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ked dungeon life RAW novel - Chapter (217)
적나라한 던전생활-217화(217/238)
외전 1편
“아~ 하세요. 제가 먹여드릴게요.”
“아아-”
기묘하게 세공된 나무 젓가락이 입안에 들어왔다 나간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와사비의 알싸함에 코끝이 찡하다.
“어떠세요? 입에 맞으세요?”
“음… 나쁘지 않군.”
“휴, 다행이다.”
“이번에는 이걸 드셔 보시겠어요? 저희 오키나와 최고의 초밥 장인이 강정혁님을 위해 만든 특제 초밥이에요.”
“아-”
나는 대답하지 않고 그대로 입을 벌렸다.
내 행동에 눈을 동그랗게 뜬 여자는 이내 미소를 머금고 입 안으로 젓가락을 밀어 넣었다.
일본 풍으로 고급스럽게 꾸며진 방에 1인분에 수십 만원을 호가할 최고급 초밥과 해산물들이 상 한 가득하다.
거기에 더해 늘씬한 몸매의 미녀들이 내 수발을 들어주고 있다.
나는 그 어떤 불편함도 드러내지 않고 강물에 떠내려가는 낙엽처럼 그저 흐름에 몸을 맡겼다.
처음에는 내가 어떤 반응을 할지 걱정스러워 하던 그녀들의 얼굴에는 짐짓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떠올라 있었다.
“호오, 이것도 먹을만한데?”
“저기… 이번에는 제 것도…”
“근데, 왜 다들 내 입에만 밀어 넣고 있는 거야? 같이 먹지 않고. 아니면, 여기 독이라도 들었나?”
일 순간 정적이 찾아왔다.
장난삼아 한 말이었는데, 순식간에 공간이 차갑게 얼어붙는 듯 했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스스로 젓가락을 집어 들고 눈 앞의 초밥을 하나 하나 입 안으로 가져왔다.
설사 독이 들어 있다고 해도 시스템이 알아서 걸러내 준다.
걱정할 건 아무것도 없다는 소리다.
그런 것보다 초밥 맛이 아주 일품이다.
당장 치히로에게 말해서 요리사를 우리 회사로 스카웃해 가고 싶을 만큼 맛있었다.
내가 쉴 새 없이 초밥을 흡입하자, 그녀들은 그제야 내 발언이 농담이었음을 알아챘는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저희도 식사를…”
“아까부터 그러라니까?”
그런데 이번에는 또 뭐가 문젠지 다들 쭈뼛거리며 좀처럼 식사를 하지 않았다.
나는 입 한 가득 머금은 간장 새우를 씹으며 따져 물었다.
“왜 그러고 있어? 안 먹어?”
“저, 실은…”
“음?”
다소 띠꺼운 내 목소리에 옆에 앉아있던 여성이 설명을 시작했다.
“뭐? 뇨타이모리?”
“네…”
뇨타이모리.
쉽게 말해 알몸 스시.
“발가벗은 여성을 접시 대용으로 사용하는 내가 아는 그거 맞지?”
“네.”
“스시인줄 알고 집었는데 젖꼭지가 집혀서 앙- 하고 신음 하거나, 가랑이 사이나 배꼽에 술을 따라 마시는 그게 맞다고?”
“네? 아, 아마도…”
오 마이 갓! 컬쳐 쇼크!
“그, 그걸 지금 준비하고 있다고?”
“정혁님께서 저희들 중 마음에 드는 한 사람을 선택하시면 즉시 준비할 예정이에요.”
“……”
나는 입 안에 들어있던 음식물을 다 씹지도 않고 꿀꺽 삼켰다.
그리곤 미간을 좁혔다.
얼마 전 치히로를 통해 알게 된 일본의 요바이 문화.
아마 저 알몸 스시란 것도 그 일환에서 서비스 되고 있었던 것이 틀림 없다.
“저… 혹시 마음에 들지 않으신 거라면 굳이 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팔짱을 낀 상태로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
심각한 표정으로 대답도 없이 한참 그러고 있었더니 그녀들은 안절부절하지 못했다.
그러나 내 입장에선 선뜻 선택할 수가 없었다.
이대로 흐름에 몸을 맡기자니 일본의 요바이 문화를 경멸하던 치히로의 얼굴이 떠오른다.
옆에 누워 맞장구 치던 스스로의 모습도 함께.
하지만 내 인생에 이런 기회가 언제 또 오겠는가.
그래도 죽기 전에 한 번 정도는 경험해 보고 싶다는 충동이…
내일 오키나와를 떠나면 언제 또 다시 방문할지 기약이 없는 상황.
고민하던 나는 결국 결정했다.
그래. 안 들키면 된다, 안 들키면…
어차피 치히로는 바쁜 몸.
본인이 스스로 나서서 날 접대 했다면 간단했을 문젠데 굳이 부하 요원들에게 이런 임무를 맡겼다.
