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no Machine RAW novel - Chapter (218)
# 68장 아군이 아니오(2) #
시신들에게 검흔을 입히는 작업을 마치고 슬슬 지금쯤 이곳으로 내려왔어야 할 도절문주였다.
그런데 전혀 뜻밖의 이변이 일어나고 말았다.
듣도 보도 못한 금의위로 보이는 자의 손에 머리가 잘려서 나타날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두 사람 모두가 하도 놀란 나머지 잠시 말문을 잃었는데, 긴 머리카락의 금의위가 입 꼬리를 올리며 중얼거렸다.
“이 길이 더 빠르군.”
긴 머리카락에 새하얀 얼굴의 금의위는 바로 천여운이었다.
그는 어떻게 하다가 부서진 천장에서 이곳으로 나타나게 된 것일까?
그것은 과감한 시도에 있었다.
‘네놈 말고도 네 명이나 더 있다고?’
‘쿨럭…쿨럭….그, 그렇다.’
천여운에게 붙잡힌 도절문주는 양팔과 양다리가 전부 잘려서야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일부러 일부 정보를 발설했다.
더 이상 고통을 겪지 않고 머릿속에 박혀있는 고(蠱)로 죽기 위함이었다.
-불끈! 불끈!
고가 폭주하면서 전신의 핏줄과 몸이 부풀어 오르며 자폭하려고 했기에 결국 천여운은 그의 목을 잘라야만 했다.
천여운이 그에게서 들은 정보는 그들의 총 인원수.
그리고 그들이 이곳에 잠입한 목적 중 하나가 황릉에 숨겨진 영수(靈獸), 기린의 피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존재했구나.’
궁녀들에게서 느껴지는 이질적인 기운.
그리고 피부에 나있는 붉은 비늘들로 인해 미심쩍게 생각은 했었다.
하지만 그것은 실재하고 있었다.
‘아아….그렇다면 서둘러야 겠구나.’
혹여 그들의 손에 진귀한 영수의 피가 들어가기라도 한다면 어떻게 될지 몰랐다.
괜한 후환을 만들지 말고 그것이 넘어가지 않게 막아야 했다.
그런데 지하로 연결된 공동들은 생각보다 통로가 길고 이동을 많이 해야 했는데, 천여운은 여기서 과감하게 발상을 전환했다.
‘뚫자.’
청옥석 벽조차도 순수한 힘만으로 뚫을 수 있는 천여운이었다.
공력과 조합한다면 충분히 해 볼만 했다.
그리고 그 결과 이렇게 제 육 공동의 천장을 뚫고서 내려올 수 있었다.
‘그, 금의위?’
이렇게 천장을 뚫는다는 기발한 발상으로 나타난 천여운에게 놀란 것은 장포인들만이 아니었다.
황궁 수호전의 전사들 역시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겉모습만 본다면 금의위의 갑주를 입었기에 무관으로 착각할 수밖에 없었다.
‘아아아!’
‘호, 혹시 지원군인가?’
워낙 범상치 않은 등장에 수호전에 위기를 알고서 황제 폐하께서 보낸 지원군일지도 모른다고 오해하고 말았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경이 그들의 의구심을 낮추게 만들었다.
“폐, 폐하께서 지원군을 보내셨다!”
“와아아아아!”
한 사람이 외치자, 남은 수호전의 사람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그 광경에 칠 공동의 입구 쪽에 기대서 절망스러워하던 삼 태상의 얼굴도 붉게 상기 되었다.
하늘에서 동아줄이라도 떨어진 기분이었다.
“오오! 황상이시여!”
황제 폐하의 은덕에 감사했다.
그런 그들의 외침 소리에 도창문주와 장포인의 두 눈이 희번득 천여운의 얼굴로 향했다.
순간 놀라서 잠시 말문을 잃었지만 결론적으로 이 자의 손에 동료가 죽었다.
‘고작 금의위라고?’
