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ked dungeon life RAW novel - Chapter (35)
적나라한 던전생활 〈 35화 〉35화(35/238)
〈 35화 〉35화
내 앞에 다가온
김이솔은
제법
상쾌한 표정을 짖고 있었다.
얼굴에 튄
피를
손으로
문질러
닦았는지 번진 핏자국이 남아있는데,
물
티슈가 있었다면 손수 닦아주고
싶을
만큼
그녀가
기특했다.
가까이 다가와
나를
정면에서 응시하는 그녀.
나는
그 모습이 마치
칭찬을
받고 싶은
어린아이처럼
보여,
무심코
그녀의
머리에
손을
얹어
쓰다듬어 줄 번 했다.
“어때?”
“뭐 가요?”
“웨어울프 말이야.”
“여덟 마리 중에 다섯 마리만 일격이었습니다. 아직
멀었어요.”
듣고 싶었던 대답이 아니었는지 미간을 좁히며
날카로운
시선을
보여오는 김이솔.
그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속으로
미소 지었다.
아직은
아니다.
그녀를
칭찬하는
건
더
나중이다.
그나저나 김이솔의 저
잡아먹을
듯한
눈빛도
이제는 제법 익숙해 졌다.
이전에 느꼈던
두려움은
감쪽같이 사라졌다.
조금 다루기
힘든
성깔 더러운
고양이를
보는
느낌이랄까.
“아직
방심은
금물입니다. 잠시
후
또 이만큼, 혹은
더
많은
수가
올
겁니다.
빨리 자리 잡으세요.”
“뭐? 아직 끝난 게
아냐?”
“네.
장 용씨를 본받으세요. 그는 아직도 집중하고 있지 않습니까.”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칭찬했더니, 표정이 와락 구겨지는
그녀.
저 뜻 모를 자존심만 제대로 이용할 수 있다면,
앞으로
제법
쓸만할
것 같다.
아직은 다듬어지지 않은 양날의 검 이긴 하지만.
난
한 마디를 더 보태 그녀를 자극했다.
“F급 던전이라고 너무 쉽게 생각하시는 거 아닙니까? 그러다
죽습니다.
특히 저
같은
일반인은 가장 먼저
죽겠죠.
클라우드에 저장된
영상도
못
보고서.”
“걱정 마 이 멍청아! 내가 전부 해치울 테니까.”
방금
전
전투를
통해
한껏
자신감이
붙은
모양이지?
하지만
다음은 훨씬 더 빡
세질
테니까 각오하라고 아가씨.
그녀의 모습을 유심히 관찰했다.
아까와는
다르게
크게 긴장하지는 않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방심한
눈치는 아니었다.
저 모습을
꾸준히
유지만 해 준다면
E급
던전에 데리고 가도 충분할
듯
보였다.
바닥에
널브러진
웨어울프의 시체에서 피 비린내가 진동하고 있다.
대가리 하나 집어 던졌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냄새.
코가
좋은
놈들일 테니, 숲
깊은
곳에서도
이
냄새를
충분히
맡을
것이다.
장
용은
긴장을
못
견디고
나를 다시 찾았다.
“팀장님.
저희
도망쳐야
하는
거 아닙니까?
이…
이동글씨 힐도 전부 사용하지 않았습니까.”
“그렇게 겁내실
것
없습니다.
저를
믿고
아까처럼 만 해 주세요.”
장 용의 불안이 적중이라도 하듯이, 2차로 나타난 웨어울프의
수는
상상을 초월했다.
눈으로 세기
힘들
정도.
적어도 서른 마리는
되는
거
아냐?
괜히
나까지 긴장감이
상승했다.
숲이 아무리 놈들의 거점이라고
해도
이 근처에 이렇게 많은 수가 대기
중이었다는
건 말도 안된다.
게다가
지금
이
던전에는
서너 개의
다른
팀도
참가 중인
상황.
홍귀굴에 비해 몬스터의 수가
많아도
너무 많아
보였다.
