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ked dungeon life RAW novel - Chapter (223)
적나라한 던전생활-223화(223/238)
외전 1편
“이미 늦은 시간입니다, 오늘은 이동에 시간을 많이 소모했으니 이곳에 베이스 캠프를 설치하고 식사 준비를 시작 하겠습니다.”
안내역 중 리더처럼 보이는 남자가 생수로 세수를 하는 내게 말했다.
나는 여자 각성자가 건넨 수건으로 얼굴의 물기를 닦아내며 대답했다.
“그러죠. 근데, 이번 의뢰를 수행하는 내내 사막 한복판에서 자야 하는 겁니까?”
“안타깝지만 그렇습니다. 그냥 던전 안에 들어왔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만족하시기 어렵겠지만 그래도 저희가 최대한 불편함이 없도록 보좌하겠습니다.”
“흠…”
나는 천막을 설치 중인 사람들을 슥 훑어 본 다음 입을 열었다.
“사막도 사막인데, 굳이 몬스터 시체더미 옆에서 잘 필요 있습니까?”
“최대한 거리를 벌려 설치하겠습니다. 그래도 이 정도는 가까워야 전리품 회수에 용이합니다. 주변에 헬기가 착륙할 만한 암반이 있는 장소도 마땅치 않아서…”
나는 어쩔 수 없이 그러라고 했다.
“이런 몬스터 떼가 열을 넘는다고 했죠?”
“예. 정확히는 사십 무리를 넘습니다. 그 중에서 강정혁님께 할당된 무리는 총 열 일곱으로 이제 열 여섯 남았습니다. 저희가 예측한 것보다 훨씬 강하셔서 기한을 많이 단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거 많기도 하네. 그래도 남은 게 열 여섯이면 내일 하루면 충분할 것 같은데요? 아까 보셨죠? 정리하는데 1분도 안 걸린 거.”
“물론입니다. 하지만 내일 하루에 모든 일정을 마무리 하는 건 어렵습니다. 놈들은 끊임 없이 움직이고 있어 위치를 특정하기에 어렵습니다. 그리고 고비 사막은 생각보다 무척 넓습니다. 이동에만 며칠이 소모 될 겁니다.”
고비 사막은 남한은 물론 북한까지 포함한 한반도의 면적 보다도 더욱 넓다.
아무리 몬스터의 덩치가 크고 시끄럽고 수가 많다고 해도 쉽사리 찾아내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심지어 시시각각 움직이고 있을 테고.
최신형 마력 탐지 레이더의 가용 범위 또한 반경 수 킬로미터에 불과하고.
“또 하나, 몬스터 사체에서 돈 될 만한 걸 회수하는데 이 인원으로 충분 합니까? 오늘 잡은 놈들만 해도 수 천인데?”
“물론 아닙니다. 곧 있으면 회수 팀이 도착할 겁니다.”
나는 한 동안 남자를 바라보다가 애라 모르겠다 싶어 이야기를 꺼냈다.
“전리품 분배는 어떤 식으로…”
“물론 계약서에 적혀 있는 그대로 강정혁씨 7 저희가 3입니다. 회수하는데 소모되는 비용은 저희가 전부 지불합니다.”
아 그렇게 적혀있었나?
계약서 검토는 홍은영과 실무진이 맡아서 했기 때문에 모르고 있었다.
2천 억 달러는 그대로 받고 전리품까지 대부분 손에 들어오는 것이니 나쁜 계약은 아니다.
회수에 신경 쓸 필요도 없고.
그렇다고 마음에 걸리는 것이 없는 건 아니다.
저 돈에 환장한 왕서방 놈들을 100퍼센트 신뢰할 수 있겠냐는 문제가 있는데…
그래도 착수금으로 이미 1조원 가량을 확보한 상태이니 크게 뒤통수 맞을 일은 없다고 보고 있다.
그래도 놈들이 개수작을 부린 다면 그때 가서 한바탕 엎어 놓으면 되는 문제니까.
