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no Machine RAW novel - Chapter (208)
# 65장 동창(東廠) (1) #
흔히 관과 무림은 별개이기에 관인들 중에 무공을 익힌 이가 없을 거라 생각하는 이들도 더러 있다.
하지만 황실 역시도 여러 황조를 겪고 무수한 세월을 통해 무공을 단련한 집단을 양성했다.
대명제국에도 무공을 익힌 네 집단이 있었는데, 동창, 서창, 대내행창과 황제의 친위대인 금의위가 있다.
관명에 따르면 동창과 서창, 대내행창 등은 창위라 하여 환관들의 조직이다.
이들은 일반 관료들과 달리 오로지 황제의 명으로만 움직이며 독자적인 사법권을 지니고 있어서 신분고하에 상관없이 체포, 구금을 비롯해 심지어 즉결처형권까지 지니고 있을 만큼 막강한 권한을 부여받았다.
원래 금의위는 친위대의 역할이 강했지만 창위의 업무가 많아지고 커지면서 동창의 산하 조직으로 편입되고 말았다.
덕분에 원래는 동창의 제독과 동등한 관계였던 금의위의 수장인 지휘사가 권력으로 휘둘리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금의위들은 환관들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적대감이라….’
남진무사 연남군의 바로 곁에 있는 천여운은 뚜렷이 느낄 수 있었다.
굳이 숨기지 않을 만큼 연남군은 싫은 내색을 보였다.
이를 전혀 개의치 않는지 동창 환관들의 수장으로 보이는 화려한 장신구의 환관이 입을 가리며 베시시 웃으며 다가왔다.
“성왕 전하께 인사드리옵니다. 호호호.”
여자처럼 입을 가리고 웃는 모습이 썩 보기 좋진 않았다.
환의와는 다르게 간사함이 느껴졌다.
성왕 주태겸 역시도 이 환관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지 굳은 얼굴로 인사를 받아주었다.
“오 첩형 오랜만이구나.”
화려한 장신구의 환관의 이름은 오태성.
동창의 삼 인자로 동창제독인 임 공공을 보좌하는 두 첩형 중 한 사람이다.
‘독특하다.’
뛰어난 무공을 지녔기에 극도육무문의 간자로 의심되는 인물이라 천여운은 오 첩형을 유심이 살폈다.
그러나 오 첩형에게서 느껴지는 묘한 음기는 극도육무문의 무공과는 관련이 먼 듯 했다.
‘이런 식이라면 찾는데 더 시간이 걸리겠구나.’
천여운은 금의위들을 제외하면 황궁에 무공을 익힌 이가 별로 없을 거라 여겼다.
그런데 이곳 건안궁에서만 느껴지는 기운들을 감지하면 거의 몇 백 명에 이르는 자들이 무공을 익히고 있었다.
직접 대면하지 않고는 기감만으로 찾는 것은 무리였다.
“십만대산까지 다녀오시느라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전하.”
“폐하의 명인데 무슨 고생인가.”
“호호호, 미개한 마인들을 만나시고 오셨는데도 이리 담대하시니 참으로 멋지십니다.”
‘헉?’
오 첩형의 말에 주태겸이 흠칫 놀라서 곁눈질로 천여운을 바라보았다.
아무렇지 않은지 표정변화가 없었다.
다만 그 눈빛은 불쾌하다는 듯이 오 첩형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다.
“흠흠! 폐하께서는 계신가?”
“아아, 그렇지 않아도 폐하께서 전하가 오셨다는 보고를 듣고서 이렇게 소신을 보냈사옵니다.”
다행히 주태겸이 눈치껏 화제를 돌려서 오 첩형이 이를 보진 못했다.
오 첩형이 고개를 천천히 숙이며 손바닥으로 전각의 안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지금부터는 소신들이 전하를 궁으로 모시겠습니다. 호호호.”
그 말에 남진무사 연남군이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성왕 전하는 저희 금의위들이 모실 겁니다.”
그런 연남군의 말에 오 첩형이 지금껏 주태겸에게 보였던 방글거리던 표정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는 싸늘한 눈초리로 말했다.
“건안궁에는 폐하의 명이 없으면 종 4품 밑으로는 입궁할 수 없습니다만.”
일반 금의위들의 지휘사와 지휘동지, 첨사, 그리고 진부사를 제외하고는 정5품 밑의 품계이다.
결국 남진무사를 제외하고는 누구도 입궁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이 환관 놈이….’
남진무사가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다.
성왕 주태겸의 수족이라 할 수 있는 남진무사와 산하 금의위들이다.
이런 식으로 그들의 입궁을 막는 것은 결국 권위를 과시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하지만 폐하까지 들먹이며 말했으니 받아들여야 했다.
