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no Machine Advent (Descent of the Demon God) RAW novel - Chapter (235)
광서성 서북쪽.
귀주성으로 넘어가는 인근에 자리한 한 작은 마을 호초현.
60가구만이 사는 작은 마을이라고 해도 있을 만한 것은 다있는 평화로운 곳이다.
“아이고. 소교주님 오셨습니까?”
마을의 입구에서부터 마중을 나온 이들이 있었다.
천마신교의 복색을 갖춘 이들은 호초현 지부의 교인들이었다.
반갑게 환영하는 이들을 바라보며 어색한 미소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이가 있었으니, 소교주 천우명이었다.
‘아…..’
천우명의 눈빛에는 실망감이 자리하고 있었다.
사흘 째 되는 날 동안 세 번의 마을을 거쳐 가고 있는데, 하나 같이 들어가는 족족히 천마신교의 교인들이 반겼다.
‘이게 아닌데…..’
그가 기대한 순례길 여행은 이런 것이 아니었다.
좀 더 모험적인 의미가 컸다.
처음 가보는 타지에 새로운 사람들과 의를 맺을 수 있고, 숨겨진 정사의 적들이 나타나 대립각을 이루며 격렬한 싸움도 벌어지는 그런 상황들을 원했다.
하지만 현실은 완전히 달랐다.
“호조현 지부장 백웅입니다. 저희 지부로 모시겠습니다.”
“히히히, 잘 부탁하네.”
“여부가 있겠습니까? 전주 어른.”
가는 곳마다 천마신교의 지부가 없는 곳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지부장들이 마중을 나오고 천마신교에 있는 것마냥 안락한 숙식을 제공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천우명이 기대했던 무림의 낭만은 있을 수가 없었다.
‘아아아.’
사실 이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현 무림은 천마신교에 의해 하나로 통일 되었다.
무림인뿐만이 아니라 중원인들의 6할 이상이 천마신교의 교리를 따르는 세상이 된 판국에 그가 생각하는 모험적인 무림이 펼쳐질 리가 만무했다.
‘아니야. 이건 아니야!’
“소교주님?”
자신도 모르게 절규에 가까운 표정을 짓는 천우명을 최연소 장로인 고왕숙이 의아한 표정으로 말 걸었다.
“아, 아무 것도 아냐.”
“아무 것도 아니긴요. 혹시 불편하신 거라도 있으세요? 아프신 거면 제가 밤새 병간호라도….”
“절대 아니야!”
사심이 담긴 그녀의 모습에 천우명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마도관에 있을 무렵에는 숙소도 달라서 몰랐지만, 나와서 사흘 간 함께 있어보니 천우명 역시도 알 수 있었다.
‘위험하다.’
왜 허봉 호위 전주가 자신을 지켜준다고 결의를 보였는지 알게 되었다.
틈만 나면 단둘이 있는 시간을 노리는 고왕숙이었다.
“에이. 아프시면 어려워 마시고 이야기하셔도 되요. 저희 마도관 동기 사이잖아요.”
몸을 배배 꼬는 고왕숙.
이두근와 삼두근에 핏줄들이 불끈 튀어나왔다.
‘소름.’
천우명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러다가 그의 눈에 마을 안쪽에 있는 객잔이 보였다.
호초 객잔.
그곳에 도검을 착용한 여러 무림인들으로 짐작되는 이들의 모습이 보였다.
특정 문파의 옷을 입은 것이 아니라 정확히는 알 수 없었지만 처음으로 천마신교 이외의 무림인들을 본 그는 흥미가 끌렸다.
“흠흠. 허 숙부.”
“아? 네?”
호초현 지부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허봉을 불렀다.
“오늘은 지부가 아니라 객잔에서 머무는 건 어떨까요?”
“객잔이요? 지부도 있는데 굳이 값을 치러가면서 객잔에 머물…..”
허봉이 차마 끝말을 잇지 못했다.
어렸을 때부터 조카처럼 천우명을 키운 그였다.
뭔가 바라는 것이 있을 때 천우명의 눈빛을 모를 리가 없었다.
“아이고. 그럼 오늘은 객잔에서 만찬을 즐겨보도록 할까요?”
“역시 숙부님이십니다!”
천우명이 그의 말에 반색을 했다.
이에 호초현 지부장 백웅만 당혹스러워 할 뿐이었다.
‘헉!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았나?’
각 마을에 배치된 지부장들이 열렬히 소교주 일행을 환영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차기 제왕이 될 천우명과 고위급 간부인 허봉에게 눈도장을 찍히기 위해서였다.
“소, 소교주님. 저희 지부에 호초현에서 제일가는 숙수도 초빙해서 지금 저녁 만찬 준비를 하고 있는데…..”
[흠흠. 백웅 지부장.]이에 허봉이 그에게 전음을 보냈다.
