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past life was the strongest swordsman RAW novel - Chapter (9)
내 전생은 최강검신-8화(9/325)
스크린으로 지엔의 검술을 본 이 렐은 짧게 탄성을 터트렸다.
“오오〜 제법이네?”
그녀가 놀란 이유는 단순히 지엔 이 3급 괴수를 죽였기 때문이 아니 다. 전투에 특화된 원넘버는 4급도 죽이기 때문에, 그녀는 그 정도로 놀라지는 않는다.
다만 그 방식.
태생적으로 타고나는 성흔의 힘이 아닌, 잘 갈고 닦인 기본기. 그 가 치를 알아본 스카우터들은 지엔을 눈여겨봤다.
“저 학생 기본기가 좋네요.”
관심을 표한 여자의 이름은 이렐. 게이트가 현상화해 등장하는 몬스터 를 퇴치하는 일명 ‘청소’라 불리는 작업이 주류인 ‘박멸의 빗자루’ 길 드에서 온 스카우터였다.
‘청소’는 보통 일당제로 운영되며, 위험한 만큼 보수가 아주 비싸지만, 작업이 힘들어서 세이버들이 꺼리는 작업이다.
“그러게 나중에 알바로 몇 번 불 러봐.”
길드의 선배인 잭슨이 실눈을 뜬 채 턱으로 지엔을 가리켰다.
“교외 활동요? 선배가 요새 트렌 드를 모르시네〜 요새는 실적 쌓이 면 몸값 엄청 빨리 올라요.”
“하긴 요새 일당제는 감당이 안 되더라. 어째 정부에서 주는 의뢰비 는 오를 생각이 없는데 ‘청소부’일 당은 갈수록 비싸지니 원.”
잭슨이 투덜거리자. 이렐이 눈을 빛냈다.
“선배! 저 친구 제가 오퍼 적어서 길드 가입 제안 넣어 볼게요.”
“계약금은?”
“2년 전속으로 1년에 1억 코인 어때요?”
“그거 거의 열정 페이잖아.”
“저학년 삐약이들 세상 물정 모를 때 가격 후려쳐서 전속계약 도장 쾅! 이쪽 업계의 바이블 아닌가요?”
이렐은 잭슨을 보며 사악하게 웃 었다.
氷 米 米 米 氷
한편, 셀피스의 옆에서 시험을 지 켜보던 누군가는 무뚝뚝한 얼굴이지 만 학생들의 높은 수준에 기분이 좋 은 모양이었다.
“1번 게이트 학생들. 아주 실력이 좋군요.”
5급의 현역 세이버가 세 명이나 붙어 호위하고 있는 그는 마탑의 수 장이자 아르카나의 이사장, 유벨이 었다.
그가 흡족해하는 모습에 셀피스는 속으로 안도했다.
‘홋홋홋, 역시 팔은 안으로 굽는 다더니. 딸이 있는 게이트에서 눈을 못 떼는군.’
유벨의 말에 하하 웃는 셀피스.
“이게 다 마탑의 지원 덕분이죠. 신식 수련장이 늘어서 그런지 학생 들의 신체 단련이 눈에 띄게 좋아지 고 있습니다.”
셀피스가 아부를 떠는 이유는 유 벨이 아르카나의 교장인 셀피스도 인정하는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이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3급을 체술로 처 리하다니 놀랐습니다.”
칭찬에 인색한 유벨이 그렇게 말 하자. 유벨에게 점수 얻을 기회만 기다리던 셀피스는 재빠르게 대답했 다.
“흐헛헛! 뭐든지 기본이 중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흥미롭습니다. 근데 어제 보내신 리스트에는…… 이름이 없군요?”
‘당연히 없지.’
셀피스는 입안이 바싹 마르는 걸 느꼈다.
‘저 꼴등이 저렇게 세다고?’
셀피스는 지엔이 저런 실력을 감 추고 있는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하 지만 명색이 교장.
