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econd Life as an Idol RAW novel - Chapter 115
115
우당탕탕 쿡방.
“잠깐…! 잠깐만!”
이안이 자신을 체포하려는 경찰의 팔을 거칠게 뿌리쳤다. 그는 정장 상의를 단정히 하고는 점잖게 말했다.
“통화 한 번만 합시다.”
“하세요.”
김영현이 여유롭게 손짓했다. 이미 증거는 다 확보한 상태였다. 역전된 상황에 이안이 불안한 표정을 짓더니 어딘가로 다급히 전화를 걸었다.
“아빠! 나 변호사 좀 붙여 줘!”
김영현 지원사격, ‘디텍티브’ 아위 이안 카메오 출연 ‘찌질 재벌 3세 연기’ 눈길
-연기 잘하더라
-이제 카메오말고 주연으로 보고싶음
└바로 주연은 에바지
└└연준서 : ?
└연준서보다 나은데ㅋ
└아 내돌가지고 타돌 머리채 잡지말라고
* * *
‘디텍티브’ 이안의 카메오 촬영분이 방송되고 다음 날, 아위의 숙소에는 소속사 영상팀이 와서 카메라를 세팅하고 있었다.
“오늘 Y앱 쿡방이죠?”
“와, 재료 되게 많다.”
식탁 위에는 미리 장을 봐 온 재료들이 한가득 쌓여 있었다. 박진혁이 김주영의 어깨에 팔을 걸쳤다.
“주영이 있으면 쿡방하고 먹방까지 1시간도 안 걸리는 거 아냐?”
“우리 먹는 거야 10분 컷이고…. 맞네, 1시간 걸리겠다.”
김 현의 말에 영상팀 제작진이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이안은 그 웃음을 보며 불길한 느낌을 받았다.
[뭐가 있네 있어.]‘쉽지 않을 각인데.’
카메라 세팅이 끝나고 멤버들이 의자에 앉았다. 생방송이 예정된 시각은 6시 30분, 1분이 채 남지 않았다. 이안은 핸드폰을 켜 Y앱에 접속했다.
“떴나? 시작했어요?”
“떴다. 안녕하세요!”
방송이 제대로 송출되고 있는 것을 확인한 멤버들이 손을 흔들었다. 각자의 핸드폰으로 팬들의 실시간 반응을 보던 아위는 카메라를 쳐다봤다.
“오늘 뭐 하냐고요? 오늘은 쿡방을 할 거예요.”
“우리 쩝쩝박사 주영이만 있다면 쿡방은 뭐, 쉽죠.”
“이안이랑 서담이도 기본은 하니까.”
아위의 형 라인, 이주혁과 김 현, 박진혁이 웃으면서 말했다. 김주영은 팔짱을 낀 채 어깨를 으쓱했다. 박서담은 김주영의 어깨를 주물렀다.
“오늘 집밥 김 선생 한번 찍어?”
“좋다!”
“주영아 나는 불고기가 먹고 싶어.”
이미 그들은 김주영이 요리를 만들고 먹은 다음에 후식까지 먹는 상상까지 끝냈다. 물론, 그렇게 편안하게 둘 제작진이 아니었다.
“아위에서 요리를 어느 정도 할 줄 아는 세 분 주영, 이안, 서담 씨는 요리를 하시지 않습니다.”
“왜죠?”
조태웅이 허망하게 물었다. ‘재미가 없잖아요.’라고 대답한 제작진이 레시피가 적힌 종이를 이주혁에게 건넸다.
“요리 어린이, 일명 요린이 네 분이 주도로 요리를 하시게 될 겁니다. 다 만들면 여러분이 맛있게 드시면 되고요.”
“와… 망했다.”
이안이 양손으로 제 얼굴을 덮었다. 김주영과 박서담 그리고 이안은 일곱 명 중에서 그나마 요리를 사람답게 먹을 수준으로 만드는 것이지 그렇게 잘하는 수준은 아니었다. 그 반대로, 남은 네 명은 처참하기 그지없었다.
“라면도 이상하게 끓이는 저 형들에게 요리를요?”
“아냐 서담아 우리 잘할 수 있어 우리도 판 깔아 주면 잘해.”
“형들 요리 못 하는 거는 팩트잖아요.”
“팩트는… 맞지.”
요린이 사인방이 어깨를 추욱 늘어뜨렸다. 제작진이 웃음을 터뜨렸다.
“아까 불고기 말씀하셨으니까 불고기 만드시면 되겠다. 레시피에 있거든요.”
“진짜요?”
이주혁이 레시피를 넘겨봤다. 진짜로 불고기가 있었다.
“오, 쉬워 보이는데?”
“이대로 하면 되는 거 아냐?”
요린이 사인방이 레시피에 나온 재료를 하나씩 고르는 동안, 김주영과 이안, 박서담은 덩그러니 옆에 서 있었다.
“그럼 저희는 뭐 해요?”
“옆에서 구경하시면 돼요.”
“요린이들 훈수 둬도 되는 거죠, 그럼?”
