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no Machine RAW novel - Chapter (305)
# 97장 장백산에 갇힌 자 (1) #
삼면이 산맥으로 둘러싸인 정도 무림맹의 주둔지.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난 이곳은 수많은 시신들과 피 냄새로 물들어 있었다.
자그마치 이 전쟁에서 죽은 자들만 하더라도 이천팔백여 명을 훌쩍 넘겼다.
수뇌부들은 각 파의 문주 여섯 명을 제외하고 전부 사망해, 싸늘한 시신이 되어 바닥을 나뒹굴었다.
“흑….흐흑……”
그런 정파인들의 시신을 보면서 눈물을 떨구는 여인이 있었다.
붉게 상기되어서 두 눈이 퉁퉁 부울 만큼 울음을 그치지 않는 이 아름다운 여인은 정도 무림맹의 제 이 군사인 제갈소희였다.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그녀는 죽어있는 시신들을 바라보며 연신 같은 말을 중얼거렸다.
같은 무림맹의 사람들이 죽은 것에 대해 슬퍼할 수도 있었지만 어째서 미안하다는 말을 계속 하는 것일까?
그런 그녀를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두 명이 있었다.
짧은 흰 수염이 자라 있는 노인은 마교의 전 태상교주인 천인지였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긴 머리카락에 담담한 눈으로 전장의 결과를 바라보는 청년은 현 마교의 교주인 천여운이다.
“이 할애비의 뜻을 존중해줘서 고맙구나.”
천인지가 산 밑으로 힘없이 줄 지어 철수하고 있는 정파인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들은 이 전쟁에서 살아남은 정파인들이었다.
정파인들 중에 제일 많이 생존한 자들은 소림사의 승려들이었는데, 그들은 몇몇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무사히 돌아가고 있었다.
“생각보다 더 피를 보았구나. 아무리 구석에 몰렸다고 해도 무인인 이상 치욕을 당하기 싫은 것도 당연하지.”
천인지가 안타깝다는 듯이 주변의 시신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끝내 독단을 복용하기를 거부하고 항전하다 죽음을 당한 육백여 명의 정파인들이었다.
그 중에는 마지막까지 분노를 토해냈던 정유문의 성진경도 포함되어 있었다.
항복하고 목숨을 부지하려 했던 정파인들 중에는 남아있는 식솔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자존심을 버린 이들도 많았다.
그런 그들이었기에 독단을 먹고서 제재를 당해 식솔들의 발목을 붙잡고 싶지는 않았다.
“선택은 자신들의 몫입니다.”
천여운으로서는 독단을 먹지 않은 이들까지 풀어줄 이유가 없었다.
처음 그들이 매복하여 자신과 투신의 양패구상을 노린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숫자에 상관없이 전부 몰살시키려 했던 그였다.
그러나 뜻밖에 두 사람의 반대로 계획을 바꾸게 되었다.
이틀 전,
마교의 수뇌부들이 있는 막사로 찾아온 제갈소희가 무릎을 꿇었다.
그녀는 눈물을 머금고 정파인들을 살려주기를 간청했다.
천여운이 만약 정파인이었다면 쓸데없는 희생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고민해보았을 지도 모르겠지만 그는 적에게 일말의 자비가 없었다.
[포로인 그대가 끼어들 일이 아니다. 나가라.]천여운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바닥에 납작 엎드려가며 말했다.
[당연히 분노가 크신 줄은 알겠지만 저들 중에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수뇌부들에 이끌려 전장에 나선 자들이 대부분입니다.]그녀의 그런 주장에 육 장로 몽무가 가당치도 않다는 듯이 소리쳤다.
교인들이 들어와 그녀를 포박하려하자 다급히 외쳤다.
[제발! 제 말을 들어주십시오! 만약 천 교주께서 일말의 아량을 베풀어주신다면 큰 희생없이 저들을 분열시켜 항복하게 만들도록 하겠습니다.]제갈소희의 그 말에 천여운의 눈에 이채가 띠었다.
그녀는 마교를 위한 책략을 알려주겠다고 제안을 한 것이다.
[전부를 살려달라고 하지 않겠습니다. 부디 항복한 자들만이라도 살려주십시오. 제 목숨을 걸고 천 교주님께 간청합니다.]오랫동안 천여운을 지켜본 덕에 그가 적에게 자비가 없음은 잘 알고 있는 그녀였다.
차선책으로 큰 희생만이라도 막고 싶은 심경이었다.
[항복을 하게 만들겠다고?]신뢰를 하지 않지만 흥미가 동한 천여운이 포박을 중지시켰다.
일단을 들어보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그녀가 정도 무림맹의 수뇌부들과 일반 문도들이 분열할 만한 책략을 알려주었다.