옆에 선 이동글과
백화연의
침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둘도 긴장했을 테지.
앞에
선
장 용은 더할
것이다.
하지만
그가
탱킹을
하지
않으면 그대로
우리
팀은
전멸이다.
“장
용씨. 걱정 말고 놈들 시선
끄세요.
힐
드리겠습니다.”
장용은 이를 악
물고,
손에 든 검으로 방패를 후려쳤다.
그
시끄러운 쇳소리에 못 견딘 늑대
괴물들이
하나
둘
그를
향해 돌진했다.
“동글씨.
제가
신호
할
때마다
장
용씨에게 힐 시전 하세요.”
“네!”
“하나… 둘… 지금!”
장 용은
단
두
번
뿐이었을 힐이 또다시 들어온 것에 대해
놀랄
여력도
없었다.
순차적으로
달려드는
괴물들을
방패로
쳐 떨쳐내기 바빴다.
다리를 문 녀석들을 검으로 찌르고
몸을
비틀어
어깨를 문 놈들을 털어내야 했다.
고기 방패라는 단어는 지금 그의 상황에 딱
들어맞는
말이었다.
이동글은
내가
신호를
보내야만 힐을
사용
했다.
나는 그녀의 남은 힐 횟수를 계산하며 속도를
조절했다.
무한정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웬만큼 위급해 지기 전에는 최대한
아껴야
했다.
반면 아까와 비교해 네 다섯 배나 되는
대량의
몬스터가
등장했음에도
김이솔은
매우
차분했다.
가장
바깥쪽의 녀석들부터 한 마리씩
차례로
베어 나갔다.
그녀에게는 지금 눈앞의 적을 베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겠지.
이번 전투로 인해 그녀는 제법
쓸만해
졌다.
하지만 그때.
“김이솔. 뒤 조심해!”
그녀의 뒤에서 웨어울프 한 마리가 돌진했다.
눈앞의 적을
베어
넘기느라 정신
없었던
그녀는, 등
뒤에서
다가오는 놈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내 외침에
급히
시선을 돌렸지만, 막거나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들이받혔다.
김이솔의 옆구리에 웨어울프의 두개골이
정면으로
충돌한 것.
그녀는 그
충격으로
수
미터나
옆으로
굴러 넘어졌다.
“김이솔씨
괜찮으십니까?”
“아,
씨
발! 짜 증 나!”
비명을
지르는 게 아니라 욕설이 튀어나온
걸
보면, 그래도 다행히 별다른 부상은 없어 보였다.
힐은
불필요한
상황.
바닥에
뒹굴면서도 무기를 떨어뜨리지 않아 다행이었다.
검을 집고 일어선 김이솔은 다소 흥분
상태였다.
또다시
이전의 버릇이 나오고 있었다.
자신에게 돌진했던 웨어울프를 단 칼에
베지
못하고,
몇
번이나 후려쳐 곤죽을 만들고
있었다.
“김이솔씨
정신
차리세요! 그러다
장
용씨가 죽습니다!”
어쩔
수
없이
장
용에게 두 번째
힐을
사용했다.
자신이 죽었다고
생각했었는지,
힐이 들어가자 장 용은 놀란
표정으로
이동글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지금
그러고
있을 여유는
없어,
곧바로 적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김이솔이
다시
제정신을
차린
뒤부터는
시간
싸움이었다.
그녀가
적을 베어
넘기는
동안, 장 용은 죽어라 버텼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이동글의
힐이
총 여섯 번
들어갔을
때, 모든
웨어울프를
쓰러뜨릴
수
있었다.
“휴우…”
하마터면
힐이
모자랄
번
했다.
뭐,
그랬다면
이동글의
마력을
더
상승
시킬
생각이었지만 그건 정말 최후의, 비장의 수단이었다.
숨을
헐떡거리며 지쳐있는 둘을 향해, 이번에는 내가 다가갔다.
이
정도
수를
쓰러뜨렸으니 당분간은 괴물 놈들도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혹여 나타나도 한 두 마리일
테지.
