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no Machine RAW novel - Chapter (160)
# 48장 교주 취임식 (1) #
사 장로 자금경과 육 장로 몽오는 교내에 있는 산하 세력들을 이끌고 동쪽에 있는 부주검단의 장원으로 서둘렀다.
호위전의 무사들 중에는 간자로 의심되는 자가 많이 심어져 있지 않았다.
그 만큼 호위전의 무사들을 뽑는 기준이 까다로웠기 때문이었다.
“서둘러라!”
“충!”
사장로 자금경과 육 장로 몽오가 서두르는 이유가 있었다.
아까 전에 호위전의 무사들 중에 간자로 보이는 자들이 피리를 불었는데, 그것이 어떤 신호인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혹여 탈출을 시도할 지도 모르기에 빨리 제압해야 했다.
외성의 문을 전부 봉쇄했고 비상 체제로 돌입했기 때문에 쉽게 도망갈 수는 없으리라 여겼다.
그러나,
“저, 저길 보십쇼!”
그들이 향하는 동쪽 편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었다.
연기의 틈 사이로 타오르는 불꽃마저 보였다.
경공을 박차서 도착한 자금경과 몽오는 적을 상대하는 일보다 활활 타오르고 있는 부주검종의 장원의 불을 잡는 일부터 시작해야만 했다.
“불을 꺼라!”
“불이 번지지 못하게 해랏!”
-화르르륵!
“큭! 한 발 늦었구나.”
뜨거운 열기로 장원에 들어갈 수도 없었다.
장원 전체에 기름을 들이 붙고 미리 준비했는지 불길이 모든 것을 삼키고 있었다.
할 수 있는 것은 불이 다른 곳으로 번지지 않게 막는 것뿐이었다.
육 장로 몽오와 그 산하의 세 개 단에서 불길을 제압하는 동안에 남은 전력들은 성내를 수색하여 부주검종과 관련된 자들을 찾게 했다.
* * *
그렇게 사흘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다.
부주검종을 불태운 화마를 제압했지만 그 안에 살아있는 자들은 존재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시신들은 거의 타서 흔적만 남아 있었고, 그나마 불길이 덜했던 쪽에서 발견된 자들도 자결을 해있었다.
그들은 언제라도 잔재를 없애려고 한 것처럼 철저하게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것은 부주검종만이 아니었다.
당연히 그들을 통제하던 상위 종파인 검마종에 조사가 들어갔는데, 그 내부에 부주검종과 관련되었던 자들은 전부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유일하게 부주검종에서 살아남은 자는 여불위 뿐이었는데, 그는 팔다리가 잘린 것에 대한 응급치료를 받은 후에 감금되어서 조사에 들어갔다.
검마종의 혈족들은 조사를 위해 전부 체포되어서 금옥으로 실려 갔고, 그들의 산하에 있던 전투단과 대는 전부 해체되어 직무 보류 상태에 들어갔다.
“호위전의 무사들 중에 총 열네 명이 부주검종 출신으로 밝혀졌습니다.”
“역시인가.”
삼백여 명으로 이루어진 호위전의 무사들 중에서 간자는 이번에 새롭게 수장의 직위를 맡은 패현을 포함해 총 열네 명이었다.
“서류 기록을 보니, 원래는 다섯 명에 불과했는데, 이번에 아홉 명이 추가된 것입니다.”
그리고 세 부관 중 한 명에 불과했던 그였지만 교주가 절강성 탈환전에서 복귀한 후로 수장 직을 맡았다.
어제부터 좌호법 이화명이 직접 패현과 여불위의 심문을 맡았지만 이렇다 할 만 한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었다.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는 자들은 바로 천여운과 대호법 마라겸이었다.
그들이 있는 곳은 교주의 집무실이었다.
사흘 전의 사건이 있은 후로 천여운은 내성으로 입성하여 세 호법과 산하 장로들의 도움을 받아서 내정을 주관하고 있었다.
소교주의 직위와 천마의 칭호를 가진 그였기에 누구도 이에 관해서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었다.