간단한 전후 사정을 이야기 하자 백웅이 아쉬운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다.
처음에는 의아해했던 고왕숙은 객잔에 머물게 된다는 사실에 오히려 속으로 좋아했다.
‘본교의 지부가 아니라면 더 기회가 있잖아.’
그녀는 소교주와의 사랑을 꿈꾸는 풋풋한 소녀였다.
물론 소녀치고는 굉장한 위압감을 가지고 있지만 말이다.
지부의 교인들과 헤어지고나서 객잔 앞으로 다가선 천우명이 신신당부했다.
“지금부터 저희는 그냥 작은 중소문파의 사람들입니다. 아시겠죠?”
“알겠습니다. 소교….아니 도련님. 히히.”
“네. 도련님.”
천우명이 이렇게 당부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사람들이 자신을 어려워하고 다가오지 않는 것을 막기위함이었다.
당금 그의 신분은 차기 무림의 황제였다.
이 신분 때문에 여행이 단조로워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끼이이익!
“어서 옵쇼.”
객잔을 열고 들어가자 점소이가 그들을 반겼다.
‘저들이군.’
천우명의 눈에 도검을 세워놓고 객잔의 자리에 앉아 있는 여덟 명의 무림인들이 보였다.
그들의 옷차림을 보면 호피 가죽부터 시작해 각양각색이었는데,
[아무래도 낭인들 같군요.]경험이 많은 허봉이 그에게 알려주었다.
어지간한 종파나 문파인들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그였기에 저들의 복색만 보고도 대충 정체를 짐작할 수 있었다.
‘흠. 낭인들이라.’
허봉의 눈빛이 묘해졌다.
중원 무림이 천마신교에 통일되었다고 하지만, 모든 무림인들이 그 밑으로 복속한 것은 아니었다.
끝까지 저항하는 이들도 있었고 낭인이나 표사가 되면서까지 거부한 이들도 있다.
어찌 보면 천마신교에 좋지 못한 감정을 지닌 자들이었다.
-슥!
천우명 일행들이 그들을 발견한 것과 마찬가지로 낭인들의 시선 역시도 입구에 서있는 그들에게로 향했다.
누가 보아도 천우명 일행 역시도 무림인들이었다.
특히 가장 위압감을 자랑하는 고왕숙을 본 낭인들이 경탄을 내뱉었다.
“대단해.”
“저 정도면 엄청난 고수이겠는걸.”
“척 봐도 신력이 보통이 아니겠어.”
하나 같이 낭인들이 고왕숙을 보면서 놀라워했다.
물론 실제 무위도 그랬지만 겉모습만으로도 고수의 풍모를 갖춘 그녀였다.
다만 누구도 고왕숙을 여자로 보지 않았다.
-부들부들!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녀가 불쾌함으로 몸을 떨었다.
“여깁니다. 손님들.”
점소이가 빈 자리로 천우명과 일행들을 안내했다.
자리에 앉은 허봉이 신이 난 얼굴로 말했다.
“이 객잔에서 제일 잘나가는 요리들로 탁자 위를 가득 채워보게.”
“오옷! 저, 정말이십니까?”
“고럼!”
허봉이 허리춤에 묵직한 붉은 주머니를 짤랑거리며 흔들었다.
간만에 손이 큰 손님들의 등장에 점소이가 신이 나서 부리나케 주방으로 달려갔다.
“너무 많이 시키신 거 아닙니까? 숙부.”
“탁자가 뭐 그리 크지 않아서 괜찮을 겁니다. 도련님.”
허봉의 말대로 탁자는 그리 크지 않았다.
큰 접시로 된 요리 여섯 개면 가득 찰 정도의 면적이었다.
주위 손님들을 보면 대다수가 간단한 요깃거리나 국수를 먹고 있었는데, 통 큰 주문에 흥미를 느꼈는지 슬며시 쳐다보고 있었다.
얼마 후에 그들이 나온 요리들로 탁자가 가득 찼다.
“크. 도련님 어서 드시죠.”
“숙부도 맛있게 드십쇼.”
식사를 하는 내내 천우명의 시선이 힐끔거리며 낭인들에게로 향했다.
뭔가 자신이 읽었던 이야기 서적들을 보면 이런 객잔에서 많은 일들이 벌어지곤 했는데, 생각보다 낭인들이 조용하다.
술을 마셔도 조용히 마시면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아…….뭔가 아닌데.’
낭인들지고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천우명은 그 원인을 고왕숙이라고 여겼다.
조신하게 앞 접시에 요리들을 담아서 먹는 그녀는 기품이 넘쳤다.
다만 팔을 뻗을 때마다 잘 발달된 근육들이 꿈틀 거리면서 어지간한 사람들은 근접하기도 힘든 위압감을 풍기고 있었다.
