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no Machine Advent (Descent of the Demon God) RAW novel - Chapter (95)
‘하, 한심해?’
오대고수.
무림협회에 등록된 무림인 중에 공식적으로 상위 랭크 5위권에 속하는 다섯 고수를 의미한다.
이 명예를 얻기 위해 얼마나 부단히 노력했던가.
“이노오오옴!”
자신을 모욕하는 말에 화가 잔뜩 난 곽운이 거칠게 검결지를 휘둘렀다.
현경의 경지에 오르게 되면서 깨닫게 된 한 가지 그만의 비기가 있었다.
‘매화검폭.’
검신을 잘게잘게 부숴서, 검의 파편을 폭사시키는 기술이었다.
보통은 필요 없는 검으로 쓰는 비기였지만, 화산파의 보검 중 하나인 홍옥매화검의 파편으로 쓰게 될 줄은 몰랐다.
-촤촤촤촤촤촥!
바닥에 떨어져 있던 검의 파편들이 일제히 튀어 올랐다.
단순했지만 절대로 단순하지 않았다.
날아가는 검날의 파편들의 궤적은 이십사수매화검결의 무리를 담고 있어서 수많은 매화검수들이 검진을 펼치며 합공을 하는 것만 같았다.
‘파편들을 막으려는 순간, 그것들이 터져서 더 작은 잔재들이 네놈에게 파고들 것이다.’
이것은 어지간하면 쓰지 않는다.
오대고수라는 호칭과 정통 정파의 후예로서 어찌 보면 초식이 필사적으로 상대를 죽이려고 하는 것이 악랄했기 때문이었다.
-슥!
예상대로 천여운이 손을 들어올렸다.
검결지로 검기이든 검강을 일으켜 파편을 막으려 들 것이라고 여겼는데,
“꽤 재미있는 시도다만 발상이 고루하군.”
‘!?’
-휙!
천여운이 손바닥을 밑으로 내리는 시늉을 하자,
-파파파파파파파팍!
그를 향해서 뻗어가던 검날의 파편들이 방대한 진기에 의해 밑으로 고꾸라져, 땅바닥에 박혀버리고 말았다.
‘억!’
곽운의 얼굴이 그 상태로 굳어졌다.
회심의 일격이 어이없이 막혀버린 것이었다.
‘…….내…내 비기를….’
꽤나 충격적이었는지 비틀대던 곽운이 다시 한 번 피를 토해냈다.
“끄웩!”
진기 대결로 내상을 입은 상태에서 이를 가라앉히지 않고서 곧바로 무리해서 진기를 끌어올린 탓이었다.
곽운이 넘어질 뻔 한 것을 겨우 중심을 잡고서 천여운을 노려보았다.
‘내가 어쩌다가 이런 괴물과?’
협명장(俠命狀).
무림협회에는 여러 규칙들이 있다.
그 중 협회 소속의 무림인들이 반드시 지켜야하는 제 1규칙.
일 년에 협명장으로 전달된 협회의 의뢰 다섯 개는 반드시 이행할 것.
여기서 예외가 있다.
무림인 급수가 올라갈수록 대우가 높아지는데, 묘(卯)급 이상의 무림인들은 협명장을 세 번 거절할 수 있다.
[제남시로 가서 용천그룹(마교 잔존 세력)의 동태를 살필 것.]이것이 화산검제 곽운이 받은 협명장이었다.
협명장을 전달한 무림협회의 간부에게 물어보았다.
[이들은 제남시 무림 협회 지부에서 감시하고 있지 않소?] [……아직 소식을 듣지 못했나 보군.] [소식?] [제남시에 일어난 게이트 전에 참여했던 제남시 지부의 무림인들의 7할이 전멸하고 나머지 협회 소속의 무림인들이 전부 탈퇴 요청을 해왔소.] [그게……말이 되는 일입니까?]7할이 죽고 나머지가 탈퇴했다는 것은 제남시가 현재 무림협회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것을 의미했다.
