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no Machine Advent (Descent of the Demon God) RAW novel - Chapter (243)
늦은 밤.
십만대산 천마신교의 태상교주전.
그곳에서 반백의 머리카락을 하고 있는 중년인이 한 다섯 살 정도로 보이는 예쁘장한 여아를 목마 태우며 놀아주고 있었다.
“꺄르르르.”
여아는 어찌나 즐거운지 계속해서 웃어댔다.
그런 여아의 반응에 반백의 중년인이 환한 얼굴로 좋아했다.
반백의 중년인의 이름은 천유종.
현 교주인 마신 천여운의 친부이자 태상교주이다.
“할부지 어지러워요.”
한참을 그렇게 놀던 태상교주 천유종이 여아가 어지럽다는 말에 얼른 밑으로 내려놓았다.
“령아. 괜찮느냐?”
여아의 이름은 천혜령.
천여운의 둘째 부인인 왕여군이 나은 늦둥이 딸이었다.
“어지러버요.”
혜령의 그 말에 천유종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나무랐다.
“그래서 할애비가 적당히 하자고 하지 않았느냐. 원 녀석도.”
“힝.”
말은 나무라면서도 어찌나 아끼는지, 그녀를 쳐다보는 눈빛에 꿀을 담은 듯하다.
그때 문밖에서 여시종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태상교주님. 교주님께서 오셨습니다.”
“교주가 왔느냐? 들라 해라.”
“네. 알겠나이다.”
혜령이 천유종의 품에서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물었다.
“할부지는 왜 아빠 이야기만 나오면 그렇게 그런 표정을 짓는거야?”
그런 혜령의 물음에 천유종의 표정이 묘해졌다.
아이가 바라보는 눈빛은 누구보다도 정확하다고 했던가.
그런 그녀의 물음에 천유종이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그건 이 할애비가 네 아버지한테 늘 미안하기 때문이란다.”
“늘 미안해?”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혜령.
그런 그녀를 천유종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드륵!
그때 문이 열리며 천여운이 방으로 들어왔다.
“아빠아아아아!”
혜령이 쪼르르 천여운에게로 달려가 품에 안겼다.
그런 혜령을 천여운이 딸 바보 마냥 한껏 풀어진 얼굴로 안아들었다.
“우리 령이. 할아버지랑 잘 놀고 있었어?”
“웅. 할부지가 아까 책도 읽어주고 목마도 태워줬다! 아빠보다도 잘 놀아줘.”
혜령이 자랑을 하며 이야기 했다.
할아버지인 천유종을 참으로 좋아하는 아이였다.
“그거 좋았겠구나. 한데 이제 밤이 늦었으니, 할아버지도 쉬셔야 하고 우리 령이도 자야지.”
“웅. 더 놀고 싶은데.”
투정을 부리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천여운이 말했다.
“대호법.”
-스륵!
그의 뒤로 독특한 문양의 가면을 쓴 사내가 나타났다.
대호법 마라겸이었다.
“치치.”
혜령이 대호법을 보자마자 콧방귀를 뀌면서 귀엽게 자신의 양 손을 허리에 가져갔다.
자신이 삐졌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행동이었다.
가면 틈새로 보이는 마라겸의 주름진 눈매가 초승달을 그렸다.
“아가씨. 코~할 시간입니다.”
“싫어! 싫어! 할부지랑 더 놀 거야.”
-탁!
“꺅!”
마라겸이 그녀를 쑥 들어 올려 자신의 어깨에 목마를 태웠다.
그러자 볼이 씰룩거리며 나와 있던 혜령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꺄르르 거리며 좋아했다.
목마를 참 좋아하는 아이였다.
“그럼 아가씨를 방으로 모시고 가겠습니다.”
“부탁하네.”
“가겠습니다. 아가씨. 부우우웅.”
“꺄르르르.”
아이를 다루는 것이 익숙한 대호법 마라겸이다.
혜령이 좋아하며 나가는 모습을 천유종과 천여운이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두 사람이 나간 후의 방은 고요해졌다.
어색한 기류가 흐르는 방안의 정적을 깬 것은 천여운이었다.
-슥!
천여운이 손을 뻗어 호롱불에 비친 그림자 속에서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그것은 옥으로 만든 술병과 두 개의 잔이었다.
천여운이 아버지인 천유종에게 말했다.
“한 잔 하시겠습니까?”
“……그거 좋은 생각이구나.”
어색하게 답하는 천유종.
그런 그를 무뚝뚝하게 쳐다보며 탁자 위로 술병과 잔을 내려놓는 천여운.
그렇게 시작된 술자리는 밤이 깊어지도록 계속되었다.
말없이 주거니 받거니 잔을 교차하는 두 부자의 얼굴에 어느새 미소가 피어나고 있었다.
끝
ⓒ 한중월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