이를 들은 막사 내 수뇌부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녀의 말대로 한다면 정파인들끼리 분명 분열이 일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쁘지 않은 제안이었다.
그러나,
[재미있는 책략이군. 하나 그런 식으로 항복해서 살아남은 정파인들이라도 후환이 되는 것은 여전히 마찬가지다.]냉정하게 거절했다.
목숨을 구걸한 자들은 결국 그것을 잊고서 복수심을 불태울 것이다.
천여운은 그런 후환 자체를 남겨둘 생각이 없었다.
[처, 천 교주님!] [데려가라!]일말의 희망을 걸고서 간청하러 왔던 제갈소희는 절망하며 막사 밖으로 끌려 나가야만 했다.
그때 뜻밖의 인물이 나서서 그녀의 의견을 재고해봄을 청했다.
그는 전 태상교주인 천인지였다.
따로 독대해서 대화하기를 청한 천인지는 막사 밖에서 천여운에게 말했다.
[이 할애비는 저 제갈가의 아이의 말을 재고했으면 하는 구나.] […..그러기에는 정도 무림맹은 제가 주었던 기회를 수차례나 저버렸습니다. 더 이상의 자비는 무의미한 일입니다.]아무리 조부인 천인지의 의견이라도 재고해볼 가치가 없었다.
극도육무문이라는 강적 때문에 수차례 뒤통수를 쳤음에도 불구하고 적정선에서 기회를 제공했던 천여운이었다.
그러나 충분히 힘을 갖춘 지금에 와서는 무의미한 일이었다.
애초에 저들이 장백산 근방에 대규모의 병력으로 진을 치는 것 자체가 자신과 육검단을 전멸시키기 위함이었다.
[네 뜻은 알겠지만 저들 중에는 제갈가의 아이가 말한 것처럼 자신의 의지로서 오지 않은 이들도 있단다. 게다가…..]소림사의 승려들도 있다는 것이 걸리는 천인지였다.
막역지우이자 전우인 전 소림사의 방장 구중 대사를 생각하여 그들을 전부 전멸시키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결정권은 전적으로 교주인 천여운에게 있었다.
쉽게 고집을 꺾지 않을 거라 여긴 천인지가 방법을 바꾸었다.
[이 할애비가 해주고 싶은 말이 있구나. 혹여 무림 일통에 뜻이 있느냐?] [……..]긍정을 표하는 침묵에 천인지가 말을 이어갔다.
[그렇다면 모든 적들을 죽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말해주고 싶구나. 강(强)으로 모든 것을 다스리려 한다면 후환은 계속해서 생겨날 수밖에 없단다.]틀린 말이 아니었다.
정사마를 떠나서 군주의 덕목에는 상벌을 달리하라는 말이 있다.
[적을 전부 죽이는 것은 일통이 될 수는 없단다. 그들을 전부 굴복시켜 다스리는 것이 진정한 일통이지.]그 말에 천여운이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조부인 천인지가 조언해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 역시도 무조건적으로 적들을 죽여가며 패도를 걸을 생각은 없었다.
단지 몇 번의 기회를 주어도 자신을 노린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해줄 작정이었다.
그러나 이렇게까지 천인지가 돌려가면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은자림의 동료라던 구중 대사와의 인연 때문에 그런가 보구나.’
아마도 소림사의 승려들에게 자비를 베풀어주고 싶어서일 것이다.
하지만 다른 이들을 전부 죽이고서 소림사의 승려들만 살려준다면 그들의 입장이 정파 내부에서도 난처할 수도 있기에 제갈소희의 책략을 택하기를 권유한 것이리라.
[후우…..알겠습니다. 조부님의 조언도 있으시니, 저들에게 일말의 자비를 베풀도록 하겠습니다.]조부의 숨은 뜻을 읽은 천여운이 못내 이를 받아들이기로 하였다.
그의 체면을 살려주기 위함이었다.
[…..고맙구나.] [다만 그녀의 책략에 하나를 더해야 겠습니다.]그것이 바로 독단을 통해 제재를 가하는 것이었다.
원래 제갈소희의 계책은 항복한 이들을 고스란히 정파로 돌려보내는 것으로 종료된다.
하지만 천여운은 그리 어수룩하지 않았다.
살아남은 자들이 끝까지 허튼 수작을 부리지 못하도록 제재를 가함으로서 대가를 치르게 만들었다.
이것은 일종의 정도 무림맹을 향한 경고였다.
살아남은 이천 명이 넘는 정파인들이 독단을 복용하였기에 정도 무림맹에서는 섣불리 복수를 꿈꾸지 못할 것이다.
