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ked dungeon life RAW novel - Chapter (14)
적나라한 던전생활 〈 14화 〉14화(14/238)
〈 14화 〉14화
“입구에 괴물이 있을 거라고?”
추측했던
생각을
이대만에게 일러뒀다.
던전에
들어가면 게이트
주변에
몬스터가
있을 거라고.
내 이야기를 들은 이대만은 뭔가 잠시 생각하는 눈치였다.
아무리 멍청한 각성자도 그 정도 경험이면 충분한 베테랑이라 할만 했다.
내가
말 한 의도를
읽었기를
빌
뿐이다.
그를
한번
믿어 보자.
내가
저렇게 까지 말했으면, 우릴 데리고 들어간다는 소리는 더
안
하겠지.
아니면
적어도 자신이 먼저 들어가 사태를 확인한 뒤,
다시
밖으로 나와 우리를 부르거나 할 것이다.
“흠.
내가
먼저
들어가지.
너희는
10초 뒤에 따라 들어와라.”
아니
이런
멍청한 새끼가.
사람
팔이
잘렸다는 소릴 못
들은
건가?
우린 각성자가 아니라고 이 새끼야.
“죄송하지만, 저희는 진짜
아무런
도움도
안될
겁니다.”
“알아. 하지만 그것도 쓰기
나름이지.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해. 그럼 그런 소리
안
나올 테니까.”
뭐
하자는 거야 이 인간.
설마
고기 방패로 쓸 생각인가?
우리가
대체
무슨 도움이 된다는 거야?
“그럼 먼저
간다.
바로 따라 들어와!
도망치지
말고.”
저 새끼가
내
생각을 읽었나?
등
뒤에
진을
치고 있는 기자 놈들이 신경
쓰여
죽을
것 같았다.
여기서 내뺐다가는 인터넷에 쫙 깔리겠지.
회사 망신 시켰다고 사표 쓰라고 할
지도
모른다.
우리는
일반인이랑
다를 게
없는데
언론이나 다른
사람들은
색
안경을
끼고
바라 본다.
나 같은
서포트
기업의
직원들은
던전에 입장할 자격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
아무리
위험해도
앞장서 던전에
들어가야
하는 사람 취급을
받는다.
우리가
무슨 군인도 아니고.
각성자 만큼 강하기라도 하면 억울하지도
않지.
지금
순간은
마치 자존심과 명예냐. 아니면 목숨이냐 하는 갈림길
앞에
서
있는
것과 같았다.
사람들이 등 뒤에서 우리를
보고
있다.
선배도
나도
빨리 게이트 안으로
들어
가야 하는데…
“저기요!!
결과가 나왔습니다.”
구세주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걸 핑계로
시간을
벌 수 있게 되었다.
“무, 무슨
일이십니까.
공무원 선생님!”
우리를 향해
달려
나온
건
중년의 공무원.
그는 무언가를 손에 쥐고 건물 안에서 뛰쳐나왔다.
손에
쥔 건 테블릿 PC처럼
보였다.
“잠깐 이쪽으로. 아직 발표해도 되는 정보가 아닌 지라… 아,
이쯤이면
되겠습니다.
실은 방금
지문
감식
결과가 나왔습니다. 잘려진 팔의
주인은
신바람 주식회사 소속 각성자 이민호님의
것으로
판명
되었습니다.
더
정확한
것은
혈액
DNA
검사
결과가
나와
봐야…”
그 소리를 들은 나는
더욱
더 안으로 들어가기 싫어졌다.
옆에
있는
선배도 비슷한
생각인지
절망적인 표정이었다.
각성자가
죽었다.
게이트 너머로 날아온
게
팔 한 짝 뿐이라는
건,
게이트의
코
앞에서
죽었다는
소리였다.
그런
장소에 가고 싶을 리… 갈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공무원님.”
“화성
게이트
관리자입니다.”
“그럼 관리자님. 대체 구조대는 언제 온 답니까?”
