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ked dungeon life RAW novel - Chapter (27)
적나라한 던전생활 〈 27화 〉27화(27/238)
〈 27화 〉27화
정말 좃 같은 회사지만, 그래도 안소라 선배가 있어서
적응할
수
있었다.
우리
회사는
박봉이다.
특히 입사 초기에는 교육 수료가
끝남과
동시에, 최저임금 겨우 받고 죽을 지도
모르는
던전에 들어가야 했다.
위험 수당?
생명
수당?
그런 것도 없었다.
장점은 6개월 만에 팀장
달았다는
건데, 입사
초기에
이런 미래를 알 수 있었을 리도 없고.
팀장인
지금도 박봉인 건
달라진
게 없다.
거기다 각성자는 각성자
대로
지랄하지, 막내이니 온갖
심부름은
다 내 차지고,
아주
그냥 수십 번을 그만둘까 고민했었다.
두
번째
F급 던전 원정을 안소라
선배와
함께 가지 않았더라면
난
지금 이
회사에
없었을 것이다.
당시 선배는 내가 막내임에도 요리와 설거지를 도맡아
해
주었고,
각성자들의
괴롭힘을
몸소
막아내
주었다.
첫 던전에
함께
했던 김찬일 선배와는 말 그대로
차원이
달랐다.
물론 김 선배보다 안소라 선배가 1년 이상 먼저 회사에
들어
온
것도
있었겠지만, 안 선배는 그냥 사람
그
자체가 좋은 사람이었다.
때문에 난 선배를 동경했었다.
이성이
아닌
직장
선배로써.
물론 선배는 매력적인 여자였지만
나에게는
그
당시
동거
중인 여자친구가
있었으니까.
그런데 그런 선배가 갑자기 회사를 그만 둔다고?
물론
이번
사건은 장난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다른
회사들에
비하면
우리 회사는 피해가 적었다.
각성자
3명과 운반
업체
직원
1명.
피해자들의
생명을
경시할 마음은 없지만, 그래도 다른 회사에
비하면
우리는 양호한 편이었다.
왜 선배는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려
하는
것일까?
그것도 회사에서는 며칠
동안
병원에
입원해
심신의
안정을 취하라고 했는데, 굳이 그걸 마다하고 일요일인 오늘
회사까지
찾아와서
말이다.
임부장이
선배에게
말했다.
“안 팀장 왜
그래?
어디
이런
일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왜 갑자기… 오히려 우린 다른 회사들에 비해 피해가
적어요.
이게 다
안
팀장이
잘
해준
덕분에…”
“죄송합니다.”
선배가 그만 두는 건 회사 입장에서도
큰
손해다.
각성자를
키우기도
힘들지만, 이 일을
제대로
해
낼
사람을
키워내는 일 역시 시간과 비용이 든다.
특히 선배는
F급
각성자들을 몇 번이나
성공적으로
키워내
D급 던전으로 보낸 이력이 있다.
아,
혹시
이건가?
생각해 보니 선배 입장에선 이 말이 칭찬으로 들리지 않을 것이다.
각성자가 성장하면 관리자도
함께
D급 던전 담당이 되어
따라
가는 것이 보통의 수순.
그런데
선배는
2년
간
F급 담당으로
남아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회사가
잘못한
것 같은데?
D급
던전에
가야
인센티브가
나오고, 그래야 우리 관리팀 입장에서는 그때부터 조금 살 맛이
나는
것인데.
그런데
정말 그 이유 때문인가?
나라면
당장
때려 치겠지만.
“이유는
뭔가?
일단
그거나
들어 보자고.”
“이번
사고로 그만두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앞으로 이 일을 더 해나갈 자신이…”
나를 비롯한 모든
사무실
내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고
있다.
파티션
때문에
임부장에게 들킬 일은
없을
테니 아주
대놓고
엿듣고 있다.
키보드
두들기는
소리가 싹 사라진 걸 보면 뻔하지.
