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no Machine Advent (Descent of the Demon God) RAW novel - Chapter (56)
“감히!”
“그 분께 손을 떼랏!”
자신들의 상사인 미축이 당하는 모습에 시청 직원 복장을 하고 있던 세 명의 조직원들이 천여운을 향해 달려들려 했다.
그런데 그들이 간과한 또 다른 괴물이 있었다.
유소화가 그들을 향해 손을 뻗었다.
-쾅!
“으헉!”
“모, 몸이!”
그러자 그들이 있던 바닥이 2미터 가량의 원의 형태로 움푹 파이며 조직원들의 하반신이 체육관 바닥을 뚫고서 박히고 말았다.
그녀의 눈에 이채가 띠었다.
50G의 압력으로 단번에 압사시켜서 죽여 버릴 작정이었는데, 저들의 몸이 생각보다 단단했는지 바닥에 박히기만 했다.
“명색이 중력마녀다. 붙어서 있지 말고 산개햇!”
“넵!”
2팀의 수장인 흑색 모자를 쓴 사내의 외침에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조직원들이 최대한 서로 간의 공간을 벌려서 그녀의 중력장에 대비하려 했다.
‘부회장님?’
이들의 모습에 유소화를 비롯한 비막헌이 어찌 대응해야 할지 천여운의 눈치를 보았다.
“전부 죽여라.”
“네.”
“충!”
천여운의 명령이 떨어지자 기다렸다는 듯이 두 사람 역시도 자신들을 노리고 있는 조직원들에게 손을 쓰기 시작했다.
양방 간의 싸움이 본격적으로 벌어지자, 부시장 미축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천여운에게 물었다.
“…….대체 언제부터 의심한 거지?”
“처음부터다.”
“뭐?”
천여운은 시장실에서 부시장 미축을 첫 대면했을 때부터 묘한 이질감을 느꼈다.
분명 내공을 익힌 무림인은 아니었다.
하지만 뭔가 평범한 인간이라고 하기에는 풍기는 기운 자체가 달랐다.
그런데 이런 기운을 가진 자들이 미축뿐만이 아니라 제남시청 부지에서 상당수가 느껴지고 있었다.
그 작게 시작된 미심쩍음이 확신으로 든 것은 미축의 유도 덕분이었다.
‘역시인가.’
미축은 자신과 비슷한 기운을 지닌 자들이 모여 있는 체육관으로 천여운을 유도했다.
그것은 절대로 우연일 수 없었다.
“허튼 수작을 부리는 걸 모를 줄 알았나?”
-쾅!
“끄헉!”
천여운이 미축의 머리를 다시 한 번 바닥에 내리찍었다.
그리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누가 보냈지?”
천여운은 절대로 부시장 미축이 배후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기에는 자신과 전혀 연관성이 없는 인물이었다.
“말해라.”
-꽉!
“끄으으윽!”
미축은 무감정한 얼굴로 자신을 인정사정없이 바닥에 짓누르는 천여운의 냉혹함에 혀를 내둘렀다.
‘대체 이놈의 정체가 뭐지?’
오히려 자신이 묻고 싶은 질문이었다.
자신이 파놓은 함정을 역이용한 것도 모자라, 무림부의 직원들을 죽게 내버려둠으로써 자신들을 죽일 수 있는 명분까지 만들어냈다.
보통 사람들의 발상에 나올 수 없는 사고였다.
‘이런 놈이 용천 그룹의 부회장이라고? 마치 마인이나 악..’
-쾅!
“크헉!”
누가 악당인지 모를 만큼 손에 인정이 없었다.
그때 문득 미축의 머릿속에 무언가가 스쳐지나갔다.
‘악당….아!’
그것은 바로 보안부 부장 소양현이었다.
자신에게 총구를 겨냥 당하다 구원을 받았으니, 당연히 천여운이 했던 말을 들었을 것이다.
미축이 비아냥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크큭, 똑똑한 척 하더니, 네놈도 별 수 없구나.”
“……?”
“네놈은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
“실수?”
“하하핫, 보안부 소 부장이 네놈의 속셈을 전부 듣게 내버려두지 않았느냐? 그 자가 네놈이 일부러 무림부 직원들을 죽게 내버려뒀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데, 과연 살려둘 수 있을까? 당연히 없겠지. 네놈 스스로 진퇴양난의 상황을 만든…”
“멍청한 놈이로군.”
“뭐?”
-꽉!
“으윽!”
천여운이 그의 안면을 잡아당겼다.
‘엇!?’
덩달아 상반신이 들어올려지면서 그의 눈에 바닥에 쓰러져 있는 보안부 부장의 모습이 보였다.