유벨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예산을 추가 지원받기 위해서.
지난날의 악연은 모두 잊은 셀피 스가, 짐짓 아련한 눈으로 먼 곳을 보며 입을 열었다.
“히든카드. 지엔 러셸은……. 제가 가장 아끼는 학생 중 한 명입니다.”
옆에서 셀피스의 말에 귀를 기울 이던 관계자들은 감탄이 섞인 목소 리로 “오오!” 소리를 냈고, 유벨도 고개를 끄덕였다.
“저한테까지 숨기시다니. 저 학생 을 어지간히 아끼시는 모양이군요.”
“헛헛헛, 더 거목으로 자라면 보 여드리려 했건만! 이거 참, 벌써 들 켜 버렸군요!”
셀피스의 너스레로 화목해지는 분 위기. 하지만 로미나는 멀리서 앓는 소리를 냈다.
“저 영감 진짜…… 표정 하나 안 변하고……. 근데 저게 그렇게 대단 한 거야? 저렇게 호들갑 떨 정도는 아닌거 같은데.”
로미나는 카셴을 보며 원넘버로 가득 찬 3번 게이트를 가리켰다.
“내 눈에는, 그래 쟤들! 쟤들이 진짜 괴물 아냐? 거의 4급 세이버 약간 아래로 보이는데?”
“확실히 지엔이 영약을 물 먹듯 먹은 원넘버들보다는 신체 스펙은 떨어져. ……하지만.”
지엔에게는 다른 학생과 다른 무 언가가 있다. 마치 답안지를 보는 듯 완벽한 검로.
‘돌진이 늦었거나 베는 힘이 약했 으면 그대로 쇠사슬 물뱀의 꼬리에 감겼다. 하지만 지엔은 발과 검에 각각 마나를 부여했어.’
심지어 공격한 곳은 학교에서 쇠 사슬 물뱀의 약점이라고 가르치는 부위도 아니었다. 카셴은 지엔을 보 고 있자면 베테랑 세이버를 보는 기 분이었다.
‘실력 상승이 너무 비약적이야.’
깊은 생각에 빠진 카셴을 답답한 지 로미나가 불렀다.
“카셴? 하지만 뭐.”
“귀찮게. 그리고 설명하면 네가 알아?”
카셴이 빈정거리며 담배를 꺼내 자. 이마에 힘줄이 돋은 로미나가 담배를 뺏어 들었다.
“야, 실내에서 담배를…… 빨리 마저 말해라?”
카셴과 로미나.
둘을 합하면 나이가 60을 바라보 고 있지만, 그런 나이에도 둘의 관 계는 학도 시절과 달라지지 않았다.
“쩝, 내가 말하고 싶었던 건, 마 나와 신체 능력이 전투력의 전부는 아니란 이야기였어.”
“풉. 쟤가 원넘버를 이기기라도 한다는 이야기야?”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지. 게이트
속에는 변수가 많은 걸 너도 잘 알 잖아?”
옛이야기를 꺼내며 카셴이 빤히 바라보자 로미나는 징그럽다며 카셴 을 밀쳤다.
“느끼하게 얘가 왜 이래?”
로미나는 ‘흠흠-.’ 하고 목을 가 다듬었다.
“그래도 그건 그래. 게이트는 변 수가 많지.”
저 페이스대로라면 혹시 이길 수 도 있지 않을까? 객관적으로 보면 만분의 일도 안 돼는 확률.
‘그럼, 정말 카셴이 좋아할 텐데.’
로미나가 스크린에 집중한 카셴을 보며 입을 열었다.
“우리 저녁내기 할까? 넌 누구 쪽에 걸래?”
“난 지엔에 걸겠어.”
카셴의 말에 로미나가 피식 웃었 다. 이러면 내기가 성립하지 않는데.
“ 나도.”