[본부에서는 이 사건을 굉장히 크게 우려하고 있소. 마침 곽공께서 게이트 전이 끝났음에도 유방시에 머물고 있다 하여 급하게 부탁드리는 것이오.]유방시(潍坊市)는 제남시의 동쪽에 있어서 매우 가깝다.
마교의 준동.
그것은 무림협회가 가장 경계하는 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27년 동안이나 잔존 세력들을 감시해온 것이었다.
[알겠소. 본인이 이 일을 맡겠소.]필름처럼 이틀 전의 기억을 떠올린 곽운의 지금 감정은 후회였다.
하나 남은 거절권이 아까웠고, 위치도 가까워서 이 일을 수락했던 것이었는데 이런 상황이 발생할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울컥!
식도를 타고 계속해서 핏물이 올라왔다.
“하아…..하아….”
생각보다 내상이 심했다.
내공을 끌어올리려고 해도 5성 이상의 공력을 내는 것이 힘들어보였다.
이미 패배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대체 이놈의 정체가 뭐지?’
이기어검마저 막아냈다는 것은 분명 자신보다 한 수 위의 고수였다.
기감을 아무리 열어봐도 역량이 짐작되지 않는 것을 보면 현경의 극에 올랐거나 그 이상이라는 소리였다.
‘환골탈태를 한 건가?’
그것 외에는 저 젊음을 설명할 길이 없었다.
곽운이 오장육부가 끓어오르는 고통을 참아가며 입을 열었다.
“쿨럭…..네….놈 마교의 잔당이느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었다.
자신들이 하는 일을 방해한다는 것은 용천 그룹과 관련된 자들일 확률이 높았다.
천여운이 손가락을 살짝 움직였다.
-확!
“헛!”
곽운이 다급히 몸을 옆으로 비켜섰다.
간발의 차이로 날카로운 예기가 그의 옆을 스치고 지나갔다.
바닥에 일직선으로 검흔이 그어져 있었다.
‘의식하지 않고도 검을 만들어낸다고?’
검을 드는 자라면 누구나가 바라왔던 경지가 바로 이것이었다.
곽운은 인정해야만 했다.
이 자는 도저히 상대할 수 없는 절대자였다.
“재밌군. 내 앞에서 그런 식으로 본교를 부를 수 있게 되다니.”
재미있다는 말과 달리 천여운의 목소리는 차갑기 그지없었다.
그가 집권하던 시기 때만 하더라도 천여운의 바로 앞에서 천마신교를 격하시키는 표현인 마교라는 말을 할 수 있던 자는 거의 없었다.
‘역시 마교가 맞구나.’
곽운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무림협회의 우려가 들어맞았기 때문이었다.
‘대체 정체가 뭐지? 마교에 흑마제나 풍마 이외에도 이런 괴물이 있었나?’
흑마제는 비밀감옥에 갇혀 있는 교주인 천우진의 별호였다.
그리고 풍마는 대호법 마라윤이었다.
그들은 27년 전 블랙 스카이 컴퍼니가 건재하던 시절에 명성을 날렸던 거두들이었다.
특히 흑마제 천우진은 전대 오대고수였다.
원래는 곽운은 무림십이성의 일인이었지만 이십 년 전에 깨달음을 얻고서 현경의 경지에 오르면서 공석이던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으득!
곽운이 분하다는 듯이 이를 갈았다.
‘……멍청이. 지금 누군지가 문제가 아니잖아.’
수치스러웠지만 도망쳐야 했다.
명성에 집착해서 싸우다간 붙잡혀서 인질이 되거나, 혹은 허무하게 죽을 수 있었다.
‘내가 붙잡히면 무림협회는 중요한 전력을 잃는다. 그리고 마교에 저런 괴물이 있다는 것도 알려야 해.’
