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ked dungeon life RAW novel - Chapter (50)
적나라한 던전생활 〈 50화 〉50화(50/238)
〈 50화 〉50화
“어험… 흠…”
택시를
운전하던
아저씨가 헛기침을 했다.
우리의
대화를
엿들은 모양.
하긴 이
좁은
공간에서 들리지 않는
게
더 이상하지.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아직
술이
덜
깼니?”
“아니요. 저
멀쩡합니다.”
선배는 삐뚤어진 안경을 고쳐
세우며
창가로
고개를
돌렸다.
자신의 무릎
위에서
뚫어져라
올려다
보고 있는
내
시선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나도
모르게
그런 선배 모습에 미소가 지어진다.
이렇게
보니
제법 귀여운 면도
있네.
게다가
반응을
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선배의
허용 범위 안에 내가 들어가
있는
것 같다.
자만하는 게 아니라, 이런
황당한
소리를
했는데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걸
보면
그렇다는
소리다.
싫으면 더 화를
내거나
성희롱으로
고소 할 테니까.
그나저나 나는 술에 취한 건가?
섹스 하자는 소리가 서슴없이
나와
버렸다.
뒤통수에 느껴지는 선배의 허벅지
감촉
때문에
발정이 나서
한
소리는
결코
아니다.
나와 비슷한 과거가 있는 선배를
보니,
선배를 각성자로 만들고 싶어졌을 뿐이다.
가족을 잃었다.
나도
그렇고
선배도 그렇고, 놈들에게
복수
한번은 시원하게
해야
하지 않겠나.
이제 충분히 그럴
수
있는
힘이
나에게
생겼으니까.
이
힘을 나 자신에겐 사용할 수
없어
아쉽지만, 선배라면 분명 갑자기
각성자가
된다
해도
다른
놈들과
다르게 제대로
된
일에
힘을
사용해
줄
것이 틀림없다.
선배가 올곧은 사람이란 거 내가
그
누구보다 잘 아니까.
그리고
선배라면
내가
가진
능력의
비밀을
알더라도 그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다.
은밀한 연애 문제를 스스럼없이
이야기하기
시작한
이유도
비슷한
맥락일 거고.
마음 같아선 지금
당장이라도
마력을
주고
싶은데,
능력의
특성 상
선배와
잠자리를
할
수 밖에
없을
뿐이다.
결코 선배를 따먹고
싶은
건 아니다.
물론 선배는 매력적인 여성이지만…
“아, 아아… 아파요 선배.”
선배가
내
코를
꼬집어
왔다.
하지만 표정이 어둡지
않은
걸 보면 역시 내 생각이
맞는
것 같다.
다행이다.
사실
너무
급 발진 한 것 같아 나름 걱정 중이었는데.
“너
정말 병원 안
가도
돼?”
“네.
괜찮아요. 가서 검사 받아도 아무것도 안 나올 겁니다.”
“그럼 일단, 내려서 이야기 하자. 멀쩡하면
그
무거운 머리 좀 치워주겠니?”
“… 아쉬운데.”
난
괜히
고개를
틀어
선배의
아랫배를 향해 얼굴을 돌리려
했다.
뒷좌석이 좁아
몸은
정면을
바라보는
상태로 머리만
돌리려니
근육이 비명을
지른다.
그래도
선배
냄새를
맡고
그곳에
부비부비 하고
싶어.
“아, 아,
아프다니까요.”
“뭐 하는 짓이야! 기사님도 계신데!”
그럼 단 둘만
있었으면
해도 된다는 소리?
나는 자세를 바로
잡으며
선배 무릎에서 머리를 들어 올렸다.
선배가 손으로 밀어내는 통에
어쩔
수
없었다.
확실히
기사 아재가 지켜보고 있는
이
안에서는 무리가 있지.
“그럼… 선배 집으로 갈까요? 아니면 우리
집으로…”
“쉿! 제발 좀
조용히
해!
헛소리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
저기…
기사님.
