전이고, 루시아는 브루노에 게 모든 마나를 쏟아낸 상태. 결국 전력이 될 팀원은 지엔. 이사벨. 쿠아 3명밖에 남지 않았다.
“하 3명은 너무 적은데…….”
에이미의 혼잣말에 또 다시 시 청자들의 채팅이 불타올랐다.
— 네? 4명 남았는데요?
— 자연스럽 게 자긴 뺌 그 거그
— 마나 없어도 싸울 수 있음! 빨리 기어서 옥상까지 올라가라!
에이미는 그런 시청자들의 반응 을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그녀가 기분이 상했을 때 하는 행동이었 다.
“와, 그렇게 말하면 제가 못할 거 같아요? 좋아요! 기어서 가면 되지! 안 그래도 저도 싸우고 싶 었어요!”
홀로그램 채팅창.
하늘에 떠있는 카메라 드론.
세이버 겸 스트리머인 에이미.
이 3개의 요소가 합쳐지자, 방 송은 이미 게이트 공략이라 부르 기도 애매해져버렸다.
꿈틀꿈틀.
지렁이처럼 몸을 이용해 계단으 로 다가가는 에이미. 그때 1층에 서 누군가 저벅거리며 올라왔다.
“어…….”
민망해진 에이미와 그런 그녀를 내려다보는 이루카. 에이미는 조용 히 눈을 피했다.
저벅. 저벅.
이루카는 에이미를 무시하고 다 시 계단을 올라갔다. 아무 일도 없 었다는 듯 자연스러운 모습. 에이 미는 슬픈 눈으로 중얼거렸다.
“창피해서…… 그냥 죽고 싶다.”
이상하게도 에이미의 퀘스트는 망해 가는데, 시청자는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었다.
— 이건 죽어도 인정TnTT厂TT
— 빌런 배려심 보소Tr
— 인정…… 못 본 척 가줌Tr
— 아 기회 놓쳤네;; 방금 몸통 박치기로 혈옥 뺏으면 됐는데! 머 함?
기가 빨린 에이미가 채팅창을 보며 실실 웃었다.
“흐, 흐히히…….”
사실 그녀가 공략에 도움을 줄 방법은 없었다. 그나마 가능한 건.
“전 그냥 파티장님만 믿겠습니 다!”
응원뿐이었다.
내 전생은 최강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