카셴을 위해, 로미나는 자신도 모 르게 지엔을 응원하고 있었다.
내 전생은 최강검신
호수의 뿌연 안개 속에서, 크리 스의 업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걸로 3급 구슬이 10개! 2급 구슬이 20개야! 너 허세가 아니었잖 아?”
지엔이 쥔 주머니를 보던 크리스 는 갑자기 표정이 어두워졌다.
[거절? 그럴 리가, 너 돈이 궁하 잖아. 이미 다 알아봤다고.]귓가에 울리는 데이븐의 목소리.
‘그래 맞다. 돈.’
크리스는 아까보다 차가워진 목소 리로 말했다.
“……뭐, 그것도 적 팀의 공격을 막았을 때 이야기지만.”
“분명 막을 거야. 우리한테는 에 리아가 있어.”
“야, 걔도 44등이야. 상대 팀
크리스는 말을 멈추고, 옆을 올려 봤다. 지엔 러셸. 학년 랭킹 162등 의 남자. 대련 수업에서 패악질을 부리던 데이븐을 이기고, 이제 3급 괴수도 손쉽게 처치하는 남자.
‘이런 녀석을 앞에 두고 등수는 의미가 없지.’
그때 지엔이 크리스를 밀쳤다.
“흐앙!”
마침 덩치도 작은 크리스는 손쉽 게 나가떨어지고.
쐐애애애액!
마나가 담긴 화살이 크리스가 있 던 자리를 꿰뚫었다.
“야! 이게, 어, 화살?”
조금만 늦었다면 크리스는 심장에 화살이 꽂혀 탈락할 위기였다. 어리 둥절한 크리스에게 지엔이 다급히 소리쳤다.
“너, 천리안을 해제했어?”
“다, 당연하지! 마나소모가 얼마 나 큰데.”
“빨리 다시 시전 해!”
“아, 알았어.”
크리스는 눈에 마나를 모은 채 숲 쪽을 보았다.
“찾았다! 내가 보는 방향에서 제 일 큰 나무!”
크리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지 엔은 달렸다.
타타타탓.
발에 마나를 모아 나무를 뛰어 올라가는 지엔. 믿을 수 없는 광경 에 크리스는 혀를 내둘렀다.
“진짜 괴물이냐……. 어? 야! 한 명 더 온다! 검 들고 있다? 들리는 거 맞지?”
하지만 상대보다 지엔이 빨랐다. 순식간에 나무를 타고 올라가 활을 든 리타를 걷어 찬 지엔.
“꺅!”
외마디 비명을 지른 리타가 나무 에서 떨어졌고.
“리타, 여기다!”
턱.
“좋았어, 나이스 캐치!”
그걸 달려온 레이크가 받아냈다.
“여! 아무리 못 배워먹었거니 여 자를 공처럼 걷어차다니.”
의외의 상황에도 빈정거리는 레이 크. 지엔은 유쾌하게 받아쳤다.
“레이디 퍼스트. 신사답게 먼저 보내드렸지.”
“뭐라고요? 레이디 퍼스트? 저게 봐줬더니…… 정말!”
발끈한 리타가 어금니를 갈며 지 엔에게 활을 조준했다. 그녀의 마도 구는 활. 성흔의 이름은 제피로스. 거창한 이름만큼 리타의 화살은 섬 광(的光) 그 자체였다.
휘잉.
한 점의 바람이 불고.
리타의 성흔이 연한 초록빛을 뿜 는다.
탕.
마나를 가득 실은 화살이 지엔의 심장을 향해 쏘아졌다. 총알과도 같 은 속력. 어차피 여긴 가상게이트. 죽어도 시험 탈락으로 포탈에서 퇴 출 될 뿐이다.
‘생각보다 실력은 제법이지만 여 기까지 네요.’