‘이래서 고왕숙을 붙인 건가.’
백 명의 호위보다 그녀 하나로 충분했다.
천우명은 급격히 침울해졌다.
이대로라면 자신이 꿈꿨던 중원 여행은 말 그대로 눈요기 관광으로 끝날 듯 했다.
그러나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저벅저벅!
낭인들 중의 한 사람이 그들에게로 다가왔다.
호들갑을 떨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던 허봉이 슬며시 그 낭인에게 고개를 돌렸다.
특별히 경계심을 가져서는 아니었다.
-탁!
호피를 입고 있는 중년의 낭인이 포권을 취하며 인사했다.
“잠시 실례해도 되겠소이까? 대협?”
그가 인사를 한 것은 일행 중에 가장 연장자인 허봉도 가장신분이 높은 천우명도 아니었다.
다름 아닌 고왕숙이었다.
“풋.”
허봉이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이제 겨우 18살 밖에 되지 않은 그녀가 대협이라고 불렸다.
물론 풍모만 본다면 충분히 대협이라고 불릴 만한 인상을 지니고 있었다.
-불끈!
그녀의 근육이 꿈틀거리며 용솟음쳤다.
천우명의 앞에서만큼은 부끄러움이 많은 여인이었지만, 그녀는 마도관을 조기졸업하고 17살의 나이에 장로마저 꺾을 만큼 호전적인 성격이다.
“지금 나한테 대협이라….”
“진정해. 고왕숙.”
“어머. 도련님.”
천우명이 화를 내려고 하는 그녀의 어깨를 붙잡고서 만류했다.
이에 그녀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소곳한 자세를 취했다.
“어머?”
그녀의 입에서 나온 청아한 여인의 목소리에 낭인의 표정이 기묘해졌다.
‘뭐지…..’
잠시 당황해 하던 낭인이 다시 포권을 취하며 자리로 돌아가려 했다.
이에 천우명이 그를 붙잡으며 말했다.
“무슨 일이시오.”
“어…그게…..”
이미 마음이 바뀐 낭인이 뭐라고 핑계를 대어야 할지 망설였다.
-콰드드득!
‘!?’
그런 그의 두 눈에 고왕숙의 손에 가루가 되어가고 있는 조그마한 찻잔이 보였다.
보통 사람의 두 배에 가까운 그녀의 손바닥 크기는 찻잔마저 술잔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낭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때 고왕숙이 오른손을 들어서 입을 가리키고는 양손을 교차해서 X자를 만들더니, 자신의 목을 긋는 시늉을 했다.
-휙! 휙휙! 슥!
해석하면,
‘말…..안 하면…..죽는다.’
독해를 완벽하게 끝낸 낭인이 조용히 다시 포권을 취하며 정중하게 말했다.
“호, 혹시 대협분들께 도움을 청해도 되겠습니까?”
‘도움!’
낭인의 그 말에 천우명의 눈동자가 생기로 반짝였다.
* * *
천마신교의 객실에 구금되어 있는 황실의 사신단들.
사흘 째 이곳에 갇혀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그들의 얼굴은 초췌해보였다.
특히 큰 사고를 쳤다고 할 수 있는 태부 이윤은 다른 사신단원들과 떨어져서 앉아 있었다.
왜 천마신교 교주의 심사를 건드렸냐며 지금까지 시달린 그였다.
‘아아……태자 저하를 제대로 보필하지도 못했는데, 여기서 내 인생이 헛되이 끝나는 것일까?’
한참 스스로의 인생을 비관하고 있을 때였다.
“충!”
객실 바깥에서 호위 무사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더니 이내 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객실 안으로 들어왔다.
“처, 천 교주님!”
“아이고 천 교주님!”
그는 바로 천마신교의 교주 천여운이었다.
구금되어 있던 사신단의 관료들이 그의 앞으로 달려가 애원하듯이 무릎을 꿇었다.
혹시나 자신들의 신상에 문제라도 생길까봐 노심초사한 그들이었다.
‘크윽.’
고고한 태부 이윤은 차마 그들과 같이 하지 못했다.
몸을 벽 쪽으로 돌려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가만히 자리를 지키려고 했다.
그때 그의 어깨를 누군가 붙잡았다.
다른 관료들이 자신더러도 빌라고 하는가 싶었는지 태부 이윤이 최대한 강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찌 유자 된 도리로 목숨을 구걸할 수 있단….”
“호오. 그래?”
‘헉!’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다름 아닌 교주 천여운이었다.
당황한 그가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게요! 이 태부!”
“교주님께 사죄는 못할망정!”
그런 그를 관료들이 거칠게 타박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기에 태부 이윤이 폭발하듯이 토로하고 말았다.
“이, 이게 말이 되는 일입니까? 대명제국 태자 저하의 지엄한 명을 일개 종교 단체의 교주가 이런 식으로 함부로….”