“그게,
하필
지금
경주에
포화
던전이 나타나서 모든 인력이
그쪽으로
간 상황이라 아무리 요청해도 어렵답니다. E급
던전
정도는 제 인맥 동원해서
알아서
좀 해 보라고… 그래도 일단 몇
몇
대기업에 협조 요청을 해 둔 상태입니다. 특히
다이아몬드
길드에서 구조대를 파견해 준다고…”
군 소속의 구조대가
못
온다고?
망했다.
다이아몬드 길드에서 자체 구조대를 꾸린다 해도, 여기 도착하려면 앞으로 한 시간은 소요될 터.
그 회사의
이대만이
혼자서 온 것만 봐도 구조대가 미리 출동을
준비한
건
아니라는
소리였다.
이
타이밍에
하필 포화 던전이 등장 하다니.
국가에게
있어 가장 우선 시 되어야
하는
게 포화
던전을
막아내는 일이었다.
포화 던전은 말 그대로 던전이 포화
상태라는
것이다.
인간에게 발견되지 않아 오랜 시간 공략 되지 않은 게이트.
혹은 내부에 과잉
증식
된 몬스터가 미쳐 날뛰는 경우 몬스터들이 게이트를
타고
역으로 습격해 오는 경우가 있다.
이를 게이트의 역류라고도 하는데 한국에서는 과거
3번
정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고
모든
몬스터를 토벌 하는데 성공했다..
다른
나라들에
비하면
비교적 잘
막아낸
편이었다.
그럼에도 거대 도시가
파괴되었고
다수의 인명피해를 낳았다.
잘 막아냈다는 건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그렇다는 것이다.
미리 게이트를
발견하지
못한
무능한
정부의
자위일
뿐.
영토가 비좁은
반면
인구
밀도는
매우
높은
국가의
역설이었다.
반대로 영토의 크기가 방대한 국가에서는 너무 많은 포화
던전이
발견
되었다.
그런 나라들 중에서도 인구가. 특히 각성자의 수가 극히
적은
몇 몇
국가는
크게 고생 중이었다.
때문에 대한민국에서는 그런 국가들에 각성자를 파견했고, 그걸로 제법 짭짤한 수익을 거두기도
했었다.
현재는
그 일을 대기업에서 대신해 각성자
국제
파견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하아…”
나는 망연자실
한숨만
쉬었다.
선배는
내 눈치만 살피고 있었다.
마치
내가 먼저 던전 안으로 들어가지 않겠다 선언 해주기를
바라는
것처럼
보였다.
“뭐해?
어서
안 들어오고!”
우리가
눈치만
살피고
있는데 갑자기 이대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도
선배도
화들짝 놀랐다.
심장이 벌렁벌렁 하고 있다.
“드, 들어 갑니다.”
이 멍청한 선배가 이대만에게 쫄았는지 대답 해 버렸다.
다시
등 뒤에서 카메라 플레시가 터지기 시작했다.
지금
상황에서
선배와 나는 어차피 운명 공동체.
결국 게이트
안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밖에
없게
됐다.
이런 젠장.
그래도 던전에 들어갔다
나온
이대만이
아직
멀쩡한
걸
보니
입구
근처의 몬스터는 이미
정리
했거나
사라진
뒤일
것이다.
선배 와
난
서로 앞에 서기를
미루며
엉금엉금 거북이 같은 속도로 게이트에 입장했다.
**
게이트
안에 도착했다.
난이도
E급
던전인
모래
정원.
마치 사막과도 흡사한,
온통
모래로 뒤덮인 대지가 펼쳐진 곳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가?’
시야
어디에도
모래가 보이지 않았다.
온통
꽃밭이었다.
짙은 꽃 향기에 섞여 지독한 피 냄새가 풍겨왔다.
헛구역질이 올라왔다.
발 아래로 시선을 향했지만 무성한 꽃잎과 줄기와 이파리로 인해
흙
바닥을
확인할 수 없었다.
