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no Machine RAW novel - Chapter (57)
# 18장 전화위복(轉禍爲福)(4) #
나노의 광시야 모드를 통해 다소 어려운 방법으로 천마검공의 심법을 얻어낸 천여운이었다. 그런데 석봉의 숨겨진 장치는 스물네 개의 야광주를 너무도 쉽게 공동의 바닥으로 내려오게 만들었다.
허탈하기 짝이 없었다.
‘…..하긴 이런 장치가 없다면 누가 이 초식을 얻을 수 있겠어?’
재미있는 것은 이런 쉬운 방법을 누구도 행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그것은 공교롭게도 천여운이 한 방법을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기에 석봉의 기관 장치가 작동하지 않은 것이었다.
‘아!’
천여운이 석봉의 글씨가 새겨진 앞으로 다가보니, 자신이 큰절을 했던 바닥의 일부가 밑으로 들어가 있었고 액체 같은 것이 새어나와 있었다.
손가락으로 찍어서 향을 맡아보니 아무래도 기름 같았다.
‘불이 붙도록 되어 있었나?’
정교하게 만들어진 석봉은 발화 장치가 설치되어 있었다.
천여운이 절을 올리면서 바닥에 있던 기름이 석봉에 설치된 발화 장치의 심지를 적시게 되었고, 내공은 촉발제가 되어 불이 붙도록 만들었다.
언뜻 본다면 간단한 방법이었지만 쉽게 떠올리기도 힘들었다.
‘…..휴, 어떤 식으로든 얻으면 된 거지.’
그래도 오히려 잘된 것일지도 몰랐다.
쉽게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그 덕분에 천장에 있던 야광주들이 떨어졌으니 말이다.
‘석봉의 흔적만 없애는 것보다 더 확실히 할 수 있으니까.’
천여운이 공동 바닥에 떨어진 야광주 중의 하나를 집어 들었다.
야광주들을 하나씩 부수기 위해서였다.
“응?”
그런데 야광주를 집어들은 천여운의 표정이 묘해졌다.
‘이게 뭐지?’
심법의 구결이 적힌 야광주의 표면의 반대쪽에도 무언가가 새겨져 있었다.
이상하게 생각한 천여운이 그것을 살폈는데 뭔가 울퉁불퉁한 선이 그려져 있었는데, 무엇을 나타내는지 알 수가 없었다.
야광주가 박혀 있었기에 보이지 않았던 부분이었다.
‘이상하다.’
천여운이 고개를 갸웃거리다 혹시 하는 마음에 다른 야광주들도 살펴보았다.
“엇? 여기도 있네.”
다른 야광주의 뒷면에도 울퉁불퉁한 선들이 그려져 있었다.
그런데 먼저 보았던 것과는 형태가 달랐다.
‘대체 뭐야? 왜 이런 이상한 선 같은 걸 새겨놓은 거지?’
야광주를 부수려고 했던 천여운은 생각을 바꿔서 바닥에 흩어져 있는 야광주들을 전부 들고 와서 한 자리에 모았다.
스물네 개의 야광주를 모아온 천여운이 심법이 새겨진 방향에서 반대로 뒤집어서 펼쳐놓았다.
“음…..”
야광주들의 뒷면을 쳐다보는 천여운의 입에서 신음성이 흘러나왔다.
무언가 숨겨진 바가 있는 것일까 하고 보았는데 워낙 중구난방으로 선들이 울퉁불퉁하게 새겨져 있어서 그냥 낙서처럼 보였다.
‘뭘까?’
앞면의 심법 구결들은 이해가 갔지만 이건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천마 조사가 남긴 것들 중에는 아무 의미가 없는 흔적은 없었기에 분명 무언가를 의미하는 것은 틀림없었는데 모르겠다.
‘검흔은 아닌데?’
검흔으로 보기에는 새겨진 흔적의 선들이 너무 울퉁불퉁했다.
야광주의 뒷면에 새겨진 이 선들은 대체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
모아놓은 야광주들을 한참을 살피던 천여운의 눈을 가늘게 떴다.
“어?”
눈을 가늘게 뜨고 야광주들을 살피던 천여운이 일어나서 위에서 그것들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는 다시 앉아서 야광주들을 좀 더 가까이 붙여놓았다.
야광주들을 촘촘히 붙여놓은 뒤에 다시 일어나서 위에서 내려다보았다.
“아!”
위에서 야광주들에 그려진 선을 내려다보자 마치 그것들은 하나의 지도처럼 보였다.
선들이 연결되지 않았지만 한 자리에서 모아서 내려다보니 확실했다.
‘위치의 순서가 안 맞아.’
