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econd Life as an Idol RAW novel - Chapter 323
323
[외전] 한 번 더 그러면 팀 탈퇴야.
“여러분 안녕.”
“방금 시상식 봤어요?”
시상식이 끝나고 아위 멤버들은 바로 방송을 켰다. 다들 시상식의 여운이 남아 있어서 그런지 기분 좋게 몸을 흔들고 있었다.
-오빠들 3관왕 축하해요♥♥
-진짜 아위하길 잘했다ㅠㅠㅠㅠㅠ무대도 너무 좋았어요ㅠㅠ
-트로피 보여주세요!
“트로피 어디 있냐고요?”
“짜잔.”
중앙에 앉아 있던 이안과 박서담이 몸을 옆으로 틀었다. 매니저에게 받은 꽃다발로 나름 예쁘게 진열한 세 개의 트로피가 반짝거리고 있었다.
“악, 넘어졌어!”
침대 위에 올려놓아서 불안하게 흔들리던 트로피가 옆으로 넘어졌다. 일곱 명이 벌떡 일어나 그것을 원상태로 되돌려 놓았다. 아주 조심스럽고 공손한 움직임이었다.
“수상 소감에도 말씀드렸지만, 팬분들 아니었으면 저희가 이런 기록을 세울 수 있을까 싶어요.”
“팬분들, 그리고 우리 멤버들 덕분이죠.”
이안의 말에 다들 일어나서 두 손을 머리 위로 들고 환호했다. 숙소는 호텔이 아니었다. 아위의 미국 소속사에서는 장기 체류 동안 불편함이 없게 수영장과 헬스장은 기본으로 딸린 단독 주택을 빌렸다.
내부가 호텔과 다르다는 것을 안 팬 중 몇 명이 채팅창에서 질문을 남겼다.
“여기 어디냐고요? 저희 숙소예요. 호텔은 아니고….”
“궁금하시죠? 우리 룸 투어나 할까?”
멤버들이 벌떡 일어났다. 셀카봉으로 고정된 방송용 핸드폰을 번갈아들면서 넓은 주택 내부를 돌아다녔다.
“여긴 누구 방이지?”
“제 방이요.”
“개인 방은 넘기자. 짐이 너무 많다.”
“주영이 방은 괜찮지 않아?”
김주영이 허락의 표시로 고개를 끄덕였다. 조태웅은 그의 방 안으로 들어가 카메라를 빙글 돌렸다.
“무슨 방이 우리 처음 왔을 때랑 똑같냐.”
“와, 옷 걸어 놓은 거 봐.”
“역시 주영이 형.”
결벽증 정도는 아니지만, 아위 중에서 가장 깔끔한 멤버인 김주영의 방 상태는 역시 좋았다.
-방이 내 미래보다 깔끔하다…
-해외가서 저럴수가있나?
팬들에게 보여 주려면 이 정도는 되어야 했다. 다른 멤버들의 방은 돼지우리나 마찬가지였으니.
“와, 근데 너네는 우리 상 받을 거 예상했어?”
“하나 정도는 받지 않을까? 생각은 했는데….”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3관왕을 했으니 오늘도 혹시? 하는 기대감은 있었다. 하지만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는 예전에 받은 적 있었으니 기대는 잠시 덜어 냈었다.
“세 개를 받을 줄 몰랐지.”
“진짜 대박이다. 어떻게 이러지? 아, 여기는 거실이고….”
넓은 거실 내부에 팬들이 입을 벌리는 이모티콘을 보냈다. 거실과 주방을 다 보여 준 아위는 테라스의 문을 열었다. 언덕 위에 있는 저택이라 야경이 한눈에 보였다.
-와 대박
-Wow
-진짜 넓다
“그리고 여기 계단을 내려가면…. 수영장이에요.”
“넓죠? 저희도 여기 와서 한 번도 써 본 적 없어요.”
카메라 앞에서 말하는 이안과 조태웅 뒤에서 다른 멤버들이 수영장의 선베드를 붙였다. 일곱 명은 그곳에 나란히 누웠다.
“언제 한국 오냐고요? 당분간 이쪽에서 머물 거 같아요. 할 일이 좀 있어서….”
“그래도 연말 무대는 한국에서 할 거예요.”
“우리 연말 무대는 어떻게 하지? 여러분들은 뭐가 좋아요?”
사실 연말 무대를 준비할 시간이 있을까 모르겠지만, 그래도 팬들의 의견을 듣기로 했다.
선베드에 누워서 팬들과 잔잔하게 대화하던 멤버들 사이로 박진혁이 벌떡 일어났다.
“우리 가위바위보 해서 진 사람 수영장 들어가기 어때?”
“내일 스케줄 있는데?”
“바로 나와서 씻고 자면 돼. 콜?”
“진 사람 두 명 뽑자.”
