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no Machine RAW novel - Chapter (54)
# 18장 전화위복(轉禍爲福)(1) #
천여운의 눈에 당혹감이 서렸다.
무공을 익힌 이래로 이렇게 강력한 공력은 처음이었다.
허공섭물(虛空攝物).
내공을 통해서 물건이나 상대방을 기로써 움직이거나 들 수 있는 기예이다.
기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적어도 내공이 초절정의 경지에 이르지 않고는 사람을 허공으로 들어 올릴 수가 없다.
더군다나 절정의 고수를 꼼짝하지 못하게 할 정도라면 내공이 초절정을 넘어서 화경(化境)에 이른 고수임을 뜻했다.
‘상상을 초월하는 고수다.’
내공을 십성으로 끌어올렸는데도 공력에 저항할 수가 없었다.
노인의 몸에서는 살기가 풍겨져 나오고 있었는데, 강한 적의에서 오는 것이었다.
이런 무서운 고수가 구금동에 어떻게 나타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절대로 호의적인 자가 아니라는 것만큼은 틀림없었다.
‘이러다 꼼짝없이 당한다.’
위기의식을 느낀 천여운의 내공뿐만이 아니라 어떻게든 몸을 내리기 위해 순수한 육신의 힘을 끌어내며 전력을 다해서 몸을 움직여보려 했다.
-꿈틀!
천여운의 전신의 근력에 힘이 들어가자 근육이 선명해지며 핏줄이 불끈 올라오며 꼼짝하지 않던 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니?’
공력으로 몸을 움직일 수 없게 제어했는데, 천여운이 허공에 떠서 몸을 움직이자 노인의 눈에 이채가 띠었다.
‘이놈 신력이 보통이 아니구나.’
분명 내공만 본다면 아직 절정의 경지인데, 그 힘이 괴력에 가까웠다.
수많은 고수들을 보았지만 외공이 이렇게까지 강한 자는 본 적이 없었다.
그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천여운은 나노의 근육변환으로 인해 순수한 근력만으로 청옥석에 흔적을 남길 수 있을 정도로 인간의 한계치에 가까운 괴력을 가지게 되었다.
청옥석에 흔적을 남기기 위해서는 내공이 초절정에 이르러야만 가능했다.
하지만 노인은 화경의 고수였다.
‘반항이 심하군. 안되겠군.’
천여운이 계속에서 강제로 몸을 움직여서 내공의 소모가 크자, 노인은 뻗었던 손을 잡아당기는 시늉을 했다.
그러자 허공에 떠있던 천여운의 몸이 노인의 손으로 빨려 들어왔다.
-콱!
“크윽!”
노인이 한 손으로 천여운의 목을 움켜쥐었다.
그 손에 실린 공력이 어마어마해서 조금만 움켜쥔 손을 비틀기만 해도 천여운의 목이 꺾일게 틀림없었다.
그 순간 천여운의 머릿속에 나노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사용자의 신변에 위협을 가하는 적의 손에서 강대한 에너지를 감지했습니다.긴급 방어 모드를 전개하겠습니다.]
나노의 목소리에 천여운이 잠시 그것을 멈추게 했다.
‘아니. 나노 잠깐만.’
나노의 긴급 방어모드는 전력(電力)을 방출하는 것이었는데, 이 정도 무시무시한 공력을 가진 고수라면 그것이 통하지 않을 것 같다고 판단한 천여운이었다.
통한다면 다행이었지만 만약 실패한다면 오히려 상대를 자극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노인이 처음부터 나를 죽이고자 마음먹었다면 벌써 나를 죽였을 것이다.’
천여운의 판단은 정확했다.
노인은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지 천여운을 죽일 수 있었다.
여전히 경계심이 가득한 눈빛이었지만 천여운이 더 이상 노인의 손에 담긴 공력에 대항하려들지 않자 노인이 입 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외손주 녀석을 그 꼴로 만든 놈이라 해서 어디 그 잘난 낯짝을 보려했는데, 제법 상황 판단이 빠르구나.”
어설프게 대항하려 들었다면 공력이 파고들어 내상을 입었을 것이다.
‘외손주?’
손주라는 말에 천여운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눈치가 없지 않고는 그 말을 못 알아들을 리가 없었다.
‘독마종!’
노인의 정체는 다름 아닌 독마종의 종주인 괴독마장(怪毒魔杖) 백오였다.
상대의 정체를 알게 되자 천여운은 당혹스러웠다.
소교주 후보자인 천종섬의 단전을 파괴했기에 분노한 독마종이 무슨 수를 쓸 지도 모른다고는 여겼지만 설마 그 우두머리가 움직일 줄은 몰랐다.