그러니 여길 직접 찾아오진 않을 테지.
물론 여기서 있었던 일이야 결국 그녀에게 보고가 들어가겠지만, 그거야 입 단속을 철저히 시키면 끝날 문제다.
제의를 했으나 내가 거절했다고.
“저기… 정혁님?”
“으음… 아무리 그래도 준비를 한 성의를 생각해서…”
“네. 그럼 누구로 하시겠어요?”
주변을 훑어 보았다.
한 사람 한 사람과 시선을 교차한다.
다들 자신 만의 개성을 같고 있으면서도 하나 같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이 중에서 고르라니, 오늘 참 여러 번 선택 장애를 느낀다.
그래도 싫어하는 걸 억지로 시키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그래서 표정들을 살폈는데 다들 얼굴을 붉히면서도 결코 싫은 티를 내지 않는다.
“혹시 하기 싫은 사람 있어? 그 사람은 제외 할 테니까 마음 편하게 말해.”
그녀들은 다소 놀란 얼굴로 서로의 눈을 맞추더니 이내 슬며시 웃는다.
한 여자가 대표로 입을 열었다.
“정혁님. 그런 걱정은 조금도 하지 않으셔도 된답니다. 저희들 모두는 하나 같이 자발적으로 여기에 있는 있는 거예요.”
“맞아요. 심지어 몇 사람은 중요한 임무 때문에 오지 못해 크게 실망했을 정도에요.”
“정말?”
“네. 정말입니다.”
“모, 모두의 앞에서 알몸이 되는 것은 부끄럽지만… 그래도 강정혁님 앞에서 그럴 수 있다면 정말 큰 영광…”
“아, 아… 그만, 거기까지.”
이제야 알겠다.
다들 내가 가진 특별한 능력을 알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내게 이쁨을 받아 조금이라도 마력 증진을 노리겠다 뭐, 이런 거겠지.
이해는 충분히 가지만 왠지 한숨이 나온다.
갑자기 흥이 깨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쪽은 이름이 뭐지?”
“저, 저요? 저는 사나에…”
“그래. 사나에. 그럼 부탁해도 될까?”
“아, 저기… 네.”
유달리 흰 피부의 여자를 골랐다.
지난 일주일 동안 치히로를 상대했기 때문인지 다른 여성들과 비교해 눈처럼 새하얀 그녀의 피부에 시선이 끌렸다.
사나에라는 여자는 얼굴을 붉히고 옆 방으로 이동했다.
뭐야 옆 방인가?
난 또, 이 앞에 있는 상 위에 곧바로 알몸인 채 올라가 누으면 요리사가 들어와 세팅을 해 주는 줄 알았다.
아무래도 옆 방에서 준비한 다음 들어오는 모양이다.
뇨타이모리의 준비는 제법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때문에 나는 멈췄던 식사를 다시 시작했고, 선택을 받지 못한 여자들도 겨우 젓가락을 손에 쥐었다.
“혹시 사나에를 선택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응?”
대구 튀김을 씹고 있던 난 질문을 건넨 여성과 눈을 마주쳤다.
입술이 삐죽 튀어나온 모습이 자신이 선택되지 못해 아쉬운 모양이었다.
다른 녀석들도 내 대답이 궁금한 모양이었다.
그 모습에 난 100 퍼센트 확신할 수 있었다.
여기 있는 여자들의 목적은 결국 자신의 마력 증감이라는 것을.
뭐, 어때.
결국 세상사는 기브 앤드 테이크니까.
오키나와에 도착한 뒤로 특별히 끌렸던 사람은 결국 치히로 한 사람 뿐이었고.
나는 내 대답을 기다리는 그녀들에게 말했다.
내가 왜 사나에를 선택했는지.
“그냥. 그나마 이 중에서 그녀가 가장 부끄러움이 많은 것 같았거든.”
“에에? 헨타이~”
“사나에가 부끄러움이 많긴 하죠. 에이…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내숭 떠는 건데…”
뭐? 변태?
애초에 수치 플레이의 원조는 일본 아니었나?
지금 하려는 뇨타이모리 역시 마찬가지고…
그녀들의 목적을 깨닫고 나니 다 귀찮아졌다.
그래도 앞으로의 외교 문제라던가 치히로와의 관계라던가 신경 써서 적당히 예의 좀 차리려 했더니만.
“꺅!?”
나는 과감하게 옆에 앉아있던 여성의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슈트의 재질이 얇아서 그런지 말랑말랑한 감촉이 아주 만족스러웠다.
“내가 변태라는 걸 너무 늦게 깨달은 거 아냐?”
“저, 정혁님…?”
“뇨타이모리도 그렇고, 니들 처음부터 이럴 목적으로 날 여기로 끌어들인 거잖아? 틀려?”
“그건…”
“히잌!”
