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econd Life as an Idol RAW novel - Chapter 131
131
아이돌 게임 올림픽. (7)
“대단한 슈퍼 플레이를 보여 준 최이안 선수! 안전 지역으로 들어섭니다!”
“이제 필드에 남은 사람은 10명, 말씀드리는 순간 이민하 선수가 핑키레이디의 이지혜 선수를 처치하면서! 9명 남았습니다!”
안전 지역은 엄폐물이라곤 나무와 바위밖에 없는 언덕이었다. 이민하는 이미 언덕의 맨 위에서 큰 바위를 끼고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민하 선수! 아주 자리가 좋습니다!”
“언덕 아래에 있는 사람들은 위치가 좋지 않아요! 데드존이 활성화됩니다!”
이안이 숨어 있는 곳도 곧 데드존이 된다. 이안의 캐릭터가 바닥을 굴러 언덕 위 나무 뒤로 향했다. 이민하가 즉각 반응해 이안이 있던 곳에 총을 발사했다.
“와, 반사 신경 좋네.”
이안이 연막탄을 던졌다.
[어떡할 거임? 자리 엄청 안 좋은데.]‘어떡하긴 일단 쟤가 남은 사람들을 다 없앨 때까지 기다려야지.’
이안은 옆 나무에 숨은 누군가를 향해 총을 발사했다. 킬 로그가 반짝거렸다. 연막탄 때문에 형체도 분명하지 않은 사람을 단 한발에 즉사시킨 이안이 나무 뒤에서 상황을 지켜봤다.
“이민하 선수! 거침없습니다! 이제 필드에 남은 사람은 아위의 최이안 선수밖에 없습니다!”
“이민하 유리한 위치에 있거든요! 지금 미라클 멤버들이 환호하고 있군요!”
이민하가 만들어 낸 킬 로그가 희미하게 사라졌다.
“1등은 제가 가져갑니다.”
이민하가 자신을 찍는 카메라를 힐끔 보며 씨익 웃었다. 그의 캐릭터가 수류탄을 꺼내 핀을 뽑았다. 그리고 이안이 있는 방향으로 던졌다.
“이민하 선수! 수류탄을 던졌습니다!”
“이렇게 이민하 선수가 우승 하나요!”
이안의 캐릭터가 땅바닥을 한 바퀴 구르더니 이민하가 던진 수류탄을 잡아 다시 던졌다.
-?????
-ㅁㅊ
-이거 개어려운 기술 아니냐?
-뭐야 왜 성공해요
던져진 수류탄을 다시 잡아 던지는 이 기술은 허공에 뜬 수류탄과 플레이어 캐릭터의 손이 절묘하게 맞아야 성공하는 기술이었다. 이 기술을 시도하다가 많은 플레이어들이 실패했던 기술이었다.
“다시 잡아 던집니다! 이 어려운 기술을 한 번에! 프로 선수가 따로 없어요!”
수류탄은 이민하의 발 언저리에 떨어졌다. 이민하가 허탈하게 웃었다.
“와, 졌다.”
당신이 다시 던진 수류탄으로 이민하이(가) 즉사했습니다.
승리!
이안이 헤드셋을 벗었다. 자리에서 몸을 들썩거리던 아위 멤버들이 그에게 달려갔다.
“야 대박.”
“오졌다.”
멤버들은 자리에서 일어난 이안의 어깨를 거칠게 흔들었다. 마이킷 멤버들도 이안의 곁으로 모여들었다.
“나쁜 놈. 그렇게 죽여야만 속이 후련했냐!”
조태웅이 눈을 가늘게 뜨며 최이안을 째려봤다.
“너무 그러지 마. 일단 1등 했잖아.”
“너만 1등이잖아.”
조태웅이 인상을 팍 썼다. 이안이 곤란한 웃음을 짓자, 이주혁이 그사이를 중재했다.
“어차피 이따가 팀전도 있잖아.”
“맞아. 내가 빡세게 캐리한다.”
“그래? 그럼 됐어.”
이안의 자신만만한 말에 누그러진 조태웅이 태세를 전환했다.