-똑똑!
“천마시여. 십일 장로가 존안을 뵙기를 청합니다.”
“들어오라고 하세요.”
집무실의 문이 열리며 십일 장로 환의가 모습을 드러냈다.
붉은 비단에 나비 문양이 그려진 화려한 옷은 여전했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인피면구가 달라져 있었다.
원래는 미색의 남자였다면 지금은 다소 평범한 남자였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여전히 색조 화장을 해서 중성적인 느낌은 그대로다.
“천마님의 존안을 뵙습니다.”
“벌써 복귀하셨습니까?”
“후후후, 천마께서 본교를 위해서 이리 고생하시는데 어찌 제가 쉴 수 있겠습니까.”
십일 장로 환의는 복건성 출정이라는 함정에 천여운을 대신해서 갔었다.
그때 제 시간에 구원병력이 오지 않았다면 낭패를 볼 뻔 했다.
두 개의 단에서 지원이 나오면서 환의는 그들과 함께 역혈마공을 펼치는 부주검단의 무사들과 싸웠다.
숫자로는 그들을 앞섰지만 역혈마공을 펼치지는 무사들의 폭증한 공력 때문에 아군에도 많은 희생을 치렀다.
“보고 드릴게 있어서 찾아뵙습니다.”
“…..추적에 관련된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환의는 사흘 전 두 시진에 걸쳐서 격렬한 전투 끝에 그들을 물리쳤다.
부주검단의 무사들의 시신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몇 명의 숫자가 모자라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부주검단의 단주 주겸과 세 명 정도의 인원이 부족한 것을 알게 된 환의는 추적단을 파견하고 암종의 연락망을 통해 복건성과 강서성 쪽을 수색하도록 했다.
“복건성의 북부 지부에서 전갈이 왔습니다.”
“발견한 겁니까?”
“네. 그들의 흔적을 복건성의 북부에 있는 우문촌에서 발견 하였는데…..송구스럽습니다.”
“놓쳤군요?”
“북부 무안 지부로 지원 요청을 하고서 대원 두 명이 추적을 했는데, 그들이 행방불명되었습니다.”
-팍!
바닥에 한쪽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십일 장로 환의를 천여운이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집무실의 벽면에 걸려있는 중원 전도로 다가갔다.
복건성의 북부에 있는 우문촌이라면 거의 절강성으로 들어서기 전의 경계면이었다.
“절강성으로 넘어갔군요.”
“그렇게 추측하고 있습니다.”
복건성 북부 무안 지부에서 온 전력들이 주변을 수색했지만 어떠한 것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암종의 대원들이 남긴 마지막 흔적은 절강성까지 이어졌다.
그래서 경계면 너머까지 진입했지만 절강성은 극도육무문의 영역이 되면서 더 이상의 추적을 할 수 없었기에 돌아와야만 했다.
“역시 그들과 관련이 있을 확률이 높겠군요.”
천여운은 이번 사태의 배후에 극도육무문이 있다고 추측했다.
그것에는 나름의 타당한 이유가 있었다.
아직까지 살아서 포로가 된 자들이 입을 꾹 닫고 있었지만, 유일하게 풀리지 않았던 비밀이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역시 내 예상이 맞는 건가. 그때 술병도 그렇고.’
정파 무림맹과의 연회에서 술병에 양귀비가 들은 약물이 담겨 있었다.
그 당시에 연회장의 정원에 있던 간자는 단 한 명뿐이었다.
고작 한 명의 간자가 그 많은 술병에 약물을 한 번도 들키지 않고 넣었던 것에 천여운은 의구심을 가졌었다.
그때 호위전에서 음식의 검수를 담당했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간자들이 있다면 충분히 대량의 약물을 숨기기 충분했다.
이것을 연결해서 생각한다면 부주검종은 극도육무문과 관련이 있을 확률이 높았다.
‘후우.’
대호법에서 조사를 해서 알게 된 것은 부주검종이 약 육십여 년 전에 외부에서 영입된 종파라고 하였다.