한 시진이 지나고 어느 정도 주둔지가 정리 되었다.
죽은 시신들을 한 곳에 모아 소각하고 있었지만 이것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이제 장백산으로 향할 것이느냐?”
전 태상교주 천인지의 물음에 천여운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부지리를 취하려 했던 정도 무림맹의 전력을 해결했으니, 장백산으로 향할 때가 되었다.
극도육무문보다 앞서 풍백호의 진원을 얻어야 한다.
* * *
산서성 동부 지역.
그곳에서 전신을 붕대를 감은 사내인 황헐과 죽립인이 다급히 말을 몰고서 서남쪽으로 향하하고 있었다.
원래는 장백산 근처에 남아서 마교와 정도 무림맹의 전력이 더욱 빨리 부딪치도록 유도하려 했던 그들이었지만 이렇게 서둘러 내려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빌어먹을 정도 무림맹!”
그것은 정도 무림맹의 전력이 장백산뿐만이 아니라, 그들의 근거지인 항주의 황산으로 향했다는 전갈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근거지에는 최고 정예 전력이 없었지만, 향후를 위한 문주 후보들을 비롯해 문도들 사천여 명이 그곳을 지키고 있었다.
만약 어설프게 정도 무림맹에서 공격을 시도하는 것이라면 무시하겠지만 그 규모가 자그마치 이만여 명에 달한다고 했다.
말 그대로 정도 무림맹이 총력전을 벌일 생각인 것이다.
“이놈들!”
어떻게 본진의 위치를 알았는지는 몰라도 간과할 수 없는 일이었다.
풍백호의 진원을 얻는 것도 중요했지만, 근거지를 잃게 되면 향후 그들이 세운 모든 대계가 엉망이 되어버리고 만다.
“지금쯤 도주께서도 정예들을 이끌고 섬서성을 가로지르고 계실 겁니다.”
서장 포달랍궁에서 청해성, 감숙성을 넘었다는 전갈을 받았다.
사파 연맹과 맺은 동맹 덕분에 이동 속도는 빨랐다.
“서두르자. 그렇지 않으면….”
정도 무림맹에 본진이 무너져버릴 것이다.
그렇게 서둘러 말을 몰고 가던 두 사람이 능선 부근에서 멈춰 섰다.
-두두두두!
그들의 눈앞에 천여 명에 이르는 집단이 말을 몰고서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분명 극도육무문의 정예였다.
“아아! 늦지 않았다.”
자신들이 예측한 것보다도 훨씬 빠르게 이동해온 그들이었다.
두 사람이 서둘러 말을 몰고서 그들에게 다가갔다.
그들을 발견한 극도육무문의 정예들이 전진하던 것을 멈추었다.
다급히 황산에 있는 근거지로 정도 무림맹의 총력이 향하고 있음을 알리려고 하는데 도주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도주께서는 어디에?”
그 질문에 극도육무문의 정예를 이끌고 온 두 명의 노인 중에 왼쪽 눈에 금색 안대를 한 흰 턱수염의 노인이 답했다.
“도주께서는 긴급 전갈을 받고서, 나흘 전에 홀로 황산의 근거지로 향하셨네.”
“호, 홀로 말씀입니까?”
그러고 보니, 도주 이외에는 이탈자들이 없었다.
정말로 혼자서 근거지로 향한 듯 했다.
“두 태상께서는 어째서 이곳으로 오셨습니까? 전갈을 받으셨다면 지금 근거지가 위험한 것을 아셨을 텐데…”
“후후후, 우리는 도주의 명을 받고 장백산으로 향하는 길이네.”
“장백산으로요?”
붕대의 사내 황헐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비록 도주가 신에 버금가는 무위를 지녔음을 알고 있지만, 정도 무림맹의 움직임이 심상치가 않았다.
자그마치 이만 명의 총력이라면 절대로 간과할 수 없는 전력이었다.
우려하는 그를 향해 금색 안대의 노인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너무 걱정 말게. 황헐 공. 도주께서 금방 합류하신다고 하셨으니, 우리는 명대로 행하면 될 걸세.”
* * *
비슷한 시각,
절강성 항주의 황산.
그곳에서 엄청난 규모의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한 국가의 병력 수준에 육박하는 이만여 명의 정파인들이 황산의 극도육무문의 근거지를 에워싸고 총력전을 벌이고 있었다.
반나절 가까이 전투가 이어지고 있었는데, 황산을 하나의 요충지로 둔갑시킨 극도육무문에서는 농성을 하면서 겨우 버텨나갔다.
하지만 워낙 그 숫자가 많다보니, 개개인적으로 정도 무림맹의 무인들보다 실력이 우위인 극도육무문의 문도들조차 수백 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계속 밀어붙여라!”