“노부가 왜 네 녀석을 만나러 온 것인지 당연히 잘 알고 있겠지?”
‘크윽! 나를 직접 죽이러 온 것인가?’
그렇다면 몸에서 풀풀 풍기는 살기가 설명이 되었다.
외손주의 전신의 뼈를 부순 것도 모자라 단전까지 파괴했으니 용서할 수 있을 리가 만무했다.
‘천여운 생각해라. 어떻게 이 위기를 벗어날지 생각해라!’
마음의 떨림을 가라앉히고 냉철하게 고민해보았지만 방법이 없었다.
백오가 손에 힘을 주기만 해도 천여운은 목이 꺾여서 목숨을 잃게 된다.
‘이대로 죽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들자 오히려 천여운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나 공포가 아닌 분노였다.
아직 제대로 된 복수도 하지 못했는데 이대로 끝나기에는 너무도 분했다.
‘이놈 눈빛이….’
고작 열다섯 밖에 되지 않은 소년이 죽음의 위기를 앞뒀는데, 오히려 눈빛에서 분노와 더불어 독기가 서리자, 내심 백오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독마종의 종주이자 마교의 서열 십위 권에 속하는 절대강자인 자신의 앞에선 누구도 이런 건방진 눈을 할 수 없다.
“흥! 가벼운 훈계 정도는 필요하겠구나.”
-퍽!
“크헉!”
백오가 쥐고 있던 지팡이에 공력을 실어 천여운의 복부를 쳤다.
지팡이에 실린 공력이 어찌나 강했던지 맞는 순간 엄청난 통증과 함께 천여운의 입에서 선혈이 터져 나왔다.
‘이제 그 건방진 낯짝….이놈이?’
백오가 어이가 없다는 눈빛이 되었다.
고통스러워하는 천여운의 표정을 기대했는데, 여전히 그는 독기가 서린 눈빛이 그대로였다.
백오는 모르겠지만 천여운의 몸에 내상을 입힌 순간, 나노 머신들이 움직여 체내의 상처를 빠르게 자가 수복 시켰다.
타격을 당한 그 순간의 고통은 어쩔 수 없겠지만 회복속도는 굉장히 경이로웠기에 고통이 지속되는 것은 아니었다.
‘보통 독기가 아니구나?’
백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외손주의 단전을 파괴할 만큼 그 원한이 강할 거라고는 짐작했지만, 이 정도까지 강한 독기를 지녔을 줄은 몰랐다.
‘역시 이놈을 그냥 내버려두면 큰 후환이 되겠구나.’
처음에는 천여운을 만나본 후에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을 내리려 했던 백오는 역시 그를 그냥 내버려둘 수 없다고 판단 내렸다.
점점 짙어져가는 백오의 살기에 천여운이 그를 노려보며 물었다.
“저를 죽이실 생각입니까?”
“네놈의 처지를 잘 알고는 있구나.”
“여기서 저를 죽이신다면 본교의 규칙을 어기게 될 텐데요.”
“그런 말이 노부에게 통할 것 같으냐. 네놈을 죽이고 노부의 산독으로 시신을 흔적도 없이 녹인다면 누가 알아챌 것 같으냐.”
굳이 죽인다면 흔적 따위는 남길 생각이 없는 백오였다.
백오의 그런 위협에 천여운이 잠시 말이 없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흔적이야 없앨 수 있겠지요. 하지만 제가 마도관에서 사라진다면 가장 먼저 의심받는 것은 당연히 독마종일 텐데요.”
천여운의 날카로운 지적에 백오의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아직 열다섯 밖에 되지 않은 녀석이 죽을 위기에 처했는데, 두려워하기는커녕 오히려 상황을 정확하게 읽어냈다.
‘이놈. 정말 위험한 놈이구나.’
나이게 걸맞지 않은 무공 실력,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독기, 뛰어난 상황 판단 능력.
모든 것이 놈이 성장했을 때의 독마종에 얼마나 큰 위협이 될지를 말해주고 있었다.
‘마도관이 아니었다면 당장 죽여야 하거늘.’
백오의 눈빛에 아쉬움이 서렸다.
처음부터 이곳에서 그를 죽일 생각은 없었다.
천여운의 말대로 마도관에서 그를 건들게 된다면 모든 의심은 독마종이 받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교주의 견제는 극대화될 것이다.
원래의 목적은 자신의 외손주를 죽인 천여운의 낯짝을 보면서 경고를 하기위해서 왔다.
“제법 똑똑하구나. 하지만 이렇게 영리한 놈이 노부의 외손주를 건드려서 명줄을 잡아당긴 것을 보면 아직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는 말이겠지.”