박서담은 스태프에게서 마이크를 받아 이민하의 자리로 갔다.
“네, 다들 자리에 앉아 주시고요. 우승자 인터뷰를 하기 전에, 우리 민하 씨! 소감이 어떠세요?”
“아… 너무 아깝네요.”
마이크를 든 이민하가 팔자 눈썹을 만들며 아쉬운 표정을 했다.
“설마 수류탄을 다시 던질 줄이야…. 제가 이안 씨의 실력을 얕봤네요.”
“개인전은 아쉽게 우승을 못 했지만, 다음에 단체전이 있잖아요? 그때는 우승하실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럼요. 우리 미라클 멤버들이랑 팀워크가 상당히 좋기 때문에 이번엔 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꼭 우승하겠습니다.”
“좋습니다.”
박서담이 큐카드를 넘기며 이안 쪽으로 다가왔다. 아위 멤버들이 흐뭇한 얼굴로 박서담을 바라봤다.
“그럼 우리 이안이 형, 우승한 소감이 어때요?”
“정말 기뻐요. 무엇보다 민하 씨를 이겼다는 사실이 아주 만족스럽네요.”
“그렇다면 곧 있을 단체전도 자신 있으신가요?”
이안이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서담 씨도 알잖아요? 우리 멤버들이 그렇게… 잘하는 편이 아니라는 거?”
“알죠.”
박서담도 흐린 눈을 하며 머쓱하게 웃었다.
“일단 아까 태웅이를 버린 게 맘에 걸리네요. 저는 멤버들의 서포트를 담당하겠습니다.”
“좋습니다. 그럼 이걸로 중간 인터뷰는 마치겠습니다.”
“현장 MC 서담 군, 수고 많았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출연진들이 관중석에 앉았다. 개인전 말고도 그룹 단체전이 있었다.
“자! 개인전이 정말 환상적인 플레이로 마무리되고, 단체전을 시작하겠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대진표를 보여 주세요!”
스크린에 단체전의 대진표가 떴다. ‘그라운드 서바이벌’은 배틀로얄 모드 말고도 하이퍼 모드가 있는데, 특정 무기를 획득하면 능력이 생기는 모드였다. 총 참가할 팀은 6팀, 그중에 아위와 미라클이 대진표에 붙어 있었다.
“우리 미라클이랑 붙네?”
“피디님이 붙였나 보다.”
그리고 단체전의 시작은 아위와 미라클이었다.
“아까 너무 빨리 죽어 버려서 심심했는데 잘됐다.”
“형 어떻게 죽었는데?”
이안의 물음에 박진혁이 낄낄거리며 대답했다.
“쟤 낙사했잖아.”
“닥쳐. 근데 넌 내가 낙사한 거 어떻게 알았냐?”
“내가 너보다 더 빨리 죽었거든. 낙하산을 너무 늦게 폈어.”
“미친. 그럼 완전 처음에 죽은 거잖아.”
김 현과 박진혁이 서로를 바라보며 헛웃음을 지었다.
‘저 사람들을 데리고 게임 어떻게 하나.’
이안이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 이번 단체전에서는 예능 분량을 챙기는 게 차라리 나을 것 같았다.
* * *
“네! 단체, 팀 대항전 시작하겠습니다!”
“아위와 미라클 자리에 착석해 주시고요!”
이안의 양옆에 앉은 김 현과 박서담이 그의 어깨를 툭 쳤다.
“이안아 믿는다.”
“형이 다 해 줄 거죠?”
김 현의 옆에 있던 조태웅이 헤드셋을 벗고 말했다.
“아냐 이안이 나만 캐리해 주기로 했어.”
“들었지?”
“에이, 망했네.”
박서담이 투덜거렸다.
짧은 준비 기간 끝에 드디어 게임이 시작됐다. ‘하이퍼 모드’는 비행기에서 낙하산을 타고 떨어지지 않는다. 각 진영의 스폰 구역이 따로 있었다.
“일단 흩어져서 파밍하자.”
이안의 지시를 따른 멤버들이 흩어져서 아이템을 찾아다녔다.