천여운은 그 자리에 앉아서 야광주들의 선들을 살펴가며 그것들의 위치를 맞춰보기 시작했다.
반 시진 가까이 야광주를 이리저리 옮기던 천여운이 드디어 이를 완성했다.
‘됐다!’
울퉁불퉁한 선들은 교묘할 만큼 다른 야광주들과 맞물려져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다시 한 번 야광주들을 내려다보았다.
‘역시…..지도다.’
놀랍게도 야광주들의 울퉁불퉁한 선 끝이 이어지도록 정렬을 맞춰놓자 하나의 지도가 완성되었다.
‘이 표시는?’
중구난방으로 놓여 있을 때는 몰랐는데, 지도는 무언가의 위치를 나타낸 장보도였다.
지도에는 울퉁불퉁하게 그려진 선 이외에도 곧게 그어진 선들이 어딘가로 향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었다.
‘이런 게 숨겨져 있을 줄이야.’
천마가 절세무공인 천마검공 이외에 이런 장보도를 남긴 이유가 무엇일까?
분명 무언가를 후인들을 위해 남긴 것은 틀림없었다.
‘그런데 여긴 어디지?’
지도라는 것은 알았는데, 이 지도의 위치가 어디인지는 구체적으로 알 수가 없었다.
언뜻 보면 울퉁불퉁하게 선들이 그려진 것을 보면 특정한 지역을 나타낸 것이 아니라, 뭔가 동굴 내부의 지도 같기도 했다.
지도 외에는 어떠한 실마리도 없는 것이었다.
한참 동안 지도를 뚫어져라 쳐다보던 천여운의 결론은 하나였다.
‘지금 당장에는 아무 것도 알 수 없다.’
확실한 것은 이곳 구금동의 지도는 아니었다.
어딘가에 숨겨진 장소 같았는데, 당장에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나노, 지도를 스캔해서 저장해놔.’
[알겠습니다.]천여운의 시야로 흰 빛의 입자가 선을 그리며 야광주로 이루어진 지도를 스캔했다.
스캔을 마치고 지도가 나노의 데이터에 저장이 되자, 천여운은 망설임 없이 원래의 목적을 실행했다.
-콰직!
야광주들의 강도도 단단했지만 청옥석에 흔적을 남기는 천여운의 완력과 절정의 내공을 견딜 수가 없었다.
야광주들을 하나씩 부순 천여운은 부서진 파편들을 돌가루가 될 때까지 발에 내공을 실어서 밟았다.
그렇게 잘게 부서진 돌 파편의 가루들을 모아서, 작은 석봉이 천장에 날아가면서 위쪽이 비어버린 석봉 안에 그것들을 전부 넣어서 흔적들을 완전히 없앴다.
이로써 공동에 숨겨져 있던 모든 천마 조사의 심득과 장보도로 보이는 비밀지도는 온전히 천여운의 것이 되었다.
천여운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자신이 이곳으로 들어왔던 환기구 통로를 통해 다시 구금동의 좁은 동굴로 돌아갔다.
이날 천여운은 면벽 수련의 처분을 받은 이래로 가장 기분 좋게 잠이 들 수 있었다.
그렇게 시간은 빠르게 지나 천여운이 구금동에 갇힌 지 나흘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천여운의 면벽 수련이 끝나기까지 하루가 남았다.
나흘이라는 시간 동안 마도관에는 많은 변화들이 일어났다.
천여운이 구금동으로 보내지기 전만 하더라도 노란 명찰을 얻어낸 조장이라고 해봐야 현마종의 소교주 후보자인 천무연과 도마종의 후보자인 천유찬뿐이었다.
그러나 나흘이라는 시간은 뛰어난 무재를 지닌 생도들에게는 칠마검을 충분히 파악할 만한 시간이었다.
마권종의 고왕흘이 우려했던 것은 현실이 되고 말았다.
천여운이 미처 나오기도 전에 대부분의 노란 명찰들은 조장 급의 실력을 지닌 생도들이 전부 차지하고 말았다.
그런데 노란 명찰을 획득하여 조장이 된 생도들은 총 열한 명뿐이었다.
총 열일곱 명이 조장의 칭호를 가질 수 있지만 어째서 고작 열한 명만 조장이 되게 된 것일까?
그것은 세 명의 조장들로 인해서였다.
노란 명찰을 가질 수 있는 숫자에는 제한이 없었다.
그 규칙에 숨겨진 의도를 파악한 세 사람은 과감하게 노란 명찰을 수집하는 수준에 이르게 된다.
현마종의 소교주 후보자인 천무연이 단 하나의 노란색 명찰.
도마종의 소교주 후보자인 천유찬이 총 네 개의 노란색 명찰.
