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no Machine RAW novel - Chapter (247)
# 78장 불가침 조약식 (2) #
“이쪽으로 가시면 됩니다.”
가장 먼저 진성에 입성한 정도 무림맹의 웅주들과 각 파의 수장들은 금의위들의 안내를 받아 황궁 관료들의 맞은편 좌측으로 이동했다.
서문 쪽에 가까운 장소를 할당 받은 무림맹의 사람들은 진형을 갖췄다.
정파인들 특유의 질서정연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런 그들 중에 내재된 투기와 긴장감을 숨기지 못하는 이들이 있었으니, 백원단의 정예 무사들이었다.
‘정의단이 아니라 백원단으로 주장한 보람이 있구나.’
이 모습에 삼웅주 남궁경이 흡족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무림맹 최고의 전력 중 하나인 백원단의 수장은 무림맹주의 장자인 연부소이다.
그런 연부소가 황궁에서 마교주 천여운의 손에 붙잡혔다는 것을 알게 된 백원단의 무사들은 분노로 고양된 듯 했다.
백원단의 부단주인 호양검 숭백도 단원들과 같은 마음인지 분위기가 냉랭하기 그지없었다.
‘마교주여. 네놈은 적을 만드는데 천부적인 재능을 지녔구나.’
최소 무위가 절정의 이상의 실력자들만 이루어진 백원단이다.
창천회에서 준비한 전력도 최고라 자부하지만, 이런 백원단까지 함께 한다면 가히 하룻밤 사이에 대문파 두세 곳은 멸문시킬 수 있을만한 전력이었다.
더군다나,
‘금의위와 환관 삼백 명을 진기로 짓눌렀다지? 하지만 이번에도 그럴 수 있을까?’
이곳에 참석한 각 파의 수장들은 하나 같이 절정 이상의 고수들이다.
현경의 고수인 무림맹주 이목과 자신을 비롯한 화경의 고수들인 다섯 웅주들과 무림 구패 중의 한 사람인 만독인 당필순이 있다.
게다가 중소문파의 문주들 중에서도 초절정의 고수들만 오십여 명이 넘었다.
생사경의 고수를 상대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친 그들이었다.
‘사파 연맹과 극도육무문도 마찬가지겠지.’
그들 역시도 마교주 천여운을 죽이기 위해 최고 전력을 갖춰서 올 것이다.
이 삼대 세력이 전초전에 일제히 공격한다면 아무리 생사경의 고수라고 할지라도 죽이지 못할 적도 아니라고 판단했다.
‘관건은 마교주와 마교인들을 처리하고 나서인가.’
공통의 적인 마교를 처리하고 나면 분명 삼대 세력은 암묵적인 동맹을 끝내고 곧바로 그들끼리 교착하게 될 것이다.
이 자리에서 살아남는 세력이 향후 중원 무림의 패권을 가질 수 있다.
‘곧 그 순간이다.’
하늘을 쳐다보니 해가 중천으로 향하며 정오에 가까워졌다.
그러던 차에 진성의 서문 쪽에서 다수의 인기척과 함께 북소리가 울려 퍼졌다.
-둥! 둥! 둥!
“사파 연맹의 간부님과 각 파의 수장님들께서 입성하십니다.”
두 번째로 도착한 자들은 사파 연맹이었다.
무림맹주 이목의 우측에 서있던 화산파의 장문인이자 육웅주 풍청운의 두 눈에 이채가 띠었다.
‘내전 중이라 들었는데 참석하다니?’
무림맹에도 당연히 각 세력들에 보낸 간자들이 있다.
그들을 통해 사파 연맹이 내전으로 복잡한 상황이라고 알고 있던 무림맹의 웅주들이었다.
당연히 이번 불가침 조약에 누구도 파견하지 않거나, 아니면 전력 소모가 되지 않을 정도의 사람을 보낼 줄 알았다.
‘황하패주 갈모잠!’
‘아니. 저 자가 오다니?’
서문을 통해서 당당하게 들어오는 검은 안대의 중년인.
그는 수로십팔채의 수장이자, 사파 연맹에서도 간부 서열 사위에 해당하는 거물이었다.
그 뒤를 따라 들어오는 열일곱 명의 거칠고 험상궂은 사내들은 수로십칠채의 채주들이 틀림없었다.
‘한 명이 비는군.’
무림맹의 정보단의 단주직을 맡고 있는 무림맹의 십삼웅주 제갈용은 그들 중에 한 사람이 비었다는 것을 곧장 알아차렸다.
그 한 사람은 바로 용호채의 채주 복호선이었다.
천여운의 손에 용호채가 강물 속에 수장되면서 이제는 수로십칠채가 되어버린 수적들이었다.
‘이놈들 어디 있느냐?’
갈모잠은 진성에 들어서자마자 마교주와 마교인들을 찾았다.