매니저, 임진우가 어느새 다가와 방송용 핸드폰을 넘겨받아 멤버들을 찍었다. 그는 나중에 멤버 전원이 수영장에 들어갈 미래가 예상됐다.
“이런 건 보통 먼저 제안한 사람이 걸리던데….”
“안 내면 진 거! 가위바위보!”
김 현의 말을 무시하고 박진혁이 기습으로 외쳤다. 하지만 순발력 좋은 멤버들은 손을 뻗었다. 다들 손바닥을 쫙 펴고 있었는데, 박진혁만 가위를 내고 있었다. 그가 놀라서 펄쩍 뛰었다.
“아!”
“진혁이 형. 축하해요.”
“거봐, 이런 건 먼저 제안한 사람이 걸린다니까. 내가 다리 잡을게.”
김 현이 한두 번 해 본 게 아닌 양 박진혁의 다리를 잡았고, 이안이 박진혁의 두 손목을 잡아 허공에 붕 띄웠다.
“형. 가만히 있어. 바닥에 떨어지는 게 더 아파.”
“아니 그냥 수영장 들어가기라고오!”
박진혁이 버둥거렸지만 김 현과 이안은 꿈쩍도 안 했다.
“그냥 들어가면 재미없잖아. 자, 하나둘….”
“형, 숨 참아.”
김 현과 이안은 박진혁을 두어 번 흔든 뒤에 수영장을 향해 던졌다. 풍덩 소리와 함께 물이 튀겼지만, 다들 웃느라 바빴다.
-내동댕이ㅋㅋㅋㅋㅋㅋ
-물싸대기 소리가ㅋㅋㅋㅋ등아프겠다ㅋㅋㅋㅋㅋ
“…이건 수영장 들어가기가 아니라 수영장 처넣기 아니냐.”
애써 웃음을 진정시킨 이주혁이 한 말이었다. 임진우는 카메라에 튄 물을 대충 닦고는 물에 젖은 박진혁과 멤버들을 번갈아 보여 줬다.
“아, 코에 물 들어갔어…. 한 명 더 해!”
수영장에서 올라온 박진혁이 억울한 듯 외쳤다. 임진우를 따라 온 매니저, 이상현이 그에게 수건을 내밀었다.
아위는 박진혁을 빼고 여섯 명 이서 가위바위보를 했다. 걸린 사람은….
“아!”
이안이었다. 박진혁이 흐흐 웃으면서 이안의 손목을 잡았다. 다리는 조태웅이 들었다.
“너 왜 기다렸다는 듯이 내 다리를 잡아?”
“나 이런 거 해 보고 싶었어.”
“야, 태웅아. 던지자. 하나… 둘!”
이안이 으아악 소리를 지르면서 수영장에 떨어졌다. 시원한 물소리와 함께 멤버들이 크게 웃었다.
“뭐야?”
김주영이 미간을 찌푸렸다. 이쯤이면 얼굴이 올라와야 했는데 수영장이 이상하게 잠잠했다.
“…왜 안 올라와?”
“바닥에 머리 박은 거 아니에요?”
“에이 설마… 내가 들어가 봐서 아는데, 박을 수가 없어.”
“쟤 우리 놀리려고 일부러 잠수하고 있는 거 아냐?”
멤버들과 함께 웃던 팬들의 채팅창에서도 물음표만 올라오고 있었다.
“…인간의 최대 잠수 기록이 몇 분이야? 10분 넘나?”
“그건 다이버들 얘기고…. 우리 같은 비전문가는 5분도 못 버티지 않아?”
“지금 몇 분 지났는데?”
멤버들 대신 방송 휴대폰을 들고 있는 임진우도 손을 떨었다. 그 때문에 화면에 지진이 일어났다. 멤버들의 표정도 순식간에 심각해져서 수영장에 시선을 고정했다. 채팅창에서도 걱정의 목소리가 도배되고 있었다.
“야… 이안아.”
“야! 최이안!”
“형!”
박서담을 시작으로 멤버들이 다급하게 수영장으로 들어갔다. 물이 사방으로 튀었다. 그들이 숨을 크게 참으며 물 아래로 들어가려 할 때, 수영장 구석에 나타난 이안이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뭐 해?”
멤버들이 경악해서 이안을 쳐다봤다. 몇 초간 멍하니 있던 그들에게서 분노가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쟤, 지금 우리 놀리려고 몇 분을 잠수한 거야?
“…형?”
“이런 미….”
맘 같아서는 거친 욕설을 내뱉고 싶은데, 그 와중에 방송이 켜져 있다는 걸 생각해서 입을 꾹 다물었다.
“야이… 도른놈아!”
“아 놀랐잖아!”
“진짜 다음부터 이러지 마라.”
멤버들 속이기에 성공한 이안이 크게 웃었다. 듣는 사람이 기분 좋아지는 청량한 웃음소리였지만, 멤버들에게는 그저 얄미울 뿐이다. 그들이 이안의 주위를 감싸고 으르렁거렸다.