여기가 내가 알고
있는
그 던전이
맞나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내가
기억하는
정보가 잘못 된
거였나?
이곳에서 확인할 수 없는 건 그것만이 아니었다.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인간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3개의 각성자
팀이
참가한 던전이라 들었는데 어째서 아무도 보이지 않는
것일까.
적어도 숙소용 간이 천막은 확인
가능했어야
정상인데.
더
깊은 곳에 설치했나?
아니면
이미 모두 죽어 버렸나…
“그러고 있을 시간 없다. 안경.
너는
내 등 뒤에서 왼쪽. 너는 오른쪽. 몬스터 탐지
용
레이더에서 한
시도
시선을 때지 마라. 그 씨발
괴물
새끼는 분명 이 근처에 숨어있을
테니까.”
선배는 이대만의 명령에 당황하며 레이더를 강하게 쥐었다.
반면 나는 그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좃
같은 상황이 펼쳐지고 있음을 깨달았다.
아직
이
근처에
있다고?
처리한 게 아니었어?
이대만은 이미 적과 조우했던
것
같았다.
그럼
적어도 괴물 쪽이
이대만
보다는
약하다는
의미겠지.
그랬으니
내뺐을
것이다.
갑자기
눈앞의
남자가
내
명줄을 쥐고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썩
좋지
만은
않았다.
문제는 더
있었다.
만약 몬스터가
지성체라면.
그리고 나와
선배가
힘이
좃도 없는
두부
몸둥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다면, 분명 괴물은 우리부터 공격해
올
것이다.
나는 어떻게든 죽지 않기 위해 레이더를 이리 저리 움직였다.
어떤 작은 것이라도 괴물의 흔적을 먼저
발견해야
한다.
그것만이
살아남기 위해 지금
취할
수
있는
내 유일한 방어였다.
“이대만씨는 놈을 보셨습니까? 정보 공유
좀
해주십시오.
형태라거나
크기라거나
속도라거나.”
“나도 자세히 못 봤다. 그저
날아온
공격을 방패로 막아내고 줄기를 잘랐을 뿐이야. 놈은 식물형 몬스터다.
즉
이
꽃밭 어디에서 숨어있을 지 모른다는 거지. 본체를 못 봤으니 뭐라 더 할
말은
없군.”
식물형
적.
눈앞에 펼쳐진 꽃밭은 단순한
꽃밭이
아니다.
허리,
심지어
가슴까지
올라오는
난생
처음
보는 거대 식물의
꽃이
일대를 뒤덮고 있다.
만약
이대만을 공격했던
것과
비슷하게 괴물의 줄기가 이 식물들 사이사이를 가로질러 시야 밖에서 나를
찔러
오면?
꿀꺽.
긴장으로 숨이 가빠오기 시작했다.
살아야 한다.
이제
겨우
살
맛 나기 시작했는데 이대로 죽을
수는
없었다.
씨발거. 역시 들어오는
게
아니었다.
“쉿.”
앞서던 이대만이 멈춰 섰다.
숨을
죽여 청각을 활성화 시켰다.
부러운
각성자
놈들은
체내의
마나를
사용해 청각과
시각.
그리고 후각을 활성화 시킬 수 있다.
뭐
기껏
해봐야 인간의
두
배
정도라고
들었는데,
아무튼
저놈들
근처에서는
뒷담화도
함부로 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
능력이
지금
우리의
생명줄이었다.
여기가 E급 던전이라고는
하지만
일련의
상황으로 볼 때 괴물의
강함은
E난이도를 훨씬 상회할 것이다.
이대만 혼자서 상대할 수
있을까?
B 클래스의
마력이면
충분 한 것일까?
상념에
빠져
있는 동안 이대만이
무언가를
찾아낸 모양인지 검과 방패를
쥔
손에 힘을 가득 실었다.
“살고 싶으면 뒤에 잘 숨어 있으셔.”
선배와 난 대답 없이 고개만 연신 끄덕였다.