암문의 수장인 두현을 족쳐서 알아낸 사실 중 하나가 마교인들이 용호채의 위치를 찾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로인해 하룻밤 사이에 사라진 용호채의 진범이 마교라고 확신하는 갈모잠이었다.
오늘 그는 끔찍이도 아끼는 조카들인 황하삼귀와 용호채에 대한 피의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할 작정이었다.
‘용서할 수 없다. 마교 놈들!’
누가 진범인 줄은 몰라도 마교인들 중에 양단화라는 자가 있기를 바랐다.
암문의 수장인 두현에게 유일하게 들은 이름이었다.
[마, 마교의 하남 북부지부장인 양단화라는 자와 새하얀 얼굴에 젊은 청년이었습니다. 아…아무래도 십만대산에서 온 것 같은데, 지부장인 양단화가 그리 공손히 대하는 것을 보면 마교 내에서도 직위가 높은 자인 것 같습니다!]두현은 그 높은 직위의 청년의 명령에 양단화가 황하삼귀의 목을 베었다고 했다.
만약 그놈을 찾게 되면 반드시 배로 갚아줄 것이다.
놈의 소중한 자들을 전부 찾아내서 보는 앞에서 그 목을 벨 작정이었다.
-둥! 둥! 둥!
갈모잠과 수로십칠채의 채주들, 그리고 갈모잠의 수로채인 갈룡채의 정예 수적 백 명이 금의위들의 안내를 받아 자신들이 배정된 위치에 진형을 갖추려는데 동문 쪽에서 북소리가 들려왔다.
‘그들인가?’
‘드디어 도착했나?’
정파 무림맹과 사파 연맹 양측의 시선이 동시에 동문 쪽으로 향했다.
삼대세력 중에서 남은 곳은 오직 단 하나 마교뿐이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도착한 세력은 다름 아닌 최근 무림을 뒤흔들고 있는 신생 세력인 극도육무문이었다.
“극도육무문의 상위 세 문주님들과 각 파의 문주님들께서 입성하십니다!”
금의위의 외침에 무림맹주의 이목을 비롯한 웅주들의 눈매가 날카로워졌다.
강소성을 빼앗기고 나서 처음으로 대면하게 되는 그들이었다.
그들의 손에 강소성의 모든 무림맹 지부들과 열다섯 문파, 방파들이 전부 멸문했다.
‘상위 세 문주라고?’
정도 무림맹 측에서도 극도육무문의 지위 체계는 수많은 문파들 위에 그들을 통제하는 여섯 문파가 있을 거라 여겼는데, 그들 중의 절반이나 온 것이었다.
절반의 전력이 왔다는 것이 상징하는 바는 컸다.
그들 역시도 이 자리를 통해서 중원의 패권을 노린다는 의미였다.
‘들어온다.’
처음으로 제대로 직면하게 되는 자리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동문을 통과하여 선두에 나란히 걸어 들어오는 세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좌측에는 붉은 도집을 차고 있는 짧은 백발의 노인이었고, 가운데에 걷고 있는 자는 긴 머리카락에 두 눈을 검은 천으로 가리고 있는 중년인이었다.
마지막 우측에 있는 자는 상의를 입지 않고 잘 발달된 근육을 드러내고 있는 턱수염의 중년인이었다. 특이한 것은 자신의 신장만한 거대한 도를 등에 차고 있었다.
“범상치 않은 자들이오. 맹주.”
“………”
육웅주 풍청운의 말에 맹주 이목은 아무 답변도 하지 않았다.
이를 의아하게 생각한 풍청운이 고개를 돌려 이목을 바라보았는데, 그가 인상을 잔뜩 쓰고서 굉장히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맹주 어찌 그러시오?”
“…….풍 장문인. 어쩌면 오늘 본 맹의 모두가 목숨을 걸어야 할지도 모르겠소.”
“?”
“저들 세 사람 모두 현경의 고수요. 게다가……한 사람, 한 사람이 전부 본 맹주와 겨룰 수 있을 정도의 실력자들이오.”
“!?”
맹주 이목의 입에서 나온 뜻밖의 말에 풍청운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기감으로 정확한 무위를 추정할 수가 없어서 당연히 자신보다는 뛰어날 줄은 알았지만 이건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었다.
“그, 그게 무슨 소리요? 맹주. 그 말은 저들 세 사람이 전부 오대고수급의 무위를 지녔다는 것이오?”
그 질문에 이목의 시선이 검은 천으로 두 눈을 가린 자를 쳐다보았다.
양옆의 두 사람은 완숙한 현경의 경지에 오른 자들인 것 같은데, 저 검은 천으로 눈을 가린 사내는 확실하게 자신과 동격인 극(極)에 이르렀음이 틀림없었다.