-탁!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그의 머리를 천여운이 움켜잡았다.
“이, 이게 무슨 짓입니까?”
“아무래도 네놈을 여기로 보낸 그 태자란 녀석을 당장 봐야 겠구나.”
“네?”
-스르륵!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들의 모습이 객실에서 사라졌다.
공간에 스며들 듯이 사라진 그들이 있던 곳을 사신단의 관료들이 멍하게 쳐다보았다.
“사라졌어!”
“대, 대체 이게 무슨?”
* * *
황도 개봉(開封)
황도의 중심부에는 황궁인 용정궁(龍亭宮)이 있다.
금빛 기와들로 이루어진 용정궁 내에 황제가 기거하는 건안궁대전.
대전의 옥좌에 앉아 있는 당대 황제 주태겸이 노기가 서린 목소리로 누군가를 다그치고 있었다.
“네가 뭐라고 제멋대로 천마신교에 서신을 보낸단 말이느냐!”
“아바마마! 어찌 제게 그러시옵니까?”
그런 그에게 맞서서 17세의 소년.
용무늬가 그려진 붉은 옷을 입은 소년은 황태자인 주치윤이다.
“허어. 정녕 정신을 못 차렸구나. 국사와 서신으로 면담을 할 수 있는 권한은 오직 황상의 자리에 있는 짐뿐이다. 짐을 능멸하려는 게냐!”
대조례에 참석하지 않는 태부 이윤과 몇몇 관료들의 행방을 찾다가, 그들이 십만대산으로 가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황제 주태겸이다.
그는 이 사태를 굉장히 심각하게 여기고 있었다.
-털썩!
주치윤이 바닥에 무릎을 꿇고서 간청하듯이 말했다.
“아바마마! 아바마마께서는 이 대제국의 만인지상이신 분이옵니다. 그런데 어찌 한낱 국사의 눈치를 보는 것이 말이 되옵니까? 부디 통족하여 주시옵소서!”
그런 주치윤의 말에 황제 주태겸은 더욱 노기가 올랐다.
그렇게 신신당부 했건만 설마 자식 놈이 이런 짓을 벌였으리 라고 누가 알았겠는가.
황제의 체면 때문에 적당한 조언 정도로 넘어갔던 것이 이런 사태로까지 벌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태자. 너는 국사를 모른다. 그는…..”
차마 뒷말을 잇지 못했다.
황제라도 전혀 개의치 않는 절대자란 사실을 어찌 자신의 입으로 말할 수 있겠는가.
“아바마마. 어찌 그러시옵니까? 소신은 그저 국사에게 당금 벌어지는 그 사건에 대해 도움을 요청했을 뿐이옵니다. 그것이 그리도 불안하시다면 이 일은 제 독단으로 벌인 것이라고 국사에게 말해도….”
-스륵!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공간이 일그러지며 대전 안으로 누군가 털썩하고 떨어졌다.
“으허!”
바닥에 엎어진 그를 본 태자 주치윤이 놀라서 소리쳤다.
“태부!”
그는 바로 태윤이었다.
그런 태윤의 옆으로 누군가 사뿐하게 내려왔다.
옥좌에 앉아 있던 황제 주태겸이 놀라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 났다.
“구, 국사!”
그는 바로 천여운이었다.
국사라는 말에 태자 주치윤이 영문을 몰라 그를 쳐다보았다.
대전 주위는 수많은 금의위들과 환관들이 지키고 있었는데, 대체 언제 이곳으로 들어왔단 말인가.
게다가 태부 이윤은 지금 천마신교에 있어야 했다.
“국사 어찌 이렇게 예고도 없이 방문을….”
“폐하.”
“부, 불렀소?”
말까지 더듬으며 눈치를 보는 황제 주태겸.
그의 모습에 태자 주지윤이 어이가 없는 것을 넘어서 분노했는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천여운을 향해 노성을 내질렀다.
“네 이노오오오오옴! 감히 한낱 국사 놈이 대명제국의 황제폐하께 이런 무례함을 보인단 말이느냐! 당장 무릎 꿇지 못할…”
-쾅!
“크헉!”
외침이 끝나기도 전에 태자 주치윤의 무릎이 강제로 대전바닥에 꿇려졌다.
무릎이 나갈 것만 같은 고통에 주치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무, 무슨 진기가!’
나름 남진무사를 통해 무공을 전수 받은 그였다.
그렇기에 자신을 억누르는 것이 상상을 초월하는 진기임을 알 수 있었다.
-저벅저벅!
그때 천여운이 그를 향해 다가왔다.
그리고는 오만한 눈빛으로 무릎을 꿇고 있는 태자 주치윤을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어른들의 대화에 누가 끼어들라고 했나?”
“뭐, 뭣?”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