“너희들은 소로 복귀해라.”
연남군이 뒤에 서있는 금의위들에게 명했다.
황궁 안도 살피려 했던 천여운은 계획이 틀어지자 내심 이 동창이라 불리는 환관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남진무사도 복귀하셔도 되는데요. 호호호.”
-뿌득!
비아냥거리는 오 첩형의 말에 연남군이 이빨을 갈았다.
그때 이를 주시하고 있던 주태겸이 다소 낮아진 어조로 오 첩형에게 말했다.
“남진무사에게 본 왕을 지키라고 명하신 것이 폐하이신데 태도가 과하구나.”
“아아! 송구스럽습니다.”
황족인 성왕의 앞에서 알력 다툼을 한 것이 지나쳤다는 사실을 인지한 오 첩형이 빠르게 고개를 숙여 사죄했다.
그러나 그 표정은 여전히 능글맞게 웃고 있었다.
‘빌어먹을 환관 놈이 영왕 형님의 입지가 확고하다고 이러는 것인가.’
일 년 전부터 태자의 자리가 거론된 이후로 궁에서는 파벌이 나뉘었다.
그 중에 동창은 황제의 장자인 영왕 주태윤을 지지하는 파벌이었는데, 최근에 들어서 황제의 마음이 영왕에게 기울자 다른 황자들을 대하는 태도가 불손해져갔다.
‘고작 환관 따위에게 권력을 실어주니 황실이 이 꼴이구나.’
참으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성질대로 한다면 동창을 뒤엎고 싶지만 황제의 직속의 단체인 동창이나 서창은 황족이라고 해도 건드려봐야 벌집을 쑤시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천 교주?]주태겸이 조심스럽게 그에게 전음을 보냈다.
[저는 개의치 마십시오. 술시 무렵에 전하가 계신 성양궁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마차로 오면서 황궁 내부에 대한 설명을 들은 천여운이었다.
주태겸이 하늘을 바라보았다.
석양이 지는 것을 보면 곧 해가 완전히 저물 것 같았다.
‘뭐, 이 괴물이라면 자기가 알아서 잘 찾아오겠지.’
이에 주태겸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동창의 환관들을 대동하고서 건안궁으로 들어갔다.
그들이 들어가자 금의위들 중에 연남군 다음으로 직위가 높은 백 천호(千户)가 자연스럽게 선두에 서서 소로 이끌었다.
개봉 내에는 금의위들이 주둔하는 다섯 개의 소가 있다.
이들은 전부 내성이라 할 수 있는 용정궁의 소에 속하는 금의위들이었다.
건안궁에서 거리가 멀어지고 주위에 인적이 보이지 않자 금의위들이 불평을 터뜨렸다.
“망할 환관 놈들!”
“오 첩형 그 자는 언제 봐도 짜증납니다.”
“정말 무례하지 않습니까?”
그를 처음 보는 천여운도 불쾌했는데 이들은 더욱 그러할 만 했다.
불만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닌 것 같았다.
이렇게 뒷담화라도 하면서 풀지 않으면 분이 가시지 않는지 소로 복귀하는 내내 금의위들은 동창을 험담했다.
그런데 돌아가는 내내 천여운이 유심히 살피는 자가 있었다.
‘윤 백호.’
유일하게 동창의 뒷담에 끼지 않고 천여운처럼 과묵하게 있는 이였다.
천여운이 황궁으로 들어가는 것에 쉽게 미련을 버린 것은 이 윤 백호라는 금의위 때문이었다.
[금의위들 중에 두 사람이 간자로 파악됩니다.]칠 장로 환의는 황궁 특사단 중에 다섯 명의 간자로 의심되는 자가 있다 했다.
그들은 이레 동안 마교의 내성을 돌아다니면서 수상한 행동을 보였다.
일부러 경계망을 느슨하게 하여 그들이 주요한 거점 이외의 곳은 돌아다닐 수 있도록 함정을 파놨기에 간자로 의심되는 자들을 좁힐 수 있었다.
‘무공은 그리 높지 않다.’
윤 백호란 금의위는 느껴지는 무위는 일류 고수에 불과했다.
내성 객당을 벗어나 돌아다닌 두 명의 금의위들 중 한 사람이니 분명 뭔가 숨겨진 것이 있으리라.
소에 도착하자 백 천호가 아홉 명의 금의위들에게 말했다.
“그 동안 성왕 전하를 호위하느라 고생이 많았다. 남진무사께서 나흘 동안은 당직 경계 근무를 빼주신다고 하니, 여독을 풀도록 해라.”
“충!!!”
뜻밖의 좋은 소식에 금의위들이 신나서 좋아했다.
그들은 특별한 임무가 없을 때는 용정궁의 경계 근무를 선다.
