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ked dungeon life RAW novel - Chapter (181)
적나라한 던전생활 〈 181화 〉181화(181/238)
〈 181화 〉181화
겨우
눈물을 그친 박유리.
정말 서럽게도 울던 그녀는
실컷
울고 난 뒤부터 나를 향한
태도가
사뭇
달라졌다.
마치 대통령을 향해 보이던 태도를 내게도 보이는 것
같았다.
눈에 박혀있던 괴물이 제법
골칫거리였던
모양이지?
내
입장에선 잘된 일이다.
그 덕분인지 난 궁금한
걸
쉽게
들을 수 있었으니까.
안정을 찾을
때까지
기다린 뒤,
대체
그녀에게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물었다.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어렸을
적의 기억이 없다. 가끔
떠올리려고
하면 심한 두통이
느껴졌다.”
나에 대한 태도는 온순해졌지만 여전히
말투는
딱딱한
그녀.
그나저나
대체
언제
적
이야기부터
하려는 거야?
“저기,
지금
시간이
없거든요. 중요한 부분만 요약해서 들을 수 없을까요? 당신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고
대통령은
또 뭐고…”
“내가 기억나는
가장
오래된
기억은
바로 여기다. 아마도 어렸을 적일 거다.
지금으로부터
최소
6년 전… 어쩌면 그보다
더
과거일 수도 있다. 나는 항상 울고 있었고
의사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발버둥
치는
나를
강제로
저런
침대에 눕혔다.”
“마치 당신이
실험
대상이었다는
것
같군요.”
박유리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무슨
실험이었는지 나는 모르겠다. 다만 어느 날 정신을 차리고 보니 한쪽 눈이 보이지
않게
되었지.
아마 그때가 내가 이 눈을 잃게 된
때일
거다. 누군가 수시로
내
귀에
대고 축하한다고 말했어.
하지만
난
알고 있었지.
그
말은
나를 속이기 위한
거짓말이라는
걸.”
“도망칠
생각은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때 당신은 초월자가
아니었나요?”
박유리는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아마 더 어렸을 때의
기억일지도
모르겠어.”
박유리가
실험체였다?
조금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대한민국 최강의 초월자로서
군림하던
그녀가.
너도나도 영웅으로 받들어 모시던
존재가
실은 인체 실험의 대상이었다고?
지금으로부터 최소 6년 전이라 해도, 그때는
아직
그녀가
미성년자 신분이었을 때다.
아니, 내 생각이 안일한 것일지도 모른다.
게이트라는
상식 밖의 사태가 벌어진 상황에, 인류의 생존이 걸린
상황에,
윤리가 어쩌고 인권이
어쩌고
떠들
수는
없었던
게 아닐까?
그럼
왜
하필
그녀였을까?
아마 마력 검사에서 제법 높은 수치를
보였거나,
무언가
특이함을
보였으리라.
기억은
무엇
때문에
잃은 걸까.
정신적 충격에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본능 때문은 아닐
거다.
눈을 잃은 기억이 아직 남아 있는 걸 보면…
그럼 의도적으로 삭제되었거나?
머리
속으로 별에 별 생각이
다
든다.
답답해 미칠 노릇이다.
그녀의
머리
속에
직접 들어갔다 나올 수 있다면 좋을 만큼.
“또 떠오르는 건
없습니까?
어떤 실험을 당했죠? 함께 실험을 받던 사람들은 없었습니까?
비슷한
또래의 아이나, 성인, 아니면
몬스터라도.”
“그게…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 고블린이라면 본
것도
같은데…”
“고블린?”
“분명치 않다. 마치 기억 속에 짙은 안개가 낀
것
같은…
우욱…”
갑자기
박유리가
헛구역질을 하는 통에 더 파고들 수 없었다.
조금
시간이 흘렀다.
겨우 진정한 박유리.
이동글은
어느새
박유리의
옆에 다가와
회복
스킬을 걸어
주고
있다.
나는 질문을 재게 했다.
그녀가 힘들어 하는 것을 알지만 지금 당장 들어야만
했다.
“조금
진정
하셨습니까?
기억나시는
장면으로
다시
돌아오죠. 그래서
그
괴물
눈알은
어떻게 된 겁니까?”
“내가 눈을
잃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은 처음부터 그럴 목적이었던 것처럼 행동했다. 나는 또 다시 침대에
강제로
눕혀졌고, 눈을 감아야 했지. 지금 생각해 보면 아마
마취를
당한
게
아닐까
한다.
그
다음 기억나는 건
극심한
고통과…
내
한쪽 눈에 무언가가
살기
시작했다는 것 뿐이다.”
“그게 전부입니까? 당신은 조금 아까 분명, 눈에 안대를 풀며 괴물이 사라졌다고
했습니다.”