무림인도 아니고 무공을 익혔다고는 하나 황궁의 군관 따위에게 도절문주가 당했다는 생각에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감정적이게 된 도창문주가 그를 향해 신형을 날렸다.
‘앗! 성급하다!’
신중하게 대응하자고 전음을 보내려고 했던 장포인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단단한 암석 천장을 뚫고 내려온 것도 그랬지만 기감으로도 무위가 파악되지 않기에 위험하다고 판단한 그였다.
“죽어랏!”
-우우웅!
도창문주의 창에 푸른빛 창강(槍罡)이 일어났다.
일반적인 병장기들과 달리 긴 창으로 펼치는 초식은 절묘하기 짝이 없었다.
창대가 휘어지면서 날카로운 창날이 수십 개의 잔영을 만들어내며 천여운을 뒤덮었다.
-촤촤촤촤촤촥!
잔영 하나 하나가 치명적인 요혈들만 노리고 있었다.
빼곡하게 시야를 메우는 창강의 엄청난 위력에 수호전의 전사들이 외쳤다.
“피, 피하십시오! 무관님!”
저런 엄청난 절초를 정면에서 대응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다.
삼 태상조차도 내심 몸이 멀쩡할 때도 저 초식을 막을 수 있을까 의문이 들 정도의 위력이었다.
모두가 피하기를 바랐으나,
‘앗! 정면으로?.’
천여운은 전혀 개의치 않는지 오히려 창강의 잔영 속으로 걸어갔다.
“멍청한 놈! 스스로 자멸하는 구나!”
도창문주의 입 꼬리가 올라갔다.
비록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는 했으나, 그는 전투에 있어서만큼은 절대로 방심하지 않는다.
이 절초는 그가 극도신무를 바탕으로 창안한 창술을 집대성한 것이다.
그때 천여운이 등허리에 차고 있던 도집에 잠들어 있던 도병에 손을 잡았다.
-착!
‘엇?’
도창문주의 두 눈이 흔들렸다.
도를 뽑는 것 같이 분명 허리춤에 도병에 손을 가져갔는데, 어느새 도집에 반쯤 나온 새하얀 도신의 도를 꽂고 있었다.
‘서, 설마?’
바로 그 순간이었다.
-채채채채채채채챙!
천여운을 향해서 쇄도하던 창강의 초식이 갑자기 허공에서 생겨난 날카로운 예기에 휘감기며 잔영들이 사방으로 튕겨나갔다.
마치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친 것처럼 말이다.
‘앗 이 초식은?’
이 광경에 삼 태상 역시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지금 이것은 그 도혈문주라 불리던 괴물 같은 여인이 보여주었던 극쾌의 도초와 매우 흡사했다.
-주르르륵!
“크으윽!”
도창문주의 창대를 잡은 두 손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손바닥이 찢겨진 것이다.
허공을 맴도는 도초의 여파가 워낙 강해서 창대를 통해서 전달되었는데, 이화접목의 수법으로 바닥에 흘려보내도 감당이 되지 않았다.
‘공력을 감당할 수가 없어.’
십성 공력까지 끌어냈는데도 밀리는 상황이 일어났다.
-타타타타탁!
공력의 여파를 이기지 못한 도창문주의 신형이 뒤로 열 보 가량 밀려났다.
혼자서 폭풍 속을 지나치기라도 한 듯 머리카락이 산발이 되어서 정신이 없어보였다.
그런 와중에 믿기 힘들다는 눈빛으로 소리쳤다.
“네, 네놈…..대체 정체가 무엇이냐? 어떻게 그 초식을?”
그가 이렇게 소리를 지르는 것도 당연했다.
왜냐하면 천여운이 펼친 초식은 극도신무의 제 오 초식인 극쾌살도(極快殺刀)였다.
유일하게 발도술을 통해서 펼치는 도초인데, 극성에 이르면 도를 뽑는 것조차 보지 못할 만큼 쾌도의 경지에 이른다.
‘어찌 이런 일이….’