그런데 나흘 동안 빼준다고 했으니 휴가나 마찬가지였다.
‘잘됐군.’
금의위로 변장했기 때문에 그들의 근무 일정을 피할 방법을 생각해두던 천여운은 잘 됐다고 여겼다.
천천히 윤 백호를 살펴보면 그가 누구와 접촉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뜻밖의 상황이 발생했다.
주둔지인 소의 숙소로 다른 금의위들이 전부 들어가자 윤 백호가 그에게 다가온 것이다.
그리고는 꽤 친근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한. 우리는 갈 곳이 있지 않나?”
‘응?’
천여운의 눈에 이채가 띠었다.
아무래도 자신이 변장한 금의위 이한이란 인물이 윤 백호와 친분이 있는 듯 했다.
설마 여기서 이런 변수가 발생할 줄은 몰랐다.
‘……일단 맞장구를 쳐야 겠지.’
당황해서 모르는 척한다면 상황이 꼬일 것이다.
그가 지금 변장한 인물은 금의위 이한으로 직급은 시백호였다.
윤 백호보다는 한 직급 낮았다.
“그….렇습니다.”
천여운의 대답에 윤 백호가 묘한 표정을 지었다.
혹시나 잘못 대답한 것인가 당혹스러웠는데 그건 아닌 듯 했다.
“아직 소에 있으니 군율에 맞게 답해라.”
‘아!’
그 말에 천여운은 자신이 무엇을 실수했는지를 눈치 챘다.
“충!”
그제야 윤 백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천여운에게 자신을 따라오라는 말과 함께 앞장서서 어딘가로 향했다.
금의위 중앙소에서 나온 윤 백호는 천여운을 데리고 익숙하게 용정궁의 어딘가로 이동했는데, 이리저리 복잡하게 돌아서 갔다.
‘다른 이들의 이목 때문인가.’
경계 근무를 서는 자들의 눈에 일부러 띠는 것 같기도 했다.
확실히 이들의 눈도장을 찍으면서 이동한다면 혹시나 윗선에서 자리를 비운 것에 대해서 소재를 묻게 된다면 증명하기는 쉬울 것이다.
점점 더 간자로서 확신을 가지게 만들었다.
한참을 황궁 내를 빙빙 둘러서 이동하던 끝에 그들은 황궁 내에서도 상당히 거대한 건물에 도착했다.
‘창고?’
이곳은 황궁의 식량을 보관하는 창고 건물이었다.
창고 건물에 도착하기 전에 윤 백호는 황궁의 옷감을 세탁하는 빨래터의 건조대에 걸려있는 장포를 챙겨서 금의위 복과 얼굴을 가리게 했다.
-슉!
얼굴을 가리고 나서부터는 윤 백호는 경계 근무자들을 피해서 이동했다.
그들의 위치를 전부 파악하고 있기에 쉽게 들키지 않고 창고 건물에 들어갈 수 있었다.
열 개의 큰 창고 중에 네 번째 건물이었다.
‘쌀 창고인가?’
건물에 들어서자 짚 냄새와 함께 수십만에 가까운 탑처럼 쌓여있는 쌀가마니가 보였다.
수백 평에 이르는 창고 안에 쌓인 쌀가마니는 황궁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일 년을 족히 먹을 수 있는 양을 보관하고 있었다.
천여운의 눈빛이 가늘어졌다.
어두운 창고의 깊숙이 들어가자 수많은 인기척들이 느껴졌다.
전부 무공을 익힌 자들이었다.
‘역시인가.’
황궁 내에서 이렇게 은밀하게 활동하는 자들이라면 필시 극도육무문일 확률이 높았다.
생각보다 빠르게 그들의 흔적을 발견한 것 같다.
윤 백호를 따라서 창고의 가장 안쪽으로 들어가자 그곳에 이십 여명에 이르는 검은 장포로 모습을 가리고 있는 인영들이 서있었다.
‘저 자가 우두머리인가?’
가장 안쪽의 쌀가마니 위에 앉아있는 한 인영이 보였다.
옆에 장포인들이 호위하는 형태로 서있는 것을 보면 확실했다.
-저벅저벅!
윤 백호와 천여운이 그들의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왔을 무렵이었다.
지금까지 과묵하게 이동해오던 윤 백호가 입을 열었다.
“진짜 이한은 어떻게 한 거지?”
뜻밖의 질문에 천여운이 당혹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보았다.
그러자 윤 백호가 재빨리 앞으로 튀어나가서 장포인들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자에게 소리쳤다.
“나으리! 저 자는 간자입니다!”
그의 외침에 천여운의 뒤편에 있던 열 명의 장포인들이 빠르게 창고 밖으로 나가는 퇴로를 가로막았다.