“…….”
그 점에 관해서는 천여운 역시도 실수를 부정할 수 없었다.
부족한 경험과 분노로 이성을 잃고 저지른 행동이 이렇게 역풍을 맞고 돌아왔으니 말이다.
“네놈의 말대로 여기선 노부라고 해도 네 녀석을 죽일 수 없다. 하나.”
-타타타탁!
백오의 손이 빠르게 움직이며 천여운의 아혈을 점했다.
내공에서 격차가 심했기에 혈도를 점하는 것을 방어할 수가 없었다.
아혈이 점해져서 말을 할 수가 없는 천여운을 바라보며 백오가 계속 말을 이어갔다.
“확실하게 약속하마. 네놈이 이곳 마도관의 품에서 벗어나는 순간, 네가 상상하는 그 이상으로 고통을 선사해주마.”
백오의 눈빛은 외손주의 고통에 대한 분노로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네놈이 내 외손주의 전신의 뼈를 부러뜨렸으니, 노부는 네놈의 전신의 뼈를 전부 부수고 그 살점마저 전부 뜯어내서 짐승의 먹이로 줄 것이다. 그리고 단전을 부순 후에 네놈의 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 죽고 싶다고 애원할 만큼 고통으로 얼룩지게 해주마!”
분노가 담긴 백오의 경고는 그야말로 무시무시했다.
경고를 마친 백오는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그것은 작은 환(丸)이었는데, 마룡단보다도 훨씬 지독한 향이 코끝을 찔렀다.
그리고는 말이 아닌 전음을 보냈다.
[그냥 가기는 섭섭하니 노부가 네놈에게 작은 선물을 주도록 하지. 네 녀석이 노부와 빨리 해후할 수 있도록 말이야.]“읍읍!”
전음이 끝나자 백오가 천여운의 입을 강제로 벌리게 만들었다.
당황한 천여운이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했으나, 자신의 목을 쥐고 있는 손에서 더욱 공력이 들어가면서 버틸 수가 없었다.
“칵!”
-탁! 팍!
백오가 천여운의 입에 환을 집어넣었다.
씹지 않고 버티기 위해 악을 썼으나, 목을 움켜쥐는 손에 힘을 주는 순간 입안에 있던 환이 통째로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고 말았다.
[네놈의 목숨을 위협하는 독은 아니다. 하나 네놈에게 먹인 환에 대해서 발설한다면 마교의 규칙이니 의심을 막론하고 네놈만큼은 반드시 죽여 버리겠다.]덤으로 목숨을 위협하는 경고마저 남겼다,
“읍읍읍!”
“그럼 네게 경고를 했으니, 다시 만날 그날을 기다리마.”
-팍! 쾅!
백오가 목을 움켜쥐었던 손에 공력을 가하자 천여운의 몸이 구금동의 동굴 안쪽으로 부웅하고 날아가 버렸다.
홧김에 실린 공력에 동굴 안쪽 벽에 몸이 파고들었다.
조금은 화풀이를 한 것에 기분이 나아졌는지 백오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동굴 바깥으로 나가버렸다.
-끼리리리리릭!
백오가 동굴 바깥으로 나가자 기다렸다는 듯이 입구를 반쯤 가리고 있던 거대한 암석이 움직이며 다시 세상과 단절되고 말았다.
구금동의 동굴 바깥으로 나온 백오는 자신을 기다리는 누군가에게 말했다.
“볼 일은 끝났네.”
“손을 쓰지 않는다고 저와 약조하셨을 텐데요.”
동굴 바깥에서 기다리던 사람은 다름 아닌 좌호법 이화명이었다.
천여운은 그의 등장을 의아해 했었는데, 백오가 이렇게 마도관에 대담하게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은 좌호법 이화명과 대동했기 때문이었다.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이화명은 동굴 안에서 들려오는 굉음 소리를 들었다.
이것을 꼬집자 백오가 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자네 같으면 혈육에게 해코지를 한 녀석을 바로 앞에 두고서, 손찌검 한 번 하지 않을 수 있나?”
“…….”
“허허허, 알겠네. 참지 못하고 가볍게 손을 썼던 것은 사과하겠네. 하나, 내상을 입힐 정도는 아니었으니 그 점은 걱정하지 말게나.”
“……알겠습니다.”
이화명이 미덥지 못한 얼굴로 마지못해 답하자 백오가 포권을 취했다.
“규칙에도 불구하고 노부의 부탁을 들어줘서 고맙네.”
“부디 입장을 난처하지 않게 해주시길 바랍니다.”
“알겠네. 노부가 무덤에 들어갈 때까지 이 일은 절대로 발설치 않겠네.”