“괜찮으십니까?”
“하아, 하아… 당연… 하지.”
숨을
헐떡거리며
대답한
김이솔은
얼굴에서
연신 땀을
쏟아내고
있었다.
슈트때문에 보이지 않지만, 전신에서
흘러
나오고
있겠지.
한편
장 용은 눈을 크게 뜨고 이동글과
나를
번갈아
가며
바라봤다.
이
녀석
제법
터프
한데?
“팀장님. 이동글씨 뭡니까? 힐이 계속…”
“네. 뭐 그렇게
됐습니다.
그녀도 성장을
한
거죠.”
“하지만, 갑자기… 두 번 쓰던 걸 몇 번이나…”
“그녀는 노력했으니까요. 장
용씨도
수고하셨습니다.
30마리가 넘는
놈들을
상대로
버텨내신
건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자부심을
가지세요.”
“아…
네!
감사합니다.”
내가 장 용만 칭찬하는 걸 보고 무슨 표정을 하고
있나
궁금해져,
김이솔의
얼굴을
슬쩍
바라 봤다.
그녀는 내 시선이
자신을
향함과 동시에
고개를
반대쪽으로 휙 돌려
버렸다.
귀여운
것.
그
악마
년이
이렇게 귀여워 질 줄 누가 알았겠어.
난 그녀 보란 듯 이동글에게도 아주 과한 칭찬을 퍼부었다.
머리까지 가볍게 쓰다듬으며,
“동글씨
정말
잘하셨어요.
역시
힐느님! 우리 팀에 빠져서는 안될 존재이십니다.”
“저, 정말 요? 헤헤…
다
팀장님 덕분이에요.”
그런데
오히려 격한 반응은, 내가 원하던 것과 다르게 백화연 쪽에서 시작되었다.
이
전투에서 아무런 활약도
하지
못한 유일한
사람이
그녀였으니까.
내 배려심이 부족했던
걸까?
도도하며
화려한 외모를 가지고
있어
차가운 인상이었던 백화연이,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고
있었다.
난 여자가
우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데,
특히
징징
대며
우는 걸
극히
혐오한다.
하지만
뭐, 그래도 떽떽거리고
지랄하는
거에 비하면
이
쪽이
훨씬
낫지.
“백화연씨. 왜 우세요. 백화연씨도 잘 하셨어요. 저를 지켜주지
않으셨습니까.”
“…네.”
하아…
이번
원정에서 그녀 역시 어떻게
해
보긴 할 생각이었는데, 빨리
무슨
수단을
강구해야지 안되겠다.
김이솔은 저 정도면 됐고, 장 용도 30마리를 상대로 제법 버텨냈고, 이동글의 힐 횟수도 증가 했으니까.
백화연만 어떻게
하면
우리 팀은 상위 던전으로 향할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자리를 피하죠. 오늘은 이 정도면 충분 합니다. 여긴
위험하니까
이동하죠.”
“그래.”
“네.
팀장님.”
계획한
것보다
무척
이른 시간이었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쓰러뜨린
몬스터의
수가 당초
계획을
한참
초과 달성했다.
그러니 오늘은 여기까지.
이제 숙소로 돌아가야 할 때다.
응?
그런데
아직
숨이 붙어있는 놈이 하나 있는지, 개가 낑낑대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주위를 둘러 보며 소리의
근원을
찾아 헤맸다.
“팀장님
안 가세요?”
“아, 네.
잠시만.”
모두가 나를 보며 기다리고 있다.
서둘러야 하는데…
아! 겨우 놈을 발견했다.
김이솔의 검에 어깻죽지를 당했는지 한쪽 팔이 잘려나가 있는 웨어울프.
하지만 아직 숨이
붙어
있었다.
나는 곧바로 놈에게 다가갔다.
한
가지 테스트 하고 싶은 것이 있었기 때문인데, 때마침 그
기회가
찾아왔다.
바닥에
쓰러져
헐떡거리는
웨어울프의 몸에 오른
손을
가져다 댔다.
