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econd Life as an Idol RAW novel - Chapter 253
253
그래도 혹시?
한국을 넘어 세계로… 마이디어·아위 美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후보 올라
아위(AWY), 美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참석 위해 출국… 3개 부문 후보 올라
“그래서, 우리가 상 하나라도 수상할 거 같아?”
“에바지. 마이디어를 어떻게 이기냐.”
“그렇지? 솔직히 마이디어 후보 들었으면 우리는 빠질 줄.”
아위와 마이디어는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Favorite Social Artist)와 페이보릿 듀오/그룹(Favorite Duo or Group)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우리 가서 공연할 수 있다는 거에 만족하자.”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야.”
멤버들도 후보에 들었고, 가서 무대를 할 수 있다는 것에 의의를 두었지, 상을 탈 수 있을 거라는 것은 기대도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같은 후보에 든 마이디어가 아직 막강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위냐 마이디어냐?
└마이디어 압승이지
└근데 마이디어 이번에도 받을까? 전에 2연속으로 받지 않았어?
└└전에 상탄적 있다고 이번에 안주겠냐 아직 인기 넘사인데
└누가 타든 꿀잼이겠는데ㅋㅋㅋㅋㅋ
-우리 애들 할수있다 ㅎㅇㅌ
-아위 첫 미국 시상식인데ㅠㅠㅠ 간김에 상도 탔으면 좋겠는데ㅠㅠ
그건 네티즌들도 마찬가지였다. 전역 후 마이디어의 인기가 조금 시들해졌다고는 하지만, 케이팝의 글로벌 대세를 이끈 그룹이기 때문에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충성 팬도 많았다.
“그래도 혹시?”
“김칫국 정도는 괜찮잖아? 돈 드는 것도 아닌데.”
“맞아. 하나 정도는 탈 수 있다고 본다.”
멤버들은 막상 기대를 안 하면서도 하게 되는 이중적인 감정에 휩싸였다. 첫 미국 시상식 데뷔라는 기대와 설렘 때문이었다.
“얘들아 다 왔다.”
아위의 미국행은 두 명의 로드 매니저 임진우와 박지환. 그리고 김명진과 박동수까지 동행한다. 따라다니는 스태프들도 많았는데, 경호원은 현지 경호원도 추가되어 이보다 더 많아질 예정이었다.
“형! 우리 얼굴 어때요?”
“뭘 물어봐. 완벽해.”
박동수의 대답을 듣고 씨익 웃은 아위는 밴에서 힘차게 내렸다. 그들은 익숙하게 일렬로 서서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 * *
미국 공항에 내린 아위는 그들을 반기는 인파를 보며 겉으로는 여유롭게 손을 흔들었지만, 속으로는 놀라는 마음을 숨기고 있었다.
“다 우리 보러 오신 거 맞죠?”
“맞지. 팬 진짜 많다. 응원봉 들고 있는 거 봤어?”
“봤지. 와 나 손 떨리는 거 봐. 아직도 익숙해지지 않네.”
그들은 차에 타자마자 서로를 바라보며 발을 동동 굴렀다. 그들을 보러 온 현지 팬들은 인천 공항에서 그들을 보러 왔던 한국 팬 못지않았다.
“아 이러면 김칫국 한 사발 더 먹는데.”
“이러다 수상 가나요.”
“가자아!”
팬의 응원 덕분인지 줄어들었던 자신감에서 점점 기대감이 차올랐다. 신난 멤버들과 함께 무릎을 때리며 신나게 노래를 부르다 보니 어느새 호텔에 도착했다.
“내일 헤일리랑 연습하고 동선 체크 미팅 있는 거 알지? 오늘은 푹 쉬고. 컨디션 나빠지면 안 되니까.”
“넵.”
“이안이 준비 다 됐어? 가자.”
아위가 미국에 일찍 온 이유는 헤일리 폴스와의 합동 무대 때문도 있었고, 이안의 에이전시 미팅 때문도 있었다.
