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no Machine RAW novel - Chapter (29)
# 11장 마도관의 비급 서재(2) #
이 단계 시험이 끝나고 모든 생도들이 대연무장에서 즉각 해산했다.
숙소로 돌아가는 그들의 발걸음은 한결 가벼웠다.
일 단계 시험 때와 마찬가지로 삼 단계 시험에 대한 설명이 곧바로 이어질 거라는 예측과 달리 마도관주인 좌호법 이화명으로부터 뜻밖의 휴식 공표를 듣게 된다.
“이 단계 시험에 통과한 모든 생도들은 노고를 치하하며, 사흘간의 휴식 시간을 주겠다.”
“와아아아아아!!!”
당연히 모든 생도들은 함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일 단계 시험부터 스물하루의 기간 동안 쉬지 않고 숨 가쁘게 돌아간 일정은 모든 생도들을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지치게 만들었다.
그렇게 공표된 사흘간의 휴식은 생도들의 지친 체력을 보강하는 한편, 무공 교두들 또한 스물하루의 기간 동안 쉬지 않고 생도들을 가르쳤기에 그들에게도 휴식의 기간을 주기 위함이기도 했다.
마도관의 본관 일층에는 관주의 집무실.
넓은 집무실의 긴 회의 탁자에는 수많은 서류들이 잔뜩 쌓여있었다.
그런 서류 더미들을 선임 무공 교두들이 열심히 분류해가며 작업 중이었다.
집무 책상에 앉아서 상부로 올릴 전서들을 작성 중인 좌호법 이화명에게 한 무공 교두가 정리된 서류 종이를 가져왔다.
“오 조까지 탈락자들의 성적과 평가를 정리한 것들입니다.”
“그래?”
책자처럼 노끈으로 묶어서 정리된 서류들을 넘기며 좌호법 이화명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번에도 꽤 떨어졌군.”
“상위 종파들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뭐, 무가의 녀석들이야 원래부터 상중하급 무사를 목표로 하니깐 상관없다만 이 녀석들은 좋은 기회를 놓쳐버렸어.”
이화명이 명단이 적혀 있는 서류를 흔들어 보이며 말했다.
탈락자 명단에는 이 단계에서 탈락하기에는 아까운 인재들이 꽤 많았다.
조별 시험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었다면 무난하게 삼 단계까지는 올라갈 만한 인재들도 더러 껴있었고, 심지어는 여섯 종파 중의 하나인 소교주 후보자 천원려마저도 탈락한 상황이었다.
“그러니깐 저희들이 휴가를 보내기도 전에 이렇게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닙니까?”
“크큭, 그렇긴 하지.”
마도관의 육성은 사 년이라는 기간을 통해 뛰어난 후기지수들과 고수들을 양성한다.
그러나 모든 시험이 경쟁체계로 이루어져 있고, 한 번 떨어지면 곧바로 방출되기에 아까운 인재들이 떨어지는 경우가 더러 발생하고 만다.
이 부분에 관해서 매 기수 때마다 여러 번 공론화가 되어 교주전의 회의까치 올라가곤 했다.
기회를 최소한 두 차례를 주어야 한다는 의견부터 최소한 삼 단계 시험까지는 무가를 제외한 종파의 후기지수들에게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등의 여러 가지 의견으로 회의가 진행되었다.
그렇게 회의를 거친 결과, 대다수가 만족해하는 합당한 보완책이 마련되었다.
“옛날에 마도관 설립 때의 지침대로였으면 이런 피곤한 일을 하지 않아도 되었는데 말이야. 귀찮군. 귀찮아.”
“어쩔 수 없지요. 이렇게 안 하면 관주님께 항의가 빗발 칠 겁니다.”
그렇게 나온 보완책이란 매 단계 별로 탈락자들의 성적과 담당 무공 교두들의 평가가 반영되어 직위, 직책을 책정하는 것이었다.
원래는 이 단계 시험에서 떨어지게 된다면 삼급 무사로 시작하겠지만 그 부분은 형평성이 맞지 않고 아까운 인재를 헛되이 쓰게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기에, 능력에 부합하는 곳으로 직위와 직책을 부여하기로 결정되었다.
그런데 어째서 이 같은 사실을 미리 시험 전에 공지를 하지 않을 것일까?
그것은 인재 양성 기관의 특성 때문이었다.
모든 생도들이 경쟁을 통해서 위 단계로 올라가기 위해 사활을 거는데, 탈락자들의 성적과 무공을 책정해서 직위를 보완한다고 공지를 한다면, 상위 종파의 생도들 중에서 누가 단계가 올라갈수록 부상자와 사망자가 속출하는 시험에 무리해가면서 경쟁에 임하겠는가.