“흠…
잠깐
따라와. 여기에서는
본심을
얘기하기
어렵겠지.”
임부장과 그를
뒤따라
안
선배가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
옆
건물의
카페라도 갈 생각인가?
그러니까 이럴 때
회의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회의실이 있는 넓은 곳으로 좀 옮기면
안되나?
우리
회사
그렇게 돈이 없진 않을 텐 데…
월요일…
내일
예정된
신예 각성자들과의 미팅
역시
장소를 대여해서
이뤄진다.
아래
층에
있는
다른 회사의 대 회의실을 돈을 좀 쥐어 주고 하루 빌리는 것이다.
오전에는
임부장
박차장과
상위
팀의 팀장들 앞에서 내가 브리핑 해야
하고,
오후에는
김이솔을
비롯한 풋내기 각성자들 데려다 놓고 다시 전체 회의다.
아직 전투
동영상
편집도
안
끝났는데, 회의실을 대여 할
수
있는 날이 내일로 정해져 있는 바람에 나는 지금
미친
듯이 바쁜 상태다.
“하아…”
생각해 보니 이번
사고로
인해 엄청난 손실을 보게 될 우리 회사.
사무실은 앞으로도
한
동안
현상
유지일
것이다.
이런 회사에 계속 다니는 게 좋은 건지…
희망이
있을 지 모르겠다.
한참
지나고
난
뒤
사무실로 돌아온 건 둘 이었지만, 결정에 번복은 없었는지
안
선배는
자신의
자리로 가
짐을
정리했다.
그녀는
시종일관
표정과
안색이
좋지
못했다
이렇게 곧바로?
인수 인계는?
아, 각성자들이 죽어 버려서 그럴
필요가
사라졌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왜
이렇게
갑자기…
그 이유를
묻고자,
나는
곧바로 선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오늘 밤 저녁 식사라도 함께 하자고.
술 마시자는 이야기는 선배의 몸
상태를
보아 하니 해선 안될 것 같아
그만뒀다.
사실 식사
약속도
잡지
말고 푹
쉬게
해야
할
것 같았지만, 난
선배가
왜 그만두는 지가 너무
궁금해
무작정 메시지를 보내고 말았다.
얼마
안되는 짐을
들고
사라진
선배에게서 한참 후에야 답장이
왔다.
오늘은 좀 그렇고
다음에
술 한잔 사겠다고.
나는
그 날이
빨리
오기만 기다려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
선배가 짐을
들고
사라진 뒤에도 일은 계속
해야
했고, 밤 7시가 되어서
겨우
퇴근할 수
있었다.
이번
사고가
난 모래
정원에
관해서는 기밀
사항이라,
당장은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건지 알 수
없게
되었다.
안소라
선배나,
아직 병원에 입원 중인 김미연씨에게 톡으로 물어봐도 지금은
알려
줄 수
없다는
답만 돌아왔다.
아무래도
이미
정부
측에서 접촉한 모양이다.
이런
경우는
보통 각성자가
크게
사고를
쳤을 확률이 높다.
그걸 숨기려고
특정
회사나
각성자
커뮤니티에서 정부에 압력을 넣는 다고
들었던
기억이
있다.
물론 다른 경우도
있겠지.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진 E급 던전에서 갑자기
더
상위
종의
몬스터가 등장했으니까.
머리 속이 온통 화성 게이트
사건으로
가득 차 스트레스 만땅인 나는, 그걸
해소
시켜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유다정씨는
뭐하고
있을까.
현재 그녀와는 일체 연락을
주고
받지 않고 있다.
딱히
자존심 싸움을 할 생각은
없었지만,
사귀자고 고백할
것도
아닌데
먼저 연락하는 게 조금 그랬다.
만나서
섹스
하자고 연락하기에는…
그쪽에서 먼저
그래
주면 고마울 텐 데.
애초에 확실하게
섹파하자고
해 주면 얼마나 좋아.
그런 나에게
때마침
전화가
왔다.