‘이런…..’
들키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오산인 듯 했다.
일단은 시치미를 떼보기로 했다.
천여운이 장포인들의 우두머리의 앞에 서있는 윤 백호에게 물었다.
“윤 백호님 대체 무슨 말씀이신지?”
“역시 네놈은 이한이 아니다. 이한은 나와 죽마고우여서 둘만 있는 자리에서 절대로 경어를 쓰지 않는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부분에서 들키고 말았다.
천여운이 이한이 아니라고 확신한 윤백호가 이어서 말했다.
“그리고 창고까지 그렇게 둘러서 오는데도 아무 의문을 가지지 않는다고? 대체 네놈의 정체가 무엇이냐?”
부재에 대한 증명을 위해서 둘러서 이동했다고 여겼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천여운이 허탈했는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휴.”
얼굴과 목소리를 완벽하게 복제했다고 해도 친분이 있는 자를 속이는 것은 힘들었다.
이 방법은 윤 백호라는 자에게는 어떤 식으로든 허점이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
쌀가마니에 앉아있던 장포인들의 우두머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확실히 간자가 맞느냐?”
뭔가 간드러지는 목소리였다.
우두머리의 질문에 윤 백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렇습니다.”
그러자 이들의 우두머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말했다.
“어리석은 놈이로구나. 제 발로 범의 아가리로 뛰어들다니.”
‘범의 아가리?’
천여운이 눈썹이 치켜올라갔다.
혀를 쯧쯧 거리던 우두머리가 천여운을 포위하고 있는 장포인들에게 명을 내렸다.
“당장 저 자를 제압해서 본 대당두의 앞에 무릎 꿇려라.”
“예이.”
-팟!
뒤쪽에 있던 장포인 세 명이 동시에 천여운에게 달려들었다.
기를 갈무리하고 있어서 평범해 보이는 천여운을 우습게 본 그들은 적수공권으로 공격해왔는데 이것이 통할 리가 만무했다.
천여운이 뒤로 가볍게 손가락을 튕기자, 강한 기압이 일어나며 세 명의 몸이 동시에 뒤로 튕겨나갔다.
-팡!
“끄헉!”
“으아아악!”
어떤 움직임이 있던 것도 아니었는데 세 명이 동시에 뒤로 날아가 뒹굴었다.
바닥을 뒹군 그들은 심한 내상이라도 입었는지 움찔거리며 일어나질 못했다.
이에 윤 백호를 비롯한 장포인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헉?”
“이, 이게 대체 무슨?”
평범한 간자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우두머리인 자가 입술을 질끈 깨물더니 천여운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소리쳤다.
“보, 보통 놈이 아니구나! 전부 쳐라!”
“예, 예이!”
그의 명령이 떨어지자 머뭇거리던 장포인들이 허리춤의 혁대에서 뭔가를 빼냈다.
-챙!
곡선으로 튀어나온 얇은 검신의 그것은 연검이었다.
보통은 여자들이나 암살자들이 많이 쓰는 검이었는데, 몸에 소지하거나 숨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연검을 빼들은 장포인들이 천여운을 향해 동시에 합공을 해왔다.
그들이 신형을 날리려는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천여운이 여전히 가만히 서있는 상태로 장포인들을 향해 천천히 손바닥을 살짝 들어 올렸다가 내리는 시늉을 했다.
그 순간 그를 향해 신형을 날리던 장포인들이 일제히 땅바닥에 처박혔다.
-쾅! 쾅! 쾅! 쾅!
“끄악!”
“모, 몸이…..”
“끄어억!”
바닥에 강제로 처박힌 그들은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무형의 공력이 일어나 그들을 짓누르는데 압사당해 죽을 것만 같았다.
창고의 돌바닥에 일어난 균열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대, 대체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이놈은 그냥 고수가 아니야.’
단순한 손짓만으로 장포인들을 전부 제압할 만큼 괴물이었다.
장포인들의 우두머리는 경악한 나머지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을 치고 말았다.
하지만 그리 멀리 갈 수가 없었다.
“와라.”
천여운이 가볍게 왼손을 내밀어서 끌어당기는 시늉을 하자, 뒷걸음을 치던 우두머리의 몸이 심후한 공력에 의해서 강제로 떠오르고 말았다.
-부웅!
“으어어어억!”
몸이 떠오른 우두머리가 공력을 끌어올렸지만 소용없었다.
그가 반항하기에는 공력의 격차는 천지 차이였다.
-콱!
“켁켁!”
순식간에 강대한 공력에 의해 날아온 우두머리는 천여운에게 목을 붙잡히고 말았다.
그의 목을 움켜쥔 천여운이 낮게 깔린 위압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범의 아가리가 어쨌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