“뭐 뭐 먹었어? 난 클레이모어.”
“난 응급 키트랑 에너지음료.”
“난 권총 하나. 능력은 안 붙었어.”
다들 하나같이 능력이 붙은 아이템은 얻지 못했다. ‘하이퍼 모드’가 능력이 절반 이상은 먹고 들어가는 모드였기 때문에 초반에 능력이 붙은 아이템을 얻는 게 매우 중요했다.
“우리 템운 실화냐….”
박진혁이 탄식했다.
“아! 미라클팀 아주 좋아요! 벌써 질주 능력이 붙은 아이템을 가져갑니다!”
“이게 잘만 사용하면 사기급 아이템이거든요! 반면 아위는… 아직 아무것도 없네요!”
게다가 능력이 붙은 아이템은 무한정으로 나오는 게 아니었다. 맵에는 정해진 수량이 있었다. 그래서 상대 팀보다 많은 능력 아이템을 가져가야 했다.
“일단 나가자.”
“그래도 트럭은 있는데?”
트럭의 운전은 김주영이 맡았다. 건물 지역을 벗어나 사막 한가운데를 질주하는 아위 멤버들은 짜 맞춘 듯 어깨를 들썩이며 여행에 대한 가요를 부르고 있었다.
“아위! 능력 아이템은 먹지 못하고 있지만 즐기고 있습니다!”
“그 순간, 미라클이 또 능력 아이템을 가져갑니다!”
사방을 둘러보던 이안이 다급하게 소리쳤다.
“저기! 저기 뭐 있다!”
“어디 어디 어디!”
“저기! 11시 방향!”
“뭐가 보여? 일단 가!”
호들갑을 떨던 멤버들이 트럭에 내려 뛰어갔다. 운전하던 김주영은 브레이크를 밟다 못해 나무에 차를 박아 버리고 말았다.
-상남자의 주차법
-나무: 죽… 여.. 줘….
-트럭 못쓰는거아니야?
“얘는 게임에서도 매의 눈이야. 찾았어?”
“있다!”
“일단 누가 먹어!”
아이템 근처에 있던 조태웅이 빛나는 소총을 가방에 집어넣었다.
“와, 능력 있어! 클로킹 붙었다!”
아위 멤버들이 끼요오옷 소리를 질렀다. 같이 피시방에서 게임을 했을 때에는 다른 손님의 눈치를 보느라 소리를 죽이고 게임 했는데, 여기서는 눈치 볼 필요가 없으니 오디오가 폭발했다.
-어우 정신사나워
-비글들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라고 하는지 하나도 안들리는데 어케 알아듣냐ㅋㅋㅋㅋ
-듣는 내가 귀터진다
“저 팀 아이템 먹은 거 같은데?”
“뭐 먹었을까? 소리 큰 거 보니까 대박 아이템 얻은 거 같은데.”
“대박이면 클로킹? 아니면 유탄 발사기?”
“유탄 발사기면 큰일 나는데….”
심지어 건너편에서 헤드셋을 끼고 있는 미라클에게까지 들릴 정도였다.
-아주 광고를해라ㅋㅋㅋㅋㅋㅋㅋㅋ
-다 들켰쥬?
-망했네ㅋㅋㅋㅋㅋㅋㅋ
“클로킹 먹었으니 맵 스캔 아이템까지 가져가야 하는데.”
“저기! 저기 또 뭐 있어!”
이번엔 박진혁이 아이템을 발견했다.
“스캔 드론이다!”
“좋아 좋아.”
스폰 구역보다 평지에 널린 무기들이 많았다. 만족스럽게 아이템 파밍을 마친 아위 멤버들을 보며 이안이 말했다.
“우리 여기 있으면 다 죽겠다. 건물로 가자.”
“좋아.”
가까운 건물 안에 들어간 이안은 일단 건물 입구에 클레이모어를 설치했다.
“시작한 지 2분이 지났거든요! 어느 정도 파밍을 마치고 이제 붙을 때가 됐어요!”
