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econd Life as an Idol RAW novel - Chapter 91
91
World tour in London.
…강 PD를 비롯한 N넷 관계자들이 항소장을 제출한 가운데
강 PD와 김 CP가 ‘프로젝트 아이돌’ 조작에도 가담한 사실이 수면 위로 올라와 네티즌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단독] N넷, 마이디어 소속사와 손잡고 아이돌 서바이벌 론칭.‘아이원도 조작했어…?’
[…그런가 보지.]진이 심드렁하게 말했다.
‘아주 안 끼는 데가 없네.’
조작을 밥 먹듯이 했는데 또 서바이벌을 한다니 제정신인가. 이안이 미리 터뜨리지 않았으면 ‘아이돌 래퍼’ 이후 2개의 프로그램에서 늘 그렇듯 조작질을 했을 것이다. 이안은 고개를 저으며 핸드폰의 화면을 껐다.
“우리 밖에 마중 나온 팬들 있다?”
“근데 다 외국인이야.”
김 현과 박진혁이 수근거렸다. 밖을 살펴보니, 아위의 슬로건을 든 현지 팬들이 모여 있었다.
“지금까지 팬들은 그럼 외국인이 아니었냐? 그리고 외국인은 여기도 있잖아.”
“아 맞다.”
이주혁이 고갯짓으로 이안을 가리키자 멤버들의 시선이 이안을 향했다.
“이안아 유럽 투어도 잘 부탁한다.”
“너밖에 없어.”
“다들 그러지 말고 나한테 영어를 배우는 게 어때? 우리 파리에서는 팬사인회도 하잖아.”
이안의 말에 다른 멤버들이 한숨을 쉬었다.
“난 영어 울렁증 있어.”
“아 진혁이 형, 래퍼가 영어도 못 하면 어떡해요.”
“서담아, 그건 편견이야.”
홍콩 마카오 공연을 끝으로 아시아 투어를 마무리 지은 아위는 유럽 투어의 시작으로 런던에 도착했다.
“Welcome to London!”
출국장에 아위의 모습이 보이자, 모여 있던 팬들이 작게 소리를 질렀다. 아시아 투어보다는 규모가 작았지만, 그래도 많은 수의 팬들이 모여 있었다.
‘와… 꽤 많네.’
[아위는 애초에 해외에서 잘될 그룹이었어.]이안의 합류 때문인지 전생과는 다르게 국내 팬들도 쓸어 담고 있지만. 알아서 잘하는데 저승사자는 왜….
‘야.’
이안은 상념에 잠긴 진을 깨웠다.
‘너 형체가 좀 작아진 거 같다?’
[뭐?]진이 허공에 잠깐 멈추더니, 연기처럼 사라졌다.
‘뭐야?’
이안은 어깨를 으쓱하고는 현지 팬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 * *
데뷔한 지 만 2년도 채 안 된 아위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처음에는 블랙러시의 뒤를 잇는 차기 그룹이라서 다른 중소 차기 그룹보다 관심도가 높은 게 한몫했다.
-블랙러시 차기 그룹 얼굴 봤냐? 존잘임ㄷㄷ
-현이 드디어 데뷔하는구나ㅜㅜㅜ
이미 데뷔 전부터 인지도가 있던 멤버들과 이안이 데뷔 전 단역으로 출연했던 드라마가 빵 터지게 되면서 시작이 아주 좋은 편에 속했다.
-애들 공카 출석, 게시글, 댓글수 줄세운거 봤냐?
주혁이 하루 다섯번ㄷㄷ 그는 신이야
└애들 평균적으로 다 높은데? 타돌덕질하다 왔는데 애네만큼 떡밥 잘주는 아이돌 없는 듯ㅠㅠㅠ
└팬사랑 너무좋다ㅠㅠㅠ
준수한 실력과 더불어 팬들까지 살뜰히 챙기는 모습에 팬들이 자발적으로 영업글을 올리기까지 했다.
국내 팬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반응이 오고 있었다. 해외 팬들의 유입은 마이디어의 글로벌 성공 이후로 케이팝에 대한 전체적인 관심이 높아진 게 시작이었다.
그 때문에 다른 아이돌 그룹에 대한 관심도 점점 늘어갔는데, 이때 무대 맛집으로 소문난 아위가 앞장서 글로벌 팬들의 유입을 쓸어 담고 있었다.
-아위 케이팝타운 판매량 봤냐?
지린다ㅋㅋㅋㅋ아직 덜 터진거 같던데ㅋㅋㅋ
└얘넨 왜 이렇게 해외팬이 많아?
└└워터봄버랑 부작용ㅇㅇ
└워터봄버는 ㅇㅈ이지 존나핫함
└부작용 아직도 연간차트에있냐
-아위 이안바 예판공구 봤냐?