그런데 문제는 이 극쾌살도의 초식을 익힌 자는 상위 육문주 밖에 없다는 것이다.
육신의 한계를 넘어선 도식에 속도를 가미한 이 초식은 다른 극도육무문의 문주들은 다른 무기를 사용해도 익힐 수가 없는 초식이었다.
“어떻게 금의위 따위가 극도신무의 초식…앗!”
-쩌저적!
그때 그의 창날에 금이 가면서 부서져버렸다.
놀랄 틈도 없이 천여운의 신형이 어느새 그의 가까이로 파고들었다.
“말이 많군.”
“큭!”
도창문주가 보법을 펼치며 창대를 휘두르며 뒤로 거리를 벌리려 했다.
바로 그 순간 천여운의 신형이 훨씬 빨라지며 잔상을 일으키며 수 갈래로 갈라지더니, 이내 하나가 되어 그의 몸을 스치고 지나갔다.
‘초, 초식이 하나로?’
일원화 되는 검식들에 놀란 도창문주가 창대에 강기를 일으켜서 회전을 하며 방어를 했으나,
-푹! 스스스스!
“컥!”
어느새 천여운의 신형이 도창문주의 뒤에 자리 잡고 있었다.
검결지를 쥐고 있는 천여운의 손가락에서 흉흉한 기운을 머금은 검은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다.
도창문주가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자신의 가슴을 쳐다보았다.
“이, 이런 말도 안 되는 검초가?”
그의 가슴은 언제 검초에 직격 당했는지 휑하고 구멍이 뚫려있었다.
그런 그에게 천여운이 아무렇지 않게 중얼거렸다.
“미안하지만 내가 바빠서 길게 상대해줄 시간이 없다.”
그의 가슴을 관통한 이 절세초식은 바로 천마검공의 마지막 절초였다.
찰나의 순간에 검결지에 천마기를 둘러서 사용했지만 그 위력은 화경의 극에 이른 고수조차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강렬했다.
“…..말도 안 돼. 보, 본좌가 이렇게 허무하게…..”
-털썩!
어이가 없다는 듯이 중얼거리던 도창문주가 숨이 끊어졌는지 앞으로 고꾸라졌다.
그가 쓰러짐과 동시에 수호전의 전사들이 크게 환호성을 질렀다.
“와아아아아아!!!”
“적을 죽였다!”
오십여 명이나 되는 전사들이 동시 합공을 해도 고작 얕은 상처를 내는 것이 전부였는데, 고작 두 초식 만에 한 명을 죽였으니 정말 대단하게 여겨졌다.
‘저, 전율적이다! 금의위 중에 저런 실력자가 있었단 말인가?’
처음에는 황제 폐하의 지원군이라고만 여겨서 감격스러워 하던 삼 태상이 어느새 의문을 품었다.
금의위들 중에서도 최강이라 불리는 북진무사도 이 정도 무위를 지니지 않았다.
설사 황제를 보호하는 수신호위라고 해도 저 창을 든 고수를 제압하려면 적어도 수십 초식은 겨뤄야 가능할 듯한데 너무 압도적이었다.
그 무위가 마치 무림에서 최고라 불리는 오대 고수급은 되어보였다.
‘이, 이럴 수가! 도창문주가 고작 두 초식 만에 죽다니?’
장포인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분을 모시는 상위 육문주에 비하면 떨어진다고 하나, 무림을 기준으로 봤을 때는 한 문파의 수장 급에 속하는 실력자였다.
‘저런 무위에 금의위라고?’
황궁 수호전의 사람들의 눈치를 보면 그들과는 연관이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정말 금의위일 수도 있지만, 동창의 첩형으로 침투되어있던 도조문주가 금의위 중에서는 그들을 대적할 만 한 자가 없다고 했다.
‘아냐. 절대로 금의위 따위가 아니다. 저 자의 정체가 대체 뭐지?’
혼란스럽기 짝이 없었다.