사람이
가득한
지하철 안이라, 내려서 다시 걸려고 보니 김이솔에게서 온 전화였다.
피곤해 죽겠는데 이걸 걸어 말아?
그렇게
고민하고 있는
중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나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푹
내쉬며
통화
버튼을
눌렀다.
왜
한
번에
안
받느냐
톡은
또
왜 씹었느냐 소리를 지르더니, 전화는 왜 했냐는 내 질문에
지금부터
우리
집에 오겠다 선언하는 김이솔.
가도 되느냐
묻는
것이
아니라
선언이다.
마력도
잃은
주제에
아직도
당당한
김이솔을 보며 헛웃음이
나왔다.
“미안하지만 오늘은
안되겠습니다.”
– 어째서?
“제가 좀
바빠요
오늘.
약속이
있습니다.
– 그럼 난 어쩌라고!
“아직
다음 원정이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그때까지 우리 여유를 가집시다.”
– 당신 일 아니라고 함부로 말하지 마! 너 같은 게 갑자기
힘을
잃은
각성자의
마음을 알기나 해?
이년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네.
나는 갑자기 짜증이 확
밀려왔다.
그
바람에 발끈해, 한 마디 쏘아붙이고
말았다.
“그런
당신이야
말로
각성자가 되고 싶은데 될 수 없었던
사람의
기분을
아십니까?
네.
당신
말이
맞죠. 저는 각성자가 되어본 적이 없어서 힘을 잃었다
주장하는
김이솔씨 기분 같은 건 전혀 모르겠네요.
그러니
협조는
없던 일로 하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 자, 잠깐만
기…
대답도 듣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괜히 속이 후련하다.
조금 화를 내버린 건 사실이지만, 모든
말을
감정적으로
내뱉은
건
아니다.
오늘은 김이솔을 만나기에 지친
게
첫 번째
이유고,
또 하나는 세상이 네가 생각하는 것 만큼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려주고자 함이었다.
키는
내가
쥐고
있다.
김이솔은
나에게
부탁을
해야
하는 입장이고.
물론 지금 당장 그녀의 태도를 뜯어 고칠 수는 없겠지만, 누가 위고 누가 아래 인지에 대해서
명확한
선을 그어둘 필요성을 느꼈다.
만약 그녀가 다음에도 지금과 같은 태도라면,
언제
까지고 마력을
되찾는
건 불가능한
일이
될
것이다.
김이솔에게서 곧바로 전화가 걸려왔다.
나는
받지
않고 아예 전화기의
전원을
꺼버렸다.
어차피 내일 회의 때 만나게
될
테지만, 그때까지 머리를 식히고 고민 좀 실컷 해봐라.
나는 오랜만에 일에서 해방된 홀가분함을 느꼈다.
오늘은 최근
바빠서
읽지 못했던 웹소설이나 읽고
푹
자야겠다.
내일은
월요일.
또 지옥 같은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해야
하니까.
편의점에 들러
먹을걸
대충
사 가지고 집에 도착한 난,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고 침대에
누웠다.
“오늘은
너로 정했다!”
스마트폰으로
소설을 읽다가
그대로
잠들었다.
정말 오래간만에 아랫도리도 쓰지 않고, 진정한 개
꿀맛
같은
휴식을
취했다.
***
화성 게이트 사건이 있고
벌써
1주일 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우리
회사는 지난 한 주간 쉴
틈
없이
바빴다.
그래도
사망자들에
대한 문제는 업계
평균
만큼의
보상을
지불하는 것으로 해결 되었고, 운반 업체에서 입은
피해와
관련해서도
보험 처리가 잘 이루어졌다.
회사가 입은 손해는
크지만,
다행히 망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
그나마 그것이 내 위안 거리였다.
반면 F팀은 재편이 불가피 했다.
이미
그만
둔 안소라
선배의
팀이 해체 수순을 밟는 건 당연했고, 김찬일
선배의
팀과 내 팀에도
변화가
있었다.