“내가 네놈처럼 허술할 것 같나?”
애초에 그를 제압하면서 소양현의 훈혈(暈穴)까지 점한 천여운이었다.
그 자리에서 기절했으니 무슨 말을 들었겠는가.
“대, 대체 언제?”
-쾅!
“크헉!”
또 다시 그의 머리통이 바닥에 박혔다.
천여운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중얼거렸다.
“제법 튼튼한데.”
당장에 배후를 캐묻던 것을 미루고 미축을 기절시킨 후에 다른 놈들을 먼저 처리하려고 했던 천여운이었다.
그런데 미축은 몇 차례나 머리에 충격을 줘도 기절하지 않았다.
-꽈악!
‘특이한 신체로군.’
그 동안 수많은 적들과 겨뤄왔던 그였지만 내공도 아니고 순수하게 근력과 완력이 강한 자는 처음이었다.
목의 근육도 굉장히 두터웠고 머리도 굉장히 단단했다.
-타타타탁!
천여운이 그의 혈도를 점혈 해서 기절시켜보려 했다.
‘음?’
그런데 혈도의 위치들이 보통 사람들과는 완전히 달랐다.
마치 인간이 아닌 것 같았다.
그런 천여운을 비웃기라도 하듯 미축이 말했다.
“크크큭. 네놈이 아무리 용을 쓴다고 나를 기절시킬 수 있을 것 같나? 우리들의 몸은 보통 인간과 다르다.”
확실히 그리 자부할 만도 했다.
“그리고….계속해서 나에게만 집중하고 있을 틈이 있을까?”
미축의 눈빛이 기묘하게 빛났다.
바로 그때였다.
-팟!
“하아아아압!”
“죽어어어엇!”
천여운의 좌우측에서 두 사람이 전광석화와 같은 몸놀림으로 달려들었다.
내공조차 없는 자들이 움직이는 속도만 보면 초절정의 고수와도 버금가는 몸놀림을 보여주고 있었다.
-창!
그들의 두 주먹에서 팔꿈치 정도까지 길이의 검날이 튀어나왔다.
육체를 개조한 그들은 무기를 체내에 숨기고 있었다.
‘걸렸어.’
미축이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저 검은 절대로 단순한 무기가 아니었다.
그들의 조직에서 A등급 알파 위험 개체나 절대고수들을 상대하기 위해 특수 초합금으로 만들어진 초진동 검날이었다.
이것은 놀랍게도 강기(罡氣)마저도 찢어버릴 수 있는 엄청난 운동 에너지를 일으킨다.
-우웅!
그들의 검날이 희미하게 몇 겹으로 보이는 것도 엄청난 횟수로 검날이 진동을 하고 있어서였다.
‘절대 막을 수 없다!’
미축이 이렇게 자신만만해하는 이유가 있었다.
이 초진동 기술은 이론만 구현되고 실질적으로 상용화 되지 않았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르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천여운도 멋도 모르고 막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천여운이 갑자기 두 손을 양쪽으로 뻗었다.
“재미있는 걸 가지고 있군.”
‘!?’
그 순간 그를 향해 초진동 칼날을 찔러오던 두 사람이 미처 닿기도 전에 무릎이 강제로 바닥에 꿇려지고 말았다.
-쾅!
“흐헉!”
“모, 몸이!”
심후한 진기에 의해 강제로 눌려진 것에 당혹스러워하는데, 두 사람의 미간으로 무언가 날카로운 기운이 날아왔다.
놀란 두 사람이 다급히 초진동 검을 들어서 막아내려고 했는데,
-파캉!
“아닛?”
그 날카로운 기운이 초진동 검을 부러뜨리고서 두 사람의 이마를 관통하고 말았다.
-푹!
“컥!”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두 사람이 고개 뒤로 꺾여서 바닥에 쓰러졌다.
“마, 말도 안 돼!”
미축이 놀라서 소리쳤다.
강기마저도 찢어내는 초진동 검날이 너무도 쉽게 부러져버렸다.
무림인이 아니기에 미축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조금이라도 검의 조예가 있는 고수가 보았다면 경악할 일이었다.
그들의 머리를 관통한 것은 바로 무형검(無形劍)이었다.
무형의 진기를 검으로 변화시키는 기예로 생사경의 경지에 이른 고수만이 가능했다.
“초진동이라고 하기에는 진동이 아직 부족하군.”
미축의 두 눈이 커졌다.
순간 그는 자신의 귀를 의심해야 했다.
“어떻게 초진동 기술을?”
아직까지 이론만 나오고 상용화 되지 않은 기술이었다.
오직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기술이라 생각했는데, 천여운이 알고 있자 황당하기마저 했다.