“그래… 그때부터 내
눈에
괴물이
살기
시작했다.
“그게
괴물이라는 건 어떻게 안 거죠? 거울로 괴물을
직접
마주한 적은 없습니까?”
“그건
엄격하게 금지되어있었다.
그들이
말하길
안대를
착용하면 괴물은 얌전하게 있을 거라고 했다.
그리고…”
“그리고?”
“기억이 부분
부분
있어
정확하지
않지만,
한 번. 나는 분명 안대를 벗은 적이 있다. 아마 무슨 커다란 사건이 벌어진 것 같긴 한데,
그
부분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안대를
벗고
괴물이 활성화
된
적이 있다?
그런데도 용케 아직도 살아 있군.
그
당시
벌어졌을 일은 대강 예상이 간다.
우선 길가메시의
안구가
박유리의 몸을 차지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시도조차 하지
않았겠지.
지금
내 눈앞에 멀쩡하게 제정신인 상태로 살아있으니, 일체화를 사용하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그럼
남은
가능성은 두 가지.
하나는 길가메시의 안구에
충전된
마력의 양이 대량이었다는
가정.
그 마력을 강제로 박유리에게 주입하고 그녀의
신체를
조종해
날뛰었을 경우다.
그랬다면 아마 연구소는 물론
주변
도시에
엄청난 피해가 있었겠지.
던전 안에서 직접
경험해본
내가
누구보다도
잘 안다.
에너지
만땅의 오토실드로도 가드가
전혀
불가능한 공격이었다.
물론
방심한
상태였지만,
내가
아무것도 못해보고 그대로
팔
하나를 잃었을 정도니 웬만한 초월자들 가지고는 그녀를 결코 막아내지
못했을
거다.
게다가 최소 5~6년 전의 일.
당시에 대한민국에는 알려진 초월자가
한
명도 없었다.
그럼
대체
무슨
수로
막았겠나.
재야의
고수?
순간 떠오른
건데,
길가메시에게서
안구를
뽑아내 연구소로 가지고 온
알려지지
않은
강자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허나 이는 가정일
뿐이다.
정부는
대체
어떤 방법으로
이
괴물 눈깔을
입수할
수 있었던 걸까.
만약
이
황당무계한 가정이
정답이라면,
그
사람은 아마 나와
비슷한
능력을 보유하지 않았을까?
거기에 더해 길가메시의 안구가 가진 능력을 꿰뚫어보고 정부 측
연구소에
실험용으로 던져 준 거라면?
그럼
진짜
골치 아파 지는데…
그분이라는 새끼보다 더 골치 아플지도 모른다.
그
뒤로
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얼마나 강해졌을 것이며,
아무런
티도
안내고
숨어서
무언가를
꾸미고
있다 생각하면…
아으,
정말
생각만
해도
오싹해
진다.
반대로 조용히 자기 인생
즐기며
힘을 숨기고 살고 있을 확률도 높지만…
아, 그만 생각하자.
그분이라는 새끼의 등장 이후로 망상이 지나친 것 같다.
일단 눈앞에 보이는 상황에나 집중하자.
또 하나의 가능성은 길가메시의 안구에 충전된 마나가 아주 없거나 얼마 안됐을 경우다.
당시
박유리가
각성 전의
마나
발현자 신분이었다면, 괴물 촉수가 그녀에게서 뽑아 먹을
마력은
거의
없다시피 했을 거다.
당연히 다른 먹잇감이 필요했을 테고, 여기저기 빨대
꼽고
다녔겠지.
이 경우에도 가까이 있던 연구원들은
아마
살아남지
못했을
거다.
그런데,
이
상황은
또 누가 어떻게 해결한 거지?
역시
재야의
고수가 존재 하는
건가?
“혹시 그 괴물을 막아내고 당신에게 다시
안대를
씌워준
사람에 대해서는 기억이 없으신가요? 잠깐. 설마 그 사람이 대통령!?”
“그건
아니다.
대통령님은 이것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시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다시
안대가
씌워져
있었을
뿐이다.
누가
다시
씌워준
건지도 역시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내 눈에 들어있던
괴물이
격하게 날뛰었고,
여러
사람이 다쳤다는
것은
대강 알고 있다. 자세한 기억이 없는 이유는 어쩌면
괴물
때문 일지도 모르지…”
그러고
보니
박유리는
얼마 전 던전 안에서 있었던 나와의 추억도 기억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그나마
겨우
떠올린
것이,
내가
그녀의
안대를 강제로
벗겼다는
정도.
내 팔을 잘라냈다는 건 물론
내가
그녀의 안구를
뽑아낸
것조차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괜히 억울해 지네 이거.