“화살을 아끼지 말고 공력을 실어서 쏘아라!”
각 파의 문주들이 소리 높여 아군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확실히 맥위종이 전달한 정보대로 극도육무문의 근거지에는 정예들이 빠진 게 틀림없었다.
강소성을 빼앗겼을 때만 하더라도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정도무림맹이었다.
이대로 강하게 밀어붙인다면 충분히 오늘 밤 내로 저들의 근거지를 함락시키는 것이 가능할 지도 몰랐다.
“하압!”
-촤촤촤촤촥!
중앙 병력을 맡고 있는 무림맹주 이목이 이기어도로 황산의 절벽에서 화살을 쏘고 있는 극도육무문의 궁수들을 공격했다.
그의 손에만 벌써 오십여 명이 넘는 자들이 죽임을 당했다.
“지독하구려. 산 전체를 완전히 요새로 탈바꿈 시켰소. 맹주.”
그와 마찬가지로 중앙을 맡은 화산파의 장문인 풍청운이 혀를 내둘렀다.
황산으로 곧바로 진입을 시도했지만 수많은 기관진식과 설치해놓은 함정들로 인해 정도 무림맹도 천여 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오.”
제갈세가의 진법가들이 근거지로 들어가는 입구 쪽을 막고 있는 기관진식들을 서둘러서 해제하고 있었다.
적어도 두 시진 이내로 충분하다고 했으니, 그리 멀지 않았다.
‘오늘 밤 안에 극도육무문의 근거지를 탈환한 후에 본맹이 매복할 수 있도록 만든다.’
총 군사인 유범려가 계획한대로 모든 책략이 성공한다면 극도육무문을 처리한 것도 모자라, 마교의 마신까지 보름 안에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한 총력전이었다.
이번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정파 무림은 최악의 수렁으로 빠지게 된다.
“오늘 전쟁에서 승리하여 정의를 위한 초석을 갈고 닦자! 정도 무림맹의 무인들이여!”
“와아아아아아아!!!”
맹주 이목의 외침에 정파인들이 함성을 지르며 사기를 끌어올렸다.
모두가 이번 전쟁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에 분전하여 저들의 방어망을 부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촥!
“크헉!”
강기가 실려 있는 화살에 대주 급의 인사가 비명횡사했다.
정예가 빠졌다고 하나 중간중간에 초절정 급에 속하는 고수들이 끼어 있어서 방심할 순 없었다.
‘저기다.’
화살을 쏜 자를 발견한 이목이 그 자를 향해 이기어도를 날리려던 찰나였다.
“네놈이 정도 무림맹의 수장이로군.”
-흠칫!
귓가를 울리는 목소리에 놀란 이목의 눈앞에 어느새 죽립을 쓴 정체불명의 사내가 서있었다.
‘언제?’
전쟁에 집중하고 있었지만 경계를 늦춘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이 자가 이렇게나 가까이 다가온 동안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오대고수의 일인인 그가 말이다.
“누구냣?”
-챙!
그의 곁에 있던 화산파의 풍청운 역시도 놀라서 죽립인을 향해 검을 겨누었다.
전방을 계속 주시하고 있었지만 황산에서 이곳까지 다가오는 어떠한 인영도 보지 못했던 그였다.
“이 거리에서 본좌에게 검을 겨눈 녀석은 오랜만이로구나.”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죽립인이 가볍게 손날을 긋는 시늉을 했다.
바로 그 순간 엄청난 예기가 일어났다.
-촤아아아악! 콰콰콰콰콰콰콰쾅!
“끄아아악!”
“크헉!”
죽립인이 손을 휘두른 방향이 일 자로 갈라지며 경악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마치 무형의 거대한 도로 내려친 것 마냥, 수십 장이 초토화되며 그 방향에 있던 정파인들이 전부 반 토막이 나고 말았다.
그것은 풍청운 역시도 예외가 아니었다.
-쩌저적!
바로 앞에 서있던 풍청운의 몸이 정확히 반으로 갈라졌다.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그의 갈라진 두 몸이 양 옆으로 힘없이 쓰러졌다.
-털썩!
“풍 웅주!!!”
상상을 초월하는 전율적인 고수였다.
자신의 눈이 잘못되지 않았다면 방금 전 일도는 분명 무형도(無形刀)가 틀림없었다.
맹주 이목이 떨리는 눈으로 죽립인을 쳐다보며 물었다.
“그….그대는 대체?”
“본좌는 모든 도(刀)의 정점에 서있는 자다.”
‘!!!’
정체불명의 죽립인은 바로 극도육무문의 수장인 도주(刀主)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