스스로가 살아야 할 당위성을 머릿속으로 계속을 부여를 했다.
그렇지 않고는 버틸 수 없는 곽운이었다.
‘이건 후퇴다. 후퇴….’
-스륵!
“뭐라고 계속 중얼거리는 거냐.”
“아닛?”
어느새 천여운의 신형이 그의 코앞에 도달했다.
당황한 곽운이 강기를 일으킨 검결지로 검초를 펼치면서 뒤로 물러나려 했는데,
-확!
순식간에 그의 오른팔이 잘려나가고 말았다.
“끄아아악!”
팔이 잘려나간 고통은 상상을 초월했다.
하지만 다른 자들에 비해서 더욱 신체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현경의 고수였다. 그 찰나에 잘린 부위의 감각을 최대한 통제했다.
-욱씬! 욱씬!
‘버텨야 해.’
여기서 흔들리는 순간 끝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곽운이 왼손으로 허리중에서 무언가를 떼냈다.
‘최악이다. 이것까지 쓰게 될 줄이야.’
그것은 수류탄과 비슷한 형태의 무언가였다.
정식명칭 M94.
특수 섬광탄으로 그 위력은 인간에게 쓰는 군용 M82보다 위력이 2배다.
수백만 칸델라(Candela, 광도의 단위)의 빛과 200데시벨이 넘는 소리를 내는 폭발물이다.
엄청난 광량에 의해 두 눈을 단번에 실명시키고, 고막을 터뜨릴 만큼의 데시벨로 영구적인 청각 손상을 일으킨다.
‘게이트 전에 쓰던 것을 인간을 상대로 쓰게 되다니.’
-팟!
벨트에 고정되어 있는 핀을 뽑는 즉시 터지도록 되어 있는 섬광탄은 1초도 안되어 곧바로 폭발했다.
눈부신 빛과 함께 돌고래 소리와도 같은 소리가 터져 나왔다.
‘큭!’
눈을 감고 있는데도 엄청난 광량에 앞이 환해질 정도였다. 호신강기를 쓰는 원리로 고막에 소리가 들어오는 것을 차단시켰는데도 순간적으로 귀가 얼얼해져왔다.
‘광량이 발산되는 시간 4초.’
이 4초가 중요했다.
놈은 정면으로 이 엄청난 광량을 직접 마주했다.
순간적으로 눈을 감았어도 동공이 타들어가서 실명했을 것이다.
‘이때다. 놈에게 부상을 입히고 도망쳐야 해.’
이 정도 절대고수를 상대로 섬광탄이 큰 피해를 줄 거라고 여기진 않는다.
위기를 느껴서 무차별적으로 공격할 게 뻔했다.
하지만 코앞의 적을 공격하는 것이 가능하더라도 실명 및 청각이 상실된 상태로 추적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팟!
곽운이 눈을 감은 상태에서 곧바로 경공을 펼쳤다.
바로 그때였다.
-탁!
“아닛?”
그의 왼쪽 손목이 붙잡혀버렸다.
‘이럴 리가?’
발산 시간 2초.
아직 광량이 남아있었다.
곽운이 그것을 떨쳐내기 위해 눈을 감은 상태에서 앞으로 발차기를 날렸다.
-촥!
그 순간 발목에 날카로운 예기가 스치며, 엄청난 고통이 엄습해왔다.
“끄아아아아악!”
곽운이 비명을 지르다 사라지는 광량에 두 눈을 떴다.
대체 이 사태가 어떻게 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시각과 청각이 상실된 자가 아무리 기감이 뛰어나도 섬광탄이 터진 순간에 자신을 붙잡는다는 것을 말이 되지 않는…..
“네, 네놈?”
곽운이 얼굴이 창백해졌다.
천여운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의 손목을 붙잡고서 바라보고 있었다.
시각을 상실한 사람치고 두 눈은 멀쩡히 뜨고서 그를 정확하게 응시했다.