이 같은 보완책이 마련되고 나서부터는 더 이상의 큰 불만이 야기되지 않았다.
나머지 혜택인 비급 서재의 개방과 마룡단 지급을 받진 못하겠지만 이것은 상위 종파의 생도들에게는 크게 문제될 것은 없었다.
“어차피 상위 종파 녀석들은 제 가문에 있는 무공이나 지원만 받아도 알아서 잘 성장할 놈들이니깐.”
단지 중소 종파 출신의 소년들은 마도관을 통해서 자신들의 종파의 것보다 상승 무공을 배우고 높은 경지로 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 아까운 일이었다.
하지만 고수로 성장하고 높은 위치로 갈 수 있는 등용문인 마도관에서 경쟁을 이겨내지 않고 그런 혜택을 바란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후후후, 지금쯤이면 녀석들이 전부 비급 서재로 몰려들었겠군.”
좌호법 이화명의 눈에는 그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졌다.
그런 이화명의 예상대로 마도관의 서재 건물의 입구 쪽에는 백여 명이 넘는 생도들이 몰려들어 있었다.
‘많군.’
모두가 이 단계를 통과하고 이층 서재를 열람하기 위해서 몰려들었다.
천여운도 그 백여 명이 넘는 인파에 껴있었다.
처음에는 더 많은 생도들이 몰려들었지만 인원이 너무 많은 것을 확인하고는 절반이 알아서 숙소로 돌아갔다.
‘어차피 나는 일층에 갈 거니깐.’
천여운이 이렇게 비급 서재로 찾아온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일 단계 시험을 합격했던 대부분의 생도들은 일층 비급 서재를 열람했지만, 천여운은 스물하루의 기간 동안 나노와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경험을 쌓는 것을 택했다.
물론 이 같은 선택에는 우호법 섭맹의 조언도 한몫 했다.
‘이 단계 시험까지는 괜히 허튼 짓 하지 말고 접무도법과 무천심법을 익히는데 전력을 다해라. 그래야 시험에 합격할 확률이 높아질 게다.’
‘혹시 비급 서재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클클, 그렇느니라. 사오 층의 서재에 있을 무공을 배우면서 그것조차 제대로 익히지 않고 다른 것을 탐할 생각은 하지 말라는 소리다. 흠흠, 어차피 일층 서재에는 우리 사문의 무공에 비빌만한 것은 없으니 괜한 기대감은 버려라.’
마지막에는 살짝 쑥스럽게 말했으나 그 말은 일리가 있었다.
접무도법과 무천심법은 호법가의 무공이었기 때문에 최상위 층에 있는 무공이었다.
천여운은 그런 그의 조언대로 접무도법에 전력을 다했다.
하지만 삼 일이라는 휴식 시간이 생기게 되면서 그동안 벼르고 있었던 일이층 서재를 열람해야겠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한 시진.’
일 층 서재에 한 번 들어가게 되면 열람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여러 권을 탐독하기에는 굉장히 짧은 시간이었지만 천여운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최대한 스캔해서 나온다!’
목표는 오직 하나였다.
정독을 할 필요도 없었기 때문에 스캔할 수 있는 만큼 모든 비급서를 훑어보는 것이 목적이었다.
마도관의 본관보다도 더 웅장한 마도관의 비급 서재는 탑(塔) 형태로 되어있고, 한 층 씩 올라갈수록 너비가 줄어든다.
서재 건물의 외벽을 보면 그 흔한 창문조차 없었고 물 샐 틈 없이 막혀 있어서 일층에 있는 입구로 밖에 출입이 불가능하다.
‘몰래 들어가는 건 꿈도 못 꾸겠네.’
천여운이 내심 놀라는 것도 당연하다.
비급 서재의 탑에는 마교의 모든 무공 비급서들과 외부에서 유입해온 것들이 한 곳에 모여 있기 때문에 마도관, 아니 마교 성내를 통틀어서 교주전 다음으로 경계가 가장 삼엄하다.
바깥에는 백 여 명에 이르는 무사들이 배치되어 있었는데 전부 일류 고수들이었고, 그 내부에는 한 층마다 절정의 무위를 지닌 고수들이 철통같이 지키고 있어서 비급서를 절대로 밖으로 빼돌릴 수 없다.
“거기 일 열로 줄 제대로 맞춰서 서라.”
모든 생도들이 일 열로 길게 줄을 서서 입구로 들어가기 전에 방문록에 이름을 기재하고 두 개의 붉은 초(洋)를 받았다.