신예 각성자들의 사망 사고로 인해 우리 회사는
물론
대부분의 회사들이
앞으로의
던전 공략을
좀
더 보수적으로 접근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이제 막 아카데미 졸업한 초짜들이 E급 던전으로 향하는 시기를 늦춰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들이
많았다.
이번에 큰 피해를 입은 기업 중 하나 인
다이아몬드
길드는,
지금까지
신예들을
F급
던전을 건너
뛰고
E급
던전에
곧바로
투입해
왔다.
물론
거기야
아카데미의
엘리트들을
데려다
쓰니까 이해가 가지만, 이번 사고로 완전 재검토 한다는 소리가 들렸다.
이런
소리가
인터넷에 떠돌자, 혹자는 외국에서 한국처럼 했다면 모든
게이트가
역류
할지도
모른다고
겁쟁이
각성자놈들이라며 비아냥
댈
정도였다.
그럼
우리
팀은
어떻게 됐느냐면…
지난
월요일
회의에서 나는
우리
팀 꼬맹이들의
실력을
한껏 높이 평가했다.
잠재력들이 뛰어나 곧바로 E급으로 향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을 해 두었다.
일련의
사건을
격은
회사 고위층이
현
시점에 적자를 보는 F팀을 이대로
유지
할지, 아니면 장기 대기를 시킬지, 혹은 아예 해체해 버릴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별다른 방도가 없었다.
뭐, 내가 가진 능력에
대한
자신감도 이
발언을
한 이유긴 했다.
되도록 빨리 돈을
벌고
싶으니까.
그럼에도
회사는
보수적인 기조를 바꾸지 않았다.
게다가
녀석들의
허접한 전투 영상은, 어떤 식으로 편집해도 포장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회사가 선택한
방법.
출퇴근 가능한 던전
위주로
F팀을 굴리며,
눈에
보이는 실적을
가져오라는
것이었다.
각성자들의 실력이 눈에 확 띌 만큼 향상을 보이면 그때
상위
던전 원정을 보내주겠다는
것이었다.
“젠장…”
던전에 출퇴근을
하라는
소리는 운반 업체의 도움 없이 원정을 떠나라는
것과
같다.
아침에 던전에 들어가, 점심은
도시락으로
해결.
그리고
저녁에
나와
잠은 근처의
모텔에서
자는
코스다.
즉,
회사
입장에서는 장비 운반 업체에
지불하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세이프 하면서 각성자들을 키우는
하드코어
한 방법 중 하나다.
이 원정의 단점은 다양한데, 그
중
하나는 화장실
문제.
특히 일체형 C급 슈트를 착용하는 각성자들의
반발이
극심할 수 밖에 없다.
그것도
남녀가
혼합
된 팀의 경우에는 더더욱
힘들어
진다.
게다가 장비 업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클 것이다.
슈트와 무기만 대여하니 큰 돈이
되지
않을 테니까.
자신들은 던전에 들어가지
않아도
되니 안전하게 돈을
벌
수 있기는 하겠지만,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닌 대여이기
때문에
큰 이윤을 남기기 어렵다.
한국에 각성자가 수백 만 명 있는
것도
아니니까.
때문에
웬만한
기업에서는
이
방식을 채택하지
않는다.
별도의 회사에 소속되지 않은 각성자가 단독, 혹은 소수의
인원으로
던전을 향할 때 사용하는 방법이지, 제대로
갖춰진
회사가
할만한
것이 못 된다.
그런데
그걸
시킨다?
그
말은
신예들에게
제대로 투자할 여력이, 또는
생각
자체가
지금의 회사에는
없다는
소리나
마찬가지였다.
어쩌면 F급 각성자들이 제 발로 걸어
나가주길
바라는
걸
지도
모르겠다.
하긴,
그
전투 영상을 봐버렸으니까…
“씨발…
이
참에
확 그만둬?”
“뭘
그만둬요?”
옆에
알몸인 채
누워있던
이동글이 안
그래도
큰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을 걸어 왔다.
내
혼잣말을
들은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