저희
이 앞에서 내려 주세요. 죄송합니다.”
선배의
주문에
택시는 금세 멈춰 섰다.
기사 아재는 우리를 보며 징그러운 미소를 보이고는 출발했다.
그렇게 겨우 둘만 남은
상황.
그런데 하필 우리가 내린 바로 옆에
모텔이
보였다.
설마
창문
밖을
본
이유가
모텔을
찾으려 했던
건가?
“선배… 대단하시네요.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상한 오해 하지 마!
난
이제 집에 갈 테니까
너도
정신 차렸으면 돌아가. 여친이랑 헤어진 지 얼마
안돼
고픈 모양인데, 이번 한번만 용서해
줄
거야.
나한테 또
그러
소리 하면 혼난다.”
아,
내
착각이었나?
다시
되묻기도
뭐하고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혼자
김칫국
마시고 있었을
줄이야.
완강한
거부를
하지
못했던
건 택시 안이었기 때문인가?
뭐, 어쩔
수
없지.
하아…
나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냈다.
선배랑
한
바탕 할
거
아니면 펴도 상관
없겠지.
“죄송합니다. 하지만 오늘 하룻밤만 상대하려고 그런 소리 한
건
아니었어요. 제 외로움 달래려 그런 것도 아니고.”
“그래.
그래. 알았어.”
선배는 이 이야기를 더 꺼내고 싶어하지 않는 눈치였다.
그럼 그만 꺼내야지
뭐.
난 씁쓸한 마음으로 담배를 입에 가져다 물고 불을 붙였다.
그리고
깊게 빨아들이려는
찰나.
“너 담배 끊었잖아. 왜 또 피는 거야?”
선배는 내 입에 물린 담배를 가로채 갔다.
섹스도 안되고, 담배도 안된다는 거야?
“주세요. 이제 담배 피지 말라고 잔소리 하는 사람도 없는데요
뭘.”
“내가
잔소리
해
줄
테니까 계속
피지
마. 건강에도 안 좋은 걸 왜 피니? 너 담배 다시 펴서 오늘 쓰러진 거
아냐?”
“담배가
해롭다는 건 인정
하지만,
무슨
담배
때문에
쓰러집니까.
제가
몇십 년 담배 펴온 꼴초 할배도 아니고. 쓰러진 건 그냥
선배
이야기 듣다가
옛날
생각나서 그랬어요. 트라우마라고 할까.”
“무슨 얘기? 너
지금
내 탓하는 거니? 트라우마는 또 무슨
소리야?”
“천지 백화점이요.
거기
우리 가족들도 다
있었거든요.
그 사건 당일 날이 제
생일이라서…”
나는 새로운 담배를
하나
더 꺼내 다시
입에
물었다.
천지
백화점
이야기를
꺼낸
탓인지 이번에는 선배도
나를
말리지 않았다.
담배에 불이 붙었고 나는 대로변에 쭈그리고 앉아
처량하게
입에 문
담배를
태우기 시작했다.
그런데
선배가 내
옆에
같이
쭈그리고
앉았다.
그리고 내게
빼앗아
간 담배를
자신의
입에 물었다.
“선배?”
“크읔, 콜록. 콜록.”
“무슨 짓
하시는
거예요?”
“무슨 맛으로 피나 해서…
콜록.
이거
피면
씁쓸한
기억이 잊혀지기라도 하는가 싶어서.”
“뭐에요 그게. 이리
주세요.”
“가만
있어. 너도 피는데 난 안되니?”
“이리 주세요.
저
때문에
안 피우던 걸 피우실 필요는
없잖아요.”
“그럼
너도
피지
마.”
나는
어쩔
수 없이 담배를 껐다.
그러자
선배도
따라 껐다.
하여간
이
선배는 사람 다루는 스킬이
참…
이렇게 하면
내가
피우지
않을
거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나는
그런
선배에게 왠지
지기
싫어져
툭 농담 한마디를 던졌다.
“선배랑 못 하게 된 마당에
담배나
태우려 했는데,
그걸
말리셨으니
어떻게
보상해 주실 거에요?”