극도신무의 제 오 초식인 극쾌살도만 쓰지 않았더라도 이렇게 당혹스럽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때 천여운이 그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이곳에선 네놈이 마지막인가?”
얼음장 같이 차가운 눈빛이 날카로운 검처럼 그를 응시하고 있었다.
‘젠장!’
-오싹!
단지 그와 시선을 마주쳤을 뿐인데, 장포인은 극도의 공포심을 느꼈다.
이 괴물 같은 자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화경의 극에 오른 고수라는 체면도 필요 없었다.
자신이 상대할 수 없는 자에게 대적해봐야 결과는 도창문주와 같은 죽음으로 돌아올 것이다.
‘도, 도혈문주에게 데려가야 해.’
괴물을 상대하려면 괴물이 제 격이었다.
이 자는 자신의 선에서 절대로 해결할 수 없는 적이었다.
그렇게 생각한 장포인은 도주를 결심했다.
‘틈을 만들어야 해!’
-우웅!
장포인이 검강을 일으켜서 천여운이 있는 곳을 향해 탄검강을 날렸다.
정확히 말하면 천여운이 아닌 그의 주위를 노린 것이다.
-콰콰콰쾅!
탄검강이 적중한 공동 바닥이 부서지면서 파편과 먼지가 위로 솟구쳤다.
잠시라도 그의 시야를 가리기 위함이었다.
‘됐다!’
장포인이 재빨리 마지막 공동으로 향하는 통로를 향해 신형을 날렸다.
그것은 옳은 선택이었다.
천여운과 정면으로 대결을 했다면 더욱 빨리 죽음을 맞이했을 테니 말이다.
-오싹!
뭔가 싸늘하다.
그것을 무시하고서 경공을 박차한 장포인의 신형이 어느새 통로의 입구 쪽으로 도달했다.
그러나 한참을 내달리던 그는 바로 입구 앞에서 멈춰야만 했다.
-끼익!
“이, 이게 대체 뭐야?”
장포인은 당혹스러운 눈빛이 되었다.
경공을 펼치면서 뭔가 모를 스산한 한기 같은 기운을 느끼기는 했는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둥둥!
입구의 허공으로 수십 개의 얼음검들이 둥둥 떠서는 그를 겨냥하고 있었다.
그 엄청난 위용에 할 말을 잃을 지경이었다.
“얼음검? 서, 설마 이게 이기어검이라고?”
이기어검을 본 적이 없다면 모를까.
이렇게 많은 수의 얼음검들을 다루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조차 의문이었다.
‘대체 이게 뭐야? 이, 이자는 정녕 괴물이란 말인가?’
얼음검들은 언제라도 그를 꿰뚫은 기세로 날카로운 예기를 발하고 있었다.
“도망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
‘비, 빌어먹을!’
그런 그의 귓가로 천여운의 목소리가 울렸다.
애석하게도 그의 탄검강은 아주 잠깐도 시간을 끌지 못했다.
심장이 덜컥 거리는 공포감에 이성을 잃은 장포인은 얼음검들을 향해 검강을 일으켜서 신형을 날렸다.
‘차라리 뚫는다!’
저놈과 직접 상대를 하느니 이 난관을 뚫는 것이 나았다.
장포인은 입구를 막고 있는 얼음검들을 향해 자신이 펼칠 수 있는 최고의 절초를 펼쳤다.
-촤촤촤촤촥!
극도신무를 바탕으로 한 검초 중에서 가장 공수가 완벽한 초식이었다.
그의 신형이 뻗어오자, 수십 개의 얼음검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그를 향해 화살비처럼 날아갔다.
-슈슈슈슈슈슈슈슈슉!
‘방심하지 않으면 된다!’
장포인이 최대한 틈을 주지 않기 위해 촘촘하게 검초를 펼치며 얼음검들과 부딪쳤다.
-채채채채채챙! 파스슥!
‘그러면 그렇지 얼음은 얼음이구나.’
날카로우면서 단단한 얼음검이었지만 강기에 비하면 당연히 강도가 약했다.