나는
이대만이
향하는
방향으로
레이더를 돌렸다.
“어? 30미터 전방에!”
“알고
있다
구!”
그는 땅을 박차고 전방으로
튀어나갔다.
인터넷으로
상위
각성자들의 영상을 본 적은
있지만
실제로
보니 가히 엄청난 스피드였다.
마치 영화나 에니메이션에 나오는
히어로
같았다.
그
반동으로
흩날리는
꽃잎과
이파리들은
연출로써 충분했다.
“워…
멋지네.”
“정신 차려 강정혁! 우리
죽을지도
모른다고.”
“알고 있습니다
선배.”
나는 이대만이라는 남자의
모습을
두 눈에 담았다.
그의
움직임을 조금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이었다.
어렸을 적에는 크면 각성자가 되어
괴물을
쓸어버리고 다니겠다는
꿈을
꾸며
매일 영상을 찾아보고 나무 가지를 꺾어
휘두르곤
했었는데.
이대만이 주위의
것들과
별다를 것 없어
보이는
거대한 꽃들을 검으로 베어내자, 귀를
찌를
듯한
비명과
함께 숨어있던
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예상대로 놈은 거대한
식물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크기도
사람은
한 잎에
삼켜버릴
만큼 거대했는데
대체
저 덩치로 어디 숨어있었던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여러 갈래로 뻗은 줄기는 마치 살아있는
듯
움직였다.
주
공격 수단이 저 줄기인
모양이었다.
카강-
놈의
줄기
공격을 이대만은 방패를 앞세워 가볍게 막았다.
금속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너
내가 누군 줄 알고 까불어?”
이대만은
혼자
잘도
떠들어
댔다.
나불대는 주둥이가 마치 그의 힘의 근원인 양.
하지만
강하긴
했다.
괴물은 결코
이대만에게
견줄 만 하지 못했다.
이대만이
검을
휘두르자
진
녹의
줄기들은
힘없이
잘려졌다.
검과 줄기가 부딪칠 때마다 들려오는
쇳소리를
볼 때, 결코
간단히
베어낼 만 한
것은
아닐
텐 데.
“니 말이 맞다
정혁아.
저
사람 진짜
엄청
강하네.”
김 선배도
감탄
중이었다.
그 역시
나와
비슷한 신예 각성자만 상대해
왔으니,
이런
모습을
좀처럼 보지
못했을
것이다.
이대만의
전투
장면은 배경의
꽃잎들이
더해져
무엇보다
화려했고 알아 보기 힘들 정도로 빨랐으며
그리고
강했다.
“부럽네요.
각성자.”
“너도 그러냐? 난 옛날부터
그랬다.
강함은 강함이고, 줄줄이 따르는 여자에
돈도
잘
벌고. 무엇
하나
빠지는
게
없지.”
“선배는 지금 당장
각성자가
될
수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마라.”
“말씀해 보세요. 만약 신이 나타나 각성을 시켜
주겠다고
하면
어쩌실 거에요?”
“그걸
질문이라고
하냐?
그 신이라는 놈 똥꼬
든
발가락이든
핥아야지.”
그 대답을 듣고 내가 가진 능력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각성자도
부럽지만 나도 이 뜻
모를
이상한
능력을 손에 넣었으니까.
남을 부러워
하는
건 그만 두자.
여기서
살아
나갈 생각만 하자.
우리의 실없는 대화가
이어지는
동안
이대만은 괴물을 끝장낸 모양이었다.
온
몸이
식물의
진액과 꽃가루로 뒤덮인 그는 연신 재채기를
하면서
이쪽으로
다가왔다.
그제야
난
겨우
살았구나 안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건
멍청한
착각이었다.
누가
적이 단 하나 뿐이라 말한 적 있는가.
“이 멍청한 새끼들아! 빨리 달려!”
이대만이 우릴
보고
소리쳤다.
그제야
나와
선배는
등 뒤에서
소리가
들려오고 있음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