그래서 리타는 화살에 최선을 담 을 수 있었다. 리타의 머릿속에 빗 나간다는 선택지는 없었다. 떨거지 로 보이는 꼬맹이를 어떻게 요리할 지, 오직 그것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엔은 이미지 룸에서 매일 같이 연습해온 기술이 있었다.
‘이렇게 빨리 쓸 줄은 몰랐지 만…….’
성흔에 저장된 스킬.
[감각 극대화]
지엔의 손등의 문양이 빛을 뿜는 다. 심장의 박동이 느려지고, 사고가 가속한 덕분에 화살이 슬로우 모션 처럼 보였다.
‘ 보인다.’
이미 화살은 지엔과 1m 거리까 지 간격을 좁혔지만.
쐐액!
지엔은 피했다.
흉악한 소리를 내며 잔상을 스치 는 화살.
“말도 안 돼! 저 거리에서!”
리타가 비명처럼 소리를 질렀다. 하루에 한 번만 사용할 수 있는 일 격 필살 마도기.
[제피로스의 바람]
그걸 동체 시력으로 피하다니? 리타의 표정이 어두워졌지만, 레이 크는 ‘핫핫핫!’ 하고 웃었다.
“잘 됐잖아! 어쩐지 너무 쉽게 이 긴다 싶었어. 저 정도 복병은 있어 야지.”
“이 상황에 복병? 저기 그쪽은 뇌까지 근육이 된 거예요?”
미간을 좁힌 리타가 쏘아붙였지 만, 레이크는 어깨를 으쓱 올렸다.
“어차피 상관없잖아. 곧 마녀가 온다고.”
‘마녀? 설마.’
다른 사람을 몰라도 천리안을 가 진 크리스는 정확히 볼 수 있었다.
마나를 더 끌어 올리자, 눈 옆의 혈관이 도드라지며 이제 더 확대되 어 보였다.
‘ 젠장.’
크리스는 좌절했다.
왜인지 반쯤 꺾은 고개. 의욕 없 는 표정과 터덜터덜한 발걸음. 허리 춤에는 점수구슬이 담긴 주머니를 매단 화려한 적발의 여자.
“이…… 이사벨 블릿츠.”
꿀꺽.
크리스는 침을 삼켰다. 포탈 앞에 서 그녀를 봤을 땐 몰랐지만 천리안 을 쓴 지금은 알 수 있었다.
이사벨의 몸에는 폭발적인 마나가 휘감기고 있었다.
“지엔, 이제 시간이 없어. 도망쳐 야 해!”
그런 이사벨의 모습에 누구나 한 번쯤은 돌아볼 미녀가 왜 마녀로 불 리는지, 크리스는 단번에 이해가 갔 다.
압도적인 마나.
압도적인 공포.
저벅저벅.
보호막처럼 감고 있는 마나 때문 에 이사벨의 발이 닿는 곳마다. 움 푹한 자국이 생기고 있었다.
“도망? 누구 맘대로!”
레이크가 대검으로 지엔을 내리쳤 다.
“지엔!”
크리스는 자신도 모르게 지엔 쪽 으로 달려나갔다.
‘이대로 지엔이 탈락하면…….’
그럼 자연스럽게 데이븐에게서 돈 을 받을 수 있다.
‘그럼…….,
크리스는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저었다.
쾅!
“네가 아무리 빨라도 힘으로 날
이길 수는 없다!”
레이크의 성흔이 빛나고 순식간에 증가하는 대검의 무게. 지엔은 공격 을 검으로 받아내고 있었지만, 점점 발밑의 흙이 파여 나가고 있었다.
“젠장!”
그 모습에 욕지거리를 뱉으며 크 리스가 준비해둔 쇠사슬을 던졌다. 쇠사슬은 레이크의 오른손을 감았고 레이크의 자세가 무너졌다.
“윽! 꼬맹이!”
“잘했어, 크리스.”
지엔이 땅을 박차고, 크리스를 안 아 들었다. 당황하는 크리스.
“왓! 뭐, 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