오대고수들 각각이 서로 다른 무위를 지녔겠지만 자신을 기준으로 본다면 오대고수라고 칭해도 부족함이 없는 자였다.
“이런……!”
남궁경의 입에서도 놀람이 탄성이 흘러나왔다.
사실 탄성이라기보다는 당혹감에 가까운 목소리였다.
상위 문주라 불린 세 사람의 뒤로 따라 들어오는 열두 명의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는 고수들이 있었는데, 충격적이게도 그들 전부가 화경의 고수들이었다.
게다가 그들 뒤에 백 명의 무인들은 전부 초절정 초입 이상의 무인들이었는데, 말 그대로 최정예들만 모아놓은 듯 했다.
‘마, 말도 안 되는 전력이다.’
극도육무문 역시도 당연히 만반의 준비를 했으리라고는 짐작했다.
그러나 그 예상한 범위의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
남궁경이 짜놓은 계획에는 첫 목표로 공동의 적인 마교주 천여운을 제거하고 나서 극도육무문을 노리는 것이었는데, 계획을 수정해야 할지도 몰랐다.
‘마교주 그 놈과 저들이 먼저 부딪치게 해야 한다.’
차라리 어부지리(漁父之利)를 취하는 방법이 전력을 보존할 수 있는 길이었다.
마교주 천여운을 먼저 제거하고 저들과 붙었다가는 양패구상을 하거나, 도리어 정도 무림맹과 창천회가 패하는 사태가 발생할 지도 몰랐다.
그만큼 저들이 보유한 절대고수들의 숫자가 너무 압도적이었다.
“놀라는 꼴들 하고는. 크크큭.”
상의를 입지 않은 근육질의 사내가 놀라하는 정도 무림맹의 수뇌부들의 얼굴을 보면서 즐겁다는 듯이 이죽거렸다.
그러자 좌측에 있던 백발의 노인이 혀를 차면서 냉정하게 말했다.
“어차피 죽을 자들의 반응을 뭣 하러 신경 쓰는 것인가. 도광문주.”
자신의 신장만한 도를 매고 있는 사내는 극도육무문의 상위 세 문주들 중의 한 사람인 도광문주(刀狂門主) 자운강이었다.
상위 세 문주들 중에서 가장 패도적이면서 파괴적인 극도신무를 완성한 자였다.
“뭘 그리 빡빡하게 구는 것이오. 도염문주. 나이도 지긋해서 그런가 이 주목받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모르는군.”
붉은 도집을 매고 있는 백발의 노인은 상위 육문주 중의 일인인 도염문주(刀炎門主) 노도경이었다.
상위 육문주 중에서 ‘도주(刀主)’를 제일 오랫동안 보좌해왔다.
그들의 잡담을 개의치 않고 가운데에 있는 두 눈을 가린 자가 뒤에 있는 덥수룩한 수염을 기른 자에게 말을 걸었다.
“준비는 잘 마쳤겠지.”
“넵. 도공문주. 만약에 경우 문주께서 신호를 보내신다면 이곳 진성에 있는 누구도 살아나갈 수 없을 겁니다.”
검은 천으로 두 눈을 가린 자의 정체는 상위 육문주 중의 한 사람인 도공문주(刀功門主) 이욱이었다.
폐검곡에서 천여운의 손에 죽은 도검문주 이백의 친형이기도 했다.
살벌한 분위기의 도공문주 이욱에게 도광문주 자운강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굳이 노격진천뢰를 쓸 일이 있겠소? 도공문주. 요는 생사경의 고수인 마교주만 제거하면 만사형통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오. 그분께서 만드신 합격술인 칠성극도진을 믿지 못하는 것이오?”
노격진천뢰(怒擊震天雷).
그것은 백 년 전의 폭약 전문가인 노격자가 만든 폭탄으로 일반적인 진천뢰의 위력의 통상 다섯 배에 해당하는 폭발이 일어나는 최악의 병기였다.
워낙 재료가 구하기 힘들고 제조 과정에 어려움을 겪는 물건이기에 극도육무문에서도 그리 많은 양을 보유하지 않았는데, 그것이 전부 이 진성의 지하에 깔려있다.
“설사 그렇다고 해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마교주를 비롯해 이곳에 있는 자들만 제거해도 본문의 최종 대계에 한발자국 다가갈 수 있다.”
“……하여간 틈이 없구만. 알겠소이다.”
전에도 빈틈이 없을 만큼 철저했지만 동생을 잃고 나서 더욱 냉정해졌다.
어차피 이번 일의 책임자는 도공문주였고, 자신들은 그를 돕기 위해 도주의 명을 받고 온 것이었기에 그저 따를 뿐이었다.
도염문주 역시도 도공문주의 철두철미함을 높이 샀다.