“담배
피우지 말라고
한
건
너잖아?
난
네
옆에서 같이 피울
생각이었는데?”
“아… 그럼
제가
선물을
드릴까요?”
“아니. 네가 담배
안
피우는 게 선물이야. 그럴 거지?”
이것 참.
선배에게는 말싸움으로 이길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집착이 있던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난 그냥 피식 하고 웃어
넘겼다.
“선배는
여전하시네요.”
“왜. 그래서
정나미라도
떨어졌니?”
“아니요.
반해
버릴 것 같습니다.”
“… 으이그
정말!”
주먹을 쥔 작은 손으로 내 옆구리를 때려 오는 선배.
실드가
전혀
반응하지 않을 정도로 약했다.
오히려 더
내
몸을
건드려
줬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니
말 다했지.
나는 오늘, 그동안 선배에게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표정들을 볼 수 있었다.
지금까지는
내게
여자 친구가
있다는
것으로 인해, 선배와 나 사이에 줄 곳 넘어선
안되는
선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
선이 사라진 지금.
나는 눈앞의 선배를 여자로 느끼고 있다.
그럼 선배는
어떨까?
나는 결국 선배를
집까지
데려다
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손을 잡지도, 키스를 하지도,
그
어떤 터치도 없었던
시간이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농후한 시간이었다.
오고 간 수많은 대화들.
내 과거. 선배의
과거.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생각인지.
그런
이야기들을 듣고 나니 역시 선배를 각성자로 만들고 싶어 졌다.
서두를 것 없다.
앞으로 천천히 시간과 공을 들이자.
선배는
나에게 있어 충분히 그럴만한 여자니까.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많은
생각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특히 선배가
모래
정원에
대해서
한
이야기.
“게이트 안에 또 다른 게이트라…”
그런
일이 앞으로도
더
자주 벌어질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문득 스쳐 지나갔다.
갑자기
오한이 왔다.
오늘 혼자
자기
싫어 졌다.
불과 수십 분
전
피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
담배를
물고,
나는
누구를 부를까 하다가 이동글을 불렀다.
그
말랑말랑한
가슴에 파묻혀
잠이
들면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을
것
같아서.
***
꿀맛 같던 휴일이 지나고
어느새
화요일이 되었다.
어제는
사무실에서
하루
종일 해운대 게이트
안에서
찍어온 영상을 편집하느라 바빴다.
왜냐하면 오늘이 우리
F팀의
두 번째 전체 회의 날이기 때문이다.
오전은
우리 회사 밥줄인 C팀과 D팀의 미팅과 회의가
있었고,
오후
2시를 기준으로 F팀에 대한 회의가 시작된다.
그
첫
주자는 김찬일 선배
팀이었고,
이제 우리 차례가
왔다.
대여한
회의실에는
임 부장,
박
차장은 물론이고
C팀과
D팀의
팀장들까지
대기
중이었다.
오전
회의에 들어가지 않은
난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지난 주 회의
때
상위 팀의 팀장은 1명 뿐이었는데,
오늘은
전체 소집이라도 있었던 것
마냥
모든 팀장들이
앉아
있었다
그리고
이 장소에는
각성자들도
들어와
있다.
물론 F팀 녀석들만.
우리
팀과
김찬일
선배 팀의 각성자 8명이 모두 내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흠, 흠. 안녕하십니까. F팀
담당
팀장
강정혁입니다.”
인사와 자기 소개, 그리고 우리 팀 각성자들의
소개까지
끝마친 뒤에야 내가 편집한 영상이 재생되기
시작
됐다.
“보시는
바와 같이, 저희 팀은 마법사가 없습니다. 일단 탱커인 장 용씨를 필두로…”
영상이
진행되는 초반에는 그 누구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웨어울프들이 나타나면서 한 둘
놀라기
시작했다.
“호오… 파티가 아닌 혼자 서도 충분히 사냥 하는데?”