원래는 부주검문이라 하여 절강성에서 활동하던 문파였지만 태상교주인 천인지의 전성기 시절, 북부 정벌에서 패배하고 개종하여 본교에 입교했다고 들었다.
‘이해할 수가 없다. 그 오랜 세월 동안 기다려왔다는 것인가?’
그때부터도 만약 극도육무문과 관련이 있었다면 정말 오랜 세월을 투자하면서 교내에 침투해있었다는 말이었다.
극도육무문이 무림에 등장한 것은 고작 한 달 밖에 되지 않았다.
도저히 연결 짓기에는 기간의 간극이 너무 컸다.
다만 마음이 걸리는 것이 있다면 여불위가 자결을 시도하기 전에 했던 말이었다.
[우욱! 지금의 위기를 넘겼다고 좋아하지 마라. 마교 뿐만이 아니라 본문의 힘이 닿지 않는 곳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욱!]마치 그는 중원 전역에 자신들의 힘이 뻗어있는 것처럼 말했다.
그런데 그 본문이 부주검종을 말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놈의 입을 열게 한다면 알 수 있겠지만…..’
그것이 쉽지 않았다.
첫날에 천여운이 고문지기를 대동해서 심문하여 인두로 지지는 등, 갖은 고문을 가해보았지만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절대로 입을 열지 않았다.
‘뭔가 놈의 입을 열게 할 방법이…..아!’
문득 천여운에게 전혀 염두하지 않았던 한 가지 방법이 떠올랐다.
특별히 시도를 해볼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가능성이 없지 않아보였다.
-탁!
천여운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자 대호법 마라겸과 십일 장로 환의가 의아해했다.
마라겸이 물었다.
“천마시여. 왜 그러시는 지?”
“마의를 봐야할 것 같습니다.”
“네? 하지만 곧 있으면 대전 회의가…..”
신시(申時) 중엽에 대전 회의가 개최되기로 하였다.
반각 전부터 대전 건물로 각 파의 종주들이 모이는 와중이었다.
“잠시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결국 그들은 천여운을 따라서 내성의 의전(醫垈)으로 향했다.
의전에는 평소보다 많은 호법전의 무사들이 철통같은 경비를 서고 있었다.
그곳에 본교에서 가장 존귀한 존재가 머물고 있기 때문이었다.
-착!
“천마님을 배알합니다!”
천여운이 등장하자 의전을 지키던 모든 호법전의 무사들이 무릎을 꿇고 예를 표했다.
그가 아니었다면 호법전이 하마터면 해체될 뻔했기에 그들은 천여운을 마음 속 깊이 받들고 있었다.
의전 안으로 들어서자 밖에서의 외침 소리를 들은 마의 백종우와 내성 의원들이 나왔다.
“천마님을 배알합니다.”
예를 표하는 의원들에게 천여운도 가볍게 포권을 취했다.
의원들의 캥한 얼굴을 보면 밤을 새었는지 모두가 피로해보였다.
천여운이 마의 백종우에게 말했다.
“고생이 많으십니다. 마의 공.”
“아닙니다. 교주님의 주치의로서 당연한 사명입니다. 그보다 아무 진척이 없는 죄를 꾸짖어 주십시오.”
“아……”
천여운의 입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마의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었기 때문이었다.
사흘 전부터 교주 천유종이 이곳에 입원하여 마의의 치료를 받고 있었지만 큰 성과가 없었다.
대전에서 나노의 힘으로 폭주하던 불완전한 역혈대라신공을 제어했었다.
덕분에 역류하던 내기가 뇌에 미치던 암시를 풀 수 있었다.
모든 것이 원하는 방향으로 풀렸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희망에 불과했다.
잠시 깨어났던 교주는 환영에 사로잡혀서 그저 안 된다는 말만을 들먹이다가 이내 쓰러지고 말았다.
그때 혼수상태에 빠졌는데 아직까지도 깨지 못하고 있었다.
‘무엇이 문제지?’