9천 ㅎㄷㄷ
└9천이 많은거야? 얘네팬들 인기많다고 정치질하던데 실상은 아니었네ㅋ
└생각보다 적네ㅋㅋㅋㅋㅋㅋ
└병신들아 9천 존나많은거거든?
-아림픽 이안이 포잇 정리
└와 기본 3줄 이상이네ㄷㄷ
└└심지어 내용도 다 달라
└얘네 팬들 좋겠다
└같은그룹 다른애들이랑 비교되는데ㅋ
└└다른애들 머리채잡지마라
하지만 인기가 많으면 당연히 어두운 면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인기가 높아질수록 다른 그룹 팬들의 견제질, 이유 없이 악플을 쓰는 사람들, 일명 ‘까’질에 미친 사람들도 늘어 갔다.
과연 타 그룹 팬만 있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다른 멤버들의 악성 개인 팬덤도 그 까판에 동참하기도 했다.
-병헌아 고소좀 해라
-선배그룹도 고소 잘 안했음 ㅅㅂ 기대하지마라
-일단 피뎊따서 소속사에 보내는중
-그래도 연검정화는 했더라
-아위 이번에 커하 가능하냐?
└ㄴㄴ불가능
└부작용급 노래 안들고오면 망할듯ㅇㅇ
└망무새 또왔냐 ㅅㅂ
이주혁의 역작 ‘Side Effect’가 2019년 상반기를 휩쓸게 되면서 차기 앨범에 대한 기대감과 견제 여론이 더욱 들끓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은 이런 어그로에 면역이 없는 아위덤이었다.
‘트로트의 남자’ 임태우, A방송 계약 끝나면 BHL엔터로… “활동 전폭 지원할 예정”(공식)
소속 가수가 맺어 준 특별한 인연… 임태우, 아위 소속사 BHL엔터와 전속계약
아위의 인기 성장세에 이어 ‘트로트의 남자’ 임태우까지 영입하게 되면서 타 소속사의 견제, 역바이럴 조짐도 보이고 있었다.
* * *
유럽 투어는 아시아 투어보다 규모가 작은 공연장에서 공연을 하지만, 티켓은 빈자리 없이 전부 매진이었다.
첫 유럽 투어의 시작인 런던 공연장에 도착한 아위가 밴에서 내렸다.
“뭐야?”
저 멀리 펜스 밖에서 아위를 발견한 현지 팬들이 손수 만든 슬로건을 흔들며 소리를 질렀다.
“와 사람 봐….”
멤버들이 본능적으로 그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주면서 공연장 안으로 향했다.
“방금 함성 소리 들었어?”
“대박.”
공연장으로 향하는 계단 벽면이 유리 통창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밖에서 대기하는 팬들을 볼 수 있었는데 그들은 아위가 보든 말든 아위를 올려다보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신기하다….”
박서담이 유리창에 붙어서 팬들을 바라보았다.
“얘들아 리허설 하고 쉬는 시간 없이 바로 공연이니까 살살 해 땀 흘리지 말고. 헤어 수정 어려우니까.”
“넵.”
백스테이지에 들어 온 멤버들은 인이어와 마이크 팩을 뒷주머니에 쑤셔 넣고 바로 리허설을 하러 무대 위로 올라갔다.
“무대랑 앞에 스탠딩이랑 되게 가깝다.”
“무대가 좀 좁은 거 같지? 우리 동선도 좁게 가야 할 거 같아.”
“2층 팬들 얼굴까지 다 보이겠는데? 좋다.”
무대 위로 올라서자마자 눈빛이 변한 멤버들이 발로 바닥을 쓸었다.
“오, 바닥이 약간 K사 재질인데?”
“춤추기에는 좋겠다.”
음악이 재생되고, 멤버들이 가볍게 춤을 추면서 노래를 불렀다.
“서담이 마이크 작은 거 같아.”
“*이쪽 마이크 음량 좀 올려 주세요.”
물론 통역은 이안의 몫이었다. 이안의 말을 들은 현지 음향 감독이 손을 들어 오케이 사인을 했다.
“또 뭐 없어? 난 없는 거 같은데.”
“이안이 영어 개멋있다. 목소리 낮게 쫘악 까네.”
“이안스쿨에서 배우면 당신도 멋있어질 수 있다.”
“좀 끌리는데?”
그 모습을 지켜보던 매니저, 박동수가 흐뭇하게 웃었다. 네이티브 멤버가 있으니 따로 통역사를 구하지 않아도 되어서 아주 편했다.
‘이번 투어 기간 동안은 통역 셔틀이 되겠군….’
이안은 덤덤하게 마이크를 돌리며 다음 노래 리허설을 준비했다.
서양권에서 하는 첫 공연이라 그런지 아위 멤버 전원이 들떠 있었다. 결국 리허설에서 땀을 뺀 멤버들은 헤어 팀장의 날카로운 시선을 흘려보내야 했다.