검마종의 소교주 후보자인 천경운이 총 두 개의 노란색 명찰.
사무종의 칠백 번 생도인 사마착이 총 두 개의 노란색 명찰.
그 외에 이번에 지급된 마룡단을 복용하게 되면서 절정의 초입에 이른 일곱 명의 조장 급의 실력을 지닌 생도들이 노란 명찰을 하나씩 얻어냈다.
천유찬, 천경운, 사마착 이 세 사람의 생도들이 하나가 아닌 여러 개의 노란색 명찰을 획득하면서 총 다섯 명의 조장의 자리가 사라지게 된 것이었다.
의외라면 현마종의 후보자인 천무연은 처음 획득했던 노란 명찰 이외에 다른 것을 탐내지 않았다.
이렇게 열여섯 개의 노란 명찰이 조장 급 생도들의 손에 넘어가고 유일하게 남은 명찰이라고 해봐야 선임 무공 교두인 호진창의 것뿐이었다.
문제는 이 호진창의 노란 명찰만큼은 누구도 빼앗지 못하고 있었다.
어느 누가 초절정의 고수에게서 이것을 획득할 수 있을까?
“어이가 없는 상황이네요.”
허봉이 기가 막힌다는 듯이 혀를 내둘렀다.
이미 생도들 사이에는 세 사람이 노란 명찰을 대거 수집한 것이 소문이 나있었다.
그런데도 누구 하나 그들을 비난하거나 노릴 수가 없었다.
“그만큼 실력이 뛰어나니깐 가능한게 아니겠나.”
고왕흘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세 명은 유독 다른 생도들부터 훨씬 뛰어난 무위를 지녔다.
소문으로는 이 세 생도는 그 무위가 완숙한 절정의 경지에 이르거나, 절정의 극(極)에 이르렀을 지도 모른다고 알려져 있었다.
더군다나 오래 전부터 각자를 따르는 세력을 구축한 상태였기 때문에 함부로 건드리기도 힘들었다.
“하마터면 저희도 위험할 뻔 했죠.”
금문종의 자우민이 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가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은 당연했다.
천여운이 조장의 자격을 박탈당하고 구금동에 갇히면서, 일곱 생도들은 졸지에 일반 생도로 돌아가면서 망연자실한 상황이 발생해버리고 말았다.
“흥! 어쩌면 다행일 수도 있지. 걸러낼 녀석들을 걸러냈으니까.”
호가검종의 오종이 짜증스럽게 말했다.
오종의 말에 칠마검의 훈련을 위해 모인 생도들의 표정에 묘한 분노가 서렸다.
그것은 이곳에 모여 있는 생도의 숫자가 여섯 명이었기 때문이었다.
“길이 다른 게지.”
고왕흘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런 식으로 기회주의자처럼 행동하면 다른 조에서도 잘 살아남을지나 모르겠네요.”
허봉이 실망스러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천여운이 구금동에 갇히는 그 날 오후, 일곱 수하들 중에 두 명의 이탈자가 발생하고 말았다.
그것은 팔 조에서 천여운의 수하로 들어왔던 웅천과 호대명이었다.
천여운이 독마종의 소교주 후보자인 천종섬의 단전을 파괴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고민하는 기색이 역력했던 두 사람이었다.
이 같은 모습을 내심 불안해했던 허봉이었다.
그러나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 천여운의 처분이 결정되자, 그들은 망설인 없이 조에서 이탈했다.
‘미안하다. 우리도 함께하고 싶지만 왠지 가망이 없어 보여.’
당연히 삼 단계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옳은 전략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단순히 조원으로 들어왔다면 모를까, 천여운의 수하가 되기를 자청했던 자들이 망설임도 없이 주군을 저버리고 나간 것에 남은 다섯 명은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두 명이 이탈했는데 이곳에 있는 생도들은 여섯이었다.
한 명은 다름 아닌 십팔 번 생도인 백기였다.
분위기가 너무 처지자 허봉이 자리에 일어나서 다른 생도들에게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자자. 너무 그리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말아요. 못된 녀석들 두 명이 나가고 대신 일당백인 백기가 들어왔잖아요.”.
“…..그리 치켜세우지 마라.”
바위에 걸터앉아 있던 백기가 멋쩍은 얼굴이 되었다.
그런 백기의 모습에 고왕흘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아닐세. 백기 자네가 아니었다면 우리도 그렇고 주군도 더욱 위기에 처했을 걸세.”
고왕흘이 이렇게 백기를 치켜세워주는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백기의 오른쪽 가슴에 달려 있는 노란색 명찰 때문이었다.