“칫…”
그러나 내가 원하는 반응이
전혀
없었다.
더 앉아있다가는 피
비린내
때문에
토악질이 나올 것 같아 포기하고 일어나려다 아차
싶었다.
내
능력은
슈트나 옷 위로는
소용이
없다는 것.
머리카락이나 맨 살끼리
닿아야만
능력이 발동한다.
그렇다고 이 죽어가는 늑대 괴물의 몸뚱이에 얼굴을 비빌
수도
없고, 던전 안에서
슈트를
벗는 건 자살행위이니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했다.
게다가 장 용까지 다가왔다.
“팀장님.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아,
별거 아닙니다. 이
놈이
아직
살아
있어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나는
허리에
찬
단검을 뽑았다.
마나 코팅을
하지
않은 일반 단검이다.
“그거 일반 단검
아니에요?
아무리 죽어가는 놈이라도
힘드실
텐 데…”
그런 건
나도
알고 있다.
이 단검으로
마나를
머금고 있는 녀석의 육체를 뚫기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팔이 잘려나간 어깨의
상처에
쑤셔 넣으면 어떨까?
푸욱!
나는
손에
쥔 단검을
놈의
어깻죽지에 깊숙이 찔러 넣었다.
기분
나쁜
감촉과 함께 핏물이 주르륵 흘러 나왔다.
“어?”
그리고
난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
즐거운
퇴근
길.
발걸음이
깃털처럼
가벼웠다.
시간은
아직 오후 3시 밖에 되지 않았지만
오늘
계획한
일은
모두
수행했다.
남은 기간 동안 백화연만 어떻게 하면
우리
팀은
E급 던전에 갈
수
있을
것이다.
임
부장도, 박 차장도 아무런 불만 없이
통과
시켜 줄만큼.
그리고
회사의 D급 C급
팀장들도
모두
찬성할 만큼의 확연한
실력
향상을
이뤄냈으니
다음
회의는
이미 통과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아직 전투 영상은 촬영도
안
했는데,
벌써
그들에게
영상을
선보일
날이 기대되기 시작했다.
우리는
아까
전
지나온
초원을 따라 게이트가 있던 장소로
되돌아가는
중이다.
돌아가는 길에도 어김없이 한
두
마리의 웨어울프가
달려들었지만,
김이솔
혼자서
간단하게 처치해
버렸다.
그녀는
자신의 실력에
크게
만족했는지 아주 기세등등 한
모습.
지난
1주일
간
능력을 잃고 매일
나를
찾아와
매달리던
게 떠올라 새삼스러웠다.
마나를
또
없애버리면 나를 죽이려 하겠지?
서서히
장비
업체가
설치한
천막이 보이기 시작했다.
게이트 코앞에
호텔이
즐비한
상황에
늑대 괴물이 나오는
이
안에서 숙식을 해결해야 하다니, 각성자들이나 나나 참 기구 한 운명인
것
같다.
뭐,
내
스스로
선택한 일이기는 하지만.
“시간이
제법
비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저녁
먹기에도
이른
시간이고.”
“저녁 식사는 꼭
함께
해야 합니까?”
“장 용씨. 그건
왜
묻습니까? 같이 먹기
싫으세요?”
“아닙니다. 그… 이동글씨와
할
얘기가 있어서 단 둘만 식사를 좀 할까
하고.”
“동글씨요?”
나는
급히 고개를
돌려
이동글을
바라봤다.
그녀는
뜬금없이 나오는 자신의
이름에
깜짝
놀랐는지,
두
눈을
크게
뜨고 입은 다문 채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표정을
보니
미리
약속한
건
아닌
것
같은데
뭐지?
장
용이
말을 이었다.
“아, 저 혼자 생각하고 있었던 겁니다.
아직
그녀에게 말은
안
꺼냈습니다.”
뭐? 그녀? 그으녀?
이 새끼가 지금 뭐 하는 개수작이야!?
감히 누구 걸 넘보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