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econd Life as an Idol RAW novel - Chapter 330
330
[외전] 일부러 주작해도 이렇게는 못 하겠다.
“주혁이가 드디어 신들렸나?”
“이미 신들린 거 아니었어요?”
김명진의 말을 임진우가 받았다. 곡이 끝나자, 그들이 홀린 듯 재생 바를 앞으로 보내고 다시 재생 버튼을 눌렀다.
멤버들이 대박도 그냥 대박이 아닐 거라 예상한 그 곡은 윗선에 전달됐다.
그 순간에 취한 멤버들이야 이주혁이 도레미만 쳐도 너무 좋다고 찬사를 날릴 정도니, 객관적인 판단을 위해서였다.
멤버들의 반응에 신들린 이주혁은 간단한 허밍까지 불러서 보컬이 들어갈 멜로디 라인을 끝냈고, 그 데모곡은 지금 이렇게 무한 반복으로 틀어져 있었다.
“지금 이거 나만 좋은 거 아니지?”
“아닐걸요? 마음만 같아선 이거 담아가서 무한 반복하고 싶은데요? 이사님은 어떠세요?”
김명진의 물음에 임진우가 진짜 아쉬워서 입맛을 다셨다. 비밀 유지만 아니었으면 이미 핸드폰에 담아서 플레이 리스트 1순위를 장식했을 것이다.
“진짜 더 발전할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걸 해내네….”
이주혁의 작곡 뽕에 거나하게 취한 매니저들은 그렇다 쳐도, 박동수까지 상기된 얼굴로 중얼거렸다. 아마 머릿속에는 어화둥둥 내 새끼, 이런 꽃밭이 펼쳐져 있겠지. 서수련이 피식 웃었다.
“애들은 어떻게 하고 싶대요?”
“당장 가사 쓴다고 연습실에 틀어박혀 있습니다. 이건 무조건 음원 내야 한다고.”
물론 저작권료에 한 수저 얹겠다는 다소 속물적인 이유도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이 곡을 빨리 세상에 내놓고 싶다는 생각은 일곱 명 다 똑같았다.
“대표님 상장 준비 빨리하셔야겠다….”
대표인 이병헌은 소속사의 상장에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이다가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아위가 예상보다 더 성장하고 있었고, 다행히 아위만큼은 아니지만 피버도 팬덤층이 탄탄하게 자리 잡았다. 드리머도 신인치고는 반응이 좋다. 이안의 조언으로 인수한 회사는 실적이 나날이 좋아졌다.
이안의 생각이 나자 서수련이 무언가 생각난 듯 김명진을 향해 질문했다.
“그나저나, 이거 애들 플랜 다 꼬이게 생겼는데요? 이안이한테 얘기해 봤어요?”
* * *
“지금 빌보드를 조지게 생겼는데 제 솔로가 중요한가요.”
“그, 그러니?”
이안의 덤덤한 말에 김명진이 말을 더듬었다.
이안은 작년부터 작품 고르는 것도 전부 멈추고 솔로 곡 작업에 매진했다. 소속사도 이안의 솔로 앨범 활동에 맞춰 전담 스태프를 붙여 줄 정도였다.
올해 초에는 이안의 솔로 앨범으로, 하반기에는 아위의 컴백 앨범. 그리고 내년에는 멤버들의 입대 전 대규모의 월드 투어가 예정돼 있었다.
“빌보드가 뭐야, 이건 전 세계에서 먹힐 곡이에요.”
이안의 뮤직비디오 로케이션까지 예정되어 있었는데, 이주혁의 곡으로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상황까지 온 것이다. 이안의 솔로 앨범뿐만 아니라 같은 소속사 후배들의 컴백 시기도 전부 다시 짜야 했다.
‘미래를 보는 건 내가 아니라 주혁이 형이 아닐까?’
이안은 이 곡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비슷한 장르의 곡이 지금으로부터 1년 뒤 유행하기 때문이다. 1년 정도는 앞당겨도 충분하지 않을까? 그리고 이주혁은 그 곡보다 더 중독성 있는 곡을 완성했다.
“그럼 당장은 이 곡을 디싱으로 발매하는 거로, 정말 괜찮지?”
김명진은 이게 그 정도인가? 싶었다. 멤버들이 너무 설레발 치는 거 아닌가 싶다가도, 곡을 들으면 누구나 끄덕일 정도로 좋았다. 괜한 기대는 실망을 불러일으키지만, 이 곡은 기대해도 좋을 정도였다.
“네, 솔로는 얼마든지 기회가 있겠죠.”