“그게 답니까? 그럼 대통령은
어떻게
만나게 된 건데요?”
“…
아까
하지
않은
말이 있는데, 괴물이 멋대로 날 뛴 이후로
내
몸은 어느새
각성을
한 상태가 되어 있었다.”
“갑자기?”
“나도 무슨 영문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렇게
되었다.
그리고 그
뒤로부터의
기억은
제법 선명하게 남아있지. 훈련… 그리고 훈련…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이어졌다.
도망치고
싶을 만큼 괴로웠다.
그
당시에도
잘
때는 물론
씻을
때에도 안대를 푸는 것 만큼은 절대
금기였지.
굳이
명령이
아니었어도 스스로도 안대를
풀
마음 같은 건
조금도
들지 않았지만…”
얼굴을 조금 찡그리던 박유리는
고개를
흔들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공포…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알 수
없는
엄청난 두려움이 있었다. 절대로 안대를
풀어선
안된다고…”
“그
뒤로는 안대를 푼 적이
없는
겁니까?”
“내가 기억하기론 그렇다.”
“그런데 그
괴물이
사라진
게 그렇게 기뻐할 일인가요?”
“…
그건
직접 경험해 보지 않으면 결코 느낄
수
없는 형태의 공포다.”
“그렇군요…
거기까진
알겠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은
대체 언제 등장하는 겁니까? 당신이 군사 훈련을 받기 시작했다면
누군가
여기 찾아올 이유가 없잖아요? 당신을
만나고
싶다면 군부대를
찾아
가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렇지 않다.
군사
훈련
도중에도
난
주에
한 번은 반드시
여기에
들렸다. 아니,
의무적으로
방문해야
했다고
할까…
아무튼 수상한 실험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물론 또 다시 눈을
뽑아가거나
하진
않았지만…
두려운 건 마찬가지였다. 때론 정말
죽고
싶었지. 내
몸에
뭘
하려고
그러는 건지 여기만 오면 우울해졌다.”
“그때는
이미
각성한 상태였잖아요? 힘을 사용해 거부하면 그만 아니었습니까?”
“그럴 수 없었다. 물론 육체적으론
강해진
뒤였지만, 심리적인
문제
때문이었을 거다… 그리고 무엇보다 위에서
내려오는
명령대로 움직이지 않는
건
절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당시의 난… 그런
사람이었다.”
지금도
그런 사람 같은데…
그나저나
그때
박유리는
아직
스무 살이 되기 전이었을 거다.
정부는 어린 여자애 데려다 인간
살인
기계라도
만들
생각이었나?
뭐
이따위 인지,
나
참.
“그렇게
지옥
같은 날들을 반복하던
때였다.
지금으로부터
약
5년
전.
그
사람이 나를 찾아왔다.”
드디어 대통령이 나오나.
그런데
이제
더는
듣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대강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
것
같으니까.
근데 이년
이거
속고
있는 거
아냐?
대통령이 여기 찾아 올 수 있었다는 사실만 봐도 그녀에
대한
모든 실험에 관여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
적어도 자초지종은 인지하고 있었다는 소리가 되는데…
“그는 달랐다. 나를 사람으로 대해준 사람은 그 뿐이었다…”
“됐습니다.
말씀
안
하셔도
돼요. 혼자 추억으로 간직하시죠.
그
기억은.”
예상대로.
제법 길게 설명하고
있지만,
요점은 반복되는
지옥
같은
곳에서 꺼내준 사람이 대통령이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냉담한 한 마디를
던져
행복
회로가
돌아가는
중인 그녀의 정신을 흔들어 놓을 생각은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를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을 되찾고
싶어
하는 편이… 내게 유리하다.
“사정은
알겠습니다.
그럼 이제
당신의
마력을
돌려 드리겠습니다.”
“정말인가?
고맙다…
그 괴물을 죽여준 것도 모자라…”
“죽이다니요?
죽이지
않았습니다.
그
괴물은 아직 살아
있습니다.”
“뭐?
그게
무슨 소리지?”
나는
왼
손의 장갑을
벗었다.
그리고 손바닥을 펼쳐
박유리에게
보였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다.
“죽이는
것은
제
능력으로는 도저히 무리였습니다. 큭…. 보,
보여드리는
건
여기까지…”
나는
마치
손바닥의
괴물이 날뛰기라도 하는 것처럼 연기하며 벗었던 장갑을
급하게
다시 착용했다.
못 볼걸 봤다는 듯 내
모습에
충격에 휩싸여
부들부들
떨고 있는 박유리와, 찡그린 얼굴로 나를 걱정하는
이동글의
표정이
선명하게
시야에
들어왔다.
동글씨
미안해.
당신까지 속일 마음은
없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