멤버들이 무대 의상으로 갈아입는 사이 팬들의 입장이 시작되었다.
팬들은 공연장 내에 작게 재생되고 있는 아위의 곡을 떼창하면서 공연 시작을 기다렸다.
“어딜 가나 팬들은 똑같네.”
눈을 감으며 팬들의 소리를 듣고 있던 이주혁이 손을 내밀었다.
“오늘도 무대 조지러 가자. We are who we are?”
“AWY!”
단체 구호를 외치고 무대 위로 올라서자 무대 안을 함성이 꽉 채웠다.
“Are you ready?”
가장 반응이 좋았던 곡은 락 버전으로 편곡한 ‘주작’이었다. 주작의 전주가 흐르자 팬들은 한 손을 하늘로 뻗고서 가볍게 뛰었다.
“주 작이 날아간다 주 주작이 날아간다~”
그들은 한국어로 된 가사임에도 떼창을 멈추지 않았다.
게다가 한국 응원법을 따라 부르며 공연장의 흥을 돋웠는데, 그 응원에 멤버들이 신나서 좁은 무대를 뛰어다녔다. 순식간에 얼굴이 땀 범벅이 되었다.
“*이리 주세요.”
이안은 스탠딩 가장 앞에서 핸드폰을 내밀고 있는 팬의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셀카 모드로 바꾼 이안이 핸드폰의 주인과 함께 사진을 찍고 핸드폰을 돌려 주었다. 팬이 좋아서 소리를 질렀다.
“*여러분 좋은 시간 보냈는지 모르겠네요. 마지막 곡을 하기 전에, 우리 사진부터 찍을까요?”
마지막 곡을 하기 전에 단체 사진 시간이 있었는데, 저번 공연에서는 팬들이 해 준 깜짝 이벤트 슬로건을 들고 사진을 찍었었다. 하지만 유럽권에서는 다른 이벤트가 있었다.
“*오, 이게 뭐죠?”
2층에서 어떤 팬이 천으로 된 영국 국기를 무대 위로 던졌다.
“뭐야?”
“크기가 큰데? 형 끝에 좀 잡아 줘.”
이안과 함께 국기를 펼쳐 본 이주혁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관객들을 바라봤다.
“이거 직접 쓰신 거예요?”
이안이 이주혁의 말을 번역하자, 팬들이 긍정의 소리를 질렀다.
국기에는 ‘글로벌 아위덤’이라는 큼직한 글씨 밑으로 팬들의 메시지가 빼곡히 담겨 있었다.
팬들은 자발적으로 공연 며칠 전부터 공연장 앞에 간이 부스를 만들어 놓았다. 그곳에서 개인 제작한 슬로건을 무료 나눔 하기도 했고, 국기를 펼쳐 놓고 아위를 향한 응원의 말을 적기도 했다.
“쩐다.”
“이거 우리 숙소에 걸어 놓자.”
멤버들이 팬들을 뒤로 한 채 공연장 중앙에 앉았다. 가운데에 앉은 김주영과 박서담이 국기를 가슴께까지 올려잡았다.
매니저 박동수가 무대 위로 올라와 팬들과 아위의 단체 사진을 찍었다.
“와 개힘들어.”
“우리 너무 달렸다.”
룸메이트가 된 이안과 조태웅이 동시에 침대 위에 엎드려 누웠다. 월드 투어 부스터 때문인지 쓸데없는 행동에서도 칼군무였다.
“야 죠탱, 내일 자유시간에 뭐 할 거야?”
“난 축구장 가 보고 싶어.”
“오, 그거 좋은데.”
“우리도 언젠간 축구장에서 공연할 날이 오겠지?”
“…오겠지.”
공연의 여운에 잠긴 이안과 조태웅이 눈을 감고서 기분 좋게 웃었다.
“자기 전에 근처에 뭐 있나 한번 보자.”
“좋아.”
이안과 조태웅이 동시에 핸드폰을 꺼내 인터넷 창을 켰다. 실시간 검색어에 이주혁의 이름이 1위에 올라가 있었다.
‘뭐지?’
이안이 기사를 확인하자마자 인상을 찌푸렸다. 옆 침대에 누운 조태웅도 기사를 봤는지 벌떡 일어났다.
“…이거 뭐야?”
* * *
“이사님 오셨어요?”
“네, 무슨 일 있어요? 표정이 안 좋아 보이네.”
BHL엔터 직원이 연예기사 페이지를 켜놓고 모니터를 서수련 쪽으로 돌렸다.
“이사님 이거 보셔야 할 것 같아요.”
“무슨 일이죠?”
[단독] 아위 주혁 母, ‘빚투’ 논란… “작년에 빌린 돈 안 갚았다”아위 주혁, ‘모친 빚투’ 승승장구 인기 급제동 걸리나
진이 경고했던 그 상황이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