가령 멤버들이 군대에 가 있을 때, 조엘 영이 괜찮은 작품을 물어 온다면 미국에서 연기 활동을 해도 솔로 앨범을 낼 시간은 충분했다.
“좋아.”
김명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이안의 솔로 앨범 로케이션은 그룹 신곡 로케이션으로 대체되었다. 피버와 드리머의 컴백 시기는 약 3주가 밀렸다.
아위는 당장 곡을 완성하기 위해 연습실에 모였다. 소속사에서 도와줄 사람을 붙여 준다고 했는데, 멤버들은 그걸 사양했다. 그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굳이 가사를 영어로 할 필요가 있어?”
“맞아. 외국곡이어도 차트 1위 한 곡들은 많잖아.”
너무 기대하지 말자는 태도를 거의 모토로 살아온 멤버들은 드물게 자신감에 차 있었다. 이제는 빌보드 차트쯤은 정복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까지.
뒤에서 숨죽여 지켜보던 박동수가 작게 웃었다. 너무 몸을 사려도 안 좋다. 이제야 자신의 자리에 맞는 태도를 가진 거 같아서 기분이 좋아졌다.
“훅(Hook)은 중독성 있으니까 이안이가 영어로 작사한 거로 가고…. 이 부분은 태웅이가 좋네.”
“예아.”
자신의 가사를 간택 받은 조태웅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안은 이주혁이 잠깐 녹음했던 허밍을 기억해 내곤 자신의 가사에 맞춰 불러 봤다.
“오, 느낌 있어, 느낌 있어.”
멤버들이 이안을 보며 감탄했다. 대박 예감의 곡을 마주해서 그런가, 다들 들뜬 상태였다.
이주혁을 중심으로 가사가 정해지면, 이안이 대충 불러 보면서 노래의 감을 익혔다.
“어쩌다 보니 우리 전원 작사로 가네.”
“일부러 주작해도 이렇게는 못 하겠다.”
가사도 각자 작사해 온 구절을 사이좋게 나눴다. 곡의 저작권에 일곱 명 전원이 올라갔다.
가사가 정해지자 녹음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국내 탑 연주자들을 세션으로 불렀다. 박진혁과 김주영은 이주혁을 도와 작업실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고, 다른 멤버들도 수시로 들락거리면서 의견을 줬다.
“여기서는 이렇게 하는 게 좋지 않아요?”
“괜찮네.”
김 현은 안무가 두 명과 함께 데모곡을 바탕으로 안무를 짰다.
그들은 로케이션을 축소하고 국내 위주로 뮤직비디오 촬영을 했다. 정신없이 달려오니, 아직 뮤직비디오는 아직 편집 중이지만 모든 준비가 끝나 있었다.
“우리 충동 대박이지 않냐.”
일곱 명 전원이 달라붙어서 작업한 건 오랜만이었다. 당장 전 앨범만 해도 다른 사람의 프로듀싱을 받고, 해외에서 로케이션을 도느라 숙소에 들어가면 잠에 빠져들었었다.
“그래서 우리 이 곡은 얼마나 갈까?”
“내기? 내기 고?”
멤버들이 신나서 말했다.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거지. 모든 작업을 끝낸 아위는 이제 곡 발매만 기다리고 있었다.
“빌보드 차트에 한 달 동안 1위 한다.”
“한 달이면 4주? 나는 받고 두 달.”
박진혁과 김 현이 자신 있게 말했다. 다들 한 달에서 두 달 정도를 예상하는 가운데, 이안은 잔을 내려놓고 단호하게 말했다.
“차트 장기 집권, 어때?”
“헐.”
“장기 집권 기록이 몇 주인데?”
김주영이 핸드폰을 들어 검색했다. 그가 경악해서 입을 벌렸다.
“19주 연속 1위라는데?”
“아 이건 좀….”
아, 19주나 했어? 그럼 좀 어려우려나? 하지만 한번 뱉은 말을 회수하기는 어려웠다. 게다가 이미 멤버들 사이에서 이안은 예언자, 무당 등으로 불리고 있어서 그가 장기 집권을 입에 담자 다들 표정이 엄청나게 밝아졌다.
“진짜? 진짜 장기 집권할 거라 생각해?”
“뭐, 믿든지 말든지.”
이안은 살짝 쫄렸지만, 왠지 모를 자신감이 피어올랐다.
* * *
신곡에 대한 기대는 잠시 접어 두고 아위는 또 비행기를 탔다. 미국의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한 아위는 그래미 어워즈의 무대를 위해 리허설을 했다.
“우리 신곡 나오고 여기 왔으면 좋았을 텐데.”