나노로 전신과 머리를 MRI(자기공명영상)로 스캔했지만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
내상이나 경맥의 손상은 당연한 것이었기에 치료를 하게 했지만 어째서 여전히 환영을 보는 것인지, 그리고 왜 혼수상태에서 깨지 못하는지 알 수 없었다.
[저장된 데이터의 의료 기록에 사례가 없는 사항이기에 정확한 원인을 진단 내릴 수 없습니다.]나노는 확실한 분석을 위해서는 나노 머신을 직접 몸에 주입하는 방법뿐이라고 했는데, 그것은 프로그램에 금제가 되어있어서 불가능하다고 하였다.
“……..”
천여운이 침상에 누워있는 교주 천유종을 바라보았다.
그 모습을 볼 때면 답답했다.
그에게서 진실과 그 속에 숨겨진 속내를 알고 싶었는데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마지막으로 천유종이 보았던 환영은 뜻밖에도 배다른 동생인 천유중이 아니었다.
‘화연…..화연…..기다려준다고 했잖아. 끄흐흐흑.’
교주는 오열을 하면서 슬퍼하다가 갑자기 뭔가에 당하는 사람처럼 안 된다는 말만 연신 내뱉었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전혀 보지 못했다.
천여운과 마라겸이 몇 번씩이나 그를 불렀지만 소용없었다.
“송구스럽습니다. 소신의 의술이 부족하여 교주님께 벌어진 일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듭니다. 신을 꾸짖어 주십시오.”
마의가 부끄럽다는 듯이 고개를 숙인 채 말했다.
사실 마의의 의술 실력은 황실 어의에 맞먹을 정도로 훌륭하다.
그런 그가 원인조차 알아내지 못한다는 것은 교주의 상태가 일반적인 것을 넘어서 심상치 않음을 의미했다.
“……아닙니다.”
마의나 내성의 의원들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그들의 초췌한 모습만 보더라도 알 수 있었다.
그래도 지금으로서는 의원들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문득 천여운은 자신의 품속에 있는 주홍색 옥패를 떠올렸다.
신의를 만날 수 있다는 옥패였다.
어쩌면 그들의 손에서 교주를 회생시킬 수 없다면 신의를 만나야할 지도 몰랐다.
아직은 사흘 밖에 되지 않았으니 조금만 더 지켜보기로 했다.
“천마님. 이제 곧 대전 회의가 시작될 시간입니다.”
“아!”
대호법 마라겸의 말을 듣고서야 천여운은 원래 이곳에 왔던 목적을 떠올렸다.
천여운이 서둘러 마의에게 물었다.
“마의 공. 혹시 전에 정파 무림맹과의 연회장에서 발견되었던 약물 분석이 끝났습니까?”
“양귀비가 들어있던 그것을 말씀하십니까?”
“맞습니다. 혹시 그 약물을 그대로 제조하실 수 있습니까?”
“가능은 합니다만. 어찌?”
의아해하는 마의 백종우를 바라보며 천여운의 눈빛이 반짝였다.
* * *
거대한 기둥들이 지탱하고 있는 대전 건물 안에 장로들과 각 파의 종주들이 모여 있었다. 호위전의 음모로 파견 나갔던 장로들도 복귀했기에 장로 석은 지난 번 대전 회의 때보다 비어있지 않았다.
삼 장로 부철용과 사 장로 자금경, 오 장로 항소유, 육 장로 몽오, 팔 장로 문연, 구 장로 사마의, 십 장로 연무화, 십일 장로 환의까지 착석했다.
석좌 뒤편에서 외침 소리가 대전을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당대 천마님께서 납시옵니다.”
대전의 뒤쪽 길에서 검은 무복에 금빛 수가 놓아진 예복을 입은 천여운이 등장하자 모든 교인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한쪽 무릎을 바닥에 꿇었다.
“천마신교! 천천세!”
천세를 외친 후에 삼 장로가 대표로 외쳤다.
“천마신교의 미천한 교인이 삼가 당대 천마님을 배알 하나이다!”