“적당한 훈수는 가능합니다. 하지만 너무 간섭하시면 제재할게요.”
삼인방, 일명 요잘알들은 자세를 비스듬하게 하곤 팔짱을 꼈다. 그리곤 건방지게 턱을 위로 향했다.
-팔짱 칼군무ㄷㄷ
-쌍둥이인줄ㅋㅋㅋㅋㅋ
동시에 이뤄진 그 행동에 실시간 댓글창이 감탄하는 이모티콘으로 도배되었다.
“불고기만 만들면 되나?”
“뒤에 또 뭐 있는데… 팬케이크?”
“먹는 거 가지고 장난 치면 안 돼요, 피디님.”
조태웅이 정색했다. 이주혁은 연관성이 없는 메뉴 선정에 허탈하게 웃었다.
“극과 극인데? 대체 불고기와 팬케이크가 겹치는 게 뭐야? 음식 궁합이 잘 맞는 것도 아니고….”
“입 안에 넣을 수 있다는 공통점?”
“자, 잡담 그만하고 요리 시작해 주세요.”
김주영이 박수를 치며 요린이들을 재촉했다. 이주혁이 레시피를 펼치며 멤버들을 독려했다.
“레시피대로 하면 되니까 너무 쫄지 말자.”
“그럼 우리 분담하자. 현이 형이랑 내가 불고기, 투혁 형들이 팬케이크 어때?”
“좋아.”
“고기 어딨지?”
김 현이 고기의 포장을 벗겨 큰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았다. 바로 양념할 거리를 찾는 모습에 김주영이 탄식했다.
“핏물 안 빼?”
“구우면 다 똑같아.”
김 현이 다진 마늘을 가져오면서 당당하게 말했다. 그 사이, 박서담이 스태프한테서 레시피를 받아 왔다.
“여기서는 핏물 빼라고 나오는데요?”
“벌써부터 망조가 들었는데….”
이안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김 현은 ‘한국인이라면 마늘이지.’라고 말하며 다진 마늘을 그릇에 한가득 털어 넣고 있었다. 이안이 불안해서 말했다.
“마늘 너무 많이 넣은 거 아냐?”
“마늘 먹고 사람 되려고 그런다.”
“와 언제 적 단군신화.”
김 현이 웃으면서 다음 양념 재료를 찾았다. 조태웅은 고개를 번쩍 들었다.
“계량스푼 어딨어?”
“여기.”
김주영이 조태웅에게 계량스푼을 넘겼다. 조태웅은 레시피를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신중하게 맛술의 포장을 뜯고 있었다.
“그래도 태웅이가 잘할 거 같은데.”
“나 맛술 붓는다 형.”
“오케.”
의욕적이고 집중이 가득한 얼굴에 김주영이 희망적인 얼굴을 했다. 조태웅은 계량스푼에 맛술을 한 큰술 부었다.
“…아니네. 야 죠탱, 한 큰술인데 덜 채워서 넣으면 어떡해. 그렇게 하면 계량스푼 쓴 의미가 없어.”
“그래?”
조태웅이 계량스푼에 넘치게 맛술을 콸콸 부었다.
“이제 두 큰술 됐겠지?”
“아니!”
김주영이 목덜미를 잡고 뒤로 넘어갔다. 그가 이를 꽉 깨물며 말했다.
“…먹을 거 가지고 장난 치지 말라고.”
“형이 참아요. 이미 핏물을 안 뺀 순간부터 이 요리는 망했어요.”
박서담은 훈수를 그만두고 체념의 단계에 왔다. 그는 바쁜 할머니를 대신에 동생들을 위한 끼니를 만든 적이 있어서 요리의 요령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잠깐만, 저거 국간장 아니야?”
“안 돼! 잠깐 멈춰!”
김주영은 먹는 것에 늘 진심인 사람이라 요리 스킬이 어느 정도 있었고, 이안도 전생의 자취 경험이 있었다.
그들은 국간장을 들고 해맑게 웃고 있는 조태웅을 보며 앓는 소리를 냈다.
“왜? 간장이잖아.”
“이거 말고 저거 써야 해. 국간장은 다른 간장보다 짜.”
“그래?”
조태웅이 헤헤 웃으며 다른 간장을 집었다. 그의 장난스러운 표정을 보아하니, 요잘알 삼인방을 고통스럽게 하기 위해 일부러 더 못하는 것처럼 연출하는 것 같았다.
박서담이 눈을 문지르며 한탄했다.
“왜 내가 다 피곤하지?”
“형들은 잘 만들고 있나?”
이안은 다른 쪽에서 팬케이크를 만들던 이주혁과 박진혁에게 다가갔다. 그들은 몸을 틀어 프라이팬을 가렸다.
“보지 마. 다시 만들 거야.”
하지 말라면 하고 싶고, 보지 말라면 보고 싶다. 이안이 그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팬케이크의 결과물을 봤다.
“이거 뭐야?”
“팬케이크… 였던 것.”
“뒤틀린 슬라임 같은데.”
소문을 듣고 찾아온 다른 멤버들이 다 태워 버려서 프라이팬과 물아일체가 된 팬케이크를 바라봤다.