이안은 방에 짐만 대충 두고 나와서 박동수와 나란히 걸었다.
“근데 그쪽에서 저만 따로 부른 이유가 뭐래요?”
“너한테 TV 쇼 제안이 왔더라.”
“그래요? 뭐지? 드라마예요?”
“자세한 건 가서 들어 보자. 형도 자세히는 못 들었거든. ‘그냥 온 김에 미팅 좀 하자.’ 이런 식으로 흘러가 버려서.”
이안은 시청률이 보장되는 잘나가는 케이팝 아이돌인데 국적도 미국이었다. ‘Z-Day’가 세계적으로 꽤 입소문을 탔었고, 연기력도 입증되어 미국에서도 캐스팅 제안이 오기도 했었다.
우선 한국 활동에 집중하겠다는 이안의 의견을 받아들여 그 제안을 다 거절했지만, 끈질기게 그를 섭외하려는 경쟁도 치열했다.
“*안녕하세요, 마이클.”
“*이안, 영상 통화로는 봤는데 실물로는 처음이군요.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도요.”
이안은 미국 소속사에서 아위의 일을 전담하는 마이클 리와 악수했다.
‘근데 저 사람은 누구지?’
분위기로 봐서는 미국 소속사에서 나온 사람이 아니었다. 이안의 시선을 눈치챈 마이클이 옆 사람을 소개했다.
“*여긴 A사의 디렉터 아이작 쿠퍼예요.”
아이작 쿠퍼라 불린 사람이 손을 내밀었다.
“*편하게 아이작이라고 불러 주시죠.”
“*이안입니다.”
이안은 그와 악수했다. 아이작은 눈꼬리가 위로 치켜 올라간 것이, 전체적으로 날카롭게 생긴 사람이었는데 목소리는 나긋나긋했다.
박동수와도 서로 인사를 나눈 그들이 자리에 앉았다.
“*우선 AMAs 후보에 드신 것 축하드립니다. 미국 시상식은 처음이시죠?”
“*맞아요. 온 김에 트로피도 하나 받아 갔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가능할 거 같나요?”
이안이 코를 찡긋거리며 너스레를 떨었다. 마이클과 아이작이 작게 웃었다.
“*아위라면 가능성 있죠. 아마 체감은 안 되실 거지만 이쪽 인기가 아주 대단해요.”
“*그런가요?”
“*그럼요, 저희 쪽에서도 수상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요.”
단순 립서비스여도 기분은 좋았다. 작게 웃은 이안이 의자에 편하게 기댔다.
“*이제 저를 부른 이유를 들을 수 있을까요?”
“*이안 씨에게 제안드릴 프로젝트가 있어서요.”
아이작은 덮어 놓았던 노트북을 열어 이안 쪽으로 돌렸다.
‘아메리칸 갓 아이돌?’
[허어….]화면에는 프로그램 기획서 같은 게 있었는데, 큼지막하게 쓰인 프로그램 제목이 낯익었다. 옆에서 보고 있던 박동수도 놀라서 아이작을 쳐다봤다. 프로그램 이름이 조금 달랐지만, 연상되는 한 시리즈가 생각나서였다.
2000년대 초반에 오디션 열풍을 일으킨 시리즈. 당장 AMAs 주요 수상 부문에 후보를 올린 쟁쟁한 가수들이 이 프랜차이즈 시리즈의 우승자이기도 했다.
“*설마 저한테 오디션 참가자로 나서 달라는 건 아닐 테고….”
“*그 설마가 맞습니다. 저희는 이안 씨에게 심사위원을 맡아 달라 제안하는 겁니다.”
“*이 시리즈는 몇 년 전에 폐지되지 않았나요?”
“*이제 부활할 때도 됐죠. 오디션 프로그램은 망하지 않습니다. 기본 시청률도 보장되고요.”