그러자 대전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동시에 복창했다.
“당대 천마님을 배알 하나이다!!!”
아직 약관에 못 미치는 청년이었지만 천여운이 가진 무게감은 대전에 있는 모든 교인들이 느낄 만큼 굉장했다.
천마라는 칭호가 가지는 위명은 그만큼 교인들에게 있어서 상징성이 컸다.
양옆에 좌우호법과 대호법을 대동한 천여운이 걸어 들어와 석좌 쪽으로 향했다.
석좌의 옆에는 교주석에 못지않은 화려한 자리가 있었다.
천마라는 칭호를 가진 천여운을 위해서 장로 회의에서 임시로 새로운 자리를 만든 것이었다.
“흠.”
오늘 아침까지도 대전에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좌석에 천여운의 눈에 이채가 띠었다.
아무래도 교주의 자리가 아닌 이곳에 앉으라는 의미 같았다.
누가 갖다 놓은 것인지는 뻔해보였다.
‘그새를 참지 못한 건가.’
천여운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세 종파의 장로들에게 향했다.
그들은 천여운을 천마로 인정하고서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하지만 위기가 물러났으니 확실하게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이었다.
‘아직 교주께서 위를 물려주지 않았으니 석좌에는 앉을 수 없다.’
교주의 자리에 앉고 싶다면 전대 교주들이 그랬던 것처럼 본교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세 종파와 협의를 이뤄야 할 것이다.
천여운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피식 웃었다.
이와 함께 자연스럽게 새롭게 놓인 좌석을 손바닥으로 가볍게 건들고는 지나쳐서 석좌에 앉았다.
‘엇?’
삼 장로 부철용, 사 장로 자금경, 오 장로 항소유의 얼굴에 당혹감이 서렸다.
분명 장로 회의에서 있었던 사항을 대호법 마라겸에게 보고를 했는데 천여운이 교주의 자리에 앉으니 어이가 없었다.
“흠흠, 천마시여. 그 옆 자리가….”
-파스스스스!
‘아, 아닛?’
그때 부철용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옆에 있던 좌석이 부서져 내렸다.
방금 전에 좌석에 손을 댈 때 공력을 주입했기 때문이었다.
애써 준비해온 자리를 부수고는 석좌에 앉아버리자 세 장로는 순간 할 말을 잃고 말았다.
-탁!
천여운이 자리에 앉아서 손을 가볍게 들어 올리자 바로 옆에 서있던 대호법 마라겸이 외쳤다.
“착석하시오.”
“천마신교! 천천세!”
다시 한 번 천세를 외친 모든 대전 내 종주들이 자리에 착석했다.
‘큭.’
‘막무가내로구나.’
석좌에 앉은 것 때문에 불만이 가득 찼지만 세 종파의 장로들도 마지못해 자리에 앉았다.
이번 대전 회의는 임시 대책 회의로서 사흘 전의 사건으로 두 번씩이나 간자를 허용한 본교의 방어선을 견고하게 구축하고, 비어있는 수뇌부들의 공석들을 채우기 위한 자리였다.
어젯밤에 있었던 장로 회의에서 모두가 동의했기에 임시 내정 책임자인 천마 천여운의 동의 하에 모두가 소집되었다.
“그럼 대전 회의를 실시하겠소.”
대호법 마라겸의 외침에 현재 선임 장로인 부철용이 자리에 일어나서 장로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들을 발표하려고 했다.
그것은 현재 장로직의 개정 건이었다.
“먼저 첫 번째 안건….”
그때 대호법 마라겸이 그의 말을 끊었다.
“잠깐 삼 장로께서는 착석하길 바라오.”
“네?”
“안건 회의에 들어가기에 앞서서 당대 천마님의 교주 취임식에 관련된 사항을 먼저 논의하도록 하겠소.”
“뭐, 뭣? 교주 취임식?”
장로회의 때까지만 하더라도 나오지 않던 사항에 삼 장로 부철용과 두 장로들의 얼굴이 일제히 일그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