“음, 일단 알겠습니다. 당장 샤워를 하고 싶은데 할 수 없다는 점만 빼면 뭐 나쁘지 않네요.”
“샤워… 물론 평소처럼은 어렵겠습니다만, 간단하게 몸을 씻으실 수는 있을 겁니다. 회수 팀이 물을 대량으로 실어올 예정이기 때문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식수만 남겨두신다면 나머지 물은 전부 사용하셔도 괜찮습니다.”
“그래요?”
“예. 란잉! 초월자님이 씻으시는 걸 도와드리도록!”
“예!”
오잉?
남자의 말에 군말 없이 대답하는 여성 각성자.
란잉이라는 여자는 천막이 설치 중인 장소로 나를 안내했다.
그녀 또한 각성자 답게 대충 봐도 수백 킬로그램은 나가 보이는 물통을 가볍게 들어 옮겼다.
“죄송하지만 욕조의 준비는 당장은 어렵습니다. 제가 옆에서 지켜 보면서 샤워기가 필요하실 때마다 대신해 물을 부어드리겠습니다.”
“내 알몸을 옆에서 다 보시겠다?”
“불편하시면 안대를 착용하겠습니다.”
아까부터 느낀 거지만 말투가 딱딱하다.
마치 군인같은…
뭐 실제로 비슷한 거겠지만.
막사는 모래가 적고 지반이 튼튼한 장소에 지어졌다.
나와 란잉이라는 여자는 첫 번째 완성된 막사 안으로 진입했다.
그녀는 작은 군용 삽을 꺼내 막사 밖으로 물이 흘러 나가도록 물길을 냈고, 내가 씻을 수 있도록 바디러쉬와 샴푸, 수건 등을 가져다 놓았다
“준비가 끝났습니다. 씻다가 신호를 주시면 수통의 밸브를 열고 펌프질을 하겠습니다.”
드럼통의 절반 크기의 수통에는 수동 펌프가 연결되어 있었고, 그녀는 호스 끝을 붙잡고 작은 나무 상자를 밟고 올라가 섰다.
간단히 말하자면 인간 샤워기가 완성된 것이다.
“그럼 저는 이제 안대를 착용하겠습니다.”
“아니, 그럴 필요 없어. 괜히 물을 엄한데 뿌려서 낭비하면 아까우니까.”
“그럼 이대로 있겠습니다.”
나는 피식 웃고는 마치 아무도 없다는 듯 옷을 벗어 던졌다.
팬티까지 내렸다.
“아오, 무슨 엉덩이 사이에도 모래가… 누가 보면 해변에 놀러 온 줄 알겠어… 응?”
이상한 소리가 들려와 고개를 돌리자 란잉이 정색하는 표정을 짓는다.
내 말에 웃음이라도 터졌다가 급히 정신을 차린 모양이다.
내가 말 없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자, 못 참겠는지 먼저 입을 열었다.
“실례했습니다. 더는 방해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백옥처럼 새하얀 피부의 전형적인 중국 미인처럼 생긴 란잉을 보며 갖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저 얼굴에 저 몸매에 심지어 각성자이기까지 한 여인이 대체 무슨 연휴로 여기까지 끌려와 내 수발을 들고 있을까.
“란잉이라고 했던가?”
“그렇습니다.”
“말 편하게 해도 괜찮죠?”
“물론입니다.”
“군인?”
“예!”
“흠…”
나는 이미 한 올 걸치지 않은 알몸 상태다.
그녀는 내 몸을 은근슬쩍 훑어 보며 내 질문에 대답을 이어갔다.
“이번 원정은 제법 길어질 모양인데 갈아 입을 옷은 충분히 챙겨 왔어?”
“지금 입고 있는 옷과 속옷이 전부입니다.”
나는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어쩐지 아까부터 지독한 냄새가 나는 것 같더라니.”
“…!?”
“아, 미안. 내가 좀 솔직해서.”
“죄, 죄송합니다.”
“아니 괜찮아. 군인이라면 그럴 수 있지.”
수치스러움에 란잉의 얼굴이 가볍게 상기되고 있다.