이안은 아이작이 설명을 들으면서 스크롤을 내렸다.
폐지됐던 예전 프로그램은 재능 있는 솔로 가수를 발굴하는 목적이었지만, 이건 기획 의도부터가 무려 한국형 아이돌 그룹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영국에도 비슷한 프로그램 있지 않았나?’
[있었지. 그쪽이 아이돌 오디션의 시초였을걸?]‘그런데 여기에 케이팝을 넣는다?’
10대 아이돌 지망생만 모여서 솔로가 아닌 그룹으로 만들겠다는 것이고, 보컬뿐만 아니라 댄스 트레이닝까지 완벽하게 교육해 완성된 한국식 아이돌 그룹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 때문인지 제작 기간도 꽤 길었다.
“*저 말고도 다른 케이팝 그룹도 있을 텐데요.”
마이디어를 겨냥한 말이었다. 아이작이 어깨를 으쓱했다.
“*그들은 한국인이잖아요. 유명한 케이팝 아이돌이면서 미국인이라 문화적 차이도 이해할 수 있는 이안 씨가 더 적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안 씨가 참여했던 중국 오디션 프로그램도 잘 봤습니다. 보면 볼수록 이 프로그램에 딱 알맞겠다. 생각했고요.”
마이클도 옆에서 추임새를 넣었다. 미국 소속사로서도 이 제안은 매력적이었다. 오랜만에 부활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라 방송국에서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고, 그 덕에 이안의 출연료도 꽤 높게 책정되어 있었다.
[…어쨌든 국뽕 차는 제안이긴 하네.]진도 퍽 놀란 듯 나지막하게 말했다. 의도가 어떻든 케이팝을 콕 집어 겨냥한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 소식이 한국에 알려지면 ‘국뽕’이 안 찰 수 없는 소식이긴 했다.
“*잠시 저희끼리 얘기 좀 할게요.”
“*편하게 검토해 보세요.”
이안이 박동수에게 의자를 돌렸다.
“형, 어때요?”
“아니 아메리칸 갓 아이돌? 이건 좋은 기회 아니냐.”
“저도 그렇게 생각하긴 하는데…. 이게 과연 여기서 먹힐까가 문제예요.”
“글세…. 난 충분히 먹힌다고 보는데.”
한번 폐지된 프로그램이지만, 이름값이 있으니 화제성은 보장한다.
하지만 이런 오디션 프로그램은 얼마나 재능 있는 참가자가 나와서 시선을 끄느냐도 중요했다. 어쨌든 심사위원은 곁다리였고, 주인공은 참가자니까.
‘미래에도 이런 프로그램이 생겼다는 걸 들어 본 적이 없었는데…. 너는 어때?’
[나도. 이건 새로운데…. 아마 기획 단계에서 엎어졌겠지. 케이팝 아이돌인데 세계적으로 이름이 좀 알려진 그룹 소속이면서 미국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을 찾기 힘들었을 테니까. 그리고 그게 딱 너고.]그렇다면 내가 최이안이 되어서 생긴 변수인가. 이안이 미간을 찌푸렸다. 제안 자체는 좋았으나 이렇게 변수가 많아지면 나중에 예견될 일도 틀어질 것 같아서였다.
그 표정이 심사위원을 맡는다는 부담감 때문으로 보여서 박동수는 이안의 어깨를 토닥였다.
“너라면 잘하겠지. 심사위원 안 해 본 것도 아니고 우상유니로 경험도 있잖아.”
“그렇죠….”
우상유니에서 이안의 집중 트레이닝을 받았던 몇 연습생들은 인구수가 많은 만큼 경쟁도 치열한 중국 연예계에서 살아남아 이름을 알리고 있었다.
“*카이저 피셔도 확정인가요?”
“*그 사람은 제일 먼저 섭외했습니다. 이미 계약서에 사인도 받아 놓은 상태죠.”