“미라클, 아위를 찾으러 떠납니다! 마침 거리가 가까워요!”
사막을 질주하던 미라클의 트럭이 저 멀리서 보이기 시작했다.
“저기 있다.”
“저 건물?”
이민하의 말에 서학규가 핸들을 틀어 건물 앞에 부드럽게 주차했다. 나무에 대충 박아서 강제로 차를 멈춘 김주영과는 다른 움직임이었다.
-운전은 이렇게 해야지
-미라클이 이겼다ㅋㅋㅋㅋㅋㅋ
-아이템도 미라클이 많은데?
“진혁이 형 스캔 드론 띄웠어?”
“아 맞다.”
스캔 드론은 활성화가 오래 걸리는 아이템이었다. 이제야 확인한 박진혁이 부랴부랴 스캔 드론을 띄웠다.
-벌써부터 불안하죠?
-끝났네
-스캔을 이제 띄워봤자ㅋㅋㅋㅋㅋ
순간, 입구에 설치된 클레이모어를 미라클의 막내, 김승현이 밟아 버렸다.
[TEAM B] 김승현이 사망했습니다.“좋아. 다들 흩어져.”
이안의 지시를 받은 멤버들이 다른 곳으로 흩어졌다. 2층에 대기하고 있었던 박서담이 총을 발사했지만, 방패와 질주 아이템을 가진 미라클의 황성원을 이기지 못했다.
[TEAM A] 박서담이 사망했습니다.“아, 아깝다. 쿨 타임 돌아오기 전에 찌르고 올게.”
클로킹 아이템을 꾹 누른 조태웅의 캐릭터가 공간에 녹아들어 사라졌다.
[TEAM B] 황성원이 사망했습니다. [TEAM B] 이태영이 사망했습니다.클로킹을 쓰는 순간 총은 쏘지 못하고 오로지 근접 무기만 가능하지만, 투명화할 수 있는 시간이 비교적 긴 편이라 빠르게 단검으로 찌를 수 있었다.
“좋아.”
“앗, 잠깐 덫 밟았어.”
“커버하러 갈게.”
“아냐 오지 마. 악!”
이안이 도와주기도 전에, 덫을 밟아 클로킹이 비활성화가 된 틈을 타 미라클의 카터가 조태웅을 찔렀다.
[TEAM A] 조태웅이 사망했습니다.계단을 올라오는 소리가 들려 이안은 반사적으로 총을 연사했다.
[TEAM B] 양진림이 사망했습니다.건물 안이 총소리로 가득했다. 아이템의 쿨 타임 시간을 노려 미라클의 남은 멤버들을 하나둘 없앤 아위 멤버들이 히죽 웃었다.
스캔 드론이 활성화됩니다.
스캔 드론이 건물 전체를 비췄다. 이민하의 캐릭터 실루엣이 벽 뒤, 복도에 숨어 있었다.
“민하야, 너만 남았다.”
아위에는 이안과 김주영, 그리고 김 현이 남아 있는 상황. 미라클에서 생존자는 이민하뿐, 수세에 몰린 이민하가 아쉽게 중얼거렸다.
“아, 이길 수 있었는데… 어? 저게 뭐야?”
복도 끝에 몰려 있던 이민하는 구석에 놓인 상자를 열었다.
“이건… 이겼다.”
그가 발견한 것은 황금색으로 빛나는 유탄 발사기, RPG-7이었다.
멀리서 총을 재장전하던 이안의 캐릭터가 슬금슬금 뒷걸음질 쳤다.
“잠깐, 저건….”
이민하가 유탄 발사기를 장착하고는 씨익 웃었다.
“폭탄은 뭐다?”
-예술이다
-예술
-이건 못참지 아ㅋㅋ
-끝났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황금색의 유탄 발사기는 바로, 10초 동안 무한정으로 탄두를 발사할 수 있는 하이퍼 모드의 끝판왕 아이템이었다.
이안은 제게로 날아오는 황금색 탄두를 보며 마우스와 키보드에서 허망하게 손을 뗐다.
“아, 이건 오바지.”
운빨 ㅈ망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