“웃어? 우우서?”
“아니 근데 나 진짜 죽을 뻔했어.”
“잠수를 그렇게 하니까 그렇지!”
이주혁이 등을 철썩, 때렸다. 이안이 단말마 같은 비명을 내질렀다. 박진혁과 김 현도 이안에게 물을 뿌렸고 조태웅은 등 뒤에서 팔로 그의 목을 감싸 조였다.
“악! 미안해!”
“미안하면 다냐!”
김주영과 박서담은 이안에게 물싸대기를 날렸다.
이안은 비명을 지르면서도 하지 말라는 소리는 하지 않았다. 한 3분 정도 잠수한 것 같았는데, 장난치고는 수위가 너무 세긴 했다.
“아 진혁이 형, 나한테 물은 왜 뿌려!”
“몰라!”
그리고 상황은 저들끼리의 물싸움으로 번져서 물이 사방으로 튀었다.
“어? 현이 형 귀걸이 한쪽 없어요.”
“뭐야? 물에 빠졌나?”
“나 주머니에 핸드폰도 안 빼놓고 들어왔어. 방수 폰이라 괜찮긴 한데….”
조태웅과 김주영이 주머니에 든 핸드폰을 수영장 밖으로 꺼냈다. 이상현이 그 핸드폰을 주워다가 수건으로 닦았다. 화면이 켜지는 것을 보니 다행히 문제없이 작동되고 있었다.
“너 한 번 더 그러면 팀 탈퇴야. 알겠어?”
“넵.”
이주혁의 으름장에 이안은 고개를 꾸벅 숙였다.
그렇게 한참을 물놀이하다가 지친 멤버들이 방송을 마무리했다.
-다시 보기로 잠수 시간 재 보니까 4분 5초 나옴
└애들이 놀랄 만 하다.
└나같아도 수영장에 뛰어들어감
-근데 수영장에 들어간 애들 멋있으면 나 쓰레기통 들어가야 해?
└아니 사실 나도ㅎ…
└애들 존멋ㅠㅠㅠㅠㅠㅠㅠ
-한번 더 그러면 팀 탈퇴라니… 개설레…
└나 그렇게 진지한 리더 처음봄
└표정이 무서운데 설렘
└풀죽은 이안이 귀엽긴한데 넘 심하긴 했어
* * *
아침 일찍 일어난 이안은 침대 위에 앉아 기지개를 켰다. 몸이 찌뿌드드했다. 운동이나 할까. 생각한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제 장난 아니었지….’
그는 어제 멤버들 앞에 강제로 무릎을 꿇고 다시는 이런 장난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하고는 방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그렇게 심각한 표정의 멤버들을 처음 보는 것이라 그도 많은 반성을 했었다.
이안은 커튼을 걷었다. 넓은 저택은 각자 방에 테라스가 딸려 있었다. 이안은 물컵을 들고 테라스 밖으로 나갔다. 어스름이 잔잔하던 하늘이 점점 밝아졌다.
한참을 사색에 잠긴 이안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어디서 말벌 소리가 들리는데 뭐지…?
‘미국은 미국이구나. 드론이 있네….’
아직 잠에 덜 깬 이안은 멍하니 눈을 끔뻑거렸다. 어디선가 날아온 드론이 이안을 발견하고는 멈췄다.
‘잠깐, 드론? 드론이 왜 여기 있어?’
그것도 자신을 찍으려고 둥둥 떠 있었다.
“파파라치네….”
어쩐지 바깥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리더라니, 아위의 경호원이 드론을 띄운 사람을 색출해 내는 소리였나.
파파라치는 생각지 못한 대어를 낚아서 기분이 좋은 듯 드론을 부드럽게 양옆으로 조종했다.
이걸 어쩔까…. 이안은 아직 잠이 덜 깬 얼굴로 자신의 매무새를 살폈다. 상의는 탈의한 채 가벼운 바지만 입은 상태였다. 몸 관리는 꾸준히 하고 있으니 꿀릴 건 없었다.
이쪽은 파파라치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으니 나쁘진 않을 거 같은데…. 이안은 드론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안녕.”
좀 멋있게 찍혔으면 좋겠는데. 파파라치는 한국 홈마처럼 좋은 퀄리티의 사진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드론은 여러 각도를 찾으며 이안을 찍기 바빴는데, 갑자기 맥없이 추락했다. 아마 경호원에게 걸린 게 분명했다. 이제 와 잡으면 소용이 없을 텐데. 요즘은 클라우드에 실시간으로 전송되니까.
“공기 좋다.”
이안은 가벼운 스트레칭을 끝으로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오늘도 바쁠 예정이었다.
-이안이 파파라치 떴다
-헐 미친
-존나 핫가이;;;
-마 이게 헐리우드다
-근데 공출목 소비하지 말라며 파파라치 소비해도 돼?
-진짜 잘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