“내년이 있잖아.”
곡만 발표된다면 내년에도 이 자리에 있을 확신이 들었다. 옷을 차려입은 그들이 레드 카펫을 밟았고, 시상식장 안으로 들어섰다. 팬들의 함성이 주변을 울렸다.
“동수 형이 만약 수상하게 되면 신곡 스포해도 된대.”
“진짜? 꼭 타야겠네.”
그들의 신곡은 극비로 진행됐다. 발매 당일 기사와 함께 깜짝 발매할 생각이었다.
아위가 다른 가수의 무대를 즐기며 긴장을 풀고 있을 때, 드디어 그들이 후보에 든 상이 발표를 앞뒀다.
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후보자들의 영상이 짤막하게 지나가고, 시상자로 올라온 사람은 아위와도 인연이 있는 헤일리 폴스였다. 그녀가 봉투에서 카드를 열더니 기쁨을 감출 수 없는 얼굴로 외쳤다.
“*아위! 축하합니다!”
멤버들이 화들짝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 무대로 향하면서 수많은 가수가 그들에게 축하한다며 손을 내밀고 격려했다.
“*어… 놀랍네요.”
마이크 앞에 선 이주혁이 트로피를 바라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안이 옆에 끼어들었다. 아까운 수상 소감 시간을 제대로 말도 못 하고 지나갈 순 없었다.
“*일단 아이언과 뉴 문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미안, 우리가 먼저 받게 됐네. 그래도 너희는 기회가 많지?”
이안이 장난스러운 얼굴로 가수석의 아이언과 뉴 문에게 손을 들었다.
데뷔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후보로 노미네이트 된 것만 봐도 그들의 현지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그들을 제치고 아위가 상을 받게 된 것이다. 아이언과 뉴 문은 진심으로 박수 치고 환호했다. 청중들이 작게 웃음을 흘렸다.
“*우리가 연습생 때부터 만난 지 10년이 되는 해에 기념적인 상을 받을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항상 우리를 지지해 주는 아위덤, 고마워요. 우리 평생 가요.”
이안을 시작으로 긴장이 조금 풀린 멤버들이 돌아가면서 한 마디씩 남겼다. 나팔 모양의 트로피가 유난히 반짝거렸다.
가슴이 벅차올랐다. 3대 시상식에 참여하는 것도 놀라운 일인데 트로피까지 받을 줄이야.
“*아, 그리고. 저희 다음 주에 신곡 나옵니다.”
“*기대 많이 해 주세요.”
그리고 무대에 내려가기 직전, 몸을 돌려 다시 마이크를 잡은 이주혁과 이안이 씨익 웃었다.
* * *
[공식] 아위(AWY), 3월 20일 디싱 ‘트러블’ 발표2026년 3월, 아위가 그래미 어워즈에 참여하고 다음 주, 이주혁이 제대로 일을 친 그 곡이 디지털 싱글로 발매됐다.
1. 아위(AWY) – Trouble
국내 차트 1위는 이제 당연한 일이 되었다. 그리고 공개 첫날, 뮤직비디오를 보러 간 팬들에 의해 마이튜브가 잠시 먹통이 되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아위 마이튭 프리징 풀림
-ㅁㅊ 1억7천? 하루만에?
-어 집계 또 됨 ㅅㅂ 2억 넘었네ㅋㅋㅋㅋ 최단기간 신기록 아님?
-아니 미친ㅋㅋㅋㅋ
조회 수는 가볍게 억을 넘었다. 처음에는 팬덤의 미친 화력으로 포장되었지만, 곡 자체가 좋아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SNS에서는 트러블 챌린지를 시작했고, 해외 주요 매체에 소개되었다.
1주가 지나서 아위의 곡은 빌보드 차트를 비롯한 해외 주요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1위는… 아위입니다! 축하합니다.”
“현장에 오시지 않은 관계로 소속사 후배분들께 전달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위의 국내 음악방송 활동은 1주가 끝이었다. 하지만 아위의 신곡은 한 달, 두 달이 지나도 1위에서 내려올 생각을 않았다.
하필 후발 주자가 드리머였다. 신인에게 음방 1위란 몹시 중요했었다. 아위만 없었더라면 모든 음악방송에서 1위를 거머쥘 수 있었다.
의도치 않은 팀킬이었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1위 후보에서 제외되는 음악방송도 있어서 드리머는 다행히 빈손으로 활동 종료하지는 않았다.
아위(AWY) 빌보드 9주 연속 1위
아위, 빌보드 차트 12주 연속 1위… 장기 집권 가능성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