‘이 남자가 대계를 맡은 이상 누구도 살아남지 못한다. 마교주 네놈이 그동안 본문의 대계를 방해했으니 그 대가를 이 자리에서 치르리라.’
그렇게 정도 무림맹, 사파 연맹, 극도육무문까지 삼대 세력이 모였다.
이제 남은 것은 마교뿐이었다.
십만대산에서 북상하는 길이 막혔기에 마교주의 손발이 끊어져서 쉽게 이 자리에 오기가 힘들 것이다.
해가 완전히 하늘의 한가운데에 선 정오가 되었다.
그런데 아직까지 마교주가 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당연히 각 세력의 수뇌부들의 입장에서는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뭐지? 왜 이렇게 늦는 거지?’
‘설마 자존심을 버리고 황궁에 계속 몸을 숨길 작정인가?’
모두가 그런 생각을 하던 차였다.
-둥! 둥! 둥!
그때 북문에서 북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성벽 위에 있던 금의위가 소리쳤다.
“천마신교의 교주님께서 입성하십니다!”
‘왔다!!!’
-웅성웅성!
금의위의 외침에 삼대 세력의 모든 이들이 시선이 일제히 북문으로 향했다.
그들이 가장 일목표로 삼은 자가 드디어 불가침 조약식의 자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마교주 이외에는 언급이 없는 것으로 보아, 역시나 황하를 기점으로 북상이 막혀서 다른 수뇌부들은 합류하지 못했다.
[마교주가 성의 한가운데로 들어온다면 대계를 시작한다.] [충!]도공문주 이욱의 전음에 그를 보좌하는 도함문주 이감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놀랍게도 그들이 노리는 순간은 정도 무림맹의 창천회나 사파연맹이 노리는 불가침 조약식이 끝나고 나서가 아니었다.
조약식을 위해 삼대 세력의 모든 주역들이 모인 순간이 대계의 시작이었다.
황궁의 관료들이 있건 없건 상관이 없었다.
어차피 모두를 죽여서 입을 다물게 할 작정이었으니 말이다.
-쿵! 쿵! 쿵!
북문에서 다소 무거운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다들 의아하게 쳐다보고 있는데, 북문의 입구를 지나쳐 마교의 무사들이 웬 큰 목함들을 네다섯 명씩 붙어서 힘겹게 성내로 들고 왔다.
특이한 것은 이들 전부가 흙바닥을 뒹굴기라도 했는지 흙먼지 투성이었다.
‘뭐야?’
‘뭘 들고 오는 거지?’
뒤늦게 온 것도 모자라서 목함 같은 것을 들고오니 다들 의문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극도육무문의 상위 세 문주들조차 대체 뭔가 싶어 집중하게 되었다.
목함들이 황궁 관료들과 금의위들이 있는 곳과 삼대 세력이 진형을 치고 있는 한가운데 쯤까지 왔을 때, 마교의 무사들이 멈춰 섰다.
‘뭐야? 무슨 덩치가 저렇게?’
그런 무사들의 한가운데에 성인 남성의 두 배는 되어 보이는 거구에 근육질의 사내가 있었다.
마교주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대체 저 자는 누구란 말인가?
그때 거구의 사내가 목함 하나를 발로 걷어찼다.
-쾅! 와르르르르!
그러자 큰 목함이 넘어지면서 쇳조각들이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흘러나왔다.
뭔가 사람의 주먹 두 개만한 둥근 형태에 쇳덩어리였는데, 원래는 심지 같은 것이 있었는지 작은 구멍이 뚫려 있었다.
-웅성웅성!
‘뭐야? 저게?’
‘철구인가?’
처음 보는 물건에 모두가 뭔가 싶어 의아해하는데, 표정이 방금 전과는 완전히 뒤바뀐 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바로 극도육무문의 문주들과 무사들이었다.
어찌나 놀랐는지 그들은 목함에서 나온 정체불명의 철구들을 보고는 입까지 벌어져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말도 안 돼!”
“저, 저들이 저걸 어떻게?”
목함에서 나온 물건의 정체는 다름 아닌 그들이 몇 달 전부터 파놓은 진성의 지하 동굴에 설치해놓은 노격진천뢰였다.
‘이게 대체 무슨?’
도공문주조차 어이가 없어하는데, 거구의 사내가 단상 위에 황궁 관료들의 한가운데에 서있는 정 이품 관복을 입고 있는 중년의 관료에게 한쪽 무릎을 꿇고서 포권을 취하더니, 호탕한 목소리로 외쳤다.
-팍!
“늦어서 송구합니다. 워낙 숫자가 많아서 방금 전에 마지막 개수까지 폭약을 해체해서 회수했습니다. 교주님.”
‘뭣!?’
‘교주님?’
거구의 사내의 입에서 나온 뜻밖의 말에 모두의 놀란 눈으로 일제히 단상 위에 있는 중년의 관료를 쳐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