“형 무조건 강 불로 하면 안 돼. 여기 레시피에도 쓰여 있잖아.”
“그래? 쎄게 하면 빨리 익어서 금방 끝낼 줄 알았지.”
이주혁이 멋쩍게 뒷머리를 긁었다. 그들이 약불로 다시 시도할 일은 없었다. 왜냐하면 이미 다 태워 버려서 반죽이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 식사는 할 수 있는 거지?”
김주영은 허탈하게 웃었다.
* * *
요잘알 삼인방은 요린이들이 만든 요리를 수습했고, 더는 수습이 불가능 하자 그냥 셋이서 요리를 다시 했다.
식사 시간이 한참 지나 멤버들은 배고팠지만, 아위의 우당탕탕 쿡방은 예능적으로 꽤나 입소문이 탔다. 하트 1억도 가볍게 넘겨 보고 화면 캡처와 클립 영상으로 SNS 실시간 트렌드에도 올라갔다.
“여기서 목소리를 꺾는 건 어때?”
“꺾는 게 무슨 소리야?”
“이안아.”
이안이 바로 시범을 보였다. 이주혁은 이안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이런 느낌?”
“오, 알겠다.”
시간이 남은 이안은 회사 작업실에 와서 조태웅의 보컬을 봐주고, 이주혁은 조태웅의 솔로곡 작업에 몰두했다.
다음 앨범은 정규 앨범, 유닛 곡과 멤버들의 솔로곡을 추가해 구성을 더 다양하게 할 예정이었다.
“근데 진혁이 형은 왜 안 와?”
“무슨 힙합 예능 들어간다는데…. 회의가 오래 걸리네.”
“형들 힙합 예능 또 들어가?”
“이번에는 특별 심사위원? 같은 거로 나간다는데.”
힙합 예능에는 박진혁과 이주혁이 함께 나간다. 녹음 작업을 하느라 바쁜 이주혁을 대신해 박진혁이 대신 회의에 들어간 것이다.
곰곰이 생각하던 이안이 고개를 기우뚱했다.
‘가만, 힙합 예능이 N넷 말고 또 있었나?’
회의실로 보냈던 진이 나타났다. 이주혁과 조태웅이 음악에 몰두하는 사이, 이안이 의자를 빙글 돌려 그들을 등졌다.
[너네 N넷 다시 나갈 수 있게 됐어.]‘어떻게?’
최소한 2년은 더 걸릴 줄 알았는데? 이안이 풀어지려는 표정을 애써 다잡았다.
[주작 공모자들 빵 가고 윗대가리가 물갈이됐나 봐. 코로나 때문에 NMA는 온라인으로 진행될 확률이 높은데 유료 이용권을 팔아먹으려면 적당히 만만하고 팬덤 많은 가수를 섭외해야 하잖아. 마이디어는 군대 갔고.]‘아하.’
그사이 아위는 국내외 팬덤 파워도 꽤 세졌다.
[원래는 NMA만 섭외하려고 했는데 너네 소속사가 호구는 아니지. ‘너네 잘못 한 거 맞잖아. 잘못한 사람은 빵 가 버렸으니 우린 화해하자.’ 이렇게 됐나 봐.]‘단지 NMA 티켓 팔이로 손을 내민 게 아닐 거 같은데… 어떻게 조율이 잘됐나 보군, 그럼 다음 활동부터는 음방도 나가게 되겠지?’
[그렇지. 컴백쇼도 얘기 나오고 있던데, 시기빨 운빨 오졌다.]이유가 어땠든, 기쁜 소식이었다.
* * *
오늘도 새벽까지 작업을 끝마친 조태웅과 이안은 주차장으로 향했다.
이주혁은 멤버들의 솔로곡도 허투루 만들지 않았다. 박진혁도 덩달아 곡 작업에 몰두했고, ‘다 잘하면 좋지 않겠어?’라고 말하며 멤버들에게 랩을 가르치기도 했다.
이안도 틈만 나면 멤버들의 보컬을 가르쳤다. 그리고 이번 앨범에는 이안이 작곡한 곡도 수록곡에 실릴 예정이었다.
김명진을 기다리면서 문득 이안이 나지막하게 말했다.
“근데 우리 그룹 사이 너무 좋지 않냐?”
“그걸 우리 입으로 말하긴 좀 뭐 하지 않냐?”
근데 사이가 좋은 건 맞지. 조태웅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다른 그룹의 얘기를 들어 봐도 아위만큼 사이좋은 경우는 드물었다. 조태웅은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눈을 반짝 빛냈다.
“개싸움 한 뒤에 통장에 꽂혀 있는 몇십 억대의 잔고를 보고 어쩔 수 없이 화해해 보고 싶다.”
조태웅의 능청스러운 말에 이안이 한마디 거들었다.
“싸우고 숙소 밖으로 뛰쳐나와서 내 소유 외제차에 올라타 ‘아무도 날 이해 못 해!’라고 소리치고 싶다.”
“인정.”
조태웅과 이안이 소리 내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