“음…
깔끔한
솜씨다. 마력이
부족할
터인데
단칼에
깨끗하게
절단
내는군.”
“원거리 공격도 나쁘지 않아. 명중률도 높고
무엇보다
관통력이
엄청 나. 이제 막 들어온 신예라고 보이지
않을
정도야.”
그리고
영상이
전환 되었다.
내가
늑대
숲
안으로
웨어울프의
대가리를 집어
던지는
장면.
“응? 설마…”
“재밌어. 숲 안에 들어가진 못할 테니까 밖으로 유인해서 잡으려는 생각이겠지?”
아니거든?
숲 안에 들어가면
촬영하기
힘들어서 그런
건데?
나는
굳이
상급자의 말을 되받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을
이어 나갔다.
“지금
들이닥친
녀석들은
총
12마리입니다.”
“위험하게 사냥하네. 굳이
저럴
필요가
있나?
저러면 힐러랑 탱커만 힘들지 않아? 한 마리씩
떼어내
각개격파하는 것이…”
“조언
감사합니다.
다만
그렇게
되면
힐러와
탱커의 진면목을 보여줄 수 없을 것 같아 일부러 이런 식으로 진행했습니다.”
뒤에 이어진 사람들의
반응이
내심 즐거웠다.
나는
한
명 한 명 우리 각성자들을 호명하며 칭찬의
말을
덧붙였다.
뒤에서 지켜보던 녀석들의 표정까지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지금 한껏
흥분한
상태일 걸?
“… 마지막으로 힐러인
이동글씨는
기존 2번
뿐이던
힐을 10회 이상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오!!
그래 그래.
그렇게
감탄하라고.
이
정도면
아카데미
엘리트 출신들과 견준다 까지는 무리더라도, 가장 밑바닥 녀석들만 데려오는 우리
회사에서는
나름
손에
꼽힐
정도로 괜찮은 신예들이라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이미 팀장들과 임 부장, 박 차장의
반응이
예사롭지 않다.
“강정혁이.
대체 무슨
마법을
부린 거야? 지난 주
봤던
거랑은 아주 180도 다른데?”
“부장님도
그렇죠?
제가 봐도
그렇습니다.
게다가
영상에는
없었지만 보스 몬스터도 토벌 했다고 하지 않습니까. 내일 바로 경매 들어가는 그 라이칸 발톱.”
“아,
그랬지.
F급
던전에서
보스라니 강정혁이는 운도
제법
따라 주는 모양인데?
허,
허.”
완전히
먹혀
들었다.
박 차장
땡큐!
난
이제
E급 던전은
물론
D급
던전도
머지않았음을
실감했다.
앞으로
뒤도
안
돌아보고
쭉쭉 치고
올라가는
거야!
머지않아 D급
팀장…
아니야 C급 팀장들이 앉아있는 저
자리가
내
차지다.
“발표는
잘
봤고,
각성자들은
잠시
나가 있어 주게. 팀장들만
남아.”
김찬일
선배
팀의 각성자와 우리 풋내기들 넷은
잠시
밖으로 나갔다.
지금부터 적나라하게 평가를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당사자들이 듣게 끔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시간이
끝나고 다시 그들을
불러
들여 회의
결과를
통보하는
수순.
그럼 곧 다음 원정지가 결정 나겠지.
나는 과연 어떤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다음 원정이 E급 던전이라는 건
당연한
소리고,
이거 잘 만하면
최단
기간 D급 팀장을 달게 되는 거
아닌가
몰라?
그런데
이게 웬 걸.
회의 방향은 내가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D팀의 팀장
하나가
이야기를 꺼냈다.
“부장님.
저는 저 힐러
마음에
들던데, 우리 쪽으로
보내
주시죠. 우리팀
힐러
아무래도
조만 간 다른 쪽으로 가려는
낌새에요.
아무리
설득해도
재계약
할 마음이 없어
보이더라고요.”
큰일
났다.
이동글을 다른 팀, 그것도 무려 D팀에 빼앗기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