“오우, 탄력 좋고.”
이번엔 반대 편에 앉아있던 여성의 엉덩이를 주물렀다.
순식간에 180도 달라진 내 태도에 하나 같이 당황하는 모습.
“사나에 다음은 누가 할래?”
“…!?”
“꼭 한 녀석만 할 필요는 없잖아? 뇨타이모린지 뭔지 하는 거. 아, 그렇다고 너희들 다 할 필요는 없고. 딱 한 녀석만 더 하자. 자, 누가 할래?”
내 발언이 끝남과 동시에 방 안의 분위기가 급격히 돌변했다.
웃는 얼굴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녀석들의 얼굴에 감추지 못할 경쟁심이 피어올랐다.
“마력은 딱 그 두 녀석만 상승 시켜 주지.”
“……”
한 동안 찾아온 정적.
“저, 저를 시켜 주세요! 실망 시키지 않을게요.”
“아뇨. 저요. 제가 하겠어요.”
“무슨 소리야 너희들. 누가 뭐래도 이 중에서 가장 상위 각성자인 제가 적격…”
“정혁님! 실은 저는 아직 처녀에요. 확인해 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저, 저도 아직 남자 경험이 없어요.”
“이 년들이! 야! 지금 처녀가 왜 나와!”
순식간에 캣파이트 벌어지기 직전까지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나는 그런 그녀들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리고 문득 생각했다.
내가 왜 그렇게 유달리 치히로에게 끌렸는지를.
* * *
“공주님. 아무리 그래도 그 많은 드래곤 비늘을 전부 넘기신다니… 그 규모면 저희 예산의 10년 치를 초월하는 어마어마한 액수…”
“그만! 이미 약속 했어요. 무엇보다 그 괴물을 쓰러뜨린 당사자는… 제가 아니라 그 사람이고요.”
치히로는 머리가 복잡했다.
아니, 아무리 재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이라고 해도 그렇지.
조금 염치가 없는 거 아닌가?
감사를 해도 모자랄 판에.
그 사람이 아니었다면 지금 이 오키나와는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 되었을지도 모르는데…
그녀의 심중을 아는지 모르는지.
오키나와 재무 담당관은 쉬지 않고 입을 놀렸다.
“그럼 적어도 해체와 회수 비용 청구를…”
“그건 그쪽에서 부사장이 온다니까 그 사람과 협의 하세요. 아마 내일 바로 올 거에요. 그 준비도 철저히 부탁해요.”
“알겠습니다.”
“휴우…”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그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던 부국장이 입을 열었다.
“공주님. 무슨 기분 나쁜 일이라도 있으셨습니까?”
“예? 아, 아니에요. 그냥… 조금 피곤해서.”
“어제 그런 일을 경험하시고, 오늘도 그 뒤처리로 계속 쉬지 못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어이쿠, 벌써 시간이… 아직 식사도 하지 않으셨겠군요.”
“제 걱정은 필요 없어요. 지금은 우선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으니까요.”
“그래도 식사는 하셔야 합니다. 식사부터 하시고 회의는 그 다음에 하시죠.”
“……”
“솔직히 말씀 드리면 저도, 여기 이 친구들도 숨 돌릴 시간이 필요합니다. 공주님께서 먼저 쉬셔야 저희도 식사를 하지 않겠습니까.”
“아, 미안해요. 제가 신경 쓰지 못했네요. 그럼 식사들 하고 한 시간 후에 다시 모이죠.”
먼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치히로는 급하게 3층으로 향했다.
자신도 모르게 그곳으로 발걸음이 향했다.
애초에 휴계실이 있는 층이기도 하고.
물론, 그녀가 여기 온 이유는 휴식을 취할 목적이 아니었지만.
‘정말 내일이면 가버리는 걸까?’
3층에 도착한 치히로는 온통 강정혁 생각 뿐이었다.
‘어디지?’
타츠야 일행의 요바이때문에 한 동안 3층을 피해 왔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올라온 것 같다.
그래서 오늘 강정혁을 접대하는 장소가 어딘지도 모르고 있었다.
게다가 부하 직원이 말한 접대라는 단어의 의미 역시 전혀 눈치채지 못한 그녀였다.
“공주님?”
그때, 한 방에서 누군가 나왔다.
오키나와 최고의 초밥 장인으로 알려진 요리사였다.
“여긴가요?”
“네?”
“여기 있죠? 그 사람.”
“강정혁씨라면 그렇습니다.”
“수고하셨어요.”
“어? 저, 저기 공주님! 지금 거길 들어가시면…”
치히로는 요리사가 뭐라 하든 신경 쓰지 않고 문을 통과했다.
“하앙! 그, 그건 사시미가 아니라고요!”
그리고 그 곳에는 곱게 누워있는 사나에의 젖꼭지를 젓가락으로 집고 있는 강정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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