그의 검강에 부딪칠 때마다 얼음검들이 부서지거나 아지랑이가 올라오며 산화했다.
장포인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벗어날 수 있겠어!’
벌써 얼음검들의 절반이 부서졌다.
그러나 그가 모르는 한 가지 사실이 있었다.
보통의 고수들이라면 이기어검을 펼칠 때 극도의 정신력을 발휘하느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다.
하지만 천여운은 나노가 이기어검에 대한 판넬 제어권을 갖고 있기에 그것이 가능했다.
“뒤가 비었군.”
“아닛?”
바로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놀란 장포인이 고개를 돌리는 순간,
-촥!
“컥!”
그의 목으로 새하얀 도날이 스치고 지나갔다.
막아볼 틈도 없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얼음검들을 뚫고서 지나갈 수 있다고 화색에 차있던 그의 두 눈이 일순간에 절망으로 뒤바뀌었다.
“…..어, 어떻게?”
움직일 수 있냐고 묻고 싶었다.
하지만 그에게 남겨진 생은 찰나에 불과했다.
-툭! 푸슉!
장포인의 목이 갈라지며 그의 머리가 허무하게 바닥으로 떨어졌다.
-데굴데굴!
“오오오!”
입구 쪽에 기대고 있던 삼 태상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바닥을 구르는 장포인의 수급을 보면서 그는 진심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 자는 가히 무신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닌 자였다.
‘놀랍구나! 세상에 이런 절대고수가 존재했단 말인가.’
정체가 무엇인지는 당장에 중요하지 않았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런 전율적인 고수가 자신들의 아군이라는 것이었다.
‘그래! 이 자라면 그 괴물 같은 여인을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것이다!’
벌써 그 여인이 마지막 공동으로 내려간 지 일 각 정도가 지났으니, 서두른다면 보물을 탈취하는 것을 저지할 수 있으리라.
“무관님! 지금 당장 밑으로 내려가서 적들을 막으소서. 보물이 탈취 당하기 전에 서둘러야 합니다!”
삼 태상이 다급한 목소리로 천여운에게 소리쳤다.
그런데 뭔가 분위기가 이상했다.
‘?’
천여운이 도집에 도를 집어넣지도 않은 채, 그의 앞으로 묘한 살기를 풍기면서 다가왔다.
뭔가 꺼림칙한 기분에 삼 태상이 의아해하며 그를 불렀다.
“무, 무관님?”
그런 삼 태상을 향해 천여운이 안타깝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를 어쩌나?”
“그, 그게 무슨?”
“…..나도 그대의 아군이 아니오.”
“넷? 그게 무슨…”
-촥!
놀란 그가 뭐라고 답변하기 전에 천여운의 도가 그의 목을 베었다.
잘린 삼 태상의 머리는 대체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하는 눈빛으로 차가운 바닥을 뒹굴었다.
“이, 이게 대체?”
“무….무관님! 어찌 이러신 겁니까?”
황제 폐하께서 보내신 아군이라고 철썩 같이 믿으며 환호성을 지르던 공동이 일순간에 차가운 적막으로 휩싸였다.
그들의 세 수장 중 한 사람으 목을 베었으니 당혹스러운 것도 당연했다.
천여운이 그들을 향해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무관이라…..아직도 내가 금의위로 보이나보군.”
“!?”
금의위가 아니라면 대체 누구란 말인가?
천여운이 날카로운 도 끝을 들어올려, 그들에게 겨냥하며 무게감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십만대산의 주인이다.”
“십만대산? 서, 설마 마….마교?”
십만대산의 주인.
그것은 마교의 교주를 부르는 또 다른 호칭이다.
천여운의 입에서 나온 뜻밖의 진실에 그들의 눈빛이 일제히 경악으로 물들었다.
그런데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대들을 죽이려고 하는 적이지.”
“!!!”
-슉!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천여운의 신형이 순식간에 그들을 향해 뻗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