박동수의 질문에 아이작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야 그 싸가지 없는… 이 아니라 유명한 사람도 나온다잖아. 이건 망할 수가 없는 프로그램이다.”
“그 사람이 프로그램 정체성이나 다름없긴 하죠.”
카이저 피셔는 미국 유명 제작자면서 독설가로 유명한 사람이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 이 사람이 스케줄 때문에 한 시즌을 불참하자 시청률이 대폭 하락했을 정도지 않나.
‘거절하긴 아깝긴 한데….’
[뭘 고민하냐? 그냥 한다고 해.]미래에 이런 프로그램이 없었었지만, 이안의 기묘한 감이 이 프로그램이 잘될 거라는 느낌도 받았다.
하지만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점이 있었다. 이렇게 제작 기간이 긴데 그럼 우리 그룹 활동은 언제 하지?
“일단 미루죠, 형. 괜찮죠? AMAs 이후로 결정하는 거 어때요?”
“좋아. 상 타면 출연료가 달라질 수 있으니까.”
이안의 의도는 그게 아니었지만, 어쨌든 긍정적으로 검토해 볼 테니 정확한 일정과 기획서를 넘겨 달라는 말로 미팅을 끝냈다.
* * *
“나는 니가 이건 꼭 했으면 좋겠다.”
“근데, 형. 이러면 우리 컴백은 언제 해요?”
“내년 하반기가 되겠지.”
“…우리 컴백 1년에 한 번 해요?”
곤란한 화제가 나온 듯 박동수가 볼을 긁적였다.
“글쎄…. 1년에 2컴백 하면 많이 하는 편이 될 거야. 아무래도 마이디어랑 겹치면 안 되는 것도 있고 너네 서포트한다고 본부를 나눴다지만 피버랑 겹치면 또 안 되잖아. 연습생 애들도 데뷔해야 하고.”
이안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소속사 입장이라면 개인 활동 안 시키는 게 이득 아니에요? 우리가 흩어지면 어떻게 하게요?”
“물론 그렇지. 너희들 전원 재계약을 바라면 더 그룹 활동에 힘쓰는 게 나을 수도 있어. 그래도… 이때 아니면 안 되는 기회가 있잖아. 아메리칸 갓 아이돌, 이것도 그렇고.”
굳이 이안뿐만 아니라 다른 멤버들도 예능이나 영화, 드라마 등 개인으로서 좋은 기회가 많았었다. 다들 개인 스케줄을 어느 정도 해 왔었지만, 이안이 유독 될 작만 들어가서 너무 빵 터져 버린 게 문제였다.
“너도 이거 하고 싶긴 하지?”
“잘 모르겠어요. 근데 재밌을 거 같긴 해요.”
멤버들 모두 멀쩡해 보였지만, 자세한 속마음은 모르지 않는가. 한 명이 튀면 괴리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안은 복잡한 얼굴이었다.
그의 고민을 언뜻 알 것도 같은 박동수가 이안의 어깨에 팔을 걸쳤다.
“너 이거 하는 동안 태웅이는 영화 들어갈 거고 다른 애들은 유닛으로 준비할 수도 있어.”
“그래요?”
“그래, 주혁이가 뭐 하나 계획 중이라더라.”
박동수는 혼자 너무 떠 버렸지만 자만하지 않고 그룹부터 생각하는 이안이 퍽 대견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다른 멤버들은 자신의 길을 잘 찾고 있었다.
“그리고… 너네가 사이 좋고 안 좋고를 떠나서 아위라는 그룹 이름값이 중요해졌을걸? 이거 다 버리게?”
“그거야 당연히 버릴 수 없죠.”
“다른 애들도 그렇게 생각할 거야.”
박동수는 ‘난 그래서 너네가 AMAs에서 상 하나 탔으면 좋겠는데…. 나중에 해체하는 걸 아까워하게.’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삼켰다. 부담을 주는 것 같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