초에는 선이 그어져 있고, 그 선에 닿는 걸로 시간을 알 수 있다.
두 개의 초 중 하나는 먹으로 자신의 명찰 번호를 새기고 입구 앞에 있는 방문함이라 적혀 있는 진열대에 올려놓고, 하나는 자신이 들고 다니며 시간을 측정해야 했다.
“네? 한 시진 반이라고요? 하아.”
“왜 이렇게 짧은 거야?”
앞에서 한숨을 내쉬는 생도들이 몇몇 눈에 띄었다.
그런 반응을 보니 이 층을 열람할 수 있는 시간도 그리 길지 않은 듯 했다.
드디어 천여운의 차례가 왔다.
“이 층이지?”
“아닙니다. 일 층에 먼저 갑니다.”
“뭐? 아직도 일 층을 열람하지 않은 것이냐?”
그 말에 방문록을 기록하는 무공 교두가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짓더니, 일 층 방문록 책자를 넘기며 그의 이름이 없는지 확인했다.
“없네? 흠.”
아직도 일 층을 방문하지 않은 것이 의아했지만 자신이 관여할 부분은 아니기에 무공 교두는 일층 방문록의 책자를 펼쳐서 마지막으로 적혀 있는 이름 밑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 밑에 이름을 적어라.”
천여운이 자신의 이름을 기재한 후에 붉은 초 두 개를 받았다.
앞서 초를 받은 생도들보다 그 선의 위치가 짧았다.
“한 시진만 열람이 가능하다. 그 시간을 넘게 되면 강제로 끌려나오거나 징계가 있을 터이니 촛대의 선을 잘 확인하도록.”
“알겠습니다.”
시간을 말 할 때마다 난감해하는 생도들과 달리 담담하게 대답을 한 천여운은 입구 앞의 방문함에 초 하나를 켜 넣고, 하나에 불을 붙여서 서재 안으로 들어갔다.
입구의 앞에 있는 문지기로 보이는 무사가 천여운에게 촛대를 집어넣을 수 있는 손잡이가 있는 긴 통을 넘겨주었다.
종이 책들이 많은 서재로 들어가는 것이었기 때문에 실수로라도 촛대를 떨어뜨리거나 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함이었다.
마도관의 비급 서재의 일층으로 들어서자 넓은 내부에 벽면 전체가 비급서들로 꽂혀 있었다. 그리고 그 내부로 책의 진열장들이 건물의 다섯 벽면을 기준으로 안쪽으로 줄줄이 이어졌다. 얼핏 보아도 책이 얼마나 많은지 그 수를 헤아리기가 힘들었다.
“하!”
천여운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렇게 많은 책을 보았다.
이렇게 많은 비급서가 서재에 있으니 무엇을 골라야 할지 허둥지둥 했다는 말이 이해가 갈 정도였다.
놀라는 것도 잠시였고 천여운은 눈앞의 책장부터 책을 뽑아들었다.
책 겉표지에는 오무검법(五武劍法)이라고 적혀 있었다.
‘시간이 없다.’
일 층에 있는 비급서들은 상위 층의 것에 비해서 그 수준이 낮다고는 하나, 모르는 것보다는 다양하게 알고 있는 편이 나았다.
다행히 백 명이나 되는 생도들이 몰려간 이 층에 비한다면 혼자였기에 집중하기도 좋았다.
‘나노, 비급서를 계속 훑어볼 거니깐 계속 스캔해.’
나노의 목소리가 머릿속을 울리자 천여운이 책을 빠르게 넘기며 눈으로 훑었다.
책장을 전부 넘기는데 걸린 시간은 촌각(1분~2분)에 불과했다.
[오무검법 서적의 스캔을 완료했습니다.]천여운은 쉬지 않고 다른 책자를 집어서 닥치는 대로 책을 훑었다.
그것은 보법, 심법, 검법, 도법, 창법, 독공 등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비급서들을 가리지 않고 뽑아들었다.
[스캔을 완료했습니다.] [스캔을 완료했습니다.]천여운의 동공이 빠르게 흔들리며 나노의 목소리가 쉴 새 없이 울려 퍼졌다.
나노가 뇌 속에 들어온 이래 그 목소리를 가장 많이 들은 날이 될 것이다.
보통 한 생도가 서재로 들어와서 책을 고르는 시간과 외우는 시간을 고려한다면 한 시진을 꽉 채워도 많아봐야 두 권을 외우는 것에 그치는데, 천여운은 반 시진 만에 쉰다섯 권의 책을 스캔했다.