“왜 실명이라도 할 줄 알았나?”
“마, 말도 안…”
-꽉!
“웁!”
천여운이 그의 얼굴을 움켜쥐고서 바닥에 내려찍었다.
-쾅!
“끄읍!”
-타타타타타탁!
그리고는 곽운의 혈도를 점했다.
현경의 고수라고는 하나, 그보다 압도적인 진기가 혈도를 타혈하니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다.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곽운은 절망했다.
수치심마저 무릅쓰고 도망가려 했던 계획은 너무도 어이없게 무산되었다.
천여운이 움켜잡고 있던 그의 얼굴에서 손을 뗐다.
“자. 이제 네놈이 하려 했던 짓들이 무엇인지 들어 보실까나.”
역시나 예상대로 정보를 캐내려는 듯 했다.
곽운이 분했는지 피가 흘러나올 정도로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별 수 없었다.
이렇게 붙잡힌 이상 정보를 캐내다 자신을 죽이거나 회유하려고 들 것이 뻔했다.
분함으로 파르르 떨어대던 곽운이 입을 열었다.
“죽여라.”
남은 명예라도 지키고 싶었다.
어차피 실력으로 졌으니 그것은 부끄럽지 않았다.
하지만 적에게 정보를 누설하고 죽었다는 오명만은 절대로 지고 싶지 않았다.
각오를 다진 곽운이 목에 힘을 주고 말했다.
“아무리 고문해봐라. 내 입에서 네놈들 같은 사악한 마교의 잔당들에게 들어갈 정보 따위는 나오지 않을 거다.”
“그래?”
천여운의 입 꼬리가 올라갔다.
‘뭐지?’
곽운이 인상을 찡그렸다.
강한 의지를 보였는데도 어째서 저렇게 여유로운지 알 수가 없었다.
‘상관없다. 견딘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버틸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당연히 손톱을 뽑든 손가락을 자르든 고문을 할 거라 여겼는데, 천여운은 질문만 계속 늘어놓았다.
“네놈을 보낸 것은 무림협회이냐?”
“네놈은 어디서 온 거지?”
“네놈이 받은 지시가 뭐지?”
“무림협회에 대해서 네놈이 아는 것은 무엇이지?”
한 질문을 하고 나서 차분하게 기다려주듯이 10초 정도 있다가, 계속 다른 질문을 이어나갔다.
대체 무슨 의도인지 아무 것도 알 수가 없었다.
대답도 듣지 못할 질문들을 연이어 늘어놓는데, 왜 저러는 것일까?
곽운은 그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무슨 수작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차피 대답할 생각은 없었다.
그것은 대략 10분 정도 넘게 이어졌다.
“여기까진가.”
‘……..?’
천여운이 하던 질문을 멈추고 알 수 없는 말을 했다.
곽운은 그가 이제 순순히 질문하는 것을 멈추고서 고문을 하는가 싶어 긴장된 얼굴이 되었다.
-오싹!
그때 뭔가 싸늘하면서 음산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몸을 움직일 수 없었지만 그 독특한 기운들은 상당히 불쾌할 정도였다.
‘뭐지? 이 음산한 기운은….엇?’
그 순간 곽운의 두 눈이 휘둥그래졌다.
-스르르륵!
주위로 흐릿한 무언가가 족적을 남기면서 나타났다.
그것은 마치 유령과도 같았다.
“이, 이게 뭐야?”
눈을 감았다가 뜨고 봐도 유령이 틀림없었다.
물산 창고의 벽을 통과하면서 다가오는데, 온몸에 소름이 끼칠 지경이었다.
게다가 유령은 하나가 아니었다.
-스르륵! 스르륵!
사방에서 나타났다.
당황한 곽운이 천여운에게 소리쳤다.
“네, 네놈 주위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느냐?”
이것이 자신만 보이는 환상인지 알기 위해서였다.