그런 그에게 천여운이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이게 초진동이라는 거다.”
-스륵!
천여운의 손바닥 위에 하나의 무형검이 형성되었다.
-츠츠츠츠츠!
흐릿하게 검의 형태를 이루고 있는 무형검이 어찌나 빠르게 흔들리는지 여러 잔상을 남기고 있었다.
“이럴 수가!”
정말로 초진동을 일으키고 있었다.
무형검에다가 초진동 기술을 접목시킨 이것을 천여운은 초진동 무형검이라 불렀다.
“고작 네놈들을 상대로 아까운 기술이긴 하지만 이런 식으로도 사용할 수 있지.”
천여운이 어딘가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자,
-슉!
초진동 무형검이 그 방향을 향해 엄청난 속도로 날아갔다.
그곳은 중력마녀 유소화와 한참 싸움을 벌이고 있는 조직원들이 있는 곳이었다.
“안 돼엣!”
당황한 미축이 외쳤지만 이미 늦었다.
-푹!
“컥!”
SS급 키퍼답게 괴물 같은 이능력자인 유소화와의 싸움에 집중하고 있던 조직원들 중 한 사람이 불시에 머리가 꿰뚫리고 말았다.
무형검은 거기서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방향을 틀어서 다른 조직원들의 미간도 꿰뚫어 버렸다.
“아니. 이게 대체 뭐…”
-푹!
“컥!”
아차 하는 사이에 또 한 명이 죽었다.
심각성을 느낀 그들이 여기저기를 종횡무진하는 무형검을 막으라고 소리를 질러댔다.
“막앗!”
“저, 저걸 대체 무슨 수로 막으라고?”
알아도 막을 수 있는 그런 수준이 아니었다.
그냥 무형검도 그 위력이 엄청난데, 초진동 무형검의 위력은 무소불위 그 자체였다.
‘빌어먹을!’
막을 수 없다면 방법은 단 하나였다.
2팀의 대장인 검은 모자의 사내가 소리쳤다.
“모두 산개해서 도망쳐!”
-팟!
외침을 들은 조직원들이 일제히 사방으로 흩어져 바깥으로 탈출을 시도하려 했다.
그때 유소화가 바닥을 향해 손바닥을 짚었다.
“누가 보내준다고 했죠.”
그녀가 바닥을 짚는 순간 체육관 전체가 무중력 상태로 바뀌었다.
달려나가던 이들의 몸이 깃털처럼 떠올랐다.
-둥둥!
“우어엇!”
“이, 이런!”
그들이 물속에서 빠진 사람처럼 허우적거렸다.
천여운이 입 꼬리를 올리며 중얼거렸다.
“값어치는 하는군.”
그리고는 손을 휘젓자,
-슉!
마치 꼬챙이를 꿰기라도 하듯 무형검의 궤적이 허우적거리는 조직원들을 한 명, 한 명씩 차례대로 머리를 관통하며 그들을 싸늘한 시체로 만들어갔다.
-푹! 푹! 푹!
비명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머리를 관통 당한 조직원들의 시신이 무중력 공간을 둥둥 떠다니며, 흐느적거리는 모습만이 보일 뿐이었다.
“손건! 피하게!”
미축이 다급히 누군가의 이름을 외쳤다.
하지만,
-푹!
“컥!”
손건이라 불렸던 2팀의 수장인 검은 모자의 사내 역시도 무형검을 피하지 못하고 결국 머리가 관통 당해 죽고 말았다.
그들 모두가 육신을 개조 받고 뛰어난 무기를 신체에 장착 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는커녕 학살을 당한 셈이었다.
‘이, 이게 S급 타깃이라고?’
절대로 S급 수준이 아니었다.
미축은 떨리는 몸을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
‘이런 터무니없는 괴물을 이 전력으로 제거하라니.’
지령을 내린 윗선이 원망스러울 지경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슉!
“헉!”
조직원들의 머리통을 전부 박살낸 초진동 무형검이 날아와 바로 코앞에서 멈춰 섰다.
화들짝 놀라서 당혹스러워하는 그에게 천여운이 말했다.
“오래 기다렸지? 이제 네 차례다.”
-탁!
그 말과 함께 천여운이 무형검을 손으로 잡더니, 이내 미축의 오른팔을 베어버렸다.
-?!
“끄아아아아아악!”
팔이 잘려나간 미축이 고통을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
그런 그에게 천여운이 표정하나 바뀌지 않고서 소름 돋는 말을 해댔다.
“네놈의 사지를 어디까지 베면 입에서 배후가 나올까?”
‘!!!’
미축의 두 눈이 터질듯이 커져서 무형검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