아무리 군인이라도 여자는 여자.
자신의 몸에서 악취가 난다는 소리를 듣고도 괜찮을 여자는 그리 많지 않다.
물론, 그녀의 몸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화장품과 샴푸? 아니면 향수 냄새와 같은 달달한 향이 나고 있다.
“평소에 몸에서 냄새가 많이 나는 편인가 보지? 향수를 아주 온 몸에 들이붓고 다니는 모양인데, 오히려 그게 역효과야. 채취와 섞여서 더욱 지독한 냄새가 나고 있으니까. 동료들이 지적해 주지 않는 모양이지?”
“……”
그녀는 시종일관 무표정을 연기하고 있지만, 목부터 시작해 얼굴 전체로 점점 번져가는 홍조는 도저히 막을 길이 없었다.
“첫 날부터 이러면 내일이나 모래면 더욱 지독해지겠어. 그 상태로 내 옆에 붙어 다닐 생각인가?”
“그… 그렇게 심한가요?”
“동료들은 말 안 해 줬다 쳐. 남자 친구나 동성 친구들에게도 들어본 적 없어? 오늘만 일시적인 것 같지는 않은데…”
“나 남자를 사귀어 본 적은 없습니다… 친구들은 물론 가족들에게 들어본 적도…”
“아 그래? 다들 성격 좋나 보네.”
“……”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란잉의 얼굴은 가히 압권이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꿋꿋이 자리에 서 있었다.
“그럴 리가 없는데…”
“그럼, 내가 거짓말이라도 한다는 소리야?”
“그건 아닙니다.”
“뭐, 내가 남들보다 조금 더 예민할 수는 있겠지. 이래봐도 일단은 초월자니까.”
그녀는 내 말에 납득하는 모양새였다.
그녀 또한 각성자로써 청각적으로나 시각적으로 인간을 초월한 경지를 이미 맛봤을 테니까.
초월자정도 되면 후각까지 민감해지는구나 싶었을 것이다.
흠…
그나저나 그녀의 태도를 보면 중국 측에서 노린 것은 미인계가 아니었던 걸까?
내가 몸을 씻는 걸 도와준다고 들었을 때는 백 퍼센트 나를 유혹하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이 여자의 반응은 내 예상을 한참 벗어나 있다.
심지어 아주 신선할 정도로.
오히려 이것까지 내 취향을 고려한 계산이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그건 너무 확대 해석일 테지.
“자네는 내 능력을 어디까지 알고 있지?”
“예?”
“솔직하게 이야기 해 봐. 중국의 정보력이 대단하다는 것 정도는 충분히 알고 있으니까.”
“이, 일단 초월자이시고, 강하시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전 보여주셨던 엄청난 위용은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아부할 거 없어. 내가 그런 입에 바른 칭찬 듣는 게 한 두 번이었겠어? 이제 지겹다 못해 짜증 날 정도니까 그만 두는 게 어때.”
“아, 실례했습니다! 제가 아는 건 이 정도입니다.”
“그게 끝? 다른 건? 내가 특별한 힘을 소유했다 거나 뭐 있잖아.”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나를 바라보았다.
“죄송하지만 모르겠습니다. 제가 아는 것은 이것이 전부입니다.”
“그렇군.”
내가 상대의 마력을 증감 시킬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아니, 일부러 모르는 녀석을 작전에 투입 시킨 걸까?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이 드는 와중에 이번에는 란잉이 먼저 내게 질문을 던졌다.
“저기… 몸은 안 씻으십니까?”
아무래도 호스를 들고 벌 서는 자세로 계속 있는 것이 힘들었던 모양이다.
“아, 이제 씻을 거야. 힘들면 팔은 내리고 있어도 돼. 내가 신호할 때만 물을 틀어주면 되니까.”
“아, 예!”
“근데…”
“…!?”
“이 냄새 너무 심한데?”
그녀의 얼굴이 와락 구겨졌다.
“안되겠다. 옷 벗어. 너부터 먼저 씻어야 할 것 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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