그 말에 천여운이 피식 웃으며 답했다.
“보이지 않을 리가 있나.”
-스르르르!
유령처럼 보이는 것들이 점차 그들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혈도가 점해져서 몸을 꼼짝할 수 없는 곽운은 경기를 일으키며 소리쳤다.
“그런데 저것들을 내버려둘 참인가?”
그런 곽운의 외침에도 천여운은 가만히 서있었다.
이윽고 유령들이 그들의 인근까지 도착했다.
안절부절 하지 못하며 천여운보고 어떻게 해보라며 소리를 질러대던 곽운의 두 눈동자가 흔들렸다.
‘성겸?’
미처 몰랐는데 유령의 얼굴 생김새는 그가 익히 알고 있는 자들이었다.
한충, 윤환 등을 비롯해 매화십팔수들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이녀석들…..’
곽운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죽어서 원한을 잊지 못해 나타난 것이더냐.’
곽운은 이 유령들이 매화십팔수가 자신들을 죽인 원수인 천여운에 대한 원한을 잊지 못해서 나타났다고 여겼다.
방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유령이라며 호들갑을 떨던 것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너희들이야 말로 진정한 정파….’
그때 천여운이 매화십팔수의 얼굴을 하고 있는 유령들에게 물었다.
“주위에 쥐새끼들은 전부 처리했느냐?”
‘!?’
그런데 유령들이 천여운의 말을 알아들은 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아닌가.
곽운은 이 광경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 이게 대체 무슨?”
“아아, 네가 데려온 수하들이었지?”
그런 천여운의 질문에 곽운이 무섭게 일그러진 얼굴로 소리쳤다.
“네 이노오오옴! 매화십팔수는 대 화산의 자랑스러운 나의 제자들이다! 네놈이 함부로 폄하할 자들이….”
-꽉!
“웁!”
천여운이 그의 입을 움켜잡았다.
그리고는 말했다.
“시끄럽군. 뭐 수하든 제자이든 고맙게 쓰도록 하지.”
‘뭐?’
그 말에 곽운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자신이 잘못 알아들은 게 아니라면 매화십팔수를 이렇게 유령으로 만든 것이 마치 천여운 본인이라는 듯이 말하는 것 같았다.
“읍읍읍읍읍읍!”
‘네놈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곽운이 터질 듯이 커진 눈으로 항의를 했다.
물론 입이 막혀 있어서 그것은 그저 신음성처럼 밖에 들리지 않았다.
그때 천여운이 오른손목에서 푸른빛이 그의 손 전체를 감쌌다.
-오싹!
그것은 유령들에게서 느껴지는 음산한 기운과 동일했다.
‘이, 이놈 정말로?’
-푹!
천여운의 손이 곽운의 가슴을 꿰뚫었다.
“끄읍!”
-스서서서서석!
그 순간 곽운의 전신이 생기를 잃고서 전신의 피부가 서리라도 내린 것처럼 하얗게 물들어갔다.
전신에 경련을 일으키던 그의 몸이 이윽고 경직된 듯이 굳어졌다.
현 무림의 정점이라 불리는 오대고수인 화산검제의 죽음치고는 참으로 비참하다고 할 수 있었다.
-스르르르륵!
얼마 있지 않아 곽운의 몸에서 흐릿한 유령이 튀어나왔다. 그것은 바로 위험개체 고스트였다.
천여운이 곽운의 얼굴을 하고 있는 고스트를 보면서 흡족한 듯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운이 좋군. 현경 급의 고스트라.”
구하기 힘든 전력을 얻은 것에 만족스러워했다.
천여운이 곽운이 변한 고스트의 머리를 향해 손을 뻗으며 중얼거렸다.
“그럼 네놈이 내 질문에 무슨 생각을 했는지 봐볼까.”
죽은 자의 기억을 읽는 능력.
드디어 그것을 써먹을 기회가 온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