백기는 사흘 전 무공 교두를 꺾고 노란색 명찰을 얻어냈다.
“맞아. 백기가 아니었다면 하마터면 조원들이 뿔뿔이 흩어질 뻔했잖아. 우린 많이 고마워하고 있다고.”
오종도 고왕흘의 말에 동의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백기가 그들을 찾아와 그 제안을 하지 않았다면 천여운의 수하들은 뿔뿔이 흩어져서 오매불망 주군을 기다려야 했을 지도 몰랐다.
마도관의 관주의 처분이 있던 날 백기가 그들에게 나타나 제안을 했었다.
‘칠 번 생도에게 큰 빚을 졌다. 그를 돕고 싶다.’
백기는 자신을 도운 대가로 천여운이 처분을 당했다는 생각에 그에게 너무도 많은 빚을 졌다고 생각했다.
천여운이 미독을 알려주지 않았다면 그는 어쩌면 죽었을 지도 모른다.
밤새 많은 고민을 하게 된 백기는 인생에 있어서 중대한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한 번 잃을 뻔 한 목숨이다. 평생 은혜를 갚아도 모자란 것이 아닌가.’
그렇게 백기는 천여운을 따르기로 마음먹게 되었다.
처음에는 다음날 직접 천여운을 만나서 그를 따르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려 했지만, 그가 구금동에 갇히면서 그것이 무산된 것이었다.
“그가 날 받아줄지 모르겠군.”
“주군께서 자네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면 도울 이유가 없지 않았겠나.”
“그런가.”
백기에게서 모든 전후사정을 듣게 된 고왕흘과 생도들은 그의 합류를 반겼다.
한 명이라도 뛰어난 인재가 모일수록 천여운의 세력이 점점 강대해질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합류하게 된 백기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노란 명찰을 미리 확보해두었다.
천여운이 구금동에서 닷새나 있기 때문에 대비를 한 것이었는데 그들의 불안한 예측은 들어맞게 되었다.
“아무튼 우린 자네의 합류를 반기네.”
“맞아.”
“주군께서도 반길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다른 생도들의 격려를 받으며 백기가 작게나마 미소를 띠었다.
그렇게 날이 저물어가며 모여서 칠마검을 훈련하던 다섯 생도들은 저녁 식사를 위해서 마도관의 식당으로 향했다.
“식사를 거를 건가?”
“원래 점심을 먹지 않고 저녁만 먹는데. 너희들 덕분에 점심 식사를 해서 말이야.”
평소의 백기는 점심을 거르고 개인 연공실에서 훈련을 했다.
그런데 이들과 합류하면서 같이 훈련을 하게 되면서 개인적으로 훈련을 할 시간을 많이 빼앗기게 되었다.
“흐음, 그렇다면 나도 식사를 걸러야 겠군.”
“네가?”
고왕흘의 말에 백기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며칠 동안 같이 점심 식사를 했었는데, 고왕흘은 근육의 거구에 걸맞을 만큼 그 식사량이 어마어마했다.
다른 생도의 세 배 가까이는 먹어댈 만큼 식탐이 강한 그가 식사를 거르겠다니 황당했다.
“일단은 자네가 임시라도 조장을 맡으니 보호해야 할 것이 아닌가.”
식사를 거르고 싶진 않았지만 백기를 혼자 둘 수 없다고 생각한 고왕흘이었다.
노란 명찰로 인해 워낙 어떠한 수작이 일어날지 모르는 마도관이었다.
그러한 고왕흘의 걱정에 백기가 고개를 저었다.
“곧장 개인 연공실로 갈 거니까 너무 걱정 마. 어차피 연공실에서 나설 때는 모두가 함께 숙소로 돌아가지 않나.”
“그거야 그렇지만.”
“괜찮으니깐 식사를 하도록 해.”
우려하는 고왕흘의 걱정에도 백기는 괜찮다는 말과 함께 혼자서 개인 연공실 방향으로 가버렸다.
다른 것에서는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고왕흘이었지만 워낙 식탐이 강했기에 고민을 하자 오종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쯧, 그냥 나와 허봉이 따라갈 테니 너는 식사를 하도록 해.”
“오오! 그렇게 해줄 수 있나?”
고왕흘의 얼굴에 화색이 띠었다.
“네 말대로 일단은 임시라도 조장이잖아.”
“고맙네! 그럼 백기를 부탁하네.”
식탐으로 인해 고민에 빠져 있던 고왕흘은 기분 좋게 부탁하고 식당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오종을 따라서 백기를 뒤따라야 하는 허봉의 인상은 그리 좋지 않았다.
‘……내 의견은 없는 거냐?’
허봉도 밥이 먹고 싶었다.