당장에 머릿속으로 전이하진 않았지만 이런 식으로 무공을 탐독하게 된다면 수많은 무공을 분석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참을 책을 스캔하던 천여운은 너무 겉쪽에만 있는 책장을 둘러봤다는 생각에 일층 서재의 한 가운데 쪽으로 향했다.
‘응?’
그런데 일층의 한 가운데 쪽으로 가니 오각(五角)으로 놓인 책장들 사이에 푸른 빛깔이 은은하게 띠는 거대한 비석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 비석의 옆에는 턱수염을 길게 기른 한 중년인이 의자에 앉아 있었다.
이곳 일층 서재를 감독하고 지키는 무사인 듯 했다.
‘서재 한 가운데에 왠 비석을 갖다 놓은 거지?’
의아해하며 지나가는 찰나에 의자에 앉아 있던 턱수염의 중년인이 천여운의 가슴에 달고 있는 검은 명찰을 슬쩍 쳐다보니, 이내 그에게 말을 걸었다.
“본교의 개파조사이신 천마 조사님께서 남기신 비석일세.”
“천마 조사님이요?”
푸른 빛이 은은한 비석의 비밀을 알게 되자 천여운의 눈에 이채가 띠었다.
턱수염의 중년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비석을 가리키며 말했다.
“청옥석으로 만들어진 비석이지.”
청옥석은 푸른 옥돌로 일반적인 돌보다 훨씬 단단해서 웬만큼 내공이 심후하지 않고는 이것을 베거나 부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그런 청옥석의 앞에는 시조가 적혀 있었는데, 문구 전체가 손가락으로 쓴 글씨였다.
“이거 손가락으로 적은 건가요?”
“놀랍지 않나? 검을 써도 흔적을 남기기 힘든 청옥석에 조사님께서는 손에 내공을 실어서 적었다더군.”
초절정의 경지에 오른 고수라고 할지라도 손가락에 내공을 실어서 청옥석에 이렇게 자연스러운 글씨를 새기라 한다면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말할 것이다.
“보통은 책 한 권 읽기도 바빠서 이 비석조차 못보고 가는데, 자네는 그래도 그 피를 이어서 그런지 조사님의 위대한 흔적을 발견했군.”
“저도 못 보고 지나칠 뻔했습니다.”
솔직한 말에 턱수염의 중년인이 빙그레 웃으면서 말했다.
“그게 당연한 걸세. 이 많은 비급서들을 두고 아무리 조상이 남긴 시조가 적혀있다 한들 청옥석이 눈에 들어오겠는가.”
이십 년을 넘게 이곳을 지켜왔지만 서재의 일 층을 방문하는 자들 중에서 누구 하나 이 비석을 제대로 살피고 가는 이가 없었다.
심지어 교주의 직계인 천가의 혈통을 이은 후손들조차 말이다.
“아무튼 시간을 많이 빼앗겼겠군. 어서 볼일을 마저 보게나.”
“알겠습니다.”
대화를 나눈 시간이라고 해봐야 촌각에 불과했기에 천여운이 고개를 저으며 가볍게 목례를 하고는 그를 지나쳐 비석의 반대편으로 걸어갔다.
그가 보고 있는 위치에서 책을 훑어보며 스캔을 하기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문득 시조가 적혀 있는 청옥석 비석의 반대쪽을 바라보게 되었는데, 비석의 석면 전체가 날카로운 흔적들로 가득했다.
그 흔적들은 마치 무언가를 가리기 위한 것처럼 보였다.
‘뭐지?’
앞면은 반듯하게 되어서 시조가 적힌 것에 반해 뒷면이 유독 난잡한 흔적들로 가득한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 천여운이 청옥석에 난잡한 흔적들을 살펴보았다.
그 흔적들은 날카로운 무기 같은 것으로 일부러 그은 흔적들 같이 보였다.
‘나노, 흔적들을 분석해봐.’
[청옥석 비석의 석면을 스캔해서 분석하겠습니다.]머릿속에 나노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며 천여운의 동공이 파르르 떨렸다.
얼마 있지 않아 분석을 마친 나노가 말했다.
[분석 결과 날카로운 검(劍)끝으로 석면을 긁어서 난 흔적입니다.]“검으로 그은 흔적이라고?”
천여운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다른 것도 아니고 마교의 개파 조사인 천마조사께서 남긴 청옥석 비석에 누가 이런 해괴한 짓을 한단 말인가.
그런 천여운의 머릿속에 나노의 목소리가 울렸다.
[검흔에 파인 홈의 깊이를 분석한 결과, 다른 두 객체가 남긴 흔적들로 구분됩니다.]‘두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