원래는 독마종의 종주라고 해도 규칙 상 마도관에 들어올 수 없다.
천여운에 대한 분노로 독마종에서 어리석은 짓을 할 것을 우려했던 좌호법 이화명은 경위서 이외에도 개인적인 서찰을 보내 누차 마도관의 사 년 동안은 천여운을 건들지 말기를 권고했다.
백오는 좌호법 이화명에게 서찰의 내용을 반드시 지킬 테니, 외손주 녀석을 그렇게 만든 천여운을 한 번만 볼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평소에도 여섯 종파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온 이화명은 이 같은 부탁을 단호하게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럼 노부는 볼일을 마쳤으니 가보도록 하겠네. 이제 마도관에 남은 것은 노부의 손자뿐이니 잘 부탁함세.”
그 말을 마지막으로 백오는 장포를 끌어올려 머리에 쓰고 얼굴을 가린 채, 경공을 펼쳐서 산봉우리를 먼저 내려갔다.
백오가 가는 것을 확인한 좌호법 이화명이 동굴을 봉하고 있는 거대한 암석을 바라보며 작게 중얼거렸다.
“네놈이 외부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시간은 고작 사 년뿐이다. 그 이후에 살아남는 것은 네 몫이다.”
한편 구금동의 동굴 안에 있는 천여운은 가부좌를 펼친 채, 식은땀을 흘리며 운기조식에 들어간 상태였다.
눈을 감고 있는 천여운의 주변에는 상의가 검게 물들어 있었는데, 코를 틀어막을 만큼 지독한 악취를 내뿜고 있었다.
그것은 천여운이 백오의 강한 공력에 벽에 부딪치고 나서 벌어진 일이었다.
벽에 부딪친 천여운의 머릿속에 나노의 목소리가 울렸다.
[사용자의 체내로 해로운 독성분이 섞인 물질이 식도를 타고 들어왔습니다.]백오가 무엇을 먹였는지는 몰라도 분명 자신에게 해가 되는 것이 틀림없기에 천여운이 다급하게 명했다.
‘당장 몸 밖으로 배출시켜줘.’
[체내로 들어온 물질을 분석한 결과, 일부 해로운 독성분만 제거하면 마룡단과 같이 단전의 에너지를 자극시켜 활성화시킬 수 있습니다.]‘뭐?’
[독성분이 에너지를 일부 흩어지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백오가 천여운에게 먹인 것은 내공의 손실을 일으키게 만드는 산공(散功) 효과를 가진 환이었다.
백오가 만든 이 독환은 일반적인 산공독처럼 상대의 내공을 일시적으로 흩어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단전을 자극함과 동시에 공력이 분산되도록 촉진시켜 내공이 일부 손실되도록 한다.
워낙 인체에 해가 되는 성분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한 번 복용했던 사람은 항체가 생겨서 중복되어 쓸 수 있는 약은 아니지만, 천여운처럼 처음 복용하는 자는 운이 없다면 내공의 절반가량이 흩어지게 할 만큼 위험한 환이었다.
물론 운기가 자유로운 초절정 이상의 고수들은 이런 해가 되는 물질을 삼키게 되면 자체적으로 역류시켜서 배출할 수 있지만 절정 이하의 고수들에게는 써먹기 좋은 독이었다.
‘큭! 내 내공을 약하게 만들 생각이었구나.’
백오가 천여운에게 이것을 먹인 것은 그의 내공을 손실하게 하여 삼 단계 시험에서 탈락하게 만들 작정이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백오조차 모르는 복병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나노였다.
나노는 빠르게 독환에 대한 분석을 통해 그것에서 독성분들만 제거한다면 단전의 에너지를 자극하는 효과만 남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독성물질만 내보내면 몸에 해가 되지 않는다고?’
[그렇습니다.]‘후우…좋아! 그럼 독성 물질만 제거시켜줘.’
[알겠습니다. 식도로 넘어가는 물질의 독성분을 추출하여 체외로 배출시키겠습니다.]-솨아아아!
천여운의 체내에 있는 나노 머신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독환의 독성분을 추출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천여운의 상반신의 땀구멍으로 지독한 악취가 섞인 검은 액체가 스물 거리며 분출되기 시작했다.
작은 단이었기에 그리 많은 양은 아니었지만 냄새가 지독했다.
“우욱!”
속이 부대끼는 천여운의 머릿속으로 나노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독성분을 제거했습니다.독성분을 제거한 물질이 사용자의 체내 십사경맥(十四經脈)의 특정 혈(穴)로 순환하고 있는 에너지와 호응하여 단전을 활성화시킵니다.]
나노